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38대 원성왕 8년(792)사월 초파일. 청년 김 현은 영험 있기로 소문난 흥륜사 앞뜰 5층탑에서 밤이 깊도록 탑돌이를 하고 있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얼마 동안 탑을 돌다가 기도를 마치고 막 돌아가려던 김 현은 걸음을 멈칫했다.
『아니, 이 밤에‥‥』
뒤를 돌아다본 김 현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아리따운 여인이자기 뒤를 좇아 탑돌이를 하는 것이었다. 성 안에서 처음 보는 미녀였다.
김 현은 그녀에게 말을 걸고 싶었으나 그 모습이 어찌나 근엄하고 정결했던지 감히 접근하지 못했다.
『음, 내일 밤 다시 와야지.』
다음날 밤, 삼경의 인경이 울리자 김 현은 흥륜사 경내로 들어섰다.

그녀는 벌써부터 탑돌이를 하고 있었다.

김 현도 따라서 돌기 시작했다.
그는 기도보다는 낭자의 뒷모습에 온 정신을 다 팔고 있었다.
얼마 후 그녀가 삼배를 올리고 탑을 뜨려 하자 김 현은 급히 쫓아갔다.
『낭자.‥‥‥‥』
『실례지만 나는 성안에 사는 김 현이라는 사람이오. 낭자는 뉘시길래 밤마다 탑돌이를 하시는지‥‥』
『아사미라 하옵니다.』
여인은 방긋 웃으며 이름만을 말하고는 그냥 발길을 옮겼다.
『낭자- .』
김 현은 여인의 팔을 잡고 그녀를 똑바로 보았다.
『낭자, 나는 어젯밤 낭자를 본 순간부터 지금까지 낭자 생각으로 가득하오.』

그는 다시 목청을 가다듬어 말을 이었다.
『한번 얼굴을 보는 것도 인연인데, 이는 필시 하늘이 준 연분인가 보오. 낭자 사랑하오.』
『이 몸은 낭군님 뜻을 받아들일 수 없는 몸이옵니다.』
『그대가 아무리 피하려 해도 나는 오늘 그대를 따라가리다.』
『아니 되옵니다. 소녀의 집은 가난하고 병석에 누운 어머니가 계셔 모실 곳이 못 되옵니다.』
『낭자, 내 마음을 거절하지 마시오. 낭자.』
아사미는 어느새 김 현의 넓은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이리하여 산을 몇 구비 돌아, 삼경이 넘어 조그만 촌막에 이르렀다.
『낭군님, 잠깐 계시와요. 안에 들어가 어머님께 말씀드리고 나오겠어요.』
잠시 후 방문이 방긋이 열리며 소녀가 나왔다. 뒤에는 그녀의 어머니인 듯한 노파가 밖을 내다본다.
『낭군님, 소녀의 어미 예요.』
『갑자기 찾아와 실례가 많습니다. 낭자의 고운 자태에 그만 불문곡직하고 찾아왔습니다.』
『이왕 오셨으니 안으로 모셔야겠으나 성질이 포악한 아사미의 세오라비가 곧 돌아와 해칠지 모르니 어서 몸을 피하시지요.』
노파는 근심스런 표정이었다.
그때였다. 어디선가 호랑이의 울음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오니 아사미는 그만 질겁을 했다.
『에그머니‥‥ 낭군님, 어서 몸을 피하십시오.』
그녀는 김 현을 헛간에 숨겼다.
『어머니, 다녀왔습니다.』
『앗-』
헛간 문틈으로 밖을 내다보던 김 현은 자기도 모르게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초막 앞에는 남자가 아닌 커다란 호랑이 세 마리가 서성거리고 있지 않은가.
『저놈들이 사람냄새를 맡고 있구나. 이거 야단났네.』
그때 소녀의 음성이 들렸다.
『안돼요, 그쪽으로 가면‥‥』
소녀는 호랑이 앞을 가로막았다.
『제발, 사람은 없으니까 방에 들어가 쉬세요.』
호랑이 세 마리는 방으로 들어갔다.
이런 해괴한 광경을 숨어서 본 김현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밤이 깊었다.
김 현이 인기척에 놀라 눈을 떠 보니 소녀가 옆에 와 있었다.
『오, 낭자-.』
『낭군님.』두 사람은 그 밤을 함께 지냈다.
날이 천히 밝자 소녀는 살며시 일어나 문 밖으로 나갔다.
그러나 뜻밖에도 호랑이 세 마리가 문 앞에 도사리고 앉아 소녀를 해칠 듯했다.
김 현은 그만, 『앗!』

소리를 치며 헛간 밖으로 나와 소녀를 등 뒤로 감췄다.

호랑이는 적을 만난 듯 몸을 일으키더니 산이 울릴 듯 큰소리로 울었다.
김 현은 사시나무 떨 듯 떨고 있을 뿐 속수무책이었다.
이때 잡자기 어디선가 위엄스런 음성이 들려왔다.
『이놈들, 삼배야(호랑이 형제 이름). 내가 너희 형제를 세상에 내보낼 때 산증을 평정하라고 했거늘, 어찌 포악과 횡포를 일삼고 있느냐. 벌 받아 마땅한 일이니 어서 썩 물러가거라.』
추상 같은 이 호령에 호랑이들은 어깨를 떨어뜨리고 어디론지 사라져 버렸다.
이 광경에 아연했던 김 현은 얼마만에 정신을 차려 소녀에게 입을 열었다.
『낭자,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오.』
『아무것도 묻지 마세요. 낭군님은 어서 돌아가십시오.』
김 현은 구슬피 우는 소녀를 달래다가 후일을 기약하고 성안으로 돌아갔다.
다음날 성중은 발칵 뒤집혔다.
큰 호랑이 한 마리가 성안에 나타나 사람과 가축을 해쳐 인심이 흉흉해졌다.
큰 변괴가 날 거라는 유언비어가 떠돌자 경주부중에선

「호랑이를 잡는 사람에게 벼슬과 상금을 후하게 내린다」는 방을 붙였다.
김 현은 급히 말을 몰아 아사미의 초막으로 달려갔다.
『낭자-.』
『‥‥』
『낭자-.』
몇 번인가 급히 부르자 방문이 열리고 소녀가 나왔다.
『어머나, 낭군님.』

소녀는 근심어린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낭군님, 소녀는 죄 많은 계집입니다. 어서 소녀를 죽이시고 벼슬과상을 받으십시오. 소녀 하룻밤 낭군님 정을 받은 몸이니, 낭군님 위해죽으렵니다.』
말을 마친 소녀는 갑자기 김 현의 칼을 뽑아 자기의 배를 찌르고 쓰러졌다.
『낭자- .』
쓰러진 소녀는 큰 호랑이로 변했다.
『아니‥‥? 이게 무슨 변인고.』
순간 김 현은 전후 사정을 알 수 있었다.
소녀는 호랑이가 둔갑한 것이요, 오빠의 죄를 대신해서 자신을 찔러 목숨을 끊음으로써 김 현에게 벼슬을 받게 한 것이었다.

김 현은 영웅으로 받들어지고 큰 벼슬을 받았다.
그 후 김 현은 호랑이의 원을 풀어주기 위해 절을 세우고 큰 재를 지냈다.

그 절이 바로 경주에 있던 호원사다.
(경주 · 호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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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원 시인의 좋은글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게 하소서-

 

우리는 살아가면서 본의 아니게 남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누구나 한번쯤은 있었을것입니다.

물론 상처를 받은 적도 있을 것 이구요....

 

별 의미없이 가볍게 던지말에 누군가는

상처를 받을 수도있을것입니다.

무심코 던진돌에 개구리가 맞을 수 있듯이..

상처 받지도 말고 상처를 주는 사람도 되지 않았음 합니다.

 

"먼저 고맙다고 먼저 미안하다고 말한다면

사람 관계는 나빠질래야 나빠질 수가 없습니다."

 

"사람 관계에서는 이기고 지는 것이 없습니다.

먼저 고맙다고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세요."

<어떤 하루 中에서>

 

 

 

☆ 시인 용혜원 ☆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게 하소서-

 

별 의미없이 행하는

눈짓하나,말 한마디,행동 하나가

때로는 남에게

커다란 상처를 줄 수있으니

나의 말과 행동을 주관 하소서.

 

나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하소서.

 

나만의 위해 삶을 가는 것은

도리어 나 자신을 울 안에

스스로 가두는 것이니

 

남에게 뼈 아픈 상처를 주지 않고

마음의 깊은 상처까지 감싸 안을 수 있는

넉넉한 사랑을 갖게 하소서.

 

삶이 분주하고 바쁘다며

차곡차곡 쌓여지는 스트레스로 인하여

무의식 중에 나타나는 신경질적인 반응과

순간순간 분출되는 혈기를

가라 앉히게 하소서.

 

예상치 못한 돌발적인 행동 하나하나가

무심히 내 뱉는 말 한마디가

남의 가슴에 날카롭게 꽂혀진다면

그 상처로 인해 아파하는 고통이 크니

남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게 하소서.

 

모든 삶에 오직 자비의 마음을 본받으며

사랑을 이루게 하소서.

 

용혜원 시인의 좋은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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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4-07-11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타인에게 제가 상처받지 않게 해달라고 매일매일 기도하는데,,,
그리고 당연히 저도 타인에게 상처주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는데 상처를 주는일보다 상처를 받는일이 더 많은듯해요,

후애(厚愛) 2014-07-15 12:41   좋아요 0 | URL
아... 어찌 저랑 같을까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저도 마음속으로 빈답니다..
앞으로 상처받지 않고 웃으며 행복하게 살아가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설화내용]
『마마, 정신 차리십시오.』
잠자리에 든 세조는 악몽을 꾸는지 온몸이 땀에 흥건히 젖은 채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옆에 누웠던 왕비가 잠결에 임금의 신음소리를 듣고 일어나 정신 차릴 것을 권하니

잠에서 깨어난 세조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마마, 신열이 있사옵니다. 옥체 미령 하옵신지요?』
세조는 대답 대신 혼자 입속말을 했다.
『음, 업이로구나, 업이야.』
『마마, 무슨 일이세요? 혹시 나쁜 꿈이라도 꾸셨는지요.』
『중전, 심기가 몹시 불편하구려. 방금 꿈에 현덕왕후(단종의 모친 ·세조의 형수) 혼백이 나타나 내 몸에 침을 뱉지 않겠소.』
『원, 저런‥‥』
꿈 이야기를 하며 다시 잠자리에 들었으나 세조는 잠을 이를 수 가없었다.

어린 조카 단종을 업어주던 모습이며, 생각하기조차 꺼려지는 기억들이 자꾸만 뇌리를 맴돌았다.
이튿날 아침, 이게 웬일인가.
꿈에 현덕왕후가 뱉은 침자리마다 종기가 돋아나고 있다니, 세조는 아연실색했다.

종기는 차츰 온몸으로 퍼지더니 고름이 나는 등 점점 악화되었다.
명의와 신약이 모두 효험이 없었다. 임금은 중전에게 말했다.
『백약이 무효이니 내 아무래도 대찰을 찾아 부처님께 기도를 올려야겠소.』
『그렇게 하시지요. 문수도량인 오대산 상원사가 기도처로는 적합할 듯 하옵니다.』
왕은 오대산으로 발길을 옮겼다.
월정사에서 참배를 마치고 상원사로 가던 중 장엄한 산세와 밝은 계곡물 등 절경에 취한 세조는

불현듯 산간벽수에 목욕을 하고 싶었다.

자신의 추한 모습을 신하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 늘 어의를 풀지 않았던 세조는 그날도 주위를

물린 채 혼자 계곡물에 몸을 담그고 목욕을 즐겼다.
그때였다. 숲속에서 놀고 있는 조그마한 한 동자승이 세조의 눈에 띄었다.
『이리와서 내 등 좀 밀어주지 않으련?』
동자승이 내려와 등을 다 밀자 임금은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단단히 부탁의 말을 일렀다.
『그대는 어디 가서든지 임금의 옥체를 씻었다고 말하지 말라.』
『대왕도 어디가서 문수보살을 친견했다고 말하지 마시오.』
이렇게 응수한 동자는 흘연히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왕은 놀라 주위를 살피다 자신의 몸을 보니 몸의 종기가 씻은 듯이 나은 것을 알게 됐다.
왕은 크게 감격했다.
환궁하자마자 화공을 불러 자신이 본 문수동자를 그리게 했다.
기억력을 더듬어 몇 번의 교정을 거친 끝에 실제와 비슷한 동자상이 완성되자 상원사에 봉안토록 했다.
현재 상원사에는 문수동자 화상(畵像)은 없고, 얼마 전 다량의 국보가 쏟아져 나온 목각문수동자상이 모셔져 있다.
또 세조가 문수동자상을 친견했던 월정사에서 상원사로 갈라지는 큰 길목 10km지점은 임금이 그곳 나무에 의관을 걸었다

하여 「갓걸이」또는 「관대걸이」라고 부른다.
병을 고친 이듬해 봄. 세조는 다시 그 이적의 성지를 찾았다.
상원사에 도착한 왕은 곧바로 법당으로 들어갔다.
막 예불을 올리는데 어디선가 별안간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나 세조의 곤룡포 자락을 물고 자꾸 앞으로 못 가게 잡아당기는 것이 아닌가, 이상한 예감이 든 왕은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병사들을 풀어 법당안팎을 샅샅이 뒤지게 했다.
아니나 다를까. 불상을 모신 탁자 밑에 세 명의 자객이 세조를 시해하려고 시퍼런 칼을 들고 숨어 있었다.
그들을 끌어내 참하는 동안 고양이는 벌써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하마터면 죽을 목숨을 구해준 고양이를 위해 세조는 강릉에서 가장 기름진 논 5백 섬지기를 상원사에 내렸다.
그리고는 매년 고양이를 위해 제사를 지내주도록 명했다.
이때부터 절에는 묘답 또는 묘전이란명칭이 생겼다.
즉 고양이 논, 또는 고양이 밭이란 뜻. 궁으로 돌아온 세조는 서울 근교의 여러 사찰에 묘전을 설치하여 고양이를 키웠고,

왕명으로 전국에 고양이를 잡아 죽이는 일이 없도록 했다.
최근까지도 봉은사 밭을 묘전이라 부르는 이유도 이에 기인한다.
또 지금도 상원사에 가보면 마치 이 전설을 입증하는 듯 문수동자상이 모셔진 청량선원

입구 계단의 좌우에는 돌로 조각한 고양이 석상이 서 있다.
속설에 의하면 「공양미」란 말도 고양이를 위한 쌀이란 말이 변하여생겼다는 일설도 있다.
고양이 사건이 있은 지 얼마 후 세조는 다시 상원사를 찾았다.

자신에게 영험을 베풀어준 도량을 중창하여 성지로서 그 뜻을 오래오래 기리기 위해서였다.

대중 스님들과 자리를 같이한 왕은 상원사 중수를 의논하고 있었다. 그때 마침 공양시간을 알리는 목탁이 울렸다.
소탈한 세조는 스님들과 둘러 앉아 공양 채비를 했다.
『마마, 자리를 옮기시지요.』
『아니오. 대중 스님들과 함께 공양하는 것이 과인은 오히려 흡족하오.』

그때 맨 말석에 앉아 있던 어린 사미승이 발우를 들더니, 세조의 면전을 향해 불쑥 말을 던졌다.
『이거사, 공양하시오.』
놀란 대중은 모두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몸둘 바를 몰라했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가. 정작 놀라야 할 세조는 껄껄 웃고 있는 것이 아닌가.
『과연 도인될 그릇이로다.』
왕은 그 사미승에게 3품의 직을 내렸다.
그리고는 그 표시로서 친히 전홍대 (붉은 천을 감은 허리띠)를 하사하였다.

아마 세조는 지난날 자신의 병을 고쳐준 문수동자를 연상했던 모양이다.
그 후 세간에서는 어린아이들이 귀하게 되라는 징표로 붉은 띠로 허리를 졸라매 주는 풍속이 생겼다 한다.

(오대산 · 상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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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사랑하게 되어서

누구보다 널 믿고싶고,
누구보다 널 지켜주고싶고,
누구보다 널 만나고싶고,
누구보다 널 행복하게 해주고싶어,
+++++++++++++++++++++++++++++++++++
너라는 작은 상자안에
사랑이란선물을 넣어주고 싶어
+++++++++++++++++++++++++++++++++++
사랑은 한 그루의 나무입니다,
있을떈 불편해서 잘라버리지만,
다시 자랍니다,
그럼 다시 계속 자릅니다,
그래도 자꾸자꾸 자랍니다,
그래서 뿌리채 뽑았습니다,
그러니까 ..
없으니까...허전하고
심장이 아프다고 소리칩니다,
++++++++++++++++++++++++++++++++++
사랑은 한명의 작은꼬마입니다,
달콤한 사탕을 주면 웃으며 받아먹지만,
맛없는 사탕을 주면 잔뜩 찡그리며 토해냅니다,
모래밭에서 울고있을때 손을 잡아주면 그 손을 잡지만,
어떤 꼬마는 흥 거리며 잡지않습니다,
비위맞추어 주면 쿵짝대지만,
어쩔떈 픽 이유없이 토라집니다,
사랑도 이렇게 힘들고도 귀여운 감정입니다,
++++++++++++++++++++++++++++++++++++++++++++++++++++
사랑은 초콜렛입니다,
달고도 씁쓸한..그런맛의 초콜릿입니다
+++++++++++++++++++++++++++++++++++++++++++++++++
그대간 떠나간 마음의 빈자리,
눈물로 채워야겠죠
++++++++++++++++++++++++++++++++++
너라서 사랑하는거야,
돈이많아서도,
얼굴이 이뻐서도,
똑똑해서도 아니라,
너라는 이유가 있기떄문에
사랑하는거야,
+++++++++++++++++++++++++++++++++
이 거리의 색이 바뀔떄쯤,
나는 너와 함꼐 있겠지,?
++++++++++++++++++++++++++++++++
사랑해요
당신이라서 다행이에요,
당신을 사랑해서 다행이에요,
다른사라도 아닌 당신이라서..
정말 다행이에요,
+++++++++++++++++++++++++++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지나도,
수많은 소리가 내귀를 울려도
내눈엔 너만보이고,
내귀엔 너의 목소리 만 들려,
++++++++++++++++++++++++++++++

 

 

 

감동적인 글귀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고, 많은 사람들을 좋아하고, 특별한 몇 사람을 사랑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우리를 필요로 한다면, 행복은 코앞에 있을 것이다 - 메리 로버츠 라인하트"

 

짧고멋진말 "결과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면 세상에 못할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 W. 서머싯 몸"

 

나는 경험을 통해서 삶의 지혜를 알아간다.

생각의 차이가 전혀 다른 결과물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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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남원에 사는 양생(梁生)은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홀로 만복사(萬福寺-남원에 있었는데 고려 文宗때 지었음) 동편 방 한 칸을 얻어 외롭게 살고 있었다.
그의 방 앞에 한 그루 배나무가 서 있는데 봄이 되어 꽃이 활짝 피면 온 뜰 안이 찬란하여 은세계를 이루었다.
그는 무시로 답답하고 외로울 때면 달밤에 배나무 밑을 거닐면서 시를 즐겨 읊었다.하루는,

한 그루 배꽃 나무 외로움을 벗 삼으니
시름도 많은 달 밝은 이 밤에
외로운 창가에 홀로이 누웠으니
어느 곳 고운님이 통소를 불어오나-
비취 (翡翠)는 외로운 것 짝 잃고 날아가고

원앙새 한 마리가 맑은 물에 노니는데
뉘 집에 마음 붙여 바둑놀이 할 건가.
불은 가물가물 이내 신세 점치는 듯-

 

이렇게 시를 읊고 나니 문득 공중에서 소리가 났다.
「그대가 정말 고운 배필을 만나려 한다면, 어찌하여 부처님께 기도드리지 않는가?」
이 소리를 듣고 양생은 크게 기뻐하며 이튿날 곧 3월 24일(매년 이날은 고을 사람들이 만복사를 찾아 향불을 피우고 저마다소원을 비는 풍습이 있었다. )
저녁 예불이 끝나기를 기다려 법당으로 들어가 자기 소매 속에 깊숙이 간직해 가지고 갔던 저포(樗蒲-중국 사람들이 점칠 때 쓰는 점대 같은것)를 꺼 내들고,
「오늘 제가 부처님을 모시면서 저포놀이를 해볼까 합니다.
만약 소생이 지면 법연(法涎 : 대중을 모아 설법하는 좌석)을 베풀어 부처님께 보답하겠거니와 만일 부처님께서 지신다면 반드시 저에게 아름다운 여인을 배필로 점지하여 주시옵기 바랍니다.」
하고 곧 저포를 던졌다.
과연 저포는 양생의 승리로 돌아갔다.
양생은 다시 부처님에게
「저의 아름다운 인연은 이미 정하여졌사오니 자비하신 부처님께서는 소생을 저버리지 마옵소서.」
하고 부처님 탁자 밑으로 들어가 동정을 살피고 있었다.
얼마 안 되어 꽃같이 아름다운 아가씨가 들어왔다.
나이는 열대여섯밖에 안되어 보이는데 검은 머리에 깨끗한 단장을 하고 곱게 채운을 하고 내려온 월궁의 선녀와 같았다.
가만히 바라보니 그 아름답고 고운 모습은 이루 형용하기 어려웠다.
흰 손으로 등잔에 기름을 따러 켜고 향로에 향을 꽃은 뒤에 세 번 절하고 꿇어 엎드려 탄식하며 이르되,
「인생이 박명하기 어제 이와 같을 수가 있사오리까?」
하고, 품속에 간직하였던 축원문을 꺼내어 부처님 탁자 위에 놓으니 그 글에,
「아무 고을 아무 동네에 사는 소녀 아무개는 외람됨을 무릅쓰고 부처님 앞에 사뢰옵니다.
요즈음 변방이 허물어져 왜적들이 쳐들어 와서 마음이 편할 날이 없사와 봉화불이 해마다 그칠 날이 없습니다.
그리하여 건물이 파괴되고 백성을 노략 하오매 친척과 종들이 동서 사방으로 피난하여 정처 없이 유리걸식하였나이다.
수양버들과 비슷한 가냘픈 소녀의 몸이오라 먼 길에 피난이 여의치 않사와 깊은 안방에 들어 엎디어 금석 같은 굳센 정절을 더럽힘이 없었건만 야속하온 우리 부모, 이 여식의수절 하옴이 마땅치 않다 하여 궁벽한 곳에 옮겨 두어 초야에 묻혀 살게 된지 아마 속절없이 3년이나 되었는지라 또 밝은 가을밤과 꽃 피는 봄 아침에 고단한 영혼 어이 위무할 길 있사오리까?
흐르는 흰 구름의 박명함을 탄식하오며 홀로 공규(空閏)를 지키어 기막힌 밤을 보내오니 님 그리운 이내 정이 채란(彩鸞)의 외로운 춤을 홀로 슬퍼하였더니 세월이 흐르고 흘러 서러운 영혼 맘 둘 곳 없사옵고, 그러구러 날은 가고 밤은 와서 구곡간장 다 녹아 없어지나이다.
어지 신 부처님이시여! 자비와 연민함을 베푸시옵소서.
인간의 한 평생이 이미 정해져 있사옵고, 부부의 백년가약 또한 피할 길 없사오니 바라옵건대, 하루바삐 꽃다운 인연과 배필을 점지해 주옵소서.」

여인은 축원문을 마치고 흐느껴 우는데 어찌나 슬피 우는지 이루 말로 형용할 수없었다.
한편. 불좌 밑에 숨어서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양생이 그 아름다움에 황홀하여 스스로 그 정을 가누기 어려워 문득 뛰어나와 그 글을 한번 품어보고,
「그대는 누구이기에 이 곳에 홀로 와 있습니까?」
여인은 아무런 놀라움과 두려움도 없이,
「저도 사람임은 분명하오니 의심을 푸시기 바랍니다. 당신은 아름다운 배필을 구하고 있는 중이지요. 굳이 성명은 알아 무엇 하십니까?」
이 때 만복사는 이미 퇴락하여 스님들은 절 한 모퉁이에 옮겨 살고 있었는데 법당 앞에 다만 쓸쓸한 행랑채가 남아 있었다.
양생은 여인을 눈짓하여 옆에 끼고 그 행랑채 끝 판자방으로 들어가니 여인도 이를 거절치 않고 따라갔다. 이에 양인은 운우(雲雨-남녀의 즐거움)의 즐거움을 누리었다.
이윽고 밤이 깊어 달이 동산에 솟아오르며 그 황홀한 그림자가 창가에 비치는데

문득 어디서인지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여인이 먼저 놀래어,
「누가 왔느뇨? 아무개 아니냐?」
하니, 여아가 대답하되,
「그렇습니다. 낭자께서 문 밖에 일보도 나가지 아니 하시더니 어찌 이런 곳에 와계십니까?」
「오늘의 가연(佳緣)은 실로 우연한 일이 아니다 높으신 하느님과 자비로우신 부처님께서 고운님을 점지해 주신 덕택으로 백년해로를 하게 되었으니 이만 다행한 일이 어디 있겠느냐? 비록 어버이께 말씀드리지 못하였음은 예의에 어그러진 일이나 그러나 이렇듯 아름다운 인연을 맺게 되었으니 한평생의 기쁨이 아닐 수 없다.
너는 빨리 집으로 돌아가 주안상을 차려오너라.」
시녀가 명을 받고 물러간 뒤 얼마 후에 다시 돌아와 뜰아래서 합환(合歡)의 잔치를 베푸니 때가 이미 사경 (四更-새벽 2시 전후)에 임박하였다.
양생이 가만히 그 주안상 그릇들을 보살펴 보니 기명 (器皿)에는 아무런 무치도 없으나 술잔에는 기이한 향내가 진동하여 결코 인간의 것이 아닌 성 싶었다.
양생은 속으로 은근히 의심해 마지않았으나 그 아가씨의 밝고 고운 음성과 몸가짐이 아무래도 어느 명문집 따님이 한 때의 정을 걷잡을 길 없어 이 어두움 속에서 담을 넘어 뛰어나옴이 들림 없으리라 생각하고 별달리 생각지 아니하였다.
아가씨는 양생에게 술잔을 권하며 시녀를 시켜 굳이 한 가락을 부르게 한 뒤에 양생에게 말하기를,

「얘는 옛 곡조밖에 알지 못한답니다.
청컨대 당신께서는 저를 위하여 한 수의 노래를 지어 불러 주도록 하십시오.」
양생은 쾌히 승낙하고 곧 만감홍 가락으로 한 곡조 지어 시녀에게 부르게 하였다.

「봄추위 잔잔한 바람에 명주적삼 팔랑이고
애닳다. 몇 번이나 향로에 불이 꺼졌던고
저문 뫼 눈썹인양 가물거리고 저녁구름 양산처럼 피었는데
비단 장막 원앙 이불에 뉘로 더불어 노닐런고.

금비녀 반쯤 꽃은 채 통소 한가락 불어봅니다.
덧없는 저 세월 어이 흘러만 가느뇨
봄밤 깊은 수심 둘 곳 한이 없는데 타오르는 등불은 가물거리고
병풍, 나즈막히 둘러 한 낯 헛되이 흐르는 눈물 뉘로 더불어 위로받으랴.

기쁠시고 오늘 이 밤 봄바람이 소식 전하여
중중 첩첩 쌓인 정한 봄눈 녹듯 녹았어라
금주곡 한가락을 술잔에 기울이서
한 많은 옛일 느껴워 하노매라.」

 

노래를 마치자 여인은 슬픈 빛을 띠고 말하였다.
「그대를 진작 만나지 못하였음을 못내 한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오늘의 이 가연을 어찌 천행이라 이르지 않쳤습니까?

신께서 만일 소첩을 버러지 않으신다면 종생토록 당신의 건즐(巾櫛-수건과 빗)을 받들겠습니다.
만일 당신께서 저를 버리신다면 저는 영원히 이 세상에서 사라지겠습니다.」
양생이 한편 놀랍고 또 한편 고마운 생각이 들어서,
「그대의 사랑을 내 어적 저버릴 수 있겠소?」
그러나 아가씨의 일거일동이 아무래도 이상하여 그는 유심히 그의 동정을 살졌다.
그때 마침 서쪽 봉우리에 지는 달이 걸리고 먼 마을에서 밝은 패치는 소리가 들려오는데 절간에선 새벽 종소리가 울려 퍼져 먼동이 희끄무레 트이기 시작하였다.
여인이 말하기를,
「너는 그만 술상을 거두어 돌아가라.」
시녀는 곧 안개가 사라지듯 어디로인지 없어졌다.
여인이 말을 이었다.
「아름다운 인연이 이미 이루어진지라 낭군을 모시고 저의 집으로 돌아갈까 합니다.」
양생은 기꺼이 승낙하고 아가씨의 한을 잡고 앞길을 향해 걸어가는데 마을을 날 때마다, 울타리 밑에서 개들이 짖고 한길에 사람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자못 이상한 것은 누구든지 양생이 여인과 함께 가는 것을 본 이가 없다는 사실이다.
어떤 사람은 양총각에게
「양총각, 식전 이른 새벽에 어디를 다녀오는 거요?」
하고 의아히 물었다. 양생은
「어제 저택에 크게 취하여 만복사에서 누웠다가 방금 옛 친구를 찾아가는 길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양생은 그 아가씨를 따라 깊은 숲을 헤치고 가는데 이슬이 길을 적시고 초로(樵路)가 막막하였다.
양생이 의아스럽게 생각하여,
「당신 사시는 곳이 어찌 이렇게 황량합니까?」
「말씀 마시오, 노처녀의 거처는 항상 이러하옵니다.」
하고 글 한수를 외어 농을 걸었다.
「이슬 내리는 오솔길을 저물기 전에 가고 싶건만 어인 이슬 길가에 차 내 소원 막히느뇨.」
양생도 그냥 있지 못하고,
「엉거주춤 저 여우는 다리 위로 건너 가정은 아가씨 노리는 마음 미친 놈 멋없이 설렁대네.」
둘이는 함께 웃으며 또 음기도 하면서 개념동(開寧洞)으로 들어갔다 한 곳에 당도하니 쑥밭이 들에 가득한데 한 채의 아담하고 고운 집이 수려히 서 있다.
여인은 양생을 데리고 그리로 들어갔다.
방 안에는 침구와 휘장이 드리워져 있고 곧바로 밥상을 들여왔는데 어제 저녁의 만복사 차림새와조금도 다른 것이 없었다.

그는 기쁨과 환락으로 연 사흘을 즐기었다.
그 즐거움은한 평생의 아름다운 추억됨에 손색이 없었다.
그리고 시녀도 얼굴이 아름답고 고우나 교활한 모습은 볼 수 없으며, 좌우에 벌려놓은 그릇들과 가구들은 무치가 없으니 필경은 인간세상의 것이 아닌 듯하였다.
그는 가끔가끔 의아한 마음을 금치 못하였으나 아가씨의 은근하고 정다운 접대에

그만 그런 생각들은 봄눈 쓸듯 하는 것이었다.
이러는 동안에도 시간은 흘렀다. 어느 날 아가씨가 이렇게 말했다.
「이 곳의 사흘이 인간세상 삼년에 해당하는데 이제는 그만 그대의 돌아갈 때가 되었으니 인간 세계로 돌아가시어 옛 일을 돌보심 이 어 떠 하겠습니까?」
양생은 슬픔이 갑자기 밀려오며,
「대체 그게 웬 말이오?」
「오늘의 미진한 연분은 다시금 내생에 기필하리라고 굳이 믿는 바입니다.」
내생에 하고 다음과 같이 시를 읊었다.
「개녕동 깊은 골짜기 봄의 수심 안은 채로
꽃은 지고 피고 일백근심 더할세라.
아득한 초협(중국 땅이름) 구름 속에 넘을 여의고는
소상강(舜의 두 부인 娥皇과 崙英이 놀던곳) 대밭 속에 눈물어린 눈동자야

밝은 강 따뜻한 날씨 원앙새는 곽을 찾고
푸른 하늘에 구름 걷히자 비취새 노니는구나.
님이여, 맺사이다 좋고 좋은 동삼방관 (부부의 두 마음의 불변키로 맹세하며 맺는 실)
비단부채(사랑 잃은 여자의 비유함) 가지고 맑은 가을 원망마라.」
하고 은잔 한 벌을 내어 양생에게 주면서,
「내일은 저의 부모님께서 저를 위하여 보련사(寶蓮寺-남원 서쪽 40리 보련산에있는 절)에서 음식을 베풀 것이니 저를 버리시지 않는다면 청컨대 보련사 가는 도중에 기다리시다가 부모님을 함께 뵙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그것 좋은 말씀이오.」
하고 양생은 다음날 아가씨가 이르는 곳에 은잔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과연 얼마 있다가 어떤 명가집 행차가 따님의 대상을 치르려고 수레와 말이 잇따라 보련사로 향하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 그 때 그 집 종자인 듯한 사람이 길가에 은잔을 들고서 있는 양생을 보고 그의 주인에게 여쭙기를,
「마님나리! 우리 집 아가씨 장례 때 관속에 넣었던 은판이 벌써 사람의 훔친바 되어 세상에 나타났습니다.」
「뭐, 그게 무슨 말이냐?」
「네, 저 서생이 가지고 있는 것을 보니 틀림없이 그것 입니다.」
주인은 그것을 보고 곧 말을 멈추고 양생에게 가만히 다가와 은잔을 얻은 유래를 물었다.
양생은 사실대로 말하였다.
주인은 한참이나 멍청히 싫다가,
「내 일적 팔자가 불행하여 슬하에 여식하나 있었더니 왜구의 난리에 그는 죽고 미처 정식으로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개녕동 곁에 묻어두고 머뭇머뭇 지금에 이르렀다.
그러다 보니 오늘이 하마 대상날이 부모된 마음에 어이가 없어 보련사에 서시식이나 베풀까 해서 가는 길일세. 자네가 정말 그 약속대로 하려거든 조금도 의심치 말고 기다렀다가 여식과 함께 오게.」
하고 먼저 보련사로 향했다 양생이 한참 기다리고 있으니 과연 약속한 시간에 아가씨가 시녀를 데리고 왔다.

서로 기쁘게 맞이하여 손을 잡고 보련사로 올라갔다.
절문에 이르러 아가씨가 먼저 들어가 부처님께 예불하고 곧 천 장막 안으로 들어갔는데 스님들과 친척들 중 그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고 오직 양생이 그 뒤를 따를 뿐이었다.
아가씨가 양생 에게,
「진지 잡수시지요, 함께‥‥‥」
하여 양생이 그의 말을 그의 부모에게 전했더니 부모도 이상히 여기어 이를 엿보고 있다가,
「그럼 함께 밥이나 들게 -」
하였다. 아가씨의 형상은 보이지 아니하고 수저소러만 달그락거리는 것이었다.
그것은 마치 인간이 하는 것과 흡사하였다.
그들은 크게 놀라 드디어 장속에 신방을 마련하고 양생으로 하여금 함께 자게 하였는데 밤중쯤 되어 냉냉한 음성이 들려왔다
「이제부터 자세한 신세타령을 여쭙겠나이다. 제가 예법에 어그러지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시경에 말한 건상(裵談-남녀의 重禮를 풍자했음)과 상서 (相鼠-건상과 같은 내용임)의 두서의뜻도 모르는 것은 아니옵니다.
하도 오래 들판 다복속에 묻혀 있어 풍정이 한번 발하매 마침내 능히 이를 이기지 못하였습니다.
뜻밖에도 삼세의 인연을 만나 그대의 동정을 얻게 되어 백년의 높은 절개를 받쳐 술을 빚고 옷을 기워 평생 지어미의 길을 닦으려 하였나이다.
그러나 아깝게도 숙명적인 이별을 어찌할 수가 없어 한시 바삐 저승길을 떠나야겠습니다.
운우는 양대(陽臺-중국 종양왕이 미인을 꿈꾸던 곳)에 개고 오작은 은하에 흩어지매, 임이여, 이 서럽고 아득한 정회를 무엇으로 말씀 드려야겠나이까?」
이런 말을 하고 아가씨는 슬피 울었다.
이윽고 스님과 사람들이 혼백을 전송하니 영혼은 문 밖으로 나가는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여인은 보이지 아니하고 슬피 우는 소리만 은은히 들려왔다.
「저승길이 바쁜 고로 괴로운 이별하건마는
비옵건대 내 님이여, 저버리지 마옵소서.
애닯도다 어머니여, 슬프도다 아버지여,
내 신세를 어이하랴 고운님을 여의도다
아득하다 저승길이, 이 원한을 어이하나」
사라져 가는 가느다란 목소리는 점점 멀어져 그 소리를 확실히 불변할 수 없게 되었다.
부모도 아가씨의 일이 정말임을 깨닫게 되었고 양생 역시 그가 사람이 아니고 귀신임을 그제 서야 뚜렷이 깨달았다.
그리하여 그의 슬픔은 더욱 고조되어 그의 부모와 함께 크게 통곡하였다.
이때 그의 부모는 양생을 향하여,
「은잔은 자네의 소용에 말기네.
그리고 내 말이 지니고 있던 밭 두 이람과 여비 (女婢) 몇 사람이 있으니 자네는 이로써 내 여식을 잊지 말아주게」
하였다.
이튿날 양생은 고기와 술을 가지고 아가씨와 만난 자리를 찾아가 보니 과연 하나의 빈장(殯葬)이였다.

양생은 음식을 차려놓고 지전(紙錢)을 불사르며 조문을 지어 읽었다.
「오오 그리운 님 이시어, 님은 어릴 적부터 천품이 온순하고 커서는 자태가 아름답기 서시(西施-越의 美人 이름)와 같으며 문장은 숙진(叔眞-선녀의 이름)을 능가하여 규문밖에 나가지 많았으며, 항상 어머니의 교훈을 잘 받았었소.
난리를 끊어도 굳은 정조를 온전히 하더니 그만 왜적을 만나 목숨을 잃었구료.
황량한 쪽딴에 몸을 의지하고 피는 꽃 돋는 달에 마음만 슬었소.
봄바람에 귀측도 구슬피 울고 가을철의 비단부채 무엇에 쓰리까.
지나간 밤에 님을 만나 기쁨을 얻었으니 비록 유명이 다르다 할 것이나 운우의 즐거움을 님 과 함께 하였구려.
장차 백년을 해로 하였더니 어찌 하룻저녁의 기쁨으로 이별이 닥칠 줄이야 뉘 알았습니까?
고운님이시여. 그대는 응당 달나라의 난새를 타시옵고 익산(益山)에 비가 되오리다.
당이 암암하여 돌아올 길 바이없고 하늘이 아득하여 그대 발길 끊겼세라.
다만 묘묘막막한 중에 그대 뵈올 길 가만히 기리며 님의 영혼 말 들어 내 구슬피 울었고 장을 헤칠 예마다 마음 찢기오이다. 총명한 그대시여, 고운 그대시여, 고 음성 귓가에 쟁쟁합니다.
아아, 이 설움 내 어이하리이까.
그대의 삼혼이 없어졌다 하여도 하나의 영흔 길이 남을지니 여기 잠시 고운모습 나타낼지어다.
비록 나고 죽음이 다르다 하여도 하나 그대의 총명으로 나의 글월에 어느 느낌이 없으리오.」

 

그 뒤 양생은 이내 슬픔에 이기지 못하여 집과 농토를 전부 매각하여 저녁마다 재를 올리고 시식을 하였더니 하루는 그 아가씨가 공중으로부터 양생을 불러 말하였다.
「당신의 은덕을 입어 이 몸은 이미 딴 나라의 남자의 몸을 받아 태어나게 되었나이다.
유명의 한계는 더욱 더 멀어졌다 하나 당신의 두터우신 은정을 어찌 길이 잊을 길 있사오리까.
그대도 마땅히 다시 정업 (淨業)을 맞아 저와 더불어 함께 영원한 윤회를 해탈케 하여 주십시오.」
양생은 그 후 다시 장가들지 아니하고 지리산에 들어가 약을 캐면서 살았는데, 그가 어떻게 죽었는지 그 뒷 일을 아는 사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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