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하이든
사샤 아랑고 지음, 김진아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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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매력적인 남자에게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애인인 아름다운  베티에게 아이가 생겼다는 말을 듣는 순간부터 말이죠. 그런데 이상합니다. 순순히  베티에게 아내에게 모든 것을 말하겠다고 말하는 남자의 눈엔 후회만이 가득하니 말이죠. 우린 이런 상황을 드라마에서나 책에서 많이 접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남자들은 대부분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게 되지요. 애인과 손잡고 아내를 어떻게 하거나, 조용히 애인을 사라지게 하거나,,, 하는 경우 말입니다. 그런데 이 남자  하이든은, 아내를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 자신의 매력적인 직업인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명성을 아내가 만들어준것이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베티를 어떻게 할 수도 없습니다. 베티가 누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어떻게 어디까지 했는지 알수가 없으니 말이죠.  곤란해진 하이든, 그가 곤란해지면 늘  그렇듯 사건이 생기게 됩니다.


다정한 남편이자 사려깊은 친구, 무자비한 살인자라는 하이든은 그 어떤 역할에도 충실하기에 더 무서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정하다가도  어느 때 무자비해질지 알수가 없는데다, 무자비한 사람인가 싶다가도  어느 순간 남들보다  착한 데가 있다는 걸 보이기 때문인데요. 선과 악을 순간의 결정으로 쉽게도 바꾸는 그는, 아내가 사라지자 그동안 묻어뒀던 본성을 조금씩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가 이상하다는 걸 알수 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지만 사람들은 조금씩 그의 거짓말에 속기 시작합니다. 그럴줄 몰랐던 사람들까지도 말입니다. 그가 사건에 관계되어 있다는 걸 알만한 목격자들이 등장하지만 그들은 자신이 본 것을 하이든의 거짓말에 맞는 상황인걸로 알게되고 그 자신들도 너무 쉽게 그렇게 믿어버리게 됩니다. 하이든의 어릴적  끝나지 않은 사건을 생각해보면  그는 자신이 뭘하든 자신의 상상 그대로 믿어버리는 사이코패스가 아닐까 싶지만 간혹 마르타를 본다던가   담비를 잡기위해 집을 부술 정도로 제정신이 아닌 걸 보면 그도 그 나름대로 아내 마르타를 사랑하고 존경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게 됩니다.


그건 마르타가 베티에게 말했듯이 헨리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채로,그리고 알려고 하지 않은 채로,보여주는대로만 보고 사랑했기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사람이나 사물에게서 색을 따로 발견하는 신비한 힘을 가진 마르타가 헨리의 수시로 바뀌는 빛을 보면서도 아무말 없었던 건 그녀가 미리 알았기때문일지도 모르죠. 아무도 거들지 않는다면 하이든이 먼저 나쁜 일을 하지는 않는다는 걸 말입니다. 


"단 한 번도 혼자인 적이 없는 것보다는 늘 혼자인 것이."-177

하이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로 우리를 끝까지 쫓아가게 하지만  여전히 궁금함을 남기는 건 평소와 다른 점이 있다는 것때문인데요.   마르타는 어떻게 베티와의 일을 알았으며 절벽에 가겠다고 했는지,   '문장 하나 하나가 요새와 같다.'는 평을 들었던 그녀의 신작 결말이 낯선 건 왜인지 하는 점들이 자꾸 마음에 남기때문입니다.  그런데다   글을 쓰지 못하는 하이든이 마르타와 헤어지면  그가 좋아하는 작가로서의 인생은 끝난다는 걸, 그것이   하이든에게는 갇혀있는 것보다 더 무서운  벌이라는 걸 마르타가 당연히 알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희망을 가져보게도 됩니다.   잡힐듯 잡힐듯 꼬여간다 싶으면  훅 풀어버리는 하이든씨가 영 마음에 안 드는 건 나뿐만은 아닐텐데요.  마르타 역시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건 아닐까.   그냥 내버려두면 안될거같은 완벽 몇중 인격  하이든에 대한 정의를  이렇게라도  내려주고 싶네요. 할 수만 있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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