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생태학 사상 - 문화, 기술,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케이시 맨 콩 럼 지음, 이동후 옮김 / 한나래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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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진 쿤스의 후기 산업 사회 예언자들은 사회 내 빠르게 전개되는 기술적 혁신과 확산의 도전과 기회에 관한 일종의 공적 논의에 참여했다. 기술적 혁신과 확산의 속도가 빨라지면서,20세기는 충격적이진 않더라도 다수의 근본적인 변화를 목격하게 된다. 변화가 불가피했다고 하지만, 그에 따른 대가도 치러야 했다. 세계 환경이 점차 악화되는 것이었다. 천연 자원은 빠르게 고갈되었고,한때 묻지 않았던 수로가 지금은 산업의 화학 유해물로 오염되었으며, 숲과 습지대는 파괴되었다. 더 많은 고속도로가 지어지면서 도시 거리는 더욱 나빠진 교통 상황으로 막히게 되고, 도심의 공기는 자동차와 산업 배기물에서 나온 오염 물질로 가득 찬다. 인간의 희생 또한 확대된다. 예를 들어 미국 자체에만 매년 자동차 관련 사망자가 수십만명이 된다. 이러한 사망자는 산업 관련 사망, 상해, 그리고 온갖 종류의 사회적, 심리적 질환과 같은 수천 명의 또 다른 기술적 사상자를 포함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더 열거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20세기 초반에 기술의 빠른 발전으로 생겨난 환경적 결과를 삶의 문제와 상호 연결해 생각해 보는 생태학적 -58쪽

패러다임 혹은 방식을 촉진시켰다는 점이다.(58) "전자 혁명"이란 용어는 캐나다에서 맥루언과 함께 가르쳤던 토마스 L.맥파일이 1950년대 부르기 시작한 "전자 식민주의"와 동시에 생겨났다. 맥파일에 따르면, 전자(60)식민주의는 "저개발국이 엔지니어,기술자,관련 정보 규악과 함께 커뮤니케이션 하드웨어와 외국산 소프트웨어를 수입하면서 만들어진 서구와의 의존 관계를 나타낸다. 이것은 국내의 문화,습관,가치,사회화과정 자체를 다양하게 바꿔 놓는 일련의 이질적인 규범,가치,기대를 정착시킨다.(61) -58,60,61쪽

요컨대, 1960년대 말 미디어 생태학이 이론 집단 및 이론적 시각으로 등장하게 된 것은,20세기가 되면서 시작된 사회적,경제적,정치적,지적 맥락 내 변화와 미디어 기술에 관해 비슷한 관심을 공유하던 사상가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생겨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학제적 측면 혹은 이론 집단의 갈등 모델의 시각에서 살펴볼 때, 그것은 비판학파가 북미 커뮤니케이션 연구의 지배적인 패러다임에 반대해 생겨난 것과 마찬가지로 지배적인 주류(매스 미디어 내용)효과 전통에 대한 일종의 대응이었다. -63쪽

감각 환경으로서의 미디어 : 생리-지각적 수준에서 우리는 모든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를 감각 환경이라고 개념화할 수 있다. 대개 우리는 우리의 모든 감각을 사용해 당면한 환경을 지각한다. 우리가 생리적 수준에서 어떻게 그리고 어느 정도 우리의 환경을 지각하는지는,부분적으로 우리가 물려받은 감각 기관에 의존하게 된다. 다른 감각 기관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환경을 다르게 지각(78)하는 이유는 부분적으로 이들의 감각이 주변 세계에 대해 상대적으로 다른 감각 정보를 주기 때문이다.예를 들어,시각 장애자는 보통 시각의 부재에 대한 보상 작용으로 강화된 청각,촉각,후각 미각을 갖게 된다.-78,79쪽

맥루언(1964)이 지적했듯이,커뮤니케이션은 우리의(감각의)확장이다.모든 미디어는 일련의 감각적 특성을 구현한다.각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를 사용할 때,사용자는 이러한 미디어의 특성이 정의하는 방식대로 자신의 감각을 쓰게 된다.읽기 행위는 우리의 시각을 확장하거나 중시한다.라디오를 청취하는 행위는 우리의 청각을 확장한다.비디오 게임은 시각,촉각,청각이 결합된 것을 확장시킨다.다르게 표현하자면,우리가 미디어를 통해 느끼거나 재/구성하는 현실은 우리가 환경과 우리 중간에 놓인 무언가로서,미디어의 지각 기관적 특성에 따라 여과된 현실판이다.-79쪽

물론 이 점은 변화된 감각을 보상하려는 시도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예를 들어,우리가 라디오의 야구 경기를 시각화하려고 하는 것)그렇지만 특정 미디어를 사용하는 행위는 우리의(생물학적으로 정의된)감각 기관을 재구조화한다.이것은 맥루언(1964)이 미디어는 메시지다라고 관찰한 근본적인 지각 수준이다.이러한 경구를 통해 맥루언은 미디어의 변화가 어떻게 우리의 감각 기관을 재구조화하는지,그리고 그러한 감각 변화로 인해 우리가 주변 세상을 이해하고 재/구성하는 감각적 정보를 수용하는 방식이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가리킨다.이러한 수준에서 환경으로서의 미디어를 연구한다는 것은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특히 우리의 미디어(혹은 주어진 미디어)가 부호화 혹은 해독화하는 감각 정보로 구성된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우리가 미디어를 사용할 때 관여하는 감각 환경을 살펴보는 것이다.-79쪽

상징 환경으로서의 미디어 : 두 번째 상징적 수준엣,우리는 모든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를 일련의 독특한 부호와 구문으로 체계적으로 구성된 상징 환경이라고 개념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표준 성문 영어를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로 사용하기 위해,우리는 단어(즉 그것의 상징과 지정된 의미)와 문법(의미의 구성을 지배하는 문장 구성의 규칙과 규정 등)을 습득해야 한다.'능숙한'영화 제작자가 되기 위해,우리는 영화 언어 및 문법의 시청각적 요소에 정통할 필요가 있다.하지만 이러한 미디어 또는 어떤 다른 미디어를 습득하게 될 때,우리는 미디어 자체의 상징 환경에 적응하게 된다.우리가 시각,청각,후각,촉각,미각 등을 통해 주변의 물리적 세계를 느끼지만,미디어의 상징 세계로부터 그것을 생각하고,지각하고,이야기하거나 재현하게 된다.비트겐슈타인의 말을 빌리자면,우리 언어의 한계가 우리 세계의 한계이다.언어 내부의 상징적 구조 혹은 논리는 규정 요소로서,우리는 이 안에서 우리 주변 세계라고 믿는 것,즉 우리가 '생각하는'세계와 '아는'세계에 대해 개념화하고 생각하게 된다.-80쪽

위와 같은 시각에서,작가에게 세계는 책처럼 '쓰여 있고' 영화 제작자에게 세계는 일련의 병치된 이미지와 소리처럼 '보인다'. 이렇게 '환경으로서의 미디어'를 미시적 상징 수준에서 이해해 본다면,우리는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를 '사용'할 때,그것의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그 한가운데 있게 된다. 이 점에서 미디어 생태학은 커뮤니케이션 미디어의 본질적인 상징 구조가 인간의 지각,의식 또는 생각 과정에 맡는 역할을 이해하는 데 관심을 갖는다.예를 들어 특정 쓰기 체계가 사용자 경험의 개념화와 표현 방식을 어떻게 구조화하거나 정의하는지에 관심을 보인다.-80쪽

현실에서 사람들이 정보를 수집하거나 다른 사람과 대화하기 위해 미디어를 사용할 때,감각적인 것과 상징적인 것을 항상 의식적으로 분리하지 않는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따라서 상징적 수준의 연구는 좀 더 복잡해질 수 있다. 미디어를 두 가지 종류의 환경(감각 환경과 상징 환경)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사람들이 자신의 상황을 구성하는 데 이 두 환경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81쪽

환경을 미디어로 이해하기 : (전략)전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학자가 미디어에 대해 이야기할 때,라디오,신문,텔레비전,영화,녹음기,컴퓨터 등과 같은 정보 기기를 지칭하는 경향이 있다.미디어 생태학은 이런 것들을 관심의 대상으로 삼지만,사회적 환경과 같은 환경의 상징적 구조가 인간의 상호 작용 또는 문화의 생산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이와 같은 수준에서 환경은 이론상 미디어로 간주될 수 있다.포스트먼의 말을 빌리자면,학교라는 제도는 독특한 언어와 규칙은 거기 있는 사람이 하는 일,일하는 방식,서로와 관계를 맺는 방식,이러한 환경 바깥의 모든 것과 상호 작용하는 방식 등을 특정 짓는다.(중략)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극장,참배장소,사교클럽,침실 등과 같은 사회-상징적 환경을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미디어로 개념화해 볼 수 있다.-82쪽

첫 번째 개념은 커뮤니케이션 학문의 정규 과학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를 주로 라디오,tv,신문,cd 플레이어 등과 같은 정보 기기로 이야기한다. 반면,두 번째는 미디어를 환경으로,또는 환경을 미디어로 이해하는 미디어 생태학적 개념이다.이러한 개념에 따르면,우리는 미디어의 상징적 구조 안에 놓이게 된다.즉 우리는 커뮤니케이션 목적을 위해 미디어에 관여하게 된다.-83쪽

"환경으로서의 미디어"에는 세 가지 서로 연결된 이론적 명제가 있다. 이론적 명제 1 : 우선 미디어 생태학은 커뮤니케이션 미디어가 자료나 정보를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옮기는 중립적이거나,투명하거나,객관적인 연결 도관이 아니라고 가정한다.대신 미디어 본래의 물질적 구조와 상징적 형태가 정보의 부호화는 내용 및 방식 또한 해독되는 방식을 구체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이러한 이론에 있어,미디어의 상징적 형태는 정보가 제공되는 부호의 특성(예로 들어,유추적 상징 대 디지털 상징)그리고 상징이 결합되는 구조(예를 들어,명제적 구조 대 표상적 구조)를 필요로 한다. 마찬가지로 미디어의 물리적 구조는 부호를 운반하는 기술의 특성과 정보의 부호화,전송,저장,회수,해독화,유포 등을 위해 필요한 물리적 조건을 가리킨다.-83쪽

이러한 이론적 명제가 중요한 이유는 미디어의 구조가 정보의 성격을 규정한다고 주장하면서 미디어 생태학 패러다임의 주된 측면을 정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자신이 좋아하는 소설을 영화가 잘못 각색했다고 불만스러워 하는 독자를 쉽게 볼 수 있다. 물론 마음에 들지 않은 각색이 영화의 극작가,감독,제작자,배우 등의 무능력 때문이라고 불평하거나 주장할 수 있다. 이것이 합리적인 설명일지 모르지만,미디어 생태학의 첫 번째 이론적 명제는 소설과 영화라는 두 미디어에 담긴 것을 똑같은 정보라고 보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제안할 것이다. 대신 소설과 영화는 서로 다른 상징적 물리적 구조나 형태를 구현하고 있고,따라서 이들이 똑같은 정보원(소설 속에 담긴 이야기)에 기반을 하더라도,수용자,독자,관객에게 전달되는 것은 일련의 서로 다른 정보 혹은 현실이다.-84쪽

이론적 명제 2 : 본질적으로 모든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개념과 발전 뒤에는 항상 어떠한 인간적 근거와 의도가 있다.그리고 이러한 인간적 근거와 의도는 문제의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물리적,상징적 형태의 결정을 돕는다. 이론적 명제 3: 두 번째 명제의 연장선상에서,미디어 생태학은 미디어의 본질적 편향성에 따라 다양한 사회적,경제적,정치적,문화적 결과가 촉진된다고 가정(85)한다.이러한 이론적 명제는 미디어 생태학의 주요 이론적 쟁점 중 하나인 기술과 문화의 관계(혹은 그 반대의 관계)특히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문화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이야기한다. 이론적 연속체: 연성 결정론, 기술/문화 공생론.경성 결정론 참고.-85,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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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그레이효과 2010-03-31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임스 캐리 : 문화로서의 커뮤니케이션, 의식(ritual)으로서의 미디어 / 닐 포스트만 : 미디어 생태학, 미디어에 대한 도덕주의적 관심 / 해롤드 이니스 : 커뮤니케이션 편향성(bias). 이것은 편견이 아니라, 적응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