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공유] 쫀득이 - 헤이즐넛향 커피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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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좋지만, 단 두 줄만 들어 있어 양이 아쉽다. 쫀득이의 매력은 새우깡처럼 자꾸 손이 가게 하는 것인데, 어! 어느새! 하는 순간 쫀득이가 남아 있지 않다. 당신의 이빨을 보호하라는 알라딘의 배려로 생각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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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스 열린책들 세계문학 155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권오숙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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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인생살이가 힘든 것은 뭔가 거저 얻어지는 법이 없다는 것이다. 기회의 신인 카이로스는 앞쪽 머리카락은 길지만, 뒤쪽 머리카락이 없다. 순식간에 다가오는 기회를 잡기도 힘들고, 그것을 알아채는 순간 이미 카이로스는 저만치 가버려 우리에겐 뒤쪽의 민머리만 남아있을 뿐이다. 설사 기회를 잡았다고 해도 그것을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

 

수없이 많은 고전과 막장 드라마가 보여주는 것은 인간에게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들이 행하는 똑같은 행동이다. 탐욕스러워지고 광폭해진 그들은 자기에게 방해되는 것을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제거하며 목적을 위해 그냥 앞으로만 나아간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한다는 믿음으로 악행을 저지른다. 목적, 특히 자본과 권력은 끝이 없기에 사실 목적의 끝은 존재하지 않는다. TV에서 보여 지는 정치인들의 인상이 갈수록 안 좋아지는 것은 끝이 없는 목적을 향해 계속 가야하는 운명 때문일 것이다.

 

 

작가 셰익스피어는 그 당시 위계질서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맥베스에서 제임스 1세의 체제 옹호를 한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된다. 마녀가 뱅쿠오에게 그의 후손이 왕이 된다고 예언했지만, 극 중에서는 던컨(스코틀랜드의 왕)의 아들인 맬컴이 왕이 되는 모순도 있다. 결국 뱅쿠오의 후손은 제임스 1세를 가리킨다. ‘제임스 1세가 극 중 인물인 뱅쿠오를 전설적 조상으로 삼는 스코틀랜드 스튜어트가() 출신이기 때문이다.(p.148, 역자 해설)’

 

그럼에도 맥베스는 끊임없이 회자되고 활용된다. ‘목적에 눈이 먼 전형적 인간의 모습을 맥베스가 보여주기 때문에 오늘날에도 통한다.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일을 마녀의 예언 한마디로 맥베스는 바로 실행하려고 한다. 어리석고 생뚱맞기조차 하다. 그때부터 맥베스의 생각은 작동을 멈추고 주위와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다. 그렇지만 맥베스가 그냥 그대로 자신의 목적을 향해 갔다면 결과가 어떻게 되든 크게 불행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차피 잘못 든 길이었다.

 

하지만 맥베스는 계속 남이 아닌 자기 자신과 싸운다. 지옥은 죽고 나서 우리가 가야할 곳이 아닐 수도 있다. 살아생전에 자신에게 가하는 폭력이 바로 지옥이다. 끝없는 상상과 환영, 트라우마, 의심과 불신, 자기모순에 빠진 인간은 괴롭고 자폭하기 마련이다. 이것이 맥베스의 양심이라고 말해질수도 있지만, 그것보다 인간은 한없이 나약한 존재라는 것이 어쩌면 더 맞을 것이다.

 

[이 불가사의한 것들의 유혹은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아니야.

만약 나쁜 것이라면, 내게 진실을 먼저 말함으로써

성공의 확신을 왜 주었겠는가?

그들의 말대로 난 코더 영주가 되었다.

또 만약 좋은 것이라면, 왜 그것을 생각하면

무서운 생각이 떠올라 머리카락이 뒤엉키고

평온하던 가슴이 자연의 순리에 맞지 않게

갈빗대까지 방망이질한단 말인가?

무서운 상상에 비하면 눈앞의 공포는 아무것도 아닌 법.

시역(弑逆)은 아직 상상에 불과한데도

그 생각이 나의 미약함을 흔들어 대고

모든 기능이 추측 속에 질식해 헛것만 보이는구나.

-p.23~24]



황정민의 <맥베스>는 대사와 전개를 거의 원작을 기본으로 했지만, 맥베스가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관객이 지루할 수 있기 때문인지, 나머지 것들엔 현대적인 장치를 한 연극이었다. 맥베스가 칼과 동시에 총을 사용했고, 왕과 영상통화를 했으며, 장면의 변화에 신디사이저 음악도 나왔다. 다른 관객은 어땠을지 모르지만 나에게 그런 장치가 나쁘지 않고 신선했다.

 

2층 가운데 끝줄에 앉아 관람한 탓인지 배우들의 얼굴은 전혀 알아볼 수 없었고, 그들의 움직임과 대사만 들을 수 있었다. 배우의 표정을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좋은 것은 오롯이 배우의 목소리와 대사에 집중할 수 있는 점이었다. 역시 황정민 이었다. 연기력은 물론이고 다른 배우에 비해 딕션이 월등히 좋았다. 대사 하나하나에 다른 감정과 강약이 있어 맥베스의 심리적 변화와 인간적인 모습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었다.

 

레이디 맥베스의 김소진 배우도 좋았다. 맥베스와의 어우러짐이 자연스러웠다. 맥베스5막의 첫 부분에 레이디 맥베스가 몽유병에 걸려 돌아다니며 정신이 온전치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극의 중간에 레이디 맥베스의 심리적 변화는 나타나 있지 않고 갑자기 5막에서 그런 모습이 보인다. 고전 비극의 그런 부분이 항상 아쉽다.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여성 등장인물을 갑작스럽게 죽음으로 끝을 맺어버린다.

 

악의 동조자역할을 맡은 레이디 맥베스 역시 인간의 양심과 도덕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타인(비록 남편일지라도)을 통해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고자 하는 마음은 당사자보다 더 집요하고 거리낌이 없다. 우리는 무수히 많은 그런 욕망의 분출을 보아왔고, 그 결과가 비극적임에도 불구하고 끝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맥베스의 내용 전체에는 역설이 가득 차 있다.

아름다운 것은 추한 것, 추한 것은 아름다운 것.”,

왕이 되지는 못하나 후손이 왕이 되리니.”,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아니야.”,

속임수는 쓰고 싶지 않아 하면서 속여서라도 얻고 싶어 하십니다.”,

안 하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하기를 두려워하는 것을 가지고 계십니다.”,

여자가 낳은 자 맥베스를 해하지 못하나니.”

 

역설의 어려움은 그것이 애매모호하고, 지극히 반대적인 것 같으면서도 종이 한 장처럼 미세한 차이만 있다는 사실이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무수히 이러한 선택적 상황에 놓여 있고 그것이 각자의 삶과 운명을 결정한다.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살 것인가?’는 인간에게 주어진 숙명이자 딜레마이다. 셰익스피어를 비롯한 고전이 위대한 것은 이러한 것을 계속 우리에게 상기시켜주고 경각심을 준다는데 있다. 맥베스와 정반대의 삶을 산 고 김민기가 보여준 인생의 모습 또한 그러하다. 욕망의 노예가 되지 않는 삶, 그것이 그렇게도 어려운 일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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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4-07-25 02: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을 보시고 연극도 보셨나 봅니다 연극이 시대가 지금과 같은 것 같기도 하네요 맥베스가 지금 사람이라면 하는 걸로 연출했나 봅니다 그렇게 하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고전은 지금 봐도 괜찮은 거니...

사람은 자기 중심을 잡아야 할 텐데, 다른 사람이 한 말에 쉽게 흔들리기도 하는군요


희선

페넬로페 2024-07-25 09:59   좋아요 2 | URL
이번에 연극을 보러 가기 전에 재독을 했어요. 맥베스의 시대는 그대로인데 그냥 현대적 장치를 했더라고요. 내용도 그대로이고요.
정말요.
자기 중심을 잡아야하는데
시대가 사람을 그렇게 두지 않잖아요!
그때도, 지금도 그런 것 같아요^^
 

이 벙어리 같은 웅얼거림과 눈먼 대화 속에, 공포와 희망과 고통으로 묶인 이들의 빽빽한 뒤섞임 속에, 같은 언어로 말하는 사람들사이의 몰이해와 증오 속에, 20세기의 재앙들 중 하나가 비극적으로 표현되어 있었다. - P37

밤이 지나갔다. 불타버린 잡초 위에 시체들이 널려 있었다. 강물이 음울하게 숨 쉬며 제방에 부딪쳐왔다. 파헤쳐진 대지, 다 타버리고 남은 빈 건물 속 잔해를 보는 심장마다 온통 슬픔이 밀어닥쳤다.
새로운 날이 시작되는 지금, 전쟁은 이 하루를 검은 연기와 쇄석과 쇳조각으로, 피로 물든 붕대로 가득 채우고자 아낌없이 준비하고 있었다. 지나온 날들도 다르지 않았다. 그리하여 이 세상에는 쇠붙이로 파헤쳐진 땅과 불로 가득 찬 하늘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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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귀 가죽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이철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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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욕망하는, 졸렬하고 이기적인 것들을 이루게 해줄 부적은, 그것이 손에 잡히는 순간 우리를 지배하기 시작한다. ‘인간극‘의 창시자인 발자크는 이 단순한 사실을 장황하고도 서늘하게 직조해낸다. 철학이 뭐 별건가? 웃기면서도 난폭한, 환상적이면서도 비굴한 인간의 삶이 그냥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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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소민아 2024-07-18 21: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읽을 때마다 발자크는 천재같아요~

페넬로페 2024-07-19 00:23   좋아요 1 | URL
읽다보니 점점 더 발자크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얄라알라 2024-07-20 23: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페넬로페님의 100자평으로 알게 되는 2가지.

˝오노레˝란 이름.

참 맛을 모르고 어렸을 때 읽었나보다, 이렇게 극찬하시니 다시 봐야할 소설가 목록에~~

페넬로페 2024-07-21 05:19   좋아요 0 | URL
ㅎㅎ
‘오노레‘란 이름~~

2월부터 한 달에 한 권씩 발자크 소설 읽고 있는데
그 중에서는 <나귀 가죽>이 제일 좋았어요^^
 













사람마다 각자의 취향이 있다

예전에는 누군가가 나에게 음악과 미술, 산과 바다 중 어느 것을 더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나는 바다와 음악을 좋아한다고 바로 대답했다. 그런데 지금은 선뜻 대답하기가 힘들다. 기회 있을 때마다 미술관에 자주 가서 그림을 보다보니 그림이 좋아졌다. 요즘은 푸른 나무가 무성한 숲에 가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미술관에 가서 그림과 마주하면 주위의 모든 것들이 소거되어 버린다. 그림이 주는 느낌과 압도적 아우라에 생각이 멈춰지고 오직 그림만을 보게 된다. 그러다 그림과 현재 나의 상황이 연결된다. 결국 나는 내가 개입된 해석을 하고 만다. 그림을 감상하는 방법이 다양하고 그것에 정답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내가 이 그림을 잘 보고 있는지에 대해 항상 믿음이 가지 않는다.


-p.69, 폴 세잔, <생트빅투아르 산>, 필라델피아 미술관


[세잔의 <생트빅투아르 산>은 때때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그림 중 하나로 기술된다. 캔버스의 평면을 급진적으로 강조한 최초의 작품 중 하나에 속하기 때문이다. 엑상프로방스 지역, 그의 화실이 있던 레 로브 언덕에서 보고 그린 산 이미지에서, 세잔은 관목들을 환기시키기 위해 구획을 나눠 색칠하는 방법을 썼다. 하지만 그것들은 다른 무엇보다 하나의 추상적 패턴을 형성하는 최초의 그리고 중요한 색채의 흔적들이었다.

-p.68]

 

알랭 드 보통의 세잔의 그림에 대한 기술적 해석이다. 세잔의 그림에 대한 이런 해석을 알지 못하면 나는 그저 생트빅투아르산의 모습만을 생각하며 감상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런 해석을 무조건 좋아하고 받아들이는 편은 아니다. 그림마다 작가의 의도나 작품이 주는 영향 등 수없이 많은 해석과 에피소드, 중요성이 있지만, 내가 그것을 다 알고 그림을 보지는 않는다. 작품에 대한 해석이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그 해석으로 그림은 틀에 갇혀 버린다. 미술관에 가서 도슨트의 설명이나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면 분명 도움은 되지만 그때부터 내 시각은 설명되어진 문장으로만 그림을 보게 된다.

 

난도질하듯 시를 분석하는 것을 싫어한다. 그림 또한 마찬가지이다. 어떤 그림이 역삼각형 구조이고, 어느 사조에 속하며 이러저러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단정적으로 말해지는 것이 그렇게 편하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그림에 대한 감상이 힘들고 나의 독자적 해석 역시 위험하기 때문에(물론 많이 알지 못하기도 하다.) 미술에 관한 책을 들여다봐야만 한다.


-p.73, 크리스 오필리, <성모마리아>, 신구 미술 박물관(개인소장)

 

[크리스 오필리는 무엇이 예술을 예술답게 하는가에 대한 인습적 생각에 반대해왔다.오필리는 성모마리아의 가슴을 전통적으로 표현하는 대신 말린 코끼리 똥에 니스를 칠해 표현하는 방법으로, 배설물 그리고 그것이 상징하는 모든 것이 무가치하다는 우리의 선입견에 도전장을 내민다.

-p.70]

 

크리스 오필리의 그림 <성모마리아>1997년 런던에서 첫선을 보이고, 뉴욕의 브룩클린 박물관에 전시되자 관람객은 분노했고 세계적으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알랭 드 보통은 우리가 이 그림에 충격을 받았다면 문제는 오필리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 품고 있는 이데올로기의 완고함에 있다고(p.70)’ 말한다. 그림은 우리에게 이런 충격을 줌으로써 어떤 가치를 지닌다. 이런 그림은 작가의 의도를 알지 못하고서는 우리가 정확하게 알 도리가 없다. 그림에 대한 해석은 필요악일 수밖에 없다.

 

영혼의 미술관은 지적인 작가, 알랭 드 보통이 그림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서술한 책이다. 예술에 대한 일곱 가지 기능-보통은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에서도 이런 분석을 한다. 이 작가의 특징인 것 같다. 그만큼 아는 것이 많다고 할 수 있지만, 약간의 허세와 잘난 척도 있다.-과 예술의 핵심, 여러 가지 예술에 대한 해석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이 책의 뒷부분에는 예술에 대한 실질적 이용방법도 있어 유익하다. 그림에 대한 책인데도 글이 상당히 많다. 글 하나하나에 깊이가 있어 알랭 드 보통 작가에 대한 경외감이 든다. 특히 예술에 대한 일곱 가지 기능을 읽다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치유되는 느낌도 든다. 이 책은 예술을 통한 자기계발서다. 멋지고 풍부한.

 

이 책은 한 번에 읽고 말 책이 아니다. 생각날 때마다 꺼내 그림도 보고 보통의 글도 읽으며 생각에 잠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물론영혼의 미술관엔 작가 개인의 의견이나 느낌이 들어 있기에 모두 다 이해되고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부분에서는 나와 그의 의견이 다르다. 그럼에도 이 책은 예술에 대한 지식을 얻는 것이 아니라 우울하거나 힘들 때, 나에게 힘이 되어 줄 책인 것 같다. 내가 몰랐던 그림도 많고 그 그림들에서 받는 기운에 마음이 푸근해진다. 작가들(보통과 화가)은 그냥 천재들이다. 다른 말이 필요 없다.

 

보통은 예술의 일곱 가지 기능을 기억, 희망, 슬픔, 균형 회복, 자기이해, 성장, 감상으로 분류했다. 나는 이것들 중 자기이해부분이 좋았다. 그림을 통해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내가 나를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P.46, 사이 툼블리, <파노라마>,

 

수없이 많은 스크래치가 있는 내 마음 같다.


-P.14, 클로드 모네, <수련 연못>, 내셔널갤러리

 

어떤 그림은 예쁘고 아름답기만 하다. 그 속에 가난과 불평등, 고통이 들어 있지 않은 것도 많다. 그렇지만 예술에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것이 꼭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걱정스러운 것은 우리가 너무 쉽게 즐거워하고 유쾌해진다는 점, 인생과 세계를 지나치게 낙천적인 눈으로 본다는 점이다. 간단히 말해, 우리는 터무니없이 희망적이다. 그러나 이런 걱정은 대부분 기우에 불과하다. 우리는 거의 항상 장밋빛의 감상적인 눈으로 세상을 보기는커녕 과도한 우울로 고생한다. 우리는 세계의 문제와 부당함을 아주 잘 알고 있지만, 단지 그 앞에서 작아지고 약해지고, 초라해질 뿐이다.

-p.13]



 

 

 

 

 

 

 







보급판으로 출간된 이 책은 양장본보다 가볍고 휴대하기 좋지만, 그림과 많은 내용의 글을 이 작은 책에 그냥 쑤셔 박은 것 같다. 나처럼 노안이 심한 사람 입장에서는 짜증도 난다. 집에서 영화를 보면 영화관의 큰 스크린에서 보는 감동이 그대로 느껴지지 않듯, 이 책에 수록된 그림도 너무 작아 그림이 평범해 보인다. 미술 도록은 비싸더라도 양장본이 훨씬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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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4-07-11 19: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힘이 되어줄 책이라고 하시니 급 관심이 가네요.. 보통 잘난척에는 공감을.. ㅋㅋㅋㅋ 저는 소설들이랑 불안 정도 읽었지만요.
그림은 그저 내 마음에 좋으면 되는 거 아닌가 싶은데 또 설명 듣고 보면 안 보이던 게 보이니 신기하고 재밌기도 하더군요^^

페넬로페 2024-07-11 22:18   좋아요 2 | URL
생각보다 이 책에 글이 많은데 예술과 연관된 작가의 통찰이 좋았어요. 세상에 읽어야 할 책이 많은데 모르는 미술 작품도 왜 이리 많은지 모르겠어요^^

청아 2024-07-19 14: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찬가지로 소설을 읽지 않아야 독자적인 소설을 쓸 수 있다고 했던 피에르 바야르의 말이 떠오릅니다. 어떤 틀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도 저는 참 오래걸렸어요.
아직도 멀었지만요. [영혼의 미술관]저도 읽고 싶던 책이에요^^

페넬로페 2024-07-19 15:50   좋아요 1 | URL
이 부분이 참 어려운 것 같아요.
틀에 갖히기는 싫은데
그러다보면 제가 오역을 하는 건 아닌지 걱정되더라고요. ㅋ
이 책 천천히 음미하고 읽으면 되게 좋아요.
물론 제 감상이지만 청아님은 좋아하실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