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벤느가 쓴 푸코에 관한 에세이, <푸코, 사유와 인간>이 산책자에서 나왔습니다. 저는 이 책 작업 후반부에 참여했는데, 용어 선정과 역주 작성을 도왔습니다. 폴 벤느는 한국에 <역사를 어떻게 쓰는가>라는 책으로 잘 알려져 있죠. (이 책 번역자가 이번 푸코 책 번역자인 이상길 선생입니다)
<역사를 어떻게 쓰는가>에 수록된 '역사학을 혁신한 푸코'라는 벤느의 글과 함께 보시면, 더 좋을 듯합니다. 벤느가 비유적인 표현을 많이 쓰고, 위트있고 명랑한 문체, 그리고 블랙유머같은 글 분위기를 내는 터라, 푸코를 잘 아는 분이라면, 깔깔거리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번역자인 이상길 선생은 한국언론학을 대표하는 신진학자로, 특히 국내에서는 피에르 부르디외 이론의 정통한 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 문화연구 진영에서 몇 안되는 역사연구자이기도 하죠.문화연구를 공부하고 싶은 젊은 대학생들, 대학원생들이 많이 존경하는 연구자입니다. 출판계 내에서도 성실하고 꼼꼼한 역자로 정평이 나 있는 분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책도 덕분에 두툼하게 나온 것 같습니다.
<담론>을 쓴 사라밀즈의 <현재의 역사가, 미셸 푸코>, 요한나 옥살라의 <하우 투 리드 푸코>보다는 좀 전문적이고, 아마 책 홍보문구대로 들뢰즈의 <푸코>와 비교해 가면서 읽으면 쏠쏠한 재미가 있을 듯합니다. 후반기에 푸코 관련 기대작들이 출간 예정으로 알고 있는데, 연대 도서관에서 매일 대출중인 서동진 선생의 박사학위논문 <자유의지, 자기계발의 의지>가 예정보다 출간이 늦어지는군요. 심세광 선생님의 번역서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