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본격적으로 놀기 시작한 2007년 8월부터, 읽은 책의 권수가 현저히 떨어졌다. 게다가 읽은 책도 동화나 청소년 소설 정도였으니,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그래서 반성하는 분위기로 어줍잖은 독서기록이라도 남겨볼 생각이다. 음~ 얼마나 갈지는 또 미지수지만, 그래도 1월에 처음 읽었거나, 리뷰를 올리느라 다시 읽은 책은 넣어야겠다. 워낙 없어서리... 하지만 읽다가 만 책은 그 책을 다 읽었을 때 목록에 올려야겠다.(그래도 양심은 쬐매 있어서^^)

1. 1월에 처음으로 읽은 책 - 동화 2권, 청소년소설 2권, 시집 1권

 

 

 

 

2. 1월에 리뷰를 쓰느라고 다시 읽은 책 - 그림동화 10권, 동화 2권, 청소년소설 1권

 

 

 

 

 

 

 

 

 

 

 

 

 

3. 1월에 다시 읽었으면서 리뷰도 안 쓴 책 - 동화 2권

 

 

 

4. 1월에 다시 읽지는 않았지만 리뷰를 쓴 책 - 동화 3권, 장편소설 한강

 

 

 

 

5. 민경이와 성주의 독서활동으로 리뷰를 올린 책 

 

 

 

 

 

 

 

 

 

*쪽수는 얼마 안돼도 어쨌거나 내가 읽은 책은 20권이고, 리뷰를 올린 건 27(장편이나 세트도 1권으로)권, 끼적거린 페이퍼는 17편 ^^  책은 20권 밖에 안 읽었으니 손들고 무릎 꿇고 알라딘에서 노는 걸 확~ 줄여야 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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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희망꿈 2008-02-03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전히 책을 많이 읽으시는 순오기님~ 즐독하세요.
설 명절 행복하고 건강하게 보내세요.

순오기 2008-02-03 12:08   좋아요 0 | URL
결코 많이 읽었다고 할 수 없어요.ㅠㅠ
님도 설 잘 지내시고, 건강하고 복도 많이 받으세요!

bookJourney 2008-02-03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렇게 많이 읽으시면서, 손 들고 무릎 꿇어야 한다니요??
그러면 전 접시물 찾으러 갈래요 ==33

순오기 2008-02-03 12:09   좋아요 0 | URL
에구~~ 봐 보세요. 거의 다 애들 그림책이잖아요. ㅎㅎ
만날 알라딘에서 놀기 때문이야욧! ^^

웽스북스 2008-02-03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알라딘질은 정신건강에는 이롭지만 독서생활에는 살짝 해롭기도 하지요- 지식적 측면에서는 좋지만 시간의 절대적 측면에서는 ;; 게다가 보고 싶은 건 점점 많아지는데 노느라 볼 시간은 점점 줄어든다는거? ㅋㅋ
그렇다면 무엇을 택할 것이냐

흠 이러다가 심각한 괴리감에 정신건강에까지 해로워지는 건 아니겠죠? ㅋㅋ

순오기 2008-02-04 01:26   좋아요 0 | URL
알라딘 놀이, 정신건강에 이롭고 독서생활에도 이로와요. 좋은 책을 많이 알게 되잖아요. ^^ 그 이상 이로울 수가 있겠어요? 나~~ 알라딘 옹호자!!

마노아 2008-02-04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언니한테 1월에 56권 읽었어! 하니까 바로 묻더군요. 동화책 만화책 빼고 몇 권?
작은 소리로... 5권...ㅡ.ㅜ 저도 같이 무릎 꿇고 손들었어요...;;;;;

순오기 2008-02-04 02:0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5권! ^^
우리가 알라딘 놀이터에서 너무 오래 놀아요 그쵸? 야심한 시간에 또 만났잖아요~~ ^^ 우린 같이 무릎 꿇고 손들고도 놀을거야!! ^^

뽀송이 2008-02-04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멋진 책들이 많아서 추천이요.^^
이리 장편을 읽어내는 집이라 대단합니다.
책은 있으나 읽을 사람이 없는 집도 있답니다.ㅡㅡ;; 쿨럭!!
저도 이번달에는 밀린 책들 좀 읽어야겠어요.
저번달엔 괜히 영화보느라 일이 뒤죽박죽이었답니다.^^;;

순오기 2008-02-05 01:36   좋아요 0 | URL
책은 있으나 읽을 사람이 없는 집~ 쿨럭!!^^
저도 같이 밀린 책 독서행렬에 동참할래요~ 뽀송이님과 함께!
오늘 간만에 '명장'보고 왔어요.

글샘 2008-02-04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책을 이렇게도 분류할 수 있군요. ^^
세상은 보는 눈만큼이나 다양하단 걸 늘 잊고 사네요. 하나 배워갑니다.

순오기 2008-02-05 01:37   좋아요 0 | URL
괜찮은 분류였나요? 워낙 읽은 게 빈한해서 마구 갖다 붙였어요! ^^

프레이야 2008-02-04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손들고 무릎 꿇어야해요
님이 이정도에 그러신다면 전 완전 머리 땅에 박아야한다구요. 흐흑..

순오기 2008-02-05 01:38   좋아요 0 | URL
혜경님 마노아님이랑 같이 복도에서 무릎 꿇고 손들고 우리 알라딘 얘기해요! ㅎㅎ 넘 재밌겠다 그쵸? ㅋㅋㅋ
 
순오기님께 그리고 詩

 깐따삐야님이 순오기를 위한 시로 '봄비 한 주머니'에 수록된 '여자다움'과 '자격'을 올려주었고, 또 시집까지 선물로 보내셨다. 음, 알라딘 놀이터가 좋은 또 하나의 이유는 이런 따뜻한 사랑이 있어서다. ^^

여고시절, 교내 시 백일장에 '엄마에게 바치는 시'를 쓰고 싶었다. 그러나 어줍잖은 자존심으로 버티던 시절이라, 단 두 줄 쓰고는 지금까지 미완이다. 늘, 마음으론 시를 쓰고 싶어서 문학의 주변부를 얼쩡거리며, 문학공부나 시창작교실을 기웃거렸다. 그 덕에 교과서에서 본 시인 외에 수많은 시인의 이름과 시를 아는 것으로 자족했다.

시를 쓰는 것은 재주가 아니라, 사랑이고 삶에 대한 철학이 농익어야 함을 깨달음에도 아직 미완인 두 줄짜리 시를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에 드리고 싶다. 치열하게 사랑하지도 못하고, 아직도 인간이 덜 된 나는 그 시를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 부끄러움에 미루고 있던 시를 완성하기 위해 '시가 내게로 왔다' 카테고리를 시작한다. '봄비 한 주머니'에 실린 이 시 때문에......

   
 

말하지 않은 말    -유 안 진-

 

말하고 나면 그만

속이 텅 비어버릴까봐

나 혼자만의 특수성이

보편성이 될까봐서

숭고하고 영원할 것이

순간적인 단맛으로 전락해버릴까봐서

거리마다 술집마다 아우성치는 삼사류로

오염될까봐서

'사랑한다' 참 뜨거운 이 한마디를

입에 담지 않는 거다

참고 참아서 씨앗으로 영글어

저 돌의 심장 부도 속에 고이 모셔져서

뜨거운 말씀의 사리가 되어라고.

 
   

내가 30년 전, 여고시절에 쓰다 만 두 줄짜리 시,

.

.

'커단 함지박을 머리에 이고

어머니는 오늘도 새벽바람 대문을 민다'

.

.

.

그때나 지금이나 엄마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우리 엄마는 저렇게 우리를 공부시켰는데,

난, 죽었다 깨어도 저렇게는 못할 것 같다.

그 모진 세월이 15년.........

지금 엄마는 그 세월의 댓가를 치루느라

뼈마디 마디 안 아픈데가 없어서 편한 잠도 못 주무신다.

난, 우리 엄마에게 말하지 않은 말을 한 편의 시로 바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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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02 15: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02-03 07:26   좋아요 0 | URL
엄마는 영원한 눈물샘이고 사랑의 원천이죠. 내게도, 님께도...

마노아 2008-02-02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는 목욕탕 다녀오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누굴까. 그건 당연하게도 '엄마'라는 이름이었어요. 엄마 외에 누구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한다고 꼽을 수 있을까,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더라구요. 그 순간, 엄마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내게 있다는 것이 참으로 감사했어요. 정말 살아계실 때 효도 많이 해야 해요(>_<) 정말 이름만 들어도 콧날이 시큰해지는 사람이라니... 카테고리 참 마음에 들어요. ^^

순오기 2008-02-02 19:28   좋아요 0 | URL
세상 모든 이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그 이름, 엄마......콧날 시큰해지는 엄마지만, 그런 엄마가 계셔서 너무 행복합니다!

세실 2008-02-02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엄마'라고 입속에서 부르기만 해도 눈물 납니다. 그러면서도 늘 마음뿐이예요.
순오기님 시 두 줄 읽는데 눈물이 주렁 주렁.
님 꼭 완성하셔서 엄마께 읽어주세요. 부디...

순오기 2008-02-02 19:29   좋아요 0 | URL
부르기만 해도 눈물나는 사람은 '엄마' 밖에 없을거에요. 그쵸?
못다 한 내 숙제를 꼭 해내야 내 인생이 마무리 될 것 같아요.

프레이야 2008-02-02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완성하지 못한 채로도 님의 마음이 다 담겨있어요.
감동입니다.^^

순오기 2008-02-02 19:39   좋아요 0 | URL
그럼, 저 두줄짜리로 그냥 드릴까요?^^
한참을 울다가 자고 일어났더니 마음이 좀 풀렸어요.
괜히 울고 싶었나봐요!

뽀송이 2008-02-03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라는 말만으로도 한편의 시가 되는 것을...
순오기님의 찐한 정이 시 속에 차고 넘칩니다.
멋진 님의 시들을 많이 많이 만나게 되기를 바랍니다.^^
저도 엄마 보고 싶어요.^^;;

순오기 2008-02-03 06:43   좋아요 0 | URL
맞아요, '엄마'라는 말만으로도 한편의 시가 되는 것을...
지난 주말에 엄마를 보고 왔는데도 또 보고 싶어요~~~~~ㅠㅠ

바람돌이 2008-02-03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님은 순오기님의 맘을 이미 다 알고계실걸요. 엄마라는 존재가 그런거잖아요. 그런데 전 참 제 어머니 같은 엄마는 우리 아이들한테 못될것 같아요. ㅠ.ㅠ

순오기 2008-02-03 06:45   좋아요 0 | URL
저도요~~~~ '엄마 같은 엄마'는 세상에 한 분일 뿐, 나는 발뒤꿈치도 못 따라가겠다는 마음이~~~~~~ㅠㅠ

깐따삐야 2008-02-03 0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엄마한테 "엄마는 오만과 편견 덩어리야, 덩어리!" 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 단단한 오만과 편견이 어쩌면... 오빠와 저를 키운 힘이었단 생각이 듭니다. 단 두 줄이지만 그 다음에 하고픈 말은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아요. 감동이에요. 앞으로도 좋은 시 많이 써주세요.^^

순오기 2008-02-03 06:47   좋아요 0 | URL
'난, 엄마처럼 안 살거야~~' 이랬죠.ㅠㅠ 왜 그렇게 모질었는지 그때는...ㅠㅠ
 
조선 블로그 - 역사와의 새로운 접속 21세기에 조선을 블로깅하다
문명식 외 지음, 노대환 감수 / 생각과느낌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딸이 책을 보고 주절거린 것을 옮겨보면 이랬다.

"기획이나 창의력은 별 다섯개를 받을 만하지만, 누구를 타겟으로 했는지...... 인터넷을 즐기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것 같은데, 얼마나 이해할지 의문이다. 초등생도 내동생 정도의 독서력을 가졌다면 이해할 수 있지만, 알고 보면 요즘 애들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무식이 통통 튀기고 멍청해서(내가 다닌 학교 애들만 그런지는 모르지만)..... 줄거리나 아주 쉬운 낱말도 뜻을 물어보는 애들을 보면 기절할 지경이다. 이런 현상이 다 우리말 교육이 제대로 안 된 폐해인데, 이 상황에 영어교육에 올인한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머릿말에 황씨네서 찾은 고문서라고 진짜인것처럼 생각하도록 흥미를 유발시킨 점은 좋았다."

또,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막내의 반응은, "박시백의 조선왕조 실록을 읽은게 많이 도움됐어. 역시 아는만큼 보이는 거야!" 스스로 뿌듯해서 컴퓨터에 독후감을 남겼다.

조선 블로그, 재미있는 역사 일기     6학년 선민경

제목을 보자마자 끌리고 소개하는 글을 보고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조선시대에 블로그라니 정말 참신한 생각이었다. 개인의 블로그뿐 아니라 의병 카페, 속화회 카페들도 있어서 조선 시대의 여러 문화들도 이해할 수 있었다.

태조 블로그, 정도전 블로그, 태종 블로그, 세종 블로그, 조광조 블로그 등등 조선 시대의 유명한 사람들의 블로그를 훔쳐보다니, 묘한 기분이었다. 우리 조상들도 이랬었구나, 하고 웃기기도 했다. 덧글 도배, 님, 개념, 펌, 안부 게시판, ㅋㅋㅋ, ‘조삼모사’의 패러디 만화 등... 역사책들을 어려워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읽히면 무척 좋아할 것 같다. 또한 블로그가 원래 일기 형식으로 되어 있는지라 여러 가지 사건들의 기록을 세세하게 알 수 있었다.

세종의 닉네임은 ‘백성사랑’. 블로그에도 백성을 사랑하던 세종의 여러 가지 생각들이 써져 있었다. 또 세종의 블로그에는 ‘님’, ‘개념’등은 있어도 인터넷 언어 등은 별로 없었다. 차마 세종대왕의 블로그에 그런 말을 쓸 수는 없었나 보다.

독서록을 쓰느라 이제야 지은이를 봤는데 ‘불로구갑회복원회원회편저 노대환 감수’라고 써져 있었다. ‘불로구’, '갑회‘, 블로그와 카페가 옛날에 있었다면 명칭이 정말 이랬을까? 호기심이 났다. 또한 삼국시대, 고려, 근현대사 사람들의 블로그도 구경하고 싶어졌다. 이 책을 나에게 선물로 주신 ’고슴도치 이모‘ 마노아샘께 고마움이 확~~~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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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2-02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에서 갑자기 얼굴 빨개졌어요^^;;;;
민주양 지적처럼 아무리 쉽게 써도 기본은 되어주어야 그걸 소화해낼 텐데 전반적인 학업수준이 워낙 떨어져 있어서 이해 못할 친구들이 많겠죠. 우리 말로 해도 못하는 것을 영어로 한다고 씨부렁거리는(급 흥분!) 인수위들이란... 아, 갑자기 혈압이....ㅜ.ㅜ
근데 자녀분들이 정말 책을 빨리 읽는군요. 넘 신기해요^^

순오기 2008-02-03 06:48   좋아요 0 | URL
민경이의 마음이 전해졌군요. 감사~~~~해요. 저도.....^^
거의 문자중독 수준이죠. 민경이는~~~^^
 
쉿! 책 속 늑대를 조심해! 국민서관 그림동화 56
로렌 차일드 지음, 고정아 옮김 / 국민서관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라면 모르는 아이나 엄마가 없기에 '로렌 차일드'는 동화계에서 절대적 사랑을 받는 작가라 해도 이의 제기는 없을 듯하다. ^^ 바로 로렌 차일드의 '쉿 책 속 늑대를 조심해'는 상상력이 돋보이는 패러디 동화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내가 또 패러디 동화라면 꺼벅 죽지만, 아이들도 상상으로 이야기 꾸미기를 좋아하기에 이 책에 쏙 빠지는데 특히 여자 아이들이 좋아한다.

음, 이 책은 그림이 좀 산만한 것 같아 별 하나 감정이다. 아마도 그림을 그려 테두리선을 남기고 잘라내어 배경에 붙이는 방식이라 그런 것 같다. 사실 테두리선을 남기고 잘라야 그림이 확~ 돋보이기에, 유치원 게시판 꾸밀때 신물나게 했던 추억의 작업이다. ^^ 이런 방식이 패러디 속에 등장하는 늑대와 못된 요정과 착한 요정을 살려내며, 허브의 꿈 속을 리얼하게 보여주긴 한다. 그럼 된 건가? ㅎㅎㅎ

허브에게 동화를 읽어주던 엄마가 전화를 받으러 가느라 깜박 잊고, 동화책을 허브의 방에 두고 나갔다. 동화 속 늑대가 나올까 봐 허브는 늑대가 나오는 책은 절대 방에 두지 못하는데 큰일이다. 아뿔싸~~ 걱정하던 일이 터졌으니 그날 밤, 허브의 꿈 속에 고약한 늑대 두마리가 나타났다. 침을 줄줄 흘리며 허브를 잡아먹으려는 늑대에게 허브는 어떻게 했을까?

"안돼~~~~~ 꼬맹이는 후식으로 맨 나중에 먹는거야!"

호호호~ 깜찍한 허브, '늑대에게 잡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 역시 동화책을 많이 읽은 아이는 똑똑해' 마구 감동이 밀려오는 장면이다. "그럼, 무얼 먼저 먹어야되는지 여러분은 아시나요?" 자, 허브의 상상력과 지혜가 발휘되는데, 먼저 무얼 먹어야 한다고 멍청한 늑대에게 대답했는지 책으로 확인하세요.^^

빨간 모자와 헨젤과 그레텔, 잠자는 숲속의 공주, 신데렐라, 개구리왕자 이야기까지 줄줄이 꿰고 있는 아이라면, 훨씬 재미있게 패러디의 묘미를 맛볼 수 있다. 고약한 요정이 나타나 꼬맹이를 제일 먼저 먹는거라고 말해버리는데, 위기에 처한 허브를 구해줄 방법은 없을까? 숨죽이며 긴장한 어린 독자들에게 신데렐라 속 착한요정이 짠~ 등장한다. 일명 자뻑요정이라 할 수 있는...... 호호, 이 착한 요정이 늑대에게 멋진 드레스를 입혀 무도회에 보내버리는 장면에 아이들은 박장대소 한다. 우하하하~~ "내가 패션 감각이 좀 있단다, 하지만 늑대에겐 하나도 안 어울려" 자뻑요정 제대로 한 수 보여주신다.^^

그래 늑대 한마리는 궁전 무도회에 보내버렸고, 남아 있는 늑대는 더 고약한데 진짜 허브를 잡아먹으려는 찰나! 착한요정은 요술지팡이를 휘둘러 '애벌레'로 만들어 버리고 '퐁' 사라졌다. 허브는 이제 잠자기 전에 방에 있던 동화책을 모조리 가져다 쌓아놓고, 가장 무거운 침대를 그 위에 올려놓고 잔다. 동화책 주인공들이 나오지 못하게..... 첫장에 나오던 빨간모자의 늑대가 마지막 장에선 무엇이 되어 빨간모자를 겁 주려는지 확인하면 웃음이 절로 난다.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은 저마다 패러디 동화 하나 꾸며내는 상상력을 십분 발휘하게 된다. ^^ 이 녀석들 중에 훗날, 로렌 차일드 같은 작가가 나오지 말란 법은 없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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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등 1학년에게 추천하는 책
    from 파피루스 2008-02-02 04:53 
    처음으로 자녀를 초등학교에 보내는 부모들은 설레임과 더불어 걱정이 많을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궁금하고 걱정되는 마음이 자칫 기쁨을 누를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나친 걱정이나 근심을 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아이들은 씩씩하고 활기차게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 테니까, 아이가 심리적인 불안을 갖지 않도록 한 발자국 떨어져서 조용히 지며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옆에서 자칭 선배 엄마들이 이런 저런 말로 부추켜도, 삼임선생님에 대한 엄마의 믿
  2. 편식쟁이 아이를 고쳐주는 책
    from 파피루스 2008-10-12 13:24 
    어린이 그림책을 좋아하는 엄마라면 '로렌 차일드'의 이름을 빼놓을 수 없으리라. 물론 콜라쥬 기법의 그림이 좀 산만스럽고  캐릭터도 썩 마음에 들지 않을지라도, 로렌 차일드만의 매력까지 거부할 순 없다. 이 책도 그런 맥락에서 그림동화를 좋아하는 엄마들에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책이다. 게다가 편식쟁이 우리 아이를 고칠 수 있는 책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아이를 키우면서 편식 문제로 한두 번 혹은 심각한 고민에 빠졌던 경험은 다
 
 
마노아 2008-02-02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패러디 동화의 진수라니, 제대로 궁금합니다. 그 전에 여기 등장하는 동화책 미리 섭렵시켜야겠습니다. 당근 조카에게요^^ㅎㅎㅎ

순오기 2008-02-02 14:05   좋아요 0 | URL
글이나 글이 산만하게 펼쳐지긴 하지만, 내용이 너무 재미있어서 호호호~ 웃음이 절로 나온답니다. 더 이상 공개하면 스포일러 될까봐~~~~ ^^

마노아 2008-02-02 13:58   좋아요 0 | URL
생각보다 페이지가 짧더라구요. 교보 가면 스사삭 일단 눈도장부터 찍어야겠어요. 근데 '포스'란 '스포' 얘기한 거죵? ^^ㅎㅎㅎ

순오기 2008-02-02 14:45   좋아요 0 | URL
ㅎㅎㅎ맞아요. 고쳤어요~~ 역시 난 어쩔 수 없는 아줌마야! OTL
 
와일드 보이 그림책 보물창고 9
모디캐이 저스타인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이웃에 '와일드 보이'를 아주 좋아하는 소년이 있다. 네다섯 살에 책을 빌려갔는데, 아주 집착한다 싶을 정도로 끼고 살아 몇 달이 지나 가져왔다가도 여러차례 다시 빌려갔다. '저 애가 본능적으로 뭔가 느끼는 걸까?' 제 엄마와 나는 속삭이며 가슴이 철렁 머리끝이 쭈뼛하는 전율이 일었다. 돌도 되기 전 방치하듯 일곱살 누나에게 맡기고 제 엄마의 잦은 가출로 아이는 굶주림을 겪은 이력이 있다. 결국 두 돌도 되기 전 부모의 이혼으로 큰엄마의 아들이 되어 자라고 있다. 조카를 데려오면서 '그냥 바보처럼 살기로 했다'는 그 엄마의 말이 가슴을 울린다. 데려오기 전이나 4년이 지난 지금도 가슴 답답하면 늘 나를 찾기에, 내게도 특별히 마음 끌리는 아이다.

19개월에 아이가 왔을 때의 몰골은 참으로 가슴 아팠다. '배고픔'을 겪어서인지 유난히 '먹을 것'에 집착했고, 저 먹을 것이 두 손에 확보되어야만 남들에게 주었다. 성장이나 발육도 늦되어 기아 지역 아이처럼 깡마르고 시커먼 아이를 지켜보며 울컥 했다. 그 엄마는 심리적 안정을 갖지 못한 아이를 위해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만사를 제쳐두고 아이에게 올인했다. 1년이 지나 '가슴으로 낳은 아들'이 되었을 때, 고맙고 감격해서 나는 '생일떡'을 해주었다. 이제는 제법 살이 오르고 뽀얘졌는데도 먹을 것에 대한 집착은 여전하다. 지금도 이 책의 표지처럼 바람같이 달리기를 잘하고, '와일드 보이'를 좋아하는 그 애를 볼 때마다 내 가슴에 휘익~~바람이 지나간다.

성장기 환경이 그 사람의 일생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여러 방면에서 밝혀지고 검증되고 있다. 사람이 사람답기 위해선, 부모가 부모답기 위해선 자녀에게 어떤 환경을 마련해 주어야할지 깊이 생각하게 된다. '와일드 보이'의 빅토르는 정글에서 본능적으로 생존에 필요한 것들을 익히며 사람인지도 모르고 살아 야생소년이 된 것이다. 인간사회의 접촉이 없었기에 인간다움을 학습하지 못한 늑대소년 '아밀라'와 '카밀라'의 사례는 '교육학'에서도 다루고 있다. 인간사회가 인간에게 주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알 수 있다. 과연 사람이 사람답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언어의 소통과 감정의 소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실화를 바탕으로 동화를 그리는 '모디캐이 저스타인'은 '와일드 보이'를 통해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자유와 먹을 것' 외에도 '관심과 사랑'이 필요함을 진지하게 전하고 있다. 빅토르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려는 이타르박사와,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돌봐준 '구에링' 아줌마에게 빅토르는 인간다운 감정을 표현한다. 화창한 봄날 아침, 잠에서 깨어 무조건 숲으로 갔다 길을 잃어 하룻밤을 공원에서 보낸 빅토르가, 그를 찾아 온 구에링 아줌마를 껴안고 입을 맞추며 기쁨의 눈물을 흘린 것을 보면 비로소 희노애락의 감정을 나타내는 사람이 된 듯하다. 바람을 좋아하고 달빛에 흠뻑 젖은 빅토르를 보며 이타르 박사는 곰곰이 생각에 잠긴다.

'저 아이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고 있을까? 지금 저 아이는......'

이타르 박사가 6년간 빅토르를 연구하며 여러가지 시도를 해 보았지만, 끝내 말을 배우지는 못했다. 빅토르와 말을 나눌 수 없었던 이타르 박사의 안타까움도 짐작이 된다. 인간이 선천적인 언어학습능력을 갖고 있다 해도, 환경적인 뒷받침이 없었던 빅토르는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도 파리의 작은집에서 구에링 아줌마가 돌봐주는 가운데 40세까지 살았고, 이타르 박사의 연구논문과 교육이론은 특수교육과 몬테소리 교육의 기초가 되었다고, 책 뒤 작가의 말에서 밝히고 있다.

사람은 바람처럼 자유롭고 사랑의 본능에 따라 살 때, 진정으로 행복할거라는 잔잔한 감동이 좋다. 야생소년 빅토르가 가슴 가득 받아들이던 그 바람이 내 가슴에도 불어오는 것 같다. 모디캐이 저스타인의 그림은 거친 듯한 연필선과 색감으로 감정과 분위기를 살려내고 있어, 빅토르와 이타르 박사의 마음까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그림이나 내용이 주는 무거움이 유치원기나 저학년 아이들도 느껴지는지 이 책을 읽어주면 숙연해지는 분위기다. 빅토르를 짐승처럼 생각하는 나쁜 사람들도 나오지만, 그래도 사랑으로 돌봐준 이타르박사와 구에링 아줌마가 있어 따뜻한 가슴으로 책장을 덮을 수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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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치원기 아이에게 입양을 이해시키기 좋은 책
    from 파피루스 2008-03-29 16:52 
    며칠 전 특별한 생일떡을 먹었다. 전에 '와일드 보이' 리뷰에 썼던,  이웃 입양 소년 생일떡이다. 그 떡을 가지고 와서, 제 친엄마에게 유치원 갔다는 얘기를 해줘야 할까 고민하고 있었다. 아이는 여섯 살이 되어 유치원에 다니고 태권도장에도 다니며 아주 즐거워한다. 자유로운 영혼의 와일드 보이 같은 아이가, 유치원에 간 며칠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우리 엄마 보고 싶어." 울었다고 전하며, 엄마도 아들 보고
 
 
순오기 2008-02-01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올려놓고 다시 읽어보는데도 울컥~~ 눈물이 난다. 이 아이를 지켜 본 우리 애들도 같이...ㅠㅠ

뽀송이 2008-02-01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좋아해요.^^
적당한 길이의 감동적인 이야기에다 매력있는 그림이 어울려 좋아요.

순오기 2008-02-02 02:39   좋아요 0 | URL
그림이 주는 매력, 모디캐이 저스타인 책의 확실한 끌림이죠? ^^

책향기 2008-02-02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그우먼 이옥주씨가 아이를 입양해서 키우는 이야기를 TV를 통해 본 적이 있는데, 그 때 그 입양한 아이가 먹을것에 그렇게 집착한다는 내용을 봤어요. 버림받을까봐 본능적으로 먹을것에 집착한다고 하더군요. 그 때 마음이 참 아팠었는데... 이 책 읽어봐야겠네요.

순오기 2008-02-02 02:41   좋아요 0 | URL
아~ 저도 이 방송 봤어요. 참 그러고보면 본능이라는 게 무서워요!
저는 이웃의 소년 때문에 이 책이 다르게 다가왔어요. 우리 애들도 주욱~ 지켜봐왔기에 공감하죠.

바람돌이 2008-02-02 0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분위기가 꽤 무거울 것 같네요. 전 아이들 책으로는 아직 좀 무거운 분위기의 책들은 왠만하면 피해지더구요. 이제쯤이면 조금씩 이런 책들도 읽어줘야지 싶기도 해요. 요즘 순오기님덕분에 우리 아이들의 책장이 풍성해질 듯한 예감이 듭니다. ^^

순오기 2008-02-02 03:15   좋아요 0 | URL
예, 그림도 글 내용도 무거워서~ 가슴이 아파요.
하지만 자유와 먹을 것만 바라는 소년에게 관심과 사랑으로 다가간 이타르박사와 구에링 아줌마가 있어 따뜻해집니다.
저도 처음엔 긍정적이고 따뜻한 책들만 읽어줬어요.^^ 그래도 다양한 책을 접하게 하려고 보여주고 읽어주죠.

마노아 2008-02-02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웃의 그 아이가 안쓰럽게 밟히네요. 아이를 품어주신 그 분의 사랑이 참으로 커요. 에휴...

순오기 2008-02-02 13:30   좋아요 0 | URL
지금은 어디 내놔도 이보다 더 사랑받는 아이가 없을 정도의 사랑을 받으며 잘 지냅니다. 여섯 살 되어 태권도장 다니는데 너무나 신나는 그야말로 '와일드 보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