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잡지 - 18~19세기 서울 양반의 취향
진경환 지음 / 소소의책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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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마잡이는 거덜(巨達)이라고도 했는데, 사람이 탄 말이나 당나귀를 끄는 마부를 일컫는다.

견마는 원칙적으로 문무관에게만 허용되었지만, 후대에는 민간에서도 유행하여 양반이라면 최소한 과하마(果下馬)라도 타야 체면이 섰는데, 그때에도 반드시 견마를 잡혔다.

과하마는 우리나라 토종인 조랑말의 일종으로, 그것을 타고서 과실나무 아래를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작다는 뜻이다.

결국 아무리 보잘것없는 말을 타더라도 반드시 견마잡이를 붙여야만 체면이 섰다는 것이다.

먼 길을 갈 때에는 마방(馬房)에서 말을 빌려 타야 했는데, 그때도 견마잡이는 반드시 따라왔다.

그런데 견마잡이는 말만 잘 몰았던 것이 아니고, 지리도 잘 알고 있어 대단히 편리했다.
그런데 『경도잡지』에서 특히 문제 삼고 있는 것은 견마잡이의 위치와 숫자이다.

조정에서 임금을 알현하는 등의 의례에서 당상(堂上)의 교의(交椅)에 앉을 수 있는 고위 관직의 당상관들은 견마잡이 둘을 둘 수 있었다.

말 오른쪽과 왼쪽에 한 사람씩 세워두고 가야 권위가 선다는 말이겠는데, 지나친 허세가 아닐 수 없다.

예나 지금이나 이렇게 거들먹거리는 고위 관리는 참으로 꼴불견이다.

 

 

 

 

비둘기는 성품이 사치스럽다.

그래서 “비둘기를 기르는 집에서는 비둘기 집을 만들고 아로새기는 장식으로 지극하게 꾸민다”.

실제로 비둘기가 그렇다기보다는 비둘기를 기르는 사람들이 사치스럽다고 해야 옳다.

비둘기 집(?閣)을 장(藏)이라 하는데, 심지어는 여덟 칸짜리인 것도 있다.

그것을 용대장(龍隊藏)이라 한다.

“서울의 호사가들은 새장 기둥 위에 산 모양을 새겨 넣고 수초 그림을 그리고는 동(銅)으로 된 철사로 망을 만들어서 한 조롱의 값이 많게는 수천 전(錢)에 이르렀다.”

거기에 비둘기, 특히 진귀한 비둘기를 채우려면 돈이 만만치 않게 들었을 것이다.

“작은 몸집에 순백색으로 이마에는 검은 화점(花點) 하나가 있는 점모(點毛)가 제일 비싸서 한 쌍에 백 문(文)을 넘기도 하였다”고 하니, 보통의 재력으로는 애당초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서울 양반들은 누가 더 비싼 비둘기를 많이 사들이냐를 놓고 경쟁했다.

앞에서 말한 여덟 칸 용대장에 “여덟 종의 상품 비둘기를 모아서 각각의 방에 들여놓는 것을 다투어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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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팝업북)
생 텍쥐페리 지음, 김화영 옮김, 제라르 로 모나코 만듦 / 문학동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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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팝업북을 보고 있는데 옆지기가

샀네.

잘 했어.

보고싶은 책들을 사야 병이 안 나.

그런다.^^

 

원래는 많이 망설였다.

가격도 그렇고 해서...

근데 어린왕자는 책으로는 읽었지만 팝업북은 처음이라 자꾸 눈길이 가고 욕심이 났다.

그래서 사고 말았다.

 

좋았다.

마음에 드는 책이였다.

그래서 후회가 없다.

고이 보관하면서 생각날 때마다 봐야겠다.

 

어른을 위한 동화지만 아이들한테도 좋을 동화,

좋아하는 분들께 선물하면 더 좋은 어린 왕자 팝업북!!!

 

 

 

 

 

 

 

<성경>과 마르크스의 <자본론> 다음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로 알려져 있는 <어린 왕자>. 국내에서 유통되는 책만 200여 종 가까이 된다고 한다. 아마도 아이든 어른이든, 소행성에서 온 어린 왕자를 만나고 나면 생의 가장 심오하지만 가장 단순한 비밀을 알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으로 보아야 잘 보인다는 그것 말이다.

< 어린 왕자>는 1943년 초판이 출간된 이래 전 세계인의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수많은 판본으로 소개되었으며, 아이들을 위한 액티비티북, 팝업북, 놀이책 등 다양한 형태로 출간되었다. 그중 문학동네에서 나온 <어린 왕자> 팝업북은 오랜 애독자들을 위해 소장 가치를 높인 책이다.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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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08-07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들한테도 보여주면 좋겠네요 재독의 기쁨과 함께

후애(厚愛) 2018-08-07 11:37   좋아요 0 | URL
네 애들이 무척 좋아할거에요.^^
함께 보시면 더 좋구요~

더위조심하시고,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카알벨루치 2018-08-07 11:44   좋아요 0 | URL
근데 가격이 삼만원 넘네요 ㅎㅎㅎ

후애(厚愛) 2018-08-07 12:01   좋아요 0 | URL
네 삼만원 넘어요. ㅋㅋㅋ
팝업북 책들은 나오면 삼만원이 넘더라구요.
 
안녕
안녕달 지음 / 창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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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선 우리 그림책의 성취”라는 평을 받으며 제57회 한국출판문화상을 수상한 안녕달 작가 <안녕>. 소시지 할아버지의 삶과 죽음을 작가 특유의 감성과 더불어 극도로 절제된 대사, 시처럼 감각적인 이미지 구성으로 과감하게 펼쳐 나가며 독창적이면서도 감동적인 그림책을 선보인다.

만남과 이별을 뜻하는 인사말 ‘안녕’을 모티프로 삼은 이번 작품은 소외된 이를 향한 따스한 시선이 빛나며 삶과 죽음을 찬찬히 되돌아보게 한다. 광활한 우주 속 어느 별에 사는 소시지 할아버지와 개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깊은 여운을 남긴다.

 

 

 

 

 

 

 

 

 

 

 

 

 

 

 

 

 

 

 

 

 

 

 

 

 

 

 

 

 

"내 개가 보고 싶소."

하고 말했다.

그때                                                                 그의 표정이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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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김정희 - 산은 높고 바다는 깊네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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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연히 각별한 생각이 일어나니

넓은 세상에서 지기를 맺고 싶어라.

마음 맞는 사람을 얻기만 하면

그를 위해 한 차례 죽을 수 있네.

연경엔 명사가 많기도 하다니

부러운 마음 저절로 끝이 없구나.

 

 

 

 

 

이 바다 커다란 해자와 같고

장성은 높은 산을 내딛는구나

우리의 서해에 해당하지만

여기서는 동해라니 사랑스럽다.

해와 달 우리가 먼저 얻으니

이곳에선 남은 이슬 적실 뿐이지.

바다 끝이 바로 나의 고향이거니

바지 걷고 건너갈 수 있을 듯해라.

 

 

 

 

 

용방강 문하에서 향을 바쳐 제자 되고

완원 선생 또렷이 그림에서 보았다네.

경적의 바다에다 금석의 총부러니

화도사비 이임송의 서재에서 처음 봤지

주학년의 묘한 그림 천하에 알려졌고

옹씨 집안 형제들은 쌍벽으로 나란하다.

조강은 이름난 가문의 후예로서

맨 처음 만나던 날 돌이켜 생각하니

만남 있고 이별은 없을 줄만 알았건만

아득히 애 녹이는 이별일 따름일세.

 

 

 

 

 

 

꽃이 져야 열매 맺고

달은 가도 흔적 없네.

그 누가 꽃 있다 하고

달이 없다고 증명하리.

묘길상은 우뚝 높고

법기봉은 푸르도다.

 

 

 

 

 

 

 

우뚝우뚝 뾰족뾰족 괴괴하고 기이하니

인간세계의 신불인가 모두들 의심하네.

평생 시를 금강 위해 아껴두었건만

금강산 오고 보니 감히 시를 못 짓겠다.

 

 

 

 

 

 

 

 

절해고도의 외로운 구름은 대낮에도 어둡고,

외로운 나그네의 우울한 근심에 수염은 푸르지 않네.

야릇한 돌과 큰 나뭇가지 어찌 그리도 마음 활달한가.

산에는 잡목들이 늪에는 풀들이 적어 쓸쓸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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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예술이다 - 가장 우아한 반려동물, 인간의 화폭을 점령하다
데즈먼드 모리스 지음, 이한음 옮김 / 은행나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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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나타난 고양이들의 모습은 때로는 신의 상징으로, 때로는 악마의 현신으로, 쥐 잡이로, 움직이는 장난감으로, 또 집 안의 일인자로 변천해가면서, 인간 사회에 편입된 고양이의 입지가 어떻게 변천되었는지, 고양이가 어떻게 인간을 길들여 인간의 가정을 지배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다. 인간의 예술 작품들에 반영되어 있는 고양이의 역사는 곧 고양이를 길들여오고 그려온 우리 인간의 역사이기도 하다.

 

 

 

 

 

 

 15세기에 이런 식으로 사람을 동물이라고 일컫다니?설령 위대한 동물이라고 해도?정말 놀랍기 그지없다. 비교적 최근인 1967년에 내가 그 말을 했을 때에도 곧바로 공격을 받은 바 있다. 그러니 그 뒤에 붙은 문장에서 레오나르도의 신중함이 읽히는 것도 놀랍지 않다. 그는 이렇게 투덜거린다. “모든 진실을 말하는 것이 허용된다면, 더 심한 말도 할 수 있겠다.” 임종하기 몇 년 전인 1519년, 그는 좀더 모험을 감행했다. 그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상기시키는 쪽지를 남겼다. “네발동물의 움직임을 기술하는 별도의 논문을 쓸 것. 거기에는 인간도 포함됨. 아기 때 마찬가지로 네발로 기어다니니까.”     〈옛 거장의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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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30 20: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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