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 역사 1 : 지식의 의지 - 제3판 나남신서 410
미셸 푸코 지음, 이규현 옮김 / 나남출판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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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섹스라는 상징은 우리의 사회를 나타내는 상징의 하나이다. 현장에서 적발되고 심문을 당하며 속박되고 동시에 수다스러운 상태에서 지칠 줄 모르고 대답하는 섹스. 스스로 비가시적이게 될 정도로 충분히 환상적인 어떤 메커니즘이 어느 날 섹스를 사로잡은 것이다. 그 메커니즘은 섹스로 하여금 쾌락과 무의지적인 것, 동의와 심문이 서로 섞이는 상호작용 속에서 자기와 타인들의 진실을 말하게 만든다. -97쪽

권력의 관점에서 분석을 실행하고자 한다면 국가의 주권이나 법의 형태 또는 지배의 전반적 단일성을 애초의 여건으로 상정해서는 안 되는데, 그것들은 오히려 권력의 말단 형태일 뿐이다. 내가 보기에 권력은 우선 작용영역에 내재하고 조직을 구성하는 다수의 세력관계, 끊임없는 투쟁과 대결을 통해 다수의 세력관계를 변화시키고 강화하며 뒤집는 게임, 그러한 세력관계들이 연쇄나 체계를 형성하게끔 서로에게서 찾아내는 거점, 반대로 그러한 세력관계들을 서로 분리시키는 괴리나 모순, 끝으로 세력관계들이 효력을 발생하고 국가 기구, 법의 표명, 사회적 주도권에서 일반적 구상이나 제도적 결정화가 구체화되는 전략으로 이해되어야 할 듯하다.-112쪽

내재성의 규칙 :(전략) 성이 인식의 영역으로 성립된 것은 성을 가능한 대상으로 정립한 권력관계로부터이고, 역으로 권력이 성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었던 것은 앎의 기법, 담론의 절차가 성을 에워쌀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앎의 기법과 권력의 전략이 제각기 특별한 역할을 맡고 상호간의 차이에 입각하여 서로 연결될지라도, 앎의 기법과 권력의 전략 사이에는 아무런 외재성이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권력 -앎의 "국지적 중심"이라고 불릴 수 있을 것, 예컨대 고해하는 사람과 고해하는 신부 또는 신자와 고해신부 사이의 관계에서 출발할 것인데, 그들 사이의 관계에서 억제해야 할 "육욕"의 영향 아래 갖가지 형태의 담론, 이를테면 자기 성찰, 심문, 고백,해석, 대담은 일종의 끊임없는 왕복 운동 속에서 복종의 형태와 인식의 도식을 전달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요람이나 침대 또는 침실에서 아무리 사소한 섹스의 표시일지라도 그것에 관심을 쏟는 부모, 유모, 하인, 교육자, 의사에 의해 교대로 감시당하고 둘러싸이는 어린이의 육체는 특히 18세기부터 권력 -앎의 또 다른 "국지적 중심"이었다. -118쪽

"징수"는 더 이상 권력의 메커니즘의 주된 형태가 아니고, 권력에 복종하는 세력들에 대해 선동, 강화, 통제, 감시, 최대의 이용, 조직화의 기능을 하는 다른 부품들 사이에서 단지 하나의 부품일 경향이 있다. 즉, 세력들을 가로막거나 굴복시키거나 파괴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세력들을 산출하고 증대시키며 정리하게 되어 있는 권력. 그때부터 죽음의 권리는 생명을 관리하는 권력의 요구 쪽으로 옮겨가거나 적어도 그러한 권력의 요구에 기대고 그러한 권력의 요구가 필요로 하는 것을 따르는 경향이 있게 된다. -153쪽

예전에는 이승의 지배자이건 저승의 지배자이건 군주만이 행사할 수 있는 죽음의 권리를 침해하는 방식이기에 범죄였던 자살이 19세기에는 사회학적 분석의 영역으로 들어간 최초의 행위들 가운데 하나였다는 점에 놀랄 이유가 없는데, 생명에 대해 행사되는 권력의 경계와 틈새에서 개인적이고 사적인 죽을 권리가 출현한 것은 자살 덕분이다. 그토록 기이하면서도 그토록 규칙적이고, 발현의 측면에서 그토록 지속적이며 따라서 개인의 특별한 사정이나 사고로는 그다지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는 그러한 죽으려는 고집은 생명의 관리가 정치권력의 책무로 대두된 사회에 대해 최초로 경악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현상의 하나였다. -155쪽

생명에 대한 권력의 조직화는 육체의 규율과 인구조절이라는 두 가지 극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양면을 지닌, 이를테면 해부학적이고 생물학적이며, 개별화하고 명시하며, 육체의 수행능력 쪽으로 향하고 생명의 과정 쪽으로 눈을 돌리는 그 광범위한 기술체계가 고전주의 시대에 정립되었다는 점에서 이제부터 권력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아마 죽이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온통 에워싸는 것이 될 것이다. 최고 권력을 상징하던 죽음의 오랜 지배력은 이제 은밀하게 육체의 경영과 생명의 타산적 관리에 포함된다. 다양한 규율, 가령 초등학교, 중등학교, 병영, 일터가 고전주의 시대에 급속하게 발전한 현상, 또한 정치적 실천과 경제적 관측의 영역에서 출생률, 수명, 공중보건, 주거, 이주의 문제가 대두된 현상,따라서 육체의 제압과 인구의 통제를 획득하기 위한 다수의 다양한 기법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현상, 이러한 현상들을 통해 "생체-권력"의 시대가 열린다.-156쪽

살아가는 행위는 더 이상 죽음의 우연과 숙명성 속에서 때때로 떠오를 뿐인 그 접근 불가능한 기반이 아니라, 앎의 통제와 권력의 개입이 이루어지는 영역으로 어느 정도 넘어가는 것이 된다. 이제 권력은 법적 주체, 즉 권력의 최종적 권한이 죽음인 법적 주체뿐만 아니라 생명체를 다루게 되고, 권력이 생명체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지배력은 생명 자체의 차원에 놓이게 될 것이다. -1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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