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내가 4년째 김장하지 않고 이웃에게 얻어 먹고 살았다고 이미 밝혔죠.^^
애들이 셋이다 보니 삼남매 친구네와 이웃들이 갖다 주니까
김장을 안 하고도 한여름까지 묵은지를 두고 먹었어요.
별 반찬을 안 하고 사는지라 만만한 게 김치라고
김치찌개, 김치볶음밥, 김치부침개, 김치김밥 등 메뉴에 김치가 빠지지 않아
김치가 떨어질만하면 누군가 '언니, 김치 있어?' 전화를 하거나 들고 오니까
까마귀가 물어와 먹고 살았던 '엘리야'가 된 듯... 감사함으로 살아요.^^
그동안 파김치나 깻잎김치, 깍뚜기, 무생채 등은 해 먹었지만
손이 많이 가는 배추김치는 귀찮아서 한없이 게으름 부렸어요.
어제는 큰맘 먹고 배추김치 한 단(세 포기) 담갔어요.
추석전엔 비쌀까 봐 안 했는데~ 추석 후라 값이 내렸는지
농산물직판장에서 남편이 사왔는데 배추 한 단 (세 포기)에 7천원이고
깐파는 두단에 6천원 주었다고 하더군요.
새벽에 소금 간 했다가 학교 가기 전에 씻어서 건져 놓고
오전엔 깨를 볶아 놓고 마늘도 까고 보조재료를 준비했어요.
학교 끝나고 돌아와 부지런히 소를 만들어 김치를 담갔지요.

파김치를 먼저 버무려 놓고 배추를 비비는데(소를 넣는다는 걸 전라도에서 비빈다고 하죠) 영어학원에서 돌아온 민경이가 한 컷 찍었어요. 흐흐~ 알라딘을 위해서 인증 샷! ^^

막 버무린 배추를 손으로 쭉쭉 찢어서 먹는 맛~~ 아시나요?

어제 저녁은 배추를 쓱쓱 버무려 쭉쭉 찢어서 먹었는데
음~~~~ 이 맛이야!
내가 담갔지만 너무 맛있어서 밥을 막 더 먹었어요.ㅎㅎ
다른 식구들은 다 맛있다고 했는데
오늘 아침에 김치에 밥을 먹은 아들 녀석 왈,
"엄마, 이번 김치에 뭐가 안 들어간거야?"
"응~ 알았어? 젓갈을 멸치젓 갈아 넣지 않고 액젓을 넣었거든."
이 정도면 타고난 미식가 확실하죠? 하여간 귀신같이 알아요.ㅜㅜ
더 웃긴 건, 남편이 사무실에 가져가 먹는다고 김치통을 가져왔고,
오늘 우리딸은 김치 담근걸 어찌 알았는지 오늘 오후에 문자오기를
"엄마, 반찬 택배할 때 김치도~ 친구들이 전라도 음식 먹고 싶대!'
이심전심으로 통했는지 하여간 월요일에 김치랑 밑반찬을 보내야겠어요.

요건 파김치고~ 후래쉬 팍 터트려 찍었더니 붉은색이 유혹적이네요.^^
작은 김치통은 남편이 가져온 통, 아침에 김치를 썰어 담고 한쪽엔 파김치를 담아서 보냈어요.

남편 사무실과 큰딸한테 보내고 나면 몇 쪽 남지도 않겠어요. 곧 다시 담가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