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아이템으로 바꾸어야 하고 다른 사람이 가진 모든 것을 또한 아이템으로 바라보는 속물. 그런(67) 속물을 동물이라고 부른다. 속물이 인간의 탈을 쓴 동물이라면 동물은 인간이기를 포기한 속물이라고 할 수 있다. 속물들은 인간이 동물로 퇴행하였다고 개탄한다. 그러나 사실 동물은 인간의 퇴화가 아니라 속물의 진화이다. 속물이나 동물이나 내면이 없기는 매한가지이지만 동물은 속물이 형식적으로나마 필요로 하던 타자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67,6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