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론 - 문학이론 9
사라 밀즈 지음, 김부용 옮김 / 인간사랑 / 2001년 6월
품절


1장 서론 中-푸코의 작업에서 사용되는 담론이라는 용어가 발생시키는 의미들의 범위를 각각 규정해 볼 수 있다. 푸코가 제공하는 첫번째 정의는 가장 광범위한 것으로, 모든 언술들의 일반 발생 영역이다.즉 의미를 가지거나 실제 세계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치는 모든 발화는 담론으로 간주된다. 이것은 대략 정의로서 푸코가 특히 초기에 이론적 수준에서 담론의 개념에 대해서 논의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된 것이다.이러한 용법은 개별 담론이나 다수의 담론들에 대해서보다는 담론 일반에 대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유용할 것이다.-19쪽

두 번째 정의에서 그는 담론들, 즉 일정 방식의 규칙성을 갖는 것으로 보이고 정합성과 공통성을 유지시키는 힘을 갖는 것으로 보이는 일군의 발화들을 개별화하여 규정할 수 있음을 보이고자 한다. 그러므로 이 정의하에서는 여성성의 담론,제국주의의 담론 등등에 관해서 이야기할 수 있다.푸코의 세번째 정의인 다수 언술들의 설명 근거가 되는 규칙에 지배받는 실천으로서의 담론은 아마도 이론가들이 가장 공명하는 정의일 것이다.,나는 세 번째 정의에서 푸코가 더 관심을 갖는 것은 실제로 생산된 발화나 텍스트보다는 개별적인 발화나 텍스트를 생산하는 규칙들과 구조라고 생각한다.이 정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에 지배받는다는 담론의 본성이다.-20쪽

담론의 구조는 특별한 맥락에서 형성되는 관념, 견해, 개념, 사유 방식, 행동 방식의 체계성 덕분에,그리고 이러한 사유와 행동 방식의 효과들 때문에 감지될 수 있다.따라서 우리는 여성성과 남성성에 대한 일군의 담론을 상정해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남성과 여성은 그들 스스로를 성적 주체로서 정의하는 변수들의 일정 범위 내에서 행동하기 때문이다.이러한 담론적 틀은 어느 범위까지를 성적인 것으로 인정할 것인가에 대한 경계를 정한다.-35쪽

담론을 효과를 갖는 어떤 것으로 보는 견지에서는 진리,권력,지식이라는 요인을 고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담론이 효과를 갖는 것은 이러한 요인들 때문이다.푸코에게 진리는 발화에 고유한 어떤 것도 아니며 인간의 갈망의 대상이 되는 이상적인 추상체도 아니다.그는 진리를 훨씬 물질적이며 보다 부정적인 것으로 간주한다.(중략)따라서 진리는 선험적인 방식으로 나타나는 어떤 것이라기보다는 각 사회가 작업을 통해서 생산해내야 하는 것이다. 푸코는 진리로 간주되는 것으로부터 특정 형태의 지식을 배제하기 위해서 사람들이 수행하는 노력에 대해서 분석한다.(예 : 건강에 대한 '대체 지식'이 정통 의학과 같은 지위를 부여받지 못할 때)-36쪽

담론들은 진공 상태에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담론들, 자신들에 대해서 진리와 권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다른 사회적 실천과 다른 담론들과의 끊임없는 갈등 상태로 존재한다. -37쪽

제2장 담론과 이데올로기 中 - 푸코는 "진리"의 위치에서 말하고 있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그는 주체로서의 자신은 그 당시에 통용되고 있는 담론적 체계가 부과한 한계 내에서만 말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그러나 이것이 비판적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다만 이것은 사유될 수 있는 것, 특별히 "알 수 있는 것"으로 규정될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할 따름이다.(중략)푸코에게는 모든 지식은 사회적/제도적/담론적 압력의 결합에 의해서 결정되며 이론적 지식도 예외는 아니다. 이러한 지식 중 일부는 지배적 담론에 도전할 것이며 일부는 지배적 담론과 타협할 것이다.-57쪽

담론과 실재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견해, 라클라우와 무페의 것 중- "모든 대상은 담론의 대상으로 구성된다는 사실은 사유 밖의 세계가 있는지 여부나 실재론과 관념론의 대립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지진이 일어나거나 벽돌이 한 장 떨어지는 것은 지금 여기에서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난다는 의미에서 확실히 존재하는 사건이다. 그러나 이들의 대상으로서의 고유성이 '자연적 현상'또는 '신의 분노 표현'으로 구성될지의 여부는 담론 영역의 구조에 달려 있다. 부정되는 것은 이와 같은 대상이 사유의 외부에 존재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대상들이 출현을 위한 어떤 담론적 조건 밖에서 스스로 대상으로서 구성될 수 있다는 또 다른 주장이다.(라클라우&무페,1985:108)-82쪽

따라서 푸코는 현실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는다. 반대로 그는 우리가 무엇을 유의미하다고 자각하며 어떻게 대상과 사건을 해석하고 의미 체계 내에 자리잡게 하는지는 담론 구조에 의존한다고 주장한다.푸코에 따르면 이러한 담론 구조들은 대상과 사건을 우리에게 실재적이고 물질적인 것으로 나타나게 만든다.-82쪽

영역을 한정짓는 것은 담론적 실천의 집합을 성립시키는 첫번째 단계이다. 그러면 담론이나 대(83)상이 활성화되고 존재하기 위해서는 인식자는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해 주어야 한다. 따라서 담론으로 진입한다는 것은 불가피하게 권위와 정당성의 질문과 연결된다. 마지막으로 매번의 활성화는 어느 정도 그러한 언술로써 만들어낼 수 있는 용법들과 그 이용을 위한 미래의 규칙들을 조정한다(물론 그러한 언술에 무엇이 일어날지는 필연적이지 않다 하더라도).각 언술은 다른 언술로 이끌고, 어떤 의미에서는 각 언술에 미래의 언술이 만들어질 수 있는 모든 가능한 방법의 변수들이 깊이 새겨져 있어야 한다.-83쪽

담론은 단순히 개별 식물 집단들과 같은 물질적 대상만을 구성하는 것이 아니다. 담론은 또한 어떤 사건이나 연속된 사건들을 개별 문화가 실제 사건이나 심각한 사건으로 깨닫게 되는 서사들로 구성한다. -86쪽

우리가 세상을 파악하는 유일한 길은 담론과 담론 구조를 통해서일 뿐이라고 주장할 따름이다.이러한 파악의 과정에서 우리는 경험과 사건을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구조들에 따라 범주화하고 해석한다.그리고 이 해석의 과정에서 우리는 이 구조들에 확고함과 정상성을 부여한다.우리는 이 구조들을 벗어나서는 사유하기 어렵다. 푸코는 이러한 구조들을,(87)마르크스주의자들이 이데올로기 개념을 정립할 때 제안했던 것처럼 단순히 제도나 권력 집단의 개입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또한 이 구조들이 단순히 추상적이고 임의적이라고 제시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는 제도적/문화적 압력과 담론의 내적 구조가 결합되어 형성된 힘이 있으며, 이 힘은 항상 권력집단이나 제도의 의도와 욕망을 능가한다고 여긴다.-87쪽

언술은 푸코에게는 어떤 제도적 힘을 가지며,그리하여 어떤 권위의 형태에 의해서 타당성을 부여받는 발화들이다.(중략)푸코의 고고학적 분석은 이러한 언술들의 생산과 질서화를 지배하는 지지 체계,더욱 중요한 것은 다른 언술들이 "진리로"발화되고 그리하여 언술로 분류되는 것을 배제하는 체계에 관심을 갖는다.-97쪽

전체로서의 담론은 개별 담론들의 생산을 위한 규칙과 과정의 집합체이다.하나의 담론은 어떤 제도화된 힘을 가진 것으로 인정받은 언술들의 집합체이다.이것은 언술들이 개별자들이 행위하고 사유하는 방식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이다.그러나 우리는 담론들이 동일한 힘을 갖는 언술들의 집합이라고 말할 수 있다.즉 언술들은 어떤 제도적 압력,기원이나 맥락의 유사성 때문에,또는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이유로 함께 모여 있다.-98쪽

말해질 수 있는 것의 두 번째 배제 작용은 정상이라고 여겨지지 않는, 그리하여 합리적이라고 여겨지지 않는 사람들의 담론들을 중심에 두고 이루어진다.푸코는 여러 다른 역사적 시기에 광인의 말은 신적 통찰력의 수준에 이른 것으로 간주되거나 완전히 무의미한 것으로 여겨졌다고 주장한다.-103쪽

배제적 과정에 더하여 푸코는 담론들의 구성 자체가 내(105)적 메커니즘을 갖는 것에 주목했다. 이 메커니즘이야말로 담론들의 존재를 유지시키는 것이다. 이 순환적 메커니즘의 첫번째가 해설이다. 다른 이론가들에 의해서 해설되거나 비판,주해되는 담론들은 타당성과 가치를 지닌 것으로 간주된다. -105,106쪽

따라서 해설은 어떤 텍스트들이 계속해서 인쇄되고 교육 체계 내에서 가르쳐지고, 연구자들의 작업의 대상이 되는 것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해설자가 거의 쓰여지지 않은 텍스트들의 분석을 시작하는 것을 매우 어렵게 만든다. 담론의 두 번째 내적 통제자는 분과과학이라는 관념이다.이것은 말해질 수 있는 것과 일정 영역에서 사실 또는 진리로 간주될 수 있는 것을 결정하는 더 큰 질서의 담론적 집단이다.따라서 각 분과과학은 어떤 방법,어떤 명제와 논증의 형태,어떤 대상 영역이 참으로 간주될 것인지 결정할 것이다.-108쪽

담론은 몇 명의 사람들이 어떤 유형들의 발화를 할 수 있는지를 한정하는 의례에 의해서 제한된다. 예를 들어 사제나 판사만이 합법적으로 결혼을 주관할 수 있다.(중략) 푸코는 교육 체제를 진리에의 자유로운 탐구가 격려되는 계몽적 제도로 보기보다는 단순히 담론의 규제 형식으로 본다.-111쪽

담론의 규칙을 정확하게 준수하는 지식 형태는 비준받게 될 것이다.-112쪽

푸코는 독창적인 어떤 것이 말해지기는 매우 드물며,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산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이전에 생각되었던 것의 제약 내에서 생산된 것이라고 논지를 펴면서 창조성의 관념에 의문을 제기한다. 게다가 새로운 아이디어가 개발되었을 때 푸코는 저작권의 관념에 대해서 질문한다 - 개인 이외에도 새로운 관념의 생산에 연루된 요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푸코는 새로운 아이디어의 수용 조건에 분석의 초점(114)을 맞추며, 아마도 사회에 의해서 인가받거나 사회의 준거틀 내에서 수용 가능한 것으로 분류되지 않는 고안이나 아이디어들을 분석하고자 할 것이다.-114,115쪽

제인 오스틴의 작품 전체는 일관성을 부여받고 초기 소설에서 후기 소설에 이르기까지 진보라는 용어로 말해지며, '미숙한','성숙한'이라는 형용사로 이 진보가 기술된다.(중략)푸코가 의문시한 것은 이러한 진보에 대한 서술과 작품 전체라는 관념이다. 왜냐하면 그는 이것이 우리가 전기적 정보에 대한 지식에 입각해서 텍스트에 부과한 질서는 아닌지 질문하기 때문이다. (중략)그는 우리로 하여금 저자의 생애에 입각해서 텍스트를 분석하는 데서 벗어나게 해준다. 저자의 생애는 푸코에게 또 다른 일단의 텍스트들이다.-1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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