독일계 미국인 심리학자 헤르베르트 프로이덴베르거. '소진burn-out'을 하나의 학적 용어로 처음 만들었던 인물이다(이때가 1970년대). 

흥미로운 부분은 프로이덴베르거는 '소진'이란 용어를 만들었을 때, 평범한 일반 시민(자기 소모를 기꺼이 응하는)을 연구 대상으로 한 게 아니라, 남을 돕는 의사나 간호사 등 '조력자'가 직업인 이들의 심리를 연구하다 나왔다는 점(물론 연관성은 있겠지만, 그 당시의 어떤 맥락을 더 파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소진과 조금 다른 해석 혹은 추가된 해석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

이와 별개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에 일어나는 흥미로운 일들』에는 번아웃 신드롬이 일상 속 개인에게 끼치는 난제가 디테일하게 그려져 있다.
209~211쪽 내용은 소진된 사람들이 일을 그만두고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그 일상 자체가 쉼이 아니라 또 다른 지옥임을 고백한 인터뷰 내용이 나와 있다.

"이제는 남아도는 것이 시간이건만, 집에서의 생활도 평범한 이들의 것처럼 순조롭지는 않았다. 매일매일 하는 일들이 너무도 힘들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손쉽게 해치웠던 아주 사소한 행동들마저 이제는 일일이 선택과 결정을 거쳐야 간신히 해낼 수 있었다. 한 여성은 샤워하고 머리 감는 데만도 하루 종일 걸릴 정도였어요라면서 몇 시간 동안 화분 하나만 노려봤던 때가 생각나네요. 물을 줄지 말지 결정하기가 그렇게나 어렵더라고요 하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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