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 <인사이드 르윈>를 본 뒤 해외 리뷰를 쭈욱 읽었다. <애틀랜틱>의 팀 웨인라이트가 쓴 글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웨인라이트는 '르윈이 곧 고양이다'라는 이론을 내세우면서, 르윈과 고양이의 병렬적인 위치를 영화 장면을 통해 설명해나간다. '정체성'과 '진정성'을 되묻는 영화임을 강조하면서 그가 꺼낸 단어 중 인상 깊었던 건 '고양이성cat-ness'이었다. 

이 말은 정식 용어라기보다는 하나의 조어라고 할 수 있겠다. 


#2

구글을 통해 검색해보니 윅셔너리에서 고양이성이 무엇인지 정의한 인용문이 나와 있었다. 시인이자 교육자 정치인이었던 레베카 맥클러너헌의 에세이에는 '고양이성'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그녀가 보기에 고양이성이란 주의 깊고, 내면적이며, 나름의 질서가 있되 그것을 잘 드러내지 않는 자기만의 영역이 있는 것을 강조하는 성향을 뜻한다. 그녀는 사람에게 고양이성이란 것이 다분히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그녀는 참고로 '개성dog-ness'이란 것도 정의했는데 개성은 충동적이며 보다 육체적인 것에 민감하며 사회적인 성향이라 말한다. 이 구분이 반드시 정확하다곤 볼 수 없다. 사실 이는 이론이기보다는 하나의 비유로서 우리는 이미 문학 작품 등이나 잡지 속 칼럼을 통해 이 고양이성에 대한 언급을 봐왔다.


#3

한때 트위터에 왜 이렇게 고양이가 사진으로 많이 올라올까? 궁금한 적이 있었다. 고양이와 인간, 이를 엮어주는 미디어 마지막으로 이 3항을 통해 조성되는 '감정 환경'. 다시 <애틀랜틱>에 실린 팀 웨인라이트의 영화 리뷰를 읽으면서 이 감정 환경과 영화 <인사이드 르윈>의 몇몇 장면을 복기해봤다. 화장실에 들어간 르윈 데이비스가 화장실 낙서에서 본 "What are you doing?"


영화는 우리네 삶에서 가장 멀리하고 싶으면서도 때론 가장 가까이 있으면 하는 두 말을 르윈 데이비스의 여정을 통해 꺼내고 있다. '이게 사는 건가' 그리고 '여기까지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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