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을 세 번째 읽었다.
두 번째 읽었을 때까진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정적이 흘렀고 처음부터 다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시간의 흐름이 순서대로 되어있지 않아 혼란스러웠고
토마시, 테레자, 사비나, 프란츠가 얘기하는 가벼움과
무거움이 정확히 무엇인지 잘 알지 못했다.
중간중간 작가의ㅡ 니체의 영원회귀로부터 시작해서
소설을 쓰는 방식, 키치, 사상, 종교, 육체, 소련 독재자 아들의 똥, 개 카레닌의 원형적인 시간과 그 개를
사랑하는 테레자의 방식
ㅡ개입에 대해서도 생각을 많이 해야만 했다.

그래도 세 번째 읽기를 마쳤을때는 긴 여운과 함께
책을 덮을 수 있었다.
작가의 의도를 모른다해도
내 나름의 해석은 할 수 있었다.

가볍게, 또는 무겁게 인간들은 살아간다.
각자 나름의 개성을 가지고 자기 식대로 살아가고자
하지만 자신을 둘러싼 프레임을 깨기란 쉽지가 않다.
체코라는 공산치하의 나라와 스위스라는 자유와 평화를
상징하는 나라에서 살아내는 것은 정말 다른 것이다.
그래서 사비나의 행진과 프란츠의 행진은 같을 수가 없다.
가볍게 살고 싶어도 그렇게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은 여러가지 생각할 수
있는 걸 많이 던져주는 책이다.
작가의 치말한 구성과 함께 인간이 살아내는
삶의 형태와 여러 본연의 모습을 보여준다.
작가의 생각과 유머코드도 돋보였다.
처음엔 여러 이상한 장면들과 인물의 행동이
이해되지 얺았지만 반복해서 읽다보니
인물들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되었다.
특히 토마시와 사비나에 대해서.

가벼움이 참 싫을 때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가볍게 살고 싶다.
가벼움은 결코 경망스러움이나 수다스러움,
생각없음이 아니다.
영원회귀가 아닌 한 번밖에 살 수 없는 삶에서
가벼움은 나답고, 너답게 사는 것이다.
그걸 인정해주며 어쩌면 은유와 고독이 있는 삶을
살아내는 것이 가벼움이고
그런 가벼움이 삶을 묵직하게 견뎌내게 해주는 것이다.
그것이 또한 무거움이고 원형적인 것이다.


* 이 정상참작 때문에 우리는 어떤 심판도 내릴 수 없다.
곧 사라지고 말 덧없는 것을 비난할 수 있을까?
ㅡp10

*당신은 모든 점에서 키치와는 정반대라서 당신을
사랑하는거야ㅡp24

*이상한 행복, 이상한 슬픔을 느꼈다.이 슬픔은 우리가
종착역에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행복은 우리가
함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슬픔은 형식이었고, 행복이
내용이었다.행복은 슬픔의 공간을 채웠다.
ㅡp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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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0-01-07 08: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저도 한 번 더 읽어야겠어요 ㅎㅎ
좋은 아침입니다~

페넬로페 2020-01-07 09:18   좋아요 0 | URL
네 아무래도 한 번보다는 더 이해하기 좋을 것 같아요~~
비오는 아침이네요.
오늘 하루도 행복하게 보내세요**

2020-01-07 0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넬로페 2020-01-07 11:12   좋아요 0 | URL
이 책의 구절과 등장 인물들의
삶에 너무 많은 의미가 담겨있어
오히려 짧은 리뷰가 될 수밖에 없었어요~~
유레카님이 적어주신 대목도 참 좋아요^^
감사합니다**

레삭매냐 2020-01-07 13: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다 말다를 계속하게 되는 책이네요.

작심하고 읽으면 금세 읽을 터인데...

신년에는 꼭 한 번 읽어봐야지 싶습니다.

페넬로페 2020-01-07 14:45   좋아요 0 | URL
네 깊이가 괜찮은 책인것 같아요~~
이 책 읽은 나이에 따라
그 느낌이 다른것 같아요^^

coolcat329 2020-01-07 1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시 한 번 더 읽어봐야겠습니다.

페넬로페 2020-01-07 14:46   좋아요 0 | URL
시간 나실 때 천천히 음미하며
읽으시면 좋으실 듯 해요^^

suninrose 2020-01-11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1995에 사서 두 번 정도 읽었습니다.
얼마 전 다시 꺼내 들었죠. 밑줄 그은 부분도 있고 뭐라 끄적거려 놓은 부분도 있긴 하네요.
표기법이 그 사이 바뀌었나 봅니다.
토마스 -> 토마시, 테레사 -> 테레자.

지나가려다 바뀐 표기법을 알게 되어 아는 체해 봅니다.
감사드리며,

2020-01-11 2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