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디오 천국 1989년 8월 18일 (동아-8면)  

(전략) 소문만 무성했던 네오 시네마 계열의 좋은 영화들을 보며 이제부터는 새로운 삶이 시작될 것이라고 믿었다. 몇 년전 비디오를 궁비하고 난 후 좋은 테이프를 고르기 위해 가게에 들러서 진열대를 둘러봤을 때 나는 곧 눈치챘어야만 했다. 중국무협영화와 통속에로물 사아에서 방황하는 내가 딱하게 여겨졌는지 뭘 찾느냐고 묻는 가게주인에게 나는 명화를 찾는다고 대답했다. 씩 웃고 안으로 들어갔다나온 그는 나에게 테이프 하나를 건네주었다. 나는 정말 그것이 내가 그렇게 좋아하던 스웨덴 출신의 거장 잉그마르 베리만류의 작품이거나 혹은 유럽에서 제작된 새로운 실험영화의 한 종류일 거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스필버그 정도는 될 것이라고 믿으며 테이프를 들었다.그리고 나는 그때서야 깨달았다. '명화'의 의미를. 왜 청소년들이 있는 가정에서 비디오 들여놓기를 꺼리는가를. 종로 3가골목이나 청계천 세운상가육교 위를 지날 때 길가에 돌출된 입간판 위의 '각종 기구 있음'이라거나 '비디오 상담요'등의 의미들을 나는 한꺼번에 알게 되었다.  

- 오락산업 '제3의 물결' TV 위력 약화, 비디오 활기 1981년 9월 25일 (동아 -12면)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빌보드지와의 회견 내용

(전략) 정보와 오락전달매체로서의 TV는 이제 사양길에 들어섰다. 미국에서 불황속에서도 최근 몇 년간 비디오시스템의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동시성 사회구조가 와해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abc nbc cbs 등 거대한 tv방송국은 사람들이 거의 같은 시간에 출근하고 퇴근하는 등 동시성 사회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  

아직도 이들 네트워크의 영향력은 크지만 그 정도는 약화되고 있다는 데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제 선진사회는 비동시성 사회로 바뀌고 있다. 일하는 시간이 사람마다 달라지고 집에서 일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VTR의 보급을 촉진하고 있다. 비디오의 보급은 라이브쇼나 라이브 콘서트의 매력도 감소시킬 것이다.  

(중략)홈비디오가 대중화되어도 극장은 완전히 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규모와 시설의 극장은 점차 사라질 것이다. 내 생각으로는 좌석 50석 정도의 극장이 인기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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