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811 | 812 | 81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읽고, 또 읽고
브레멘 음악대와 그림 형제 동화 그림책 보물창고 23
도리스 오겔 지음, 버트 키친 그림, 황윤영 옮김, 그림 형제 원작 / 보물창고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그림 형제가 쓴 동화책 - 브레멘 음악대와 다섯 편의 이야기

나는 어릴 때 <그림 동화>가 사람 이름이 아니고, 그림이 그려진 동화인 줄 알았다. 우리 막내도 그렇게 생각했다기에, 모녀의 이런 경험으로 아이들에게 소개할 땐, 형 야콥 그림(Jacob Grimm)과 동생 빌헬름 그림(Wilhelm Grimm)의 이름을 가르쳐 주었다. 영화 <그림형제;마르바덴 숲의 전설>에선 사기꾼 퇴마사 형제로 그려졌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그들은 신화와 전설, 민담 구전 자료들을 모아 <그림동화>를 펴내어 우리가 읽게 됐으니 참 고마운 형제다. 보물창고에서 새 책을 내면서 <브레멘 음악대와 그림 형제 동화>라고 제목을 붙여, 형제가 쓴 동화라는 걸 알려준 것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다.


순전히 동물들의 이야기만 모아 놓은 여섯 편의 동화가 너무나 재미있고 지혜가 담겨 있어, 여러 번을 읽어도 그 재미가 더했다. 이야기마다 실사와 같이 섬세한 그림이 있어 정말 '그림동화'(?)가 맞구나! 낄낄 웃으며 즐길 수 있었다. 이야기 끝에 세 개의 별(***)을 붙여 적어 둔 짧은 해설은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아이들은 책이 제시하는 주제나 교훈 뿐 아니라, 참신한 발상으로 자기만의 생각을 펼치는 경이로움을 보였다. 그리고 단순히 동물세계의 일로 생각지 않고, 자기 교실에서 벌어지는 일이나 친구들에게 닮은 모습을 찾아내었다. 사람과 동물세계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공감을 표시하면서, 우화의 의미도 나름대로 받아들였다.


*'브레멘 음악대'를 읽어 주었더니, "동물이 늙어도 버리지 말자. 실컷 부려먹고 ?아내는 사람들이 나쁘다. 힘을 합쳐 도둑을 ?아내서 재미있다. 브레멘에 간다더니 왜 그 집에서 계속 살았을까? 동물이 늙어도 칭찬하고 사랑해주겠다" 는 등 솔직한 생각을 마구 쏟아내었다. 그리고 당나귀, 사냥개, 고양이, 수탉의 울음소리를 내며 시끄러웠다.


*'산토끼와 고슴도치 부부' 이야기는 아는 아이들이 거의 없었다. 아이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고슴도치 부부의 꾀에 감탄하면서 "제가 먼저 도착 했네요" 라는 말을 따라 했다. "산토끼가 고슴도치를 놀리더니 벌을 받아서 고소해요. 산토끼가 고슴도치 부인에게 지혜를 배워야 해요. 뭐 하나 잘났다고 남을 흉보면 안돼요. 달리기 시합에서 고슴도치가 속인 것은 나빠요. 너무 웃겨서 죽을 것 같아요. 고슴도치는 머리가 엄청 빨리 돌아가요." 등 생각을 말했다. 비겁하게 신체적 약점을 비웃던 산토끼가 74번째 달리기를 하다 밭에 쓰러져서, 같이 집으로 가는 고슴도치 부부를 보지 못했다는 것에 아주 신나했다. 책상을 마구 두드리며 자기들의 꾀로 산토끼를 물리친 듯 즐거워했다.


*'새들의 왕'에선 상모솔새 정수리의 왕관에 신기하고 놀라워했다. 또 독수리가 잘난 체 뻐기다가 상모솔새에게 왕 자리를 뺏겼다는 아이들과, 독수리를 속이고 비겁하게 왕좌를 빼앗았다는 아이들로 패가 갈려 토론했다.


*'새들과 짐승들의 전쟁'에선 이솝우화의 박쥐 이야기인줄 알았다가, 새둥지를 우습게 알고 솜털뭉치라고 비웃은 곰에게 사과를 받아 낸 아기 새들이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아기 새들이 진짜 공주병 왕자 병이라는 아이들도 있었고, 진짜 솜털뭉치는 털이 많은 곰이라는 아이도 있었다. ㅎㅎㅎ


* 여우와 거위 떼'에선 여우가 바보같이 속았다는 아이들과, 거위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 준 여우가 착하다는 아이들로 나뉘었으니, 아이들은 착함과 악함으로 구별하는 것이 한 특징인 듯 하다.


*'늑대와 일곱 마리 아기염소'는 너무나 잘 알고 있음에도, 늑대를 물리치는 장면에 아주 즐거워했다.

엄마 말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을 얻어 먹는다는 말로 마무리를 했다~


이 정도의 반응이면, 아이들도 충분히 작가의도와 주제를 이해하고, 책이 주는 교훈 뿐 아니라 재해석 단계까지 충실한 독자라 할 수 있겠죠? 너무나 잘 아는 이야기지만 볼 때마다 새로운 해석이 가능한 책으로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검은 고양이 네로 동화 보물창고 13
엘케 하이덴라이히 지음, 크빈트 부흐홀츠 그림, 김지영 옮김 / 보물창고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17일의 금요일을 악의 날로 여긴다는 이탈리아, 천둥번개 치는 그 날 검은 고양이 네로가 태어났다. 네로(검둥이)는 출생에 걸맞게 강력한 카리스마로 주변을 장악한다. 상대를 어떻게 공격하고 제압하는지, 본능적으로 탁월한 녀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밉지 않은 것은 마치 점묘화 처럼 느껴지는 부드러운 색조의 그림 때문이다. 한컷 한컷 보여주는 크빈트 부흐홀츠의 그림이, 네로의 행각을 부드럽게 느끼도록 독자의 시선을 누그러뜨린다. 네로, 이 녀석. 그림 덕을 톡톡히 보는 줄 알아라!

네로의 악행에도 불구하고 어미에게 존경을 표하거나, 따뜻한 정으로 로자를 대하는 태도는 나무랄 데가 없다. 이웃의 동물들이 네로의 악행을 고발하고 비난해도, 어미 눈에는 모두가 똑같은 자식이라는 말에 끄덕일 수밖에 없다.


갑갑한 농촌생활에 싫증나고 좋은 먹이에 유혹을 느끼던 네로는, 더 넓은 세상에서 맘껏 활개치고 싶어, 로베르트와 이졸데 부부를 따라 독일로 가게 된다. 물론 사팔뜨기 동생 로자와 함께...... 독일에서도 단시일에 주변을 장악하고 대장이 된다. 때론 약자를 도와 건방진 녀석을 혼내는 의리의 지도자로 유감없이 실력을 발휘한다. 또 사랑하는 짝을 만나 삶은 참 아름다운 것이라며 행복한 데이트도 한다.


따뜻한 털색의 온순한 로자는 검은 털의 네로와 대비되어 부드러운 역할을 한다. 그 로자가 죽었을 때, 외로움과 슬픔에 빠진 네로를 이졸데 부부는 고향으로 데려온다. 고향에 돌아온 네로는 다시 떠날 생각이 없다. 귀소본능은 동물도 사람과 마찬가지일까? 고향에 돌아온 네로를 조건 없이 받아 준 넉넉한 고향의 품에서 새로운 사랑을 찾은 네로는 행복하다.


네로가 고향에서 행복한 노년을 보내게 된 건 다행이다. 그러나 네로를 내세운 작가에겐 할 말이 많다. 폭력성을 드러내기 위해 창조한 캐릭터지만, 어미닭 카밀라에게 삶은 달걀을 먹게 하는 건 너무 잔인하다. 내가 엄마라서 느끼는 감정인지는 모르겠다.

로베르트와 이졸데에게 네로가 하는 말들도 솔직히 맘에 들지 않는다. 여성을 비하하거나 남성 우월주의에 빠진 듯한 대사는 영 신경을 건드렸다. 물론 그동안 무엇이든 제멋대로 한 인간에 대한 동물의 비난이라면 그것도 부족하겠지만......여자를 우습게 인식한 작가 의도라면 개운치가 않다. 어린이들이 보는 동화인데,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에 젖어들까 봐 걱정이다. 하지만, 이것을 비평하는 어린이도 있으리라 기대한다.


새로운 세상으로 모험을 떠나는 네로의 도전정신과, 물불 안 가리고 뛰어드는 에너지, 로자를 대하는 네로의 따뜻함은 인간이 갖춰야 할 모습이기도 하다. 고양이 네로를 통해 우리 인간에게 하고 싶은 작가의 뜻을 제대로 읽어냈는지 모르지만, 맘이 끌리는 대로 살아간 네로의 삶이 조금은 부러웠다. 그리고, 달빛에 고양이들이 모인 장면은 압권이었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모습이나, 없는 곳에선 할말 다 하면서 정작 본인이 나타나면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모습은, 마치 우리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실소를 금치 못했다. 하긴 사람의 눈으로 바라 본 동물세상이니 무엇이 다르겠는가!  네로와 등장하는 동물들이 내 모습을 얼마나 담고 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일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디아의 정원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13
사라 스튜어트 글, 데이비드 스몰 그림, 이복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리디아 그레이스양, 안녕? 너의 편지는 아주 감동적이었어!

여기는 대한민국 빛고을 광주라는 곳이야. 나는 세 아이를 둔 엄마로 동화책과 그림책을 즐겨 읽으며,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독서토론과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단다. 네가 사는 곳이 어디인지 지명이 나오지 않아 알 수 없지만, 우리는 지구촌 한 가족이라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 어디 사는지가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닐 거야.

리디아, 너의 이야기를 이렇게 멋진 그림책으로 만들어 준 사라 스튜어트와  데이비드 스몰 부부께 고마움을 전한다. 두 분이 아니었으면 이렇게 사랑스런 너를 만날 수 없을 테니까~  더구나, 네 이야기로  1998년 '칼데곳 아너상'을 받았으니, 네 이야기는 지금도 전 세계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을 거야! 

 

리디아, 넌 정말 사랑스런 아이야.  엄마의 옷으로 만들어 준 드레스가 예뻐 보인다며 엄마를 위로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과,  아빠의 실직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군소리 없이 외삼촌댁으로 가는 철든 네 모습이 또한 자랑스럽구나. 엄마의 얼굴에다 커다란 코와 콧수염이 있는 사람이 외삼촌이라는 아빠의 설명에 유머감각이 있을까 궁금해하는 너의 천진함에 정말 사랑이 샘솟게 하는구나.

 리디아, 너는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장점이 있어.  빵은 만들 줄 모르지만  굉장히 배우고 싶고, 리디아 그레이스라고 불러달라는 정중한 부탁은 분명 외삼촌에게 좋은 인상을 주었을 거야. 이런 적극성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지혜를 더하게 했을 거야. 정말 넌 사랑받을 만한 아이야!

리디아,  엠마 아줌마에게 라틴어로 꽃이름을 가르쳐주고 빵 반죽을 배우는 넌, 정말 훌륭한 선생님이고 학생이구나. 사람은 누군가에게 반드시 배울 것이 있고, 가르쳐줄 것이 있다는 것을 어려서부터 알게 되었으니, 넌 정말 행운아야!  

리디아, 넌 깨진 컵이나 찌그러진 케이크 팬에도 꽃을 가꾸는 알뜰한 살림꾼이구나. 더구나 씨앗이나 알뿌리를 구하는 노력은 정말 훌륭해.  더구나 마지막 편지에서 '우리 원예사들은 절대로 일손을 놓지 않아요.'라는 말은 네가 얼마나 훌륭한 원예사인지 증명하고도 남는구나.

리디아, 외삼촌을 웃게 하려고 '어마어마한 음모'를 꾸미는 너의 모습은, 이 아줌마까지 흥분되게 했단다. 누군가에게 기쁨을 준다는 것은 그 일을 만드는 사람에게 더 즐거움을 준다는거 너도 알고 있지? 행복으로 가슴이 터질것 같다는 네 말은 거짓이 아니야,  커다란 꽃 케이크를 들고, 네가 붙여둔 안내 표지판을 따라 옥상정원에 나타난 외삼촌은 너에게도 큰 기쁨이었지. 외삼촌이 천 번 웃은 것 만큼 의미가 있다는 말, 그리고 아빠의 취직소식으로 1년 2개월의 외삼촌댁 생활을 멋지게 마무리 하였구나. 어떤 상황이라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새로운 생활을 창조한 녜가 정말 자랑스럽다.

귀여운 리디아,  네 편지마다 <추신>이 써 있어서 아줌마는 웃었단다. 건망증이 한참인 아줌마 나이쯤 되면 편지가 아니어도 생활 속에서 추신을 써야 될 일이 아주 많거든, 이해할 수 있겠니 리디아?

사랑스런 리디아, 기쁨과 정성을 담아 가꾼 꽃들을 엠마 아줌마한테 고스란히 줄 수 있는 네가 정말 사랑스럽다. 자기의 소중한 것을 이웃에게 줄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이 너를 더 사랑받게 할거야. 아줌마가 너한테 배워야겠구나. 소중한 것을 아낌없이 남에게 베풀 수 있는 마음, 부끄럽지만 난 아직 부족하단다.

리디아, 너를 만나서 정말 행복했다. 그리고 네가 자랑스럽다. 이제 집으로 돌아와 엄마 아빠, 할머니와 행복하게 사는 너를 그려본다. 책의 첫장에 할머니와 토마토를 따던 네가, 마지막 장에선 할머니와 씨앗을 뿌리는 것으로 보아 행복한 원예사 생활을 계속 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너의 이야기를 마음에 담고 그림책을 보고 또 볼때마다 이 아줌마도 행복하구나!

사랑스런 리디아 그레이스양,  1936년의 편지였으니 이제는 70년이 지나 80살이 넘었을까? 하지만, 전세계 독자들에게 진정한 기쁨과 행복이 무엇인지 가르쳐준 사랑스런 소녀, 리디아로 영원히 살아있을거야! 

안녕, 리디아 그레이스.  2006. 11.5.  빛고을광주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틀려도 괜찮아 토토의 그림책
마키타 신지 지음, 하세가와 토모코 그림, 유문조 옮김 / 토토북 / 200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매주 월요일 집 근처의 초등학교에 삼당봉사를 간다. 담임선생님이 상담 의뢰한 아이들과 만나 이야기를 들어준다. 대부분 소극적인 성격으로 발표력이나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다. 특히 발표하지 않는 아이들이 많이 온다. “왜 발표하지 않니?” 라고 물어보면 답이 틀릴까 봐 못하는 것보다 쑥스러워서 못한다고 했다. 물론 답이 틀렸을 때 애들이 웃으면 쑥스럽다는 뜻도 포함된다. 이런 아이들에게 읽어주거나 스스로 읽게 하면 좋은 책이 바로 “틀려도 괜찮아”다. 새 학년이나 새 학기에 다시 읽는다면 발표할 수 있는 용기도 갖고 새롭게 다짐할 수 있는 책이다.


겉표지의 그림은 정말 감동적이다. 바로 우리가 바라는 선생님 상... 두 팔 벌려 아이들을 품어 안은 인자한 선생님, 게다가 다정한 미소까지 짓고 있으니, 이런 선생님과 만나는 아이들은 행운이다. 오밀조밀 선생님 품에 안긴 아이들의 행복한 표정이 우리 아이들 교실 풍경이기를 희망하며 먼저 그림을 살펴보자.


첫 장, 발표하려는 아이들이 다섯 손가락을 힘 있게 펼치고 오른손을 들었다. 요즘 우리 초등학교에선 손드는 것도 손가락 표시에 따라 뜻이 다르다. 검지 손 하나를 들면 보충, 검지, 중지 둘을 세우면 동의, 주먹 쥔 것은 의견에 반대하는 표시다. 물론 우린 왼손으로 표시한다. 이 그림책은 일본 작가와 일본 화가가 그린 그림이라 우리교실 풍경과는 조금 다르다. 이렇게 따뜻한 책을 우리 작가가 쓰고 그렸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생기는 부분이 또 있다. 20쪽에 말의 화살을 쏘아대는 그림, 일본의 사무라이 복장인지 궁사의 복장인지 모르지만, 우리 화가라면 이런 옷은 그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발견을 할 수 있다. 모두 오른손을 든 첫 장의 그림에 두개의 왼손이 보인다. 그리고 23, 24쪽의 그림에 바로 그 왼손의 주인공인지 둘이만 왼손을 들었다. 화가의 섬세함에 감탄하며 나의 눈썰미에 혼자 뿌듯하다~ ㅋㅋ (요즘 아이들 표현대로 한다면 ‘자뻑-자기 스스로 뻑 간다는 뜻’이다.) 그림책을 보는 묘미가 바로 이런 데에도 있다.


우리학교는 토요일마다 2학년 교실에서 엄마들이 동화를 읽어준다. 10월 21일에 나는 ‘틀려도 괜찮아’를 읽어 주었다. 혼자 목소리를 바꿔가며 우리 교실 분위기에 맞게 나름대로 온갖 연출을 했더니, 아이들 반응이 기대 이상이었다. 그리고 학교 도서실에 책이 있다고 소개하니, 녀석들은 우르르 도서실로 몰려갔다. “한 아이에게 좋은 책이 된다는 것은 그 아이에게 무엇인가 좋은 변화가 일어날 때이다.”라는 릴리언 스미스의 말이 실감나는 현장이다.


이 책을 읽은 아이라면 발표에 겁을 내거나 틀릴까봐 부끄럽지는 않을 거다. 따뜻하고 명쾌한 가르침에 꼬마독자들도 자신감을 얻을 것이다. 자~~~ 아직도 발표가 어렵거나 부끄러운 친구가 있다면 “틀려도 괜찮아”를 읽고 자신 있게 손을 들자!

 


댓글(0) 먼댓글(1)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초등 1학년에게 추천하는 책
    from 파피루스 2008-01-30 01:21 
    처음으로 자녀를 초등학교에 보내는 부모들은 설레임과 더불어 걱정이 많을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궁금하고 걱정되는 마음이 자칫 기쁨을 누를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나친 걱정이나 근심을 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아이들은 씩씩하고 활기차게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 테니까, 아이가 심리적인 불안을 갖지 않도록 한 발자국 떨어져서 조용히 지며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옆에서 자칭 선배 엄마들이 이런 저런 말로 부추켜도, 삼임선생님에 대한 엄마의 믿
 
 
 
팔만대장경 속 열두 동물 이야기 동화 보물창고 9
이금이 지음, 한수진 그림 / 보물창고 / 200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구전으로 내려온 우리 이야기의 출처를 발견하는 즐거움으로, 이금이님의 '팔만대장경 속 열두 동물 이야기'를 읽었다. <본생경>의 짧은 이야기에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졌다는데, 할머니에게 구수한 옛날 이야기 12편을 들은 느낌이다. 어려운 한자말을 쓰지 않고 쉬운 우리말로 풀어내어 입에 착 달라붙어 읽기에도 편했다. 옛날이야기를 문어체로 풀어낸 책도 가끔은 만나는데, 이 책은 입말로 되어 이야기의 맛을 더한다. 또 동물들의 모습과 표정을 실감나게 표현한 그림도 이야기의 맛을 돋운다. 그들의 표정을 살피며 이야기를 읽으면 작가는 문장으로 우리를 끌어들이고, 화가는 그림으로 열두 동물 이야기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나이자랑이나 여우이야기, 이리저리 붙어다니는 박쥐같은 이야기가 불경에 있었구나 알게 되었고, 여러나라의 환경과 정서에 맞는 이야기로 탈바꿈 되었을거라 생각되었다. 코끼리가 없는 우리나라 얘기엔 두꺼비나 거북이로 나오는 것처럼 그 나라의 친숙한 동물로 바뀌었을 것이다.

나이 자랑하는 원숭이와 참새를 인정하고 자기의 삶을 편하게 받아들이는 코끼리. 입에 발린 말로 아첨하는 여우의 간교함. 앞날까지도 가늠할 수 있어야 하는 진정한 지도자임을 알게 한 거북왕. 참을 수 없는 수다로 고니의 입을 열어 떨어진 거북이. 어른의 말을 듣지 않고 호기심으로 망쳐버린 원숭이와 비둘기들. 욕심을 버리고 아름다운 삶을 찾는 푸른용과 비늘 시녀. 교만한 까마귀와 변덕스러운 사람들. 작은손으로 더 움켜잡으려는 욕심쟁이 원숭이. 죽을줄도 모르고 놀고 먹는 돼지. 효성스런 앵무새. 이리 저리 붙어다는는 박쥐같은 이리 등. 등장하는 동물을 통해 인간에게 삶의 지혜를 가르쳐준다. 또 인간이나 동물은 자신의 선택이 삶을 결정하고 그 결과까지도 책임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아이에게 한 편씩 읽어 주어도 부답스럽지 않은 양(10분 정도)이라 잠자리에서 읽어줘도 제격이다. 어린애뿐 아니라 고학년도 엄마가 한번씩 읽어주면 아주 좋아한다. 이번 추석에 어린조카들 둘러앉히고 이야기선생님이 되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한 번에 한 편씩만 읽어주면 더 듣고 싶은 녀석들은 주변을 기웃거릴 것 같다. 등장인물의 목소리를 다르게 해서 구연하듯 읽어주면 눈높이에 맞게 재미있는 옛이야기를 맛 볼 수 있다.

읽어주고 교훈이나 지혜를 손에 딱 쥐어주지 않아도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레 인성과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이야기 하나에도 의미를 새기고 내 삶에 적용하려면,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제대로 처신하고 있는가?" 충분히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811 | 812 | 81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