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첫날 10시, KB국민은행과 (사)도서관을만드는사람들 지원으로 혜윰마루작은도서관에서 최유정 작가와 만남이 진행되었다. 24명(청소년16, 성인 8)이 참여해 80년 5월 광주의 참담했던 상황과 현재에도 지속되는 상처에 대해 이야기했다.

출판사 의뢰를 받고도 광주 이야기를 그려낼 수 없었던 작가는 광주 트라우마센터에서 진행된 피해자들 이야기를 듣고, 하얀 운동화를 가슴에 안고 눈물을 쏟았던 그 아재의 이야기로 ‘나는 아직도 아픕니다‘ 첫 문장을 썼단다.

80년 당시 중학생이었던 작가도 5월 광주에 대한 인식은 현재 청소년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어느날 역사가 운명처럼 다가와 부채감이 컸다고 한다. 80년 5월을 더 묵히고 삭혀서 풀었어야 했는데 욕심을 내다보니 여백(여운)이 부족했다는 아쉬움을 말했지만, 독자인 내가 보기엔 충분이 여운이 남는 의미가 큰 작품이다.

참가자들의 질문으로 작가의 길을 걷게 된 배경과 소설 쓰기의 어려움을 들었고, 작가 안의 ‘어린 나‘를 계속 지켜보며 어린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풀어낸 작품 이야기도 들었다.

80년 5월을 겪지 않은 청소년들은 부모님께 들은 공포의 군홧발소리와 두려운 기억들을 5월 이야기로 전했다.

최유정 작가는 ˝80년 5월의 진실을 덮으려는 세력들은 순수하지 못하다. 정의롭고 정당한 권리가 인정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선한 의지대로 역사가 가야한다. 그래서 우리가 80년 5월의 진실을 찾아내고 자꾸 이야기해야 한다!˝ 고 마무리했다.

작가가 읽어준 ‘나는 아직도 아픕니다‘ 첫 부분은...

˝아따, 불 좀 끄시오! 양계장도 아니고 밤낮 불을 켜 놓으면 어찌 산다요?˝
아짐이 악을 쓰며 딸깍 불을 껐습니다. 아재가 황급히 일어나 불을 다시 켰습니다. 크응! 아짐이 마뜩찮은 듯 이불을 홱 뒤집어 썼습니다. 아재는 그만 풀이 죽었습니다. 조용히 일어나 딸깍, 불을 끄고는 커튼을 조금 열어 가로등 빛을 불러들였습니다.
˝인자 고만 주무시오. 잠을 자야.......˝
아짐이 잠꼬대처럼 말을 흘렸습니다.
‘나도 그러고 잪네. 나도 다디달게 자고 싶단 말이세.‘
아재는 방바닥에 비친 가로등 빛을 손으로 만져보았습니다.

참가자들은 좋은 질문과 아빠에게 들은 5월 이야기를 전하거나 ‘오월 광주, 최유정‘을 시제로 삼행시를 써서 여덟 명이 작가 사인본을 선물받았다. 그중 청소년들의 오월광주 4행시는 뭉클하다~♥

광주에서 모인 주로 청소년층은 오월 이야기를 알고 있을까? 월별마다 기억할 수 있도록 오늘 집중하자.(조*지)

광주에 사는 주민들에게 오월이란 단순한 12개 중 하나의 월(달)이 아닌 머리에 각인되어 잊혀지지 않는 상처이다.(현*원)

광주에서 오월민주화운동은 주로 전두환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오랫동안 시위하여 월등한 민주주의 시위를 보여준 최고의 운동이었다.(김*서)

마지막으로 청소년들의 마음을 담은 참여 소감은 사진으로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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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3 0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13 14: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12월 1일 토요일 오전 10시~ 최유정 작가와 만남에 초대합니다!

‘나는 아직도 아픕니다‘를 텍스트로 ‘우리의 5월 이야기‘를 나눕니다!

박관현 평전, 나는 진짜 나일까, 숨은 친구 찾기, 아버지 나의 아버지, 녹두꽃 바람 불 적에, 사자의 꿈 등 다수의 작품을 낸 광주사람 광주 작가입니다.

빛고을 광주 광산구 혜윰마루 작은도서관 (월곡2동 행정복지센터 3층)에서 함께 귀한 시간 소중한 인연 만들어요!♥

함께 하실 분은
010 9102 7517(순오기)
연락주시면 버선발로 환영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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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8-11-30 0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참석은 어려울것 같은데 순오기님 환영은 좀 받고 싶어요~~ 어쩌면 좋지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순오기 2018-12-01 01:10   좋아요 0 | URL
하하하~단발님 덕분에 웃었더니 피로가 싹 풀렸어요! 조만간 광주로 초청해서 환영할게요~^^♥

카스피 2018-12-01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광주에 가본지도 꽤 오래 되었네요.아마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을 것 같아 넘 부럽습니당^^

순오기 2018-12-03 19:58   좋아요 0 | URL
네~ 덕분에 잘 마쳤습니다.
후기는 이따 삼야에나...^^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 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겐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를 읊조리게 되는 가을은, 단연 국화의 계절이다.

월곡2동 주민참여예산사업 독서원예 프로그램 힐링7080, 7회는 10월 23일 대덕아파트경로당(7명)에서, 8회는 10월 24일 상록경로당(12명)에서 어르신들과 함께했다.

먼저 손뼉을 치며 하하하 웃음으로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고, 그림책 ‘민들레 꽃집이 된 밥솥‘을 읽어 드렸다. 수십년을 쓰고 바닥이 뚫려 마당가에 버려진 밥솥이, 마치 쓰임을 다하고 늙어버린 당신들 같다고 하셨다. 하지만 젊은이보다 힘이 없을 뿐이지 삶의 지혜가 많아, 민들레 씨앗을 받아들여 꽃피운 밥솥처럼 쓸모가 생긴다는 말씀으로 위로를 받으셨다.♥

밥솥과 바람의 대화를 다른 목소리로 읽어드리니 성우처럼 잘한다고 칭찬도 후하셨다.^^

생전 처음 꽃꽂이를 한다며 좋아하셨고, 국화 향기에 절로 노래가 나온다며 즐거워하셨다. 국화꽃바구니를 완성하곤 어려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쉽고 예쁘게 만들었다며 흐뭇해하셨다!♥♬

어머니들은 당신이 만든 꽃바구니가 제일 예쁘다며, 아들딸에게 사진을 보내달다고 휴대폰 번호를 불러주셔 바로 전송했다. 사진을 받은 자녀가 어머니와 통화를 했는지
˝저희 어머니가 많이 행복해하시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라는 정중한 문자도 보내왔다!^^

멀리 떨어져 사는 친정엄마께는 이런 이벤트를 못해드렸는데, 마을 어르신들께라도 국화 꽃바구니를 만들게 해드려 다행이다. 이제 11월 두 번만 하면 끝나지만 나름 보람있는 일이어서 나도 참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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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8-11-13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꽂꽂이도 순오기님께서 가르쳐드렸나봐요. 성우처럼 읽어주시는 그림책 저도 듣고 싶네요. 영상 찍어 올리는 것도 어서 배우세요 ^^
어르신 얼굴에 모두 행복이 가득합니다.

순오기 2018-11-14 01:22   좋아요 0 | URL
네~ 우리동에 있는 경로당이 10곳인데, 그곳 어르신들과 한 번씩 원예활동하는 마을 프로그램인데 정말 즐거워하셨어요!^^
진행자가 사진이나 영상은 찍을 짬이 없지요.ㅠ

단발머리 2018-11-15 0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바구니 덕분인지 어르신들의 표정이 아주 환해보이네요. 행복해하시는 마음이 여기까지 느껴져요.
한결같으신 순오기님, 역시나 열일하셨습니다!!! ^^

순오기 2018-11-15 19:35   좋아요 0 | URL
네~ 어르신들이 웃는 모습도 아이들이 웃는 것처럼 예쁘다는 걸 알았어요~ ^^
꽃은 참 사람을 즐겁고 행복하게 하는 최고의 아이템이지요!!^^
 

10월의 마지막 날~광산문화예술회관에서는 김영하 작가의 ‘예술가가 되자, 지금 당장‘ 이라는 주제 강연에 500석이 꽉 들어찰만큼 그 열기가 뜨거웠다!♥^^

김영하는 역시 작가다. ˝작가는 감당할 수 없는 첫 문장을 쓰고, 다음 문장을 말이 되게 써야 한다.˝ 는 플로베르의 말을 인용하며, 카프카의 ‘변신‘과 자신의 ‘오빠가 돌아왔다‘와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를 예로 들었다. 나도 소설 첫 문장에 꽂혀 몇몇 작품을 암송하던 시절이 있어 크게 공감했다.

강연에서 얘기한 주옥같은 어록을 정리하면...

˝우리는 모두 예술가로 태어난다. 수준은 높지 않지만 본능적으로 그리고 싶어한다.˝
˝예술은 원래 즐거운 것인데, 목적이나 목표가 있으면 즐거움이 사라진다.˝
˝하룻밤 새우면 단편이 나왔는데, 소설가가 되고나서는 괴로웠다.˝
˝원고 청탁을 받으면 마감에 피가 마른다.˝
˝일은 인간 본성에 맞지 않다. 하면 피곤해지는게 그 증거다.˝, ˝아이들은 무리지어 다니고, 청춘은 쌍쌍이 다니고, 노인은 혼자서 다닌다.˝-미셸 투르니에-
˝어린 예술가의 죽음-내 속에 있는 예술가는 학교에 가면서 죽이게 된다.˝
˝우리 마음 속의 어린 예술가를 구하라.˝
˝어린 예술가는 죽지 않고, 어떤 계기가 되면 금세 살아난다.˝
˝미친듯이 무조건 쓰고 나중에 고치라.˝
˝마음 속에 비판하는 목소리가 떠오르지 않게 살라. 예술가의 악마는 내면에 있다.˝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리어왕-
˝나는 보는 것을 그리는게 아니라 생각한 것을 그린다.˝-파블로 피카소-

강연을 마치고 질문에 답을 한 후, 사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재빨리 나와 17번째로 줄을 서서 ‘오직 두 사람‘책에 사인도 받고, 감동후불제 공연이라 준비한 봉투도 넣었다. 김영하작가 강연 전 여성 트리오의 공연은 가을밤의 호사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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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기후 2018-11-12 0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흑 세상에... 순오기님 너무 부럽습니다 ㅜㅜ

순오기 2018-11-12 08:12   좋아요 0 | URL
우리구에서는 해마다 10월에 작가 초청 강연으로 ‘시월의 어느 멋진 날‘을 선물해줍니다.^^
매달 명품공연도 하는데 올해는 거의 가보지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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