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에도 장.단은 있고 판단은 각자의 몫이지만,
책을 좋아하는 알라딘 친구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서 찬성과 반대 투표를

 

'kbs 어린이 독서왕 대회' 문제에 대한 성명서

기자회견 일정
일시: 2013년 4월 16일 화요일 오후 2시
장소: kbs 본관 앞
 '바람직한독서문화시민연대'

 


성명서
...

학생들에게서 독서의 즐거움을 빼앗고 독서문화를 황폐화하는 'KBS 어린이 독서왕' 대회는 폐지해야 한다!

오늘 우리는 KBS 한국방송에서 전국 규모로 실시하려는 어린이 독서왕 대회를 막아내고자 한다. 독서를 시험처럼 평가하고, 선정 도서만 읽게 해서 어린이독서환경을 파괴하고 독서문화를 황폐화하는 공영방송의 발상을 규탄하고 즉각적인 폐지를 촉구한다.

KBS 한국방송이 주최하고 KBS 한국어진흥원이 주관하는 ‘KBS 어린이 독서왕’ 대회는 초등 3~6학년생을 대상으로 책 40권을 선정하여 각 학교와 교육(지원)청 단위로 독서 능력평가시험을 보고, 거기서 선발된 학생들로 독서골든벨 대회를 열어 독서왕을 뽑겠다는 것이다. 이 대회를 위해 학년별 20권씩 선정된 도서들이 독서지도안과 예상문제집을 부록으로 실어 재출간되고 있다. 더욱이 교육청 후원을 받는 행사라 많은 학교들이 참여할 것이고 학생들은 이 대회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공영방송인 KBS와 학생들의 교육을 책임진 교육청이 나서서 학생들의 즐거운 독서를 방해하고 독서마저 시험과 경쟁으로 몰아넣는 반교육적인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어진흥원은 이 대회의 취지가 어린이독서문화 활성화라고 밝히고, 교육청은 독서붐을 일으키는 행사라서 후원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에, 어린이와 독서문화 관련 단체와 교사, 작가, 출판계, 학부모들은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KBS와 교육청이 진행하는 이 대회가 얼마나 학생들을 독서에서 멀어지게 하고, 어린이책 출판환경 및 독서문화 전반을 후퇴시키고 황폐화하는지 낱낱이 밝히고자 한다.

 

1. 독서의 즐거움을 빼앗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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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 퀴즈대회나 골든벨 같은 정답 맞추기식 시험과 경쟁을 부추기는 이벤트로는 독서가 즐거운 것이 되기 어렵다. 책은 학생들이 각자의 취향이나 경험에 따라 즐겁게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책을 읽는 것은 앎의 즐거움, 낯선 것을 만나 생각하는 즐거움을 준다. 책을 읽으면서 경험이 쌓이고, 그 과정에서 만나는 감정과 상황들에 공감하거나 불편해하고 때로는 의문을 갖게 되면서 끊임없이 마음이 움직인다. 책에서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읽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감정의 교감이다. 하지만 책 내용을 시험보고, 독서지도안과 예상문제집이 들어있는 책을 읽게 되면 책 속의 삶과 만날 기회는 사라지고 만다. 내용 암기나 예상문제를 추리하는 책읽기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강제적 독서를 통해 아이들을 영원히 즐거운 책 읽기에서 멀어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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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학교와 도서관을 시험 준비장으로 만들어 독서교육을 왜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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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 후원으로 진행될 어린이 독서왕 대회는 학교 독서교육의 방향을 바꿔 버리는 엄청난 일이다. 창의적 자발적 독서 환경을 위한 학교도서관 활성화 정책 이후, 학교에서는 독서 자료와 공간을 갖추어 아이들이 수많은 책을 즐겁게 만나고 다양한 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하지만 학생들이 학교 대표나 교육청 대표로 출전하는 대회가 열리면 학교는 그런 대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학생들은 책을 임의로 골라보는 것이 아니라 선정도서만 읽을 것이고, 독서 시험을 위해 책을 달달 외우고 예상 문제나 풀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고를 도와야 할 학교는 독서왕 시험을 준비하는 장으로 전락하고, 학교 독서교육은 길을 잃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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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어린이책 출판 환경을 위축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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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왕 대회는 출판사의 고유 권한을 빼앗고 유통질서를 어지럽힌다. 출간 종수가 많을수록 아이들은 취향이나 욕구에 맞는 책을 만날 가능성이 커지고, 그런 책은 아이들에게 책의 즐거움을 안겨 줄 수 있다. 그래서 다양한 생각과 철학을 담은 책을 기획하는 출판사가 많아질수록 독서문화도 활성화된다. 하지만 독서왕 대회에서 특정 책을 선정해버리면 1년 내내 그 책만 팔리고, 출판사에서는 다른 기획이나 시도를 해볼 엄두를 내지 못한다. 아이들 수만큼 다양한 책이 나와 개성에 따라 골라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전국의 아이들이 똑같은 책만 본다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게다가 부록으로 붙은 독서지도안과 예상문제는 책을 읽는 감상마저 획일화한다. 이것은 책이 아니다. 문제 풀이 도구일 뿐이다. 머지않아 많은 어린이책 출판사들이 문을 닫을 뿐 아니라 살아남은 출판사들도 문제풀이용 책을 내기 위해 급급할 것이다. 게다가 대회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정 도서를 일반 도매상 공급가보다 훨씬 낮게 공급함으로써 출판 유통 질서도 파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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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어린이책 작가들이 좋은 작품을 쓰기 어렵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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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된 도서만 팔리는 환경에서는 어린이책 작가들이 창작 의욕을 갖기 어렵다. 많은 어린이책 작가들이 자기만의 관심과 간절함을 작품에 담아 어린이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건네고 싶어 할 텐데, 책을 자신의 관심대로 다양하게 골라보는 아이가 없다면 책을 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또한 작가는 작품을 세상에 내놓으면서 독자가 저마다의 경험과 관심으로 대해줄 것을 기대할 텐데, 작품을 해설하거다 지도하려면 왜 책을 내겠는가? 작품마다 독서지도안과 예상문제집을 덧붙이는 것은 작가의 창작을 침해한다. 작품과 독자가 만나는 지점은 작가의 의도를 넘어서기도 하고 축소되기도 한다. 독자는 그런 자기만의 고유한 지점 때문에 독서에서 즐거움을 얻고, 꿈을 가진다. 무한한 상상력을 갖춘 다양한 작품들이 쏟아질 때 아이들이 그런 지점을 찾을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하지만 이런 독서왕 대회 같은 환경에서 작가는 좋은 작품을 쓰기 어렵고 아이들은 독서의 즐거움에서 멀어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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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경쟁을 부추기고 독서 사교육을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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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는 우정을 나누는 일이다. 혼자 읽기든 함께 읽기든 책에서 경험한 삶과 감정에 공감하고 세상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 보다 많은 사람들과 우정을 나눈다. 책읽어주기와 함께 읽기는 책 속에서만이 아니라 활동을 함께하는 사람들끼리도 공감과 우정을 북돋운다. 하지만 시험을 통한 독서 대회는 오로지 남보다 나은 성적을 위해 내용을 암기하는 식의 독서와 경쟁만 부추긴다. 그래서 학부모와 학생들은 사교육을 찾을 수밖에 없다.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독서왕 대회가 있는 한 독서 사교육시장은 무한히 늘어날 것이고 학생들은 시간과 마음에서 쫒기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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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이 'KBS 어린이독서왕' 대회는 학생들에게서 독서의 즐거움을 빼앗고, 학교와 도서관, 출판계, 어린이책 작가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독서환경을 파괴하고, 우리나라 독서문화를 황폐화하고, 아이들 삶까지 힘들게 한다. 이에, 공영방송 KBS와 교육청은 어린이 독서왕 대회를 당장 폐기하여 반교육적이고 독서문화를 황폐화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KBS는 당장 어린이독서왕 대회를 폐기하라!
교육청은 어린이독서왕 대회 후원을 철회하고 대회를 막아내라!
KBS와 교육청은 독서의 즐거움을 빼앗는 반교육적 행위를 중단하라!
KBS와 교육청은 우리나라 독서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를 중단하라!


2013년 4월 16일

 

 

KBS 독서왕 퀴즈대회 상세보기는 여기로~

http://www.kbsas.com/dgf/sub_2_1.php

 

 

 

 

 

알라딘에서도 KBS 독서왕 대회 선정도서를 볼 수 있다.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book.aspx?pn=130320_littleking&start=main

 

3-4학년 대상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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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학년 대상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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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기간 : 2013-04-16~2013-04-23 (현재 투표인원 : 41명)

1.독서왕 대회를 찬성한다
12% (5명)

2.독서왕 대회를 반대한다
87% (3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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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3-04-17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이 미쳐가는구나. 난 반댈세~~
좋은 책이면 권장도서로 만들어 학교마다 뿌려서 아그들 관심을 유도할 일이지
무슨 독서로 경쟁을 시켜요.

이런 대회 좋아하는 사립학교 제 주변에 있는데,
그런 학교들만을 위한 들러리 행사가 되고 만다는 걸 저는 몇 년 째 지켜보고 있답니다.
반댈세, 반댈세. 이러면 안 되는 겨~~

순오기 2013-04-18 01:34   좋아요 0 | URL
정말 세상이 미쳐가고 있는 듯...ㅠ

마립간 2013-04-17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 사람이 수학도 시험과목을 생각지 말고 독서처럼 생각해 주었으면.

순오기 2013-04-18 01:35   좋아요 0 | URL
흐흐~ 수학을 사랑하는 마립간님!
우리 애들은 수학(정화한 표현은 수학시험)없는 세상에 살고 싶답니다.^^

Mephistopheles 2013-04-17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는다는 행위가 무슨 경진대회..가 되버렸군요...수준하고는....

제 중학교 국어 선생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죠.

"늬들 커서 무언가 자기를 증명할 서류를 쓸 때 취미에 "독서"라고 쓰지 말아라. 이건 정말 무식하고 교양없는 짓이다.. 독서는 취미가 아닌 생활이다."

순오기 2013-04-18 01:37   좋아요 0 | URL
앗~ 메피님 오랜만이네요.
나도 학교 때 취미란에 '독서'라고 썼어요.ㅠ

세실 2013-04-17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이런...저도 투표했어요!

순오기 2013-04-18 01:38   좋아요 0 | URL
책이 재밌다는 걸 아이들이 체감할 수 없게 몰아가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ㅠ

곰곰생각하는발 2013-04-17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저런 건 미친 짓입니다. 제가 중 1때 읽어야 책이 존 번연의 < 천로역정 > 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어야 했고, 사야 했습니다. 왜냐하면 학급 문고에 비치를 해야 되었어요. 생각해 보십시요. 어느 미친 놈이 중 1학생에게 천로역정을 읽게 하나요.
어른의 잣대로 자기들이 선정한 거 강제로 읽어야 한다 ?! 웃기는 짓이죠.
전 그때 셜록홈즈에 빠졌는데 이런 책 읽으면 뭐라 했습니다. 그러 책 보다 천로역정 읽으라고 말이죠.
각자 그냥 그 나이에 맞는 책을 읽게 내버려둬야 해요.

순오기 2013-04-18 01:39   좋아요 0 | URL
아~ 천로역정은 내가 6학년때 자유교양문고 권장도서였더랬죠.ㅠ
어려서 간략본을 읽곤 정작 읽어야 할 시기엔 읽었다고 손도 대지 않는 책이 많지요.ㅠ

소나무집 2013-04-17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이들 키우면서 느낀 건데요, 재미있는 책을 골라 읽도록 하는 게 우선입니다. 책의 재미를 느낀 아이들이 더 넓고 깊은 독서의 길로 나갈 수 있어요.^^

순오기 2013-04-18 01:40   좋아요 0 | URL
재밌는 책은 읽지 말래도 날새서 읽잖아요.
그런 경험을 하게 내비둬야 하는데...

잘잘라 2013-04-17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찬성에 한 표~~^^;;

저는 취지가 좋은 대회, 행사, 이벤트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대회나 행사, 이벤트는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되고 계기가 되는 촉발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설령 제가 나서서 그 대회를 일컬어 주최측의 농간이니 불공정한 심사니 대외 과시용이니 썩어 빠졌다느니 한심하다느니 그런 말을 하게될지언정, 일단은 뭘 해야 그걸 보고 말을 할테니까요.

바람직한독서문화시민연대에서 낸 성명서 역시 대부분 수긍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 역시 대회 관계자나 참가자 스스로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문제이니 대회를 통해 문제 제기를 하고 대회 형식을 바꾸어 가면서 풀어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대회 자체를 폐지하라는 결론에는 반대합니다.


순오기 2013-04-18 01:41   좋아요 0 | URL
오호~ 소신있게 찬성에 한표 던진 포핀스님 멋져요!!
잘못은 바로잡고 개선해서 바람직한 독서문화로 나아가야지요~

재는재로 2013-04-17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경쟁사회라지만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드는 독서는 개인의 자유고 취향은 개인의 자유다 근데 이걸가지고 경쟁을 시키겠다니 반대에 한표

순오기 2013-04-18 01:42   좋아요 0 | URL
경쟁에서 살아남는 게 최대의 목표라면 정말 행복하다 느낄 겨를이 없겠지요.ㅠ

또치 2013-04-18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명자료 참... 단순한 독서퀴즈가 아니긴요. 실제로 책 뒤에 실려 있는 문제들 봤더니 가관이던걸요. 원래 독서퀴즈 문제들이 다 그렇다고는 해도 좀 심했어요. 스티브 잡스 4학년 때 선생님이 공부하라고 격려하면서 수학 문제 다 풀어오면 __ 달러와 막대사탕을 준다고 했다, 자, 몇 달러였지? 이런 게 문제더라니까요 허허허허.

순오기 2013-04-19 02:23   좋아요 0 | URL
아니라고 부인함에도 불구하고 한마디로 정의되는 단순한 독서퀴즈~ ㅠ

프레이야 2013-04-18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저도 반대에 한표!

순오기 2013-04-19 02:23   좋아요 0 | URL
한표에 동감!

2013-04-18 2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3-04-19 02:23   좋아요 0 | URL
5월 30일!

엘리자베스 2013-04-18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정도서 보고 할 말을 잃었답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독서왕 대회인지...

순오기 2013-04-19 02:24   좋아요 0 | URL
리스틀 살펴봐도 딱히 마음가는 책이 많지 않네요.ㅠ

같은하늘 2013-04-19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에게 책은 그저 읽는 즐거움을 주는 것으로 알기를 바라는 1인 입니다. ㅜㅜ
저 지금 보이는 팟케스트 이털남 보고 있는데 최규석 작가가 나와 언니가 생각났어요.^^

순오기 2013-04-21 09:12   좋아요 0 | URL
책 읽는 재미를 빼앗지 말라~
최규석 작가님 소식 알려줘서 고마워요!^^

책통자 2013-04-20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자고 만든 독서퀴즈 아닌가요? ㅎㅎ 스티브잡스가 몇달러 받았는지 설마 암기퀴즈겠죠! 독서암기왕대회. ㅋ

순오기 2013-04-21 09:13   좋아요 0 | URL
독서왕 암기 대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