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 이야기 - 시와 그림으로 보는 백 년의 역사 Dear 그림책
존 패트릭 루이스 글, 백계문 옮김, 로베르토 인노첸티 그림 / 사계절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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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그림으로 보는 사람과 집 그리고 자연, 100년의 역사를 보다~생일선물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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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10-12-08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보고싶은데 가격이 후달달~~ ㅎㅎ

순오기 2010-12-21 01:25   좋아요 0 | URL
가격이 후달달이라 아직 내 책은 못 샀어요.
 
소희의 방 푸른도서관 41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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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말나리 소희를 아끼는 작가의 마음에 고스란히 감정이입, 모녀의 삶에 연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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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10-12-08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작가님의 사인본을 받았는데, 후기를 올려야 함에도 아직 책도 못보고 있다는...

순오기 2010-12-21 01:25   좋아요 0 | URL
작가 사인본 받았으면 얼른 후기 올려야죠.^^
나도 수정해야 되는데...
 

중학교 졸업반인 막내는 화욜부터 금욜까지 기말시험이다.
언제부턴가 시험기간에 학부모들이 감독을 하게 됐다.

큰딸이 중학교 1학년이던 2002년부터 3년,
둘째가 중학교 1학년이던 2006년부터 3년,
막내가 중학교 1학년이던 2008년부터 3년. 

둘째와 막내가 한 해는 겹쳤으니까, 도합 8년을 중학교 시험 감독으로 봉사했다.
1.2학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까지 4회, 한 번에 하루나 이틀 하지만 작년엔 중간고사 사흘을 혼자 한 적도 있었다. 
이번에도 민경이 반 엄마들은 시간 내기가 어려운지, 담임샘이 이틀을 해달라고 부탁하셨다. 
오전 시간 게으름 부리지 않으면 되는 일이라, 어제 오늘 3교시 시험감독을 했다.
그러니까 오늘, 순오기 여사의 중학교 학부모 시험감독 8년을 마감한 역사적인 날이다.^^ 

나혼자 기념하기 위해 심야 영화를 보러 갈 예정이다.
차일피일 미루다 아직 못 본 <부당거래>가 심야에만 해서... 황정민 보러 가야지.
 

기말시험은 3학년만 일찍 보고, 1.2학년은 13일부터 본다.
늘 학부모들이 시청각실에서 대기했는데,
이번엔 3학년 엄마들만 오니까 특별히 교장선생님이 교장실에서 대기하게 하셨다.
아~ 교장실에 마련된 다과를 찍었어야 했는데... 가방에 디카는 있었는데 생각이 안났다.ㅜㅜ  

 

>> 접힌 부분 펼치기 >>


3학년이라 그런지, 시험지 받자 마자 마킹해놓고 자는 녀석이 반마다 한 둘은 꼭 있었다. 
어제 어떤 녀석은 시험문제는 31번까지였는데 40번까지 마킹했다.
감독 선생님이 어이없어 하시며 OMR카드를 바꿔주고, 

"00아, 너 이렇게 시험치는거 네 아버지가 아시냐?"
"당연히 모르시죠.ㅋㅋ"
"이 녀석아, 아무리 그래도 문제라도 읽어보고 찍어야지."
"아~ 그래도 나름 논리적으로 찍었어요.ㅋㅋ"
"이 다음에 우리 아들은 어떨지 모르겠다만..."
"선생님 아들도 저처럼 그럴거에요.ㅋㅋ"

'아~ 어쩌란 말이냐, 이 녀석을... '
스스럼없는 녀석이 얼척없고 우습기도 해, 나역시 슬쩍 웃음이 났다.
"어머니, 죄송합니다~ 이게 00중의 현실입니다."
선생님은 내게 죄송하다고 말씀하시곤
"녀석아, 마킹했다고 잠자지 말고, 20년 후의 네 모습의 상상해봐라."
"사장이 돼 있겠죠."
"녀석아, 말로 하지 말고 맘 속으로 생각하고 있어!"


아이들한테 깐깐하기로 소문난 한문선생님이신데
올해 인근 학교에서 오셨지만, 열악한 우리 지역을 잘 아는 선생님의 애정이 느껴졌다. 

세상은 꼭 공부 잘하는 아이만 성공하는 건 아니다.
못난 것도 힘이 된다는 이상석 선생님의 교단일기 <못난 것도 힘이 된다>가 생각난다. 
아들녀석 1학년때 추천도서라 읽었는데 양철북에서 박재동 삽화로 개정판이 나와서 반가웠다.  

그리고 여학생 하나가 처음부터 엎드려 자는데, 감독선생님이 깨워도 그대로 잤다.
마킹이라도 하고 자나 걱정돼서 끝나기 10분 전에 살짝 봤더니
모조리 3번에 마킹해놓고 자는 거였다.ㅡㅡ 

시험이 종료되고,
"어제 잠을 안자서 피곤했어? 많이 잤으니까 다음 시간에 잘 풀어봐!"
말을 붙이며 등을 두드려 줬더니 멋적은지 씨익~ 웃는 모습이 예뻐 보였다.

마지막으로 들어간 3-6반 담임은 체육선생님이신데
다른 반에서 못 본 <우리의 다짐>이란 게시물이 보여 살짝 찍어왔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마지막은 담임선생님의 다짐이다.^^

8년의 마지막 시험감독을 마치고 학교에서 점심을 먹고, 공원길이 아닌 아파트 쪽으로 걸어왔는데
아파트 담에 걸어 둔, 내가 좋아하는 윤동주의 시가 눈에 띄어 인증샷~  



나뭇잎이 떨어져 삭막한 풍경이지만, 시를 읽으며 천천히 걷는 그 길이 좋았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이제 영화보러 갑니다.
나는 혼자서도 심야영화 보러 다니는 씩씩한 아줌마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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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0-12-01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학교 시험 감독도 개근상이군요. 오랜 시간 수고 많으셨어요. 충분히 상 받으실 만해요.
영화 재밌게 보고 오셔요. 내용이 속상해서 그렇지 영화적으로는 잘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순오기 2010-12-02 11:38   좋아요 0 | URL
시험감독 개근상은 상장도 없어요.^^
영화는 잘 만들었는데, 그 와중에도 살아남는 자는 힘 있는 자더군요.ㅜㅜ

무스탕 2010-12-02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성이 1학년때 3번인가 하고 올해 한 번 했어요. 지성이는 다음주에 보는데 이곳의 3학년들도 비슷한 풍경이리라 생각해요 ^^;
영화 재미있게 보세요~ :D

순오기 2010-12-02 11:39   좋아요 0 | URL
시간낼 수 있는 엄마들이 수고해야지 어쩌겠어요.
어제 처음 온 엄마는 차라리 청소를 하지 시험감독은 못 하겠다고 하더라고요.ㅋㅋ
영화 괜찮았어요, 황정민을 보러 간 거지만.^^

sslmo 2010-12-02 0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시험감독 한번도 못했어요.
학부모 참관수업만 겨우 겨우 가게 돼요.
전 저 시험상황이 충격적인데,일상적인 건가요?ㅠ.ㅠ

영화 재밌게 보셨어요?

순오기 2010-12-02 11:41   좋아요 0 | URL
시험상황은 아마도 별반 다르지 않을 거에요.
고등학교 가도 금세 엎드려 자는 아이들 있어요,
선생님이 깨우면 고개만 들었다가 다시 자더라고요.ㅜㅜ

영화는 그런대로...
심야에 혼자 보는 게 더 무서운데, 다행히 한쌍의 부부가 들어와 같이 봤어요.ㅋㅋ

hnine 2010-12-02 0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시험 감독 하는 시간 참 지루하던데요. 그리고 요즘은 시험 시작하고 5분만에 나가는 학생도 꽤 되더라고요.
그동안 수고 정말 많으셨네요. 8년, 말이 8년이지, 무슨 일이든 오랜 시간 꾸준히 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영화는 어땠는지요? 전 지난 일요일 혼자 나가서 재미있는 영화 골라보느라고 <이층의 악당> 보고 왔어요.

순오기 2010-12-02 11:44   좋아요 0 | URL
시험감독 지루하지만 아이들을 관찰하면 나름대로 재미도 있어요.^^
시험시간이 끝날 때까지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니까 엎드려 자는 수밖에...
이층의 악당이 김혜수 나오는 건가요?

후애(厚愛) 2010-12-02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영화는 재밌게 보셨어요?
감기조심하시고 즐거운 하루 되세요~

순오기 2010-12-02 11:45   좋아요 0 | URL
헤헤~ 8년이면 수고는 좀 했지요.^^
영화도 잘 보고 감기 안 걸리게 피곤하면 푹~ 잠자요.
어제 저녁때는 죽은 듯이 잤어요.^^

2010-12-02 1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0-12-02 11:48   좋아요 0 | URL
초등학교 학부모 12년, 중학교 8년~ 이제 고등학교도 8년을 해야지요.^^
영화할인권은 마지막날까지 사용해야 하니까, 2~3일 뒤 날짜로 예약하면 돼요.
할인 혜택 때문에 공짜 영화 아니면 조조나 심야를 보러 가요~
즐독하시고 리뷰 올리면 볼게요, 나는 아직 리뷰를 안 썼지만요.

같은하늘 2010-12-08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뭘 하셔도 꾸준한 모습의 오기언니~~ㅎㅎ
근데 시험 보는 아이들의 모습이 저에게도 충격이예요.
이게 일상적인 모습이라는 말씀인가요? 왜? 공부를 안해서? 공부하기 싫어서?
저는 <부당거래> 예전에 보았고, 내일은 한바탕 웃어 보려고 <쪠쩨한 로맨스> 보러 가는데...^^

순오기 2010-12-19 14:12   좋아요 0 | URL
애가 셋이니 모두에게 공평한 대접을 해줘야죠.ㅋㅋ
부당거래~ 후편이 나와도 괜찮을 거 같아요. 속편이 전편을 능가하는게 별로 없기는 하지만...
 
니베아 립케어 - 4.8g
니베아
평점 :
단종


촉촉한 입술의 겨울나기 필수품, 기숙사에 있는 고딩아들 주려고 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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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12-02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이글에 댓글을 달고 싶은 ㅎㅎㅎ
그 추측이 맞습니다만 본인이 서재활동의 자유를 위해 비밀로 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해왔습니다 ^^;;

순오기님 축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순오기 2010-12-02 11:35   좋아요 0 | URL
이렇게 열린 댓글을 달면... 자유가 보장되지 않을 수도 있어요.ㅋㅋ
나중에 친정가면 신혼집 쳐들어갈게요.^^
 
하늘말나리를 아십니까?
미르, 소희, 바우~ 세 아이들의 성장통
소희의 방 푸른도서관 41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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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하늘말나리야> 후속편인 <소희의 방>을 읽으며 완전 감정이입이 되어 펑펑 울었다. ㅜㅜ  
지난 여름, 8월 31일부터 36회에 걸쳐 푸른책들 카페에 연재할 때 빠짐없이 읽었으니, 두번째 읽는데도 펑펑 울어버리다니... 1회씩 올라오는 연재를 보는 것보다 책으로 읽어서 더 몰입이 되었던 듯하다.   

 
1999년 초판을 찍은 <너도 하늘말나리야>는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50만부를 돌파했고, 2부 소희의 이야기 첫 부분인 '혼자만의 얼굴을 본 사람이 가져야 하는 아주 작은 예의'가, 6학년 2학기 읽기에 '소희의 일기장'이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대한민국 청소년이라면 <너도 하늘말나리야>의 '소희'를 모두 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달밭마을을 떠나 작은아버지댁으로 간 소희는 잘 살고 있을까? 할머니와 살면서 제 또래들보다 일찍 철들어버린 소희의 다음 소식이 늘 궁금했었다.   


결핍과 상처로 많은 것을 억누른 채 조숙해진 아이, 부모 없이 할머니와 단 둘이 살았지만 누구보다 반듯하고 자존감이 강했던 소희가, 마음에서 떠나지 않았다. 소희에게도 그 또래 아이들다운 욕망이 없었을까? (작가의 말) 


오랫동안 작가의 이야기 방에서 궁글려지며 훌쩍 큰 소희가 반가웠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초등학교를 졸업한 소희는 달밭마을을 떠나 서울 작은아버지댁으로 갔는데, 어느새 중학교 2학년 열다섯 살이 되었다.  미용실을 하는 작은엄마를 돕고 눈칫밥을 먹으며 얹혀 살던 소희는 드디어 친엄마와 살게 된다. 아~ 이제 소희는 고생 끝 행복 시작이구나! 흐뭇한 마음으로 소희의 행복을 지켜보고 싶었는데, 윤소희에서 정소희로 성을 바꿔 새가족과 사는 일도 만만치 않다.  


소희와 엄마 사이에는 가까이 다가설 수 없는 커다란 기둥 같은 게 놓여 있어, 무심코 한 말 한마디에도 상처를 받는다. 열 살 우혁이는 공연히 심통을 부리며 소희를 미워한다. 다행이 붙임성 좋은 여덟 살 우진이는 언제나 소희를 웃게 하지만, 소희에게 친절하고 한없이 좋아 봬는 새아빠 키다리 아저씨는 어떤 분인지 궁금하다. 함께 살면 모두가 행복할 줄 알았는데, 인생은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는 걸 우리는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성격 좋은 채경이가 짝꿍이 되어 이것저것 챙겨주고, 방과후 동아리 영감부의 지훈이 오빠와 사귀는 소희는 자기를 무시하는 듯한 재서에게도 마음이 끌리며 비로소 또래가 누리는 감정을 경험한다. 시험성적을 걱정하고 엄마가 사주는 고가의 명품 옷보다 또래들처럼 유행에 어울리는 옷을 사고 남친과 놀이동산에 가는 소희. 디졸브, 플레시백, 페이드아웃, 오버랩, 클리셰... 영화 카페의 디졸브에게 하나씩 배워가는 영화 용어는 소희의 심경을 대신해주기도 한다. 오직 영화 카페의 디졸브에게만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는 하늘말나리가 진짜 소희다.  


새 학교로 전학한 소희가 자신을 숨기려고 거짓말을 지어내며 마음 고생할 땐, 중학교 2학년 때 촌에서 인천으로 전학했던 내 경험과 맞닿아 눈물이 났고, 소희와 엄마가 쏟아내던 상처와 족쇄...  우혁이의 말에 상처받고 패잔병처럼 돌아온 소희에게 들려주던 고모의 말, 소희를 데리러 온 엄마의 고백과 모녀의 화해는 또 어찌나 눈물을 쏟게 하던지... 성미 급한 남편의 폭력에 죽을 힘을 다해 버텼을 소희 엄마에게도 감정이입이 됐다.  

제목은 소희의 방이지만 '방'이 의미하는 자기만의 공간, 즉 내면의 행복으로 바꿔보면. 소희와 엄마는 행복한지 묻게 된다. 인생의 전환점이 된 소희와 엄마의 함께 살기는 행복한가? 소희와 엄마는 서로에게 다가서기 위해 자기의 방에서 천천히 숨고르기를 해야 했다.


소희의 디카가 없어졌을 때 우진이를 의심하는 소희에게  
"우리 애들은 그런 짓 안 해."
'우리 애들이라니. 그럼 나는 엄마의 뭐지? 그럼 지금, 우리 애들이 아닌 내가 거짓말을 한다는 건가?'
소희는 여태껏 엄마의 사랑을 갈구하고, 아니 구걸하고 있었던 것이다. 가슴에 박혔던 말의 파편이 소희의 가슴을 조각냈다. (155~156쪽) 
     

"너는 그동안 내 족쇄였어."
"내가 족쇄였다구요?"
"그래. 너를 두고 온 그 순간부터 너는 내 삶을 옥죄는 족쇄였어. 너를 잃듯이 또 우혁이, 우진이를 잃을까 봐 나는 죽은 듯이 살았어."
떨어져 산 내내 자신이 엄마 삶을 옥죄는 족쇄였다는 말은 소희를 향한 원망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엄마에게 한시도 잊을 수 없고 떨쳐낼 수 없는 존재였다는 고백이기도 한 것이다. 그 생각은 냉기로 가득 차 있던 소희의 마음을 저 밑바닥부터 서서히 데우기 시작했다.(207~209쪽)  

"내가 어리석었어. 자식을 잊는 게 무슨 복수라구. 너를 두고 온 뒤 난 행복한 적이 없었어. 자식 떼어 놓고 와서 행복하면 벌을 받을 것 같아서 늘 마음을 움츠리며 살았고, 우혁이도 제대로 사랑하지 못했어."
"나도 널 데려오는 게 겁났어. 이유야 어찌됐든 난 널 버렸으니까. 잊지 않고 살았다고 해서 용서받을 수 있는 건 아니잖아. 그래도 널 데려온 다음부턴 다리 뻗고 잘 수 있었어. 널 보내고 다시 그 지옥 속으로 돌아갈 순 없어. 이젠 못 해. 함께 살자. 소희야. 부탁이야."
엄마가 손바닥에 얼굴을 묻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소희는 한동안 바라보기만 하다 주춤주춤 다가가 엄마의 어깨를 끌어 안았다. 엄마가 그렇게 말해 줘서 고마웠다. 소희는 엄마 머리에 뺨을 묻고 말했다.
"그럴게요. 그럴게요." (237~239쪽) 

중3 막내는 펑펑 울었다는 엄마에게 "누가 불쌍해서 울어? 소희는 새아빠가 부자라서 부러울 게 없잖아!" 하고 반문했는데, 나는 소희에게 때론 엄마에게 수시로 감정이입이 돼 버렸다. 두 번이나 심각하게 이혼을 생각했기에 소희 엄마의 고통도 온전히 이해되었다. 그래서 소희와 엄마에게 독자로서의 거리두기가 안되고 심하게 감정이입이 됐던 것!    

"사람 사는 일도 그런 거 아닌가 싶다. 아무리 가족이라고 해도 떨어져 산 세월이 얼만데 그렇게 금방 그 시간들을 뛰어넘을 수 있겠니. 휴대폰 약정 기간처럼 너와 네 엄마. 그리고 네 동생들도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채워야 하는 시간이 필요한 거 같아." (227쪽)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가는 무엇이든 허투루 듣지 않는 거 같다. 핸드폰 약정기간을 이렇게 멋지게 적용하다니... 소희와 엄마, 소희와 동생들, 소희와 아저씨, 소희와 아저씨의 딸 리나 언니, 그리고 소희의 친구들 채경이와 지훈이, 재서까지 모두 사랑으로 엮어지기 위해선 핸드폰 약정기간처럼 채워야 할 시간이 필요했던 거다. 하늘말나리 소희의 말을 들어주던 디졸브의 정체는 짐작대로였지만 ^^ 소희와 함께 울고 웃으며 포근하고 따뜻한 위로를 경험한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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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12-01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너무 궁금하네요. 물론 눈물 펑펑 쏟으며 읽게 될 것 같아요.

순오기 2010-12-01 20:20   좋아요 0 | URL
우리 민경이는 눈물날 게 뭐가 있냐고, 누가 불쌍해서 울었느냐고 하네요.^^

꿈꾸는섬 2010-12-02 10:39   좋아요 0 | URL
엄마의 마음과 딸의 마음이 다른게 아닐까 싶네요. 저도 조만간 읽겠어요.^^

순오기 2010-12-02 12:00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야 쓰라린 인생경험이 없으니 소희나 소희엄마의 그 아픔을 알기는 어렵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