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증
후카마치 아키오 지음, 양억관 옮김 / 잔(도서출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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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문 앞에 멈춰 서서 새삼 내가 사는 세계를 둘러보았다...
 ... 너무도 작은 세계다...161
너무도 작은 세계, 우리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며 안심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점심 맛 없다며, 어제 티비에서는 뭘 봤는지 수다떠는 아이들이 있고, 누가 아프기라도 하면 걱정해주는 친구가 있는 곳일거라,  혹여 아이가 늦게 오더라도 그건 역시나 마음맞는 친구들과  손바닥만한 운동장에서 정신없이 놀고 있기 때문이고.... 아이가 없더라도 그 곳에 가면, 아니면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언제든 아이를 찾아낼 수 있을거란 착각. 이런 착각은  내가 다닐때의  학교, 같은 이름이지만 너무도  달라진 학교를  겉에서만 바라보고 있기때문일것이다.

전직 경찰이자 사라진 딸 가나코의 아버지이기도 한 후지시마는 딸의 친구들에게서 정보를 얻어내고자 하지만 예상과 다른 모습에 놀라게 된다. 아내와 이혼한 후로 만나지 못한 딸이지만 중학생때까지는   모범생이였기에 믿거니 했던 딸이였기때문이다.  딸의 친구들에게서 정보를 얻어내는 것도 예전 부모들이 했던 눈물이 아니라 돈을 깔아야 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아이 친구들에게서 걱정하는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게 놀랍게만 느껴지게 된다. 물론 그건 가나코가 어둠속, 그것도 너무 깊은 어둠속에서 살았기때문에 더 그런 것이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이렇게 가족과 헤어진뒤로 막나가는 삶을 사는  아빠가  사라진 딸을 정신없이  찾아나선다,,, 라는 것만 보고 또 다른 테이큰 정도의 이야기가 펼쳐지지 않을까 했는데, 달라도 너무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혼한 후로  연락도 안했으면서 딸을 찾으면  다시 가정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졌다는 후지시마는  정도를 벗어난 행동을 하고, 그가 가는 곳보다 생기는 사건들은 딸 가나코가 예상보다 큰일에 휩싸였다는 걸  그리고 그 일의 중심에 딸이 있다는 걸 알게 하기때문이다. 형사들 사이에서도 거칠다고 소문났던 후지시마가 놀랄 사건에  말이다.

중학교때까지만 해도 밝게 빛나는 미소를 지녔던 아이가 몇 년 사이에 왜 그렇게 달라졌는지 이유를 찾아내려 하면 할수록  과거 사건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는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까지 알게된다. 그렇게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과  유혹에 너무 쉽게 무너지는 아이들의 대비되는 모습, 그리고 그걸 이용하면서 말도 안되는 변명만 해대는 정신나간 어른들은 우리를 제목처럼 갈증나게 만들게 된다. 피를 이용한 복수로 시원함을 느끼는 사람은 없다는 걸 보여주면서 말이다.

가나코가 진작 세오카와 만났더라면 그들 관계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건 그녀가  아직 사람에게서 진심을 기대하는 아이일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막을 수 있었던 그 순간만은  후회하지 않았을까. 어쩌면 이것도  아이라면 눈가리고 아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어른의 또 다른 착각일수도 있지만 말이다.


이기적 어른들 옆에 있는 아이가 얼마만큼 상처 받는지 보여주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제대로 되지못한 어른은 정신차리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상처로 꼬인 사람의 잔인함은 어디까지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데다 예상치 못한 전개와 결말까지,  마음이 무거워지게 된다.

이 세상에 그 아이가 태어나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보통의 부모 정도는 아니었지만 아버지로서 그 성장의 중요한 시기를 확인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도저히 오늘 하루에는 이르지못한다. -103

하루만 제대로 관심가져도  아이의  다른 면을 보게될지도 모른다는 말이 평범한 부모에게는 제일 무서운 말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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