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대에 대하여 동문선 현대신서 177
자크 데리다 지음, 남수인 옮김 / 동문선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문지방이라는 경계 속에서 주인과 이방인의 관계를 재구성/재사유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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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그레이효과 2009-09-30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에서는 '환대의 법'과 '환대의 법들'이라는 개념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인과 이방인의 관계, 그 관계를 구성하는 '문지방', 그리고 이방인에게 물어보는 의례적인 질문들. 우리는 이방인에게 느끼는 불확실한 존재로 인하여, 그 어떤 공포를 내면화할 수도 있지만, 그 공포의 내면화 자체가 이방인 자체로 환원된다면, 그 환원됨이 또한 우리 스스로를 이방인으로 만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환대의 법 자체가 갖는 법의 추상성, 그리고 그 법의 추상성과 괴리될 수도 있는 구체화된 '법들'. 법과 법들의 딜레마 관계 속에서, 우리는 법들 위의 법을 상상합니다. 그리고 법 밖의 법도 상상해봅니다. 왠지 아감벤의 사유에서 발견한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는 법 속에서 '불법'을 예감할 수 있습니다. 법을 지킨다는 것 안에서, 그 법을 '잠시' 어기고, 그것을 정의로 이름 붙일 수 있다는 현실을 상상해보기도 합니다. 이 책에 언급되는 '약속'이 그렇습니다. 그 약속이란 단어가 주는 믿음의 표상이 우리를 분명히 둘러싸는 것 같지만, 오히려 그 약속의 강건함이 때론 나와 당신 사이의 불신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데리다는 그 분명함에 대한 해체를, 의미의 지연을 촉구하는 것이 아닐까요. 도덕의 차원을 넘어, 우리 시대의 타자를 향한 약속, 경계를 심오하게 돌아볼 수 있는 사례가 되는 책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