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터 벤야민의 문예이론 - 이데아총서 9
발터 벤야민 지음 / 민음사 / 199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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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재 공개 - 수집에 관한 한 강연 중 . 나는 여러분들에게 어떤 수집가가 그의 장서에 대해 갖는 관계,그러니까 어떤 수집의 내용보다는 수집하는 일 자체가 어떠한가를 한 번 보여주고 싶다. 그런데 여기서 내가 수집하는 일을 책을 구입하는 여러(30)가지 종류의 방법이라는 문제와 결부시켜 고찰한다면 그것은 전혀 자의적인 것이 될 터인데,왜냐하면 수집하는 일을 책을 구입하는 이런저런 방법이라는 식으로 파악하는 것은,자신이 소유한 장서를 바라볼 때 밀려드는 모든 수집가에 공통된 기옥의 밀물을 막아버리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30,31쪽

시대,지역,손재주,전 소유주-사물의 이러한 배경들은 서로 합쳐져서 수집가에게는 하나의 마력적 백과사전이 된다. 그리고 이러한 마력적 백과사전의 핵심이 바로 수집가가 소유하는(31) 대상물의 운명이다.-31,32쪽

여러분들은 아마 책을 읽지 않는 것이 어떻게 수집가의 특성이 될 수 있을까 하고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다. -33쪽

내가 부르는 값으로는 그 책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갈 것이 너무나도 뻔했기 때문에 나는 아예 값을 부르지 않았다. 나는 애써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러자 내가 기대해 마지 않았던 일이 일어났다. 아무도 그 책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값도 부르지 않은 채 옆으로 밀쳐졌다. 나는 며칠 동안의 시간적 여유를 두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하였고,그래서 일주일이 경과한 어느날 그 책을 고서점에서 다시 발견할 수 있었다. 이 경우는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음으로 해서 책을 구입할 수 있었던 경우라고 할 수 있다.-37쪽

다시 말해 이러한 수집가에 있어서는 사물이 그의 속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신이 바로 그 사물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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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가게재습격 2010-05-02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터 벤야민까지 참조하시나요? 아아, 충분히 그렇겠네요.^^ 벤야민에 대해 아는 건 없지만, 아렌트의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에서 나왔던 벤야민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문지에서 나왔던 책인데, 제법 오래된 책이라 서고 깊숙한 곳에 있을 거예요. 시간이 나시면 한 번 집어들어보세요. 자살과 연관지어 읽으면 미묘한 울림이 있더군요.

얼그레이효과 2010-05-02 14:54   좋아요 0 | URL
오. 좋은 추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