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의 한국미술
김영나 지음 / 예경 / 199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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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을 먼저 읽었고 너무 재밌어 수년 만에 드디어 1권도 읽게 됐다.

알라딘 도서 정보가 잘못 나와 1권에 2권의 목차가 실려 있어 무슨 내용인지 무척 궁금했던 터였다.

1998년에 나온 책이니 벌써 20년이 넘었는데도 너무너무 재밌다.

좋은 책은 항상 생명력이 있는 모양이다.

저자는 서양미술사를 전공한 분 같은데 한국 미술사 이야기도 정말 맛깔나고 깊이있게 잘 쓰신다.

논문 발표한 것들을 책으로 엮었는데도 어쩜 이렇게 쉽고 재밌는지 모르겠다.

아쉬운 점은 흑백 도판들이다.

본문에 언급된 작품들이 대부분 실려 있는 점은 좋은데 흑백이 많아 아쉽다.

혹시라도 개정판이 나온다면 컬러 도판으로 실어 주면 좋을 것 같다.

저자는 한국 현대 미술의 시원을 1910년으로 잡는다.

미술이 여기가 아닌 예술로 인정받고 특히 근대성, 서구의 미학을 받아들인 시점을 20세기 초로 잡은 것이다.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매체만 바뀐다고 현대 미술이 되는 것이 아니라 회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그 태도와 정신이 훨씬 중요한 것 같다.

누드화를 외설이 아닌 인간의 아름다운 신체 표현으로 접근할 수 있는지가 한 예일 것이다.

한국은 어쩔 수 없이 일본을 거쳐 서구의 현대미술을 받아들였고 해방 후에는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전후 미국이 승전국이 되면서 동양을 서구 문화의 아류 취급을 하면서도 선 사상이나 서예 등을 받아들이는 개방적인 태도를 취했다는 사실이다.

한국이나 일본이 서구 문화를 추종하면서 모방하기 위해 애쓰면서도 서구 역시 동양의 선불교나 서예 등을 추상표현주의나 색면화에 응용하게 된다.

문화란 일방적이기만 한 것은 아닌 모양이다.

어렵기만 했던 앵포르멜이나 추상 조각 등에 대한 기본 개념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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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 미술 산책 - 강화자 가이드와 함께하는
강화자 지음 / 제이앤제이제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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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출판사의 미술 관련 책들은 도판이 엉망인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개선이 좀더 된 듯 하다.

저작권 문제 때문에 그런가, 본인이 직접 찍은 사진들을 싣다 보니, 작품이 중요한 예술 서적의 질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 같다.

기왕이면 저자는 글만 쓰고 전문 사진 작가와 분업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도 여행가서 대충 둘러본 미술관 소개 수준은 아니라서 전문성이 있어 좋았다.

미술을 전공했고 피렌체에 살면서 가이드를 하시는 모양이다.

가벼운 감상 보다는 책 본연의 목적에 맞게 다양한 미술관들을 소개해 주고 있어 도움이 됐다.

피렌체는 도시 곳곳이 다 볼거리이고 르네상스 시대의 유산들인 것 같다.

아직 못 가 봐서 아쉽고 다음 여행지로 꼭 가볼 생각이다.



<오류>

179p

메디치 가의 카스텔로 별장에 있던 이 그림은 위대한 로렌초의 사촌, 로렌초 디 피에르가 주문한 것이다. 

-> 로렌초 디 피에르는 4촌이 아니라 6촌 관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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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여행자 2021-01-13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렌체는 정말 멋진 도시에요.
몇번을 가도 질리지 않을 만큼 볼거리도 매력도 풍부한 곳입니다.
코로나가 진정되면 꼭 한번 가보시기를 추천합니다.

marine 2021-01-14 09:40   좋아요 1 | URL
서재에 들려 좋은 책 소개 많이 받았습니다.
원래 작년 여름에 이탈리아를 가려고 했었는데 여행은 커녕 코로나 때문에 폐업 위기에 놓였네요.
즐독하세요~
 
배낭메고 돌아본 일본역사
임용한 지음 / 혜안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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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세 번째 읽은 책이다.

2006년에 발간된 책이라 편집이 다소 촌스럽고 무엇보다 사진이 흑백이라 아쉽지만 내용은 항상 기대에 부응한다.

첫 장의 히메지 성을 설명하는 부분만 실제 가보지 않아서 그런가 좀 장황한 느낌이라 읽기가 힘들었을 뿐, 그 외 일본 답사기는 재밌게 읽었다.

유홍준씨의 답사기가 세련된 느낌이라면 저자의 책은 투박한 대신 역사를 전공하신 분답게 깊이가 있어 좋다.

일본을 막연하게 적대적으로만 대하지 않고 오랜 대립의 역사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도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짚어 주는 점이 참 좋다.

요즘 같은 반일정서 시대에 이런 균형잡힌 시각들이 더욱 소중하다.

임진왜란 때 일본의 잔학성만 강조할 게 아니라 벌써 16세기에 일본은 수만의 군대를 외국에 장기 주둔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경제력을 가졌다는 사실에 주목하라고 한다.

서양인이 쓴 책에서도 당시 일본의 경제력이 엄청났다는 내용을 읽은 기억이 난다.

무엇이 진정으로 극일인지 생각해 볼 문제다.

교토와 오사카, 도쿄, 나라, 릿코 등 여러 유적지들에 대한 성실한 답사가 이어져 다시 일본에 가고 싶어졌다.



<오류>

80p

쇼무 천황의 아들 나가야 왕은 후지와라와 대립하다가 729년 9월 2일 모반죄를 쓰고 강제 자살을 당한다.

-> 쇼무 천황과 나가야 왕은 덴무 천황의 손자이므로 6촌 관계이다.

97p

헤이조쿄 천도를 계획한 주인공은 몬무 천황이지만, 중도에 사망했다. 그러자 모친 긴메이가 수도 조성을 시작하여 710년에 천도를 단행했다.

-> 몬무 천황의 어머니는 긴메이가 아니라 겐메이 천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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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의 출세작 - 운명을 뒤바꾼 결정적 그림 이야기
이유리 지음 / 서해문집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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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기대보다 재밌게 읽었다.

여러 책들을 짜집기한 편집본이면 어쩌나가 제일 걱정이었는데, 뒷부분 참조 목록들을 보면 확실히 전공자가 아닌 아마추어 작가의 한계가 있는 것 같긴 하다.

문장력도 고른 편이고 쉽게 잘 읽힌다.

도판이 비교적 선명해 감상하기 좋았다.

서양 화가 뿐 아니라 백남준, 이쾌대 등의 우리 화가들도 같이 실려 있어 신선했다.

둘 다 엄청난 부자였고 특히 백남준은 한국 전쟁 당시에 홍콩에서 공부하고 일본으로 피난을 떠날 정도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재벌 아들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비디오 아트 같은 비싼 예술을 할 수 있었나 보다.

그렇게 부유해도 독일에 가서는 이방인이자 소외 계층으로 분류되는 아시아인에 불과했다는 게 아이러니 하다.

고흐처럼 가난에 찌들어 결국은 생명마저 앗아가는 예술가가 있는가 하면 부유함이 밑바당에 깔려 있어야 꽃을 피울 수 있는 유형도 있는 것 같다.

로트레크의 어머니는 백작인 남편과 이혼 후 평생 불구인 아들을 위해 헌신했다고 알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어머니도 아들을 외면했다고 나와 의아하다.

밀레가 사실은 매우 보수적인 사람이었고 근면하게 일하는 농민들의 삶을 예찬하는 일종의 청교도적인 관점에서 그들을 그렸다는 견해는 다른 책에서도 본 것 같다.

프랜시스 베이컨의 십자가 책형도에 대한 해석이 인상적이었다.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를 신앙적 관점이 아닌 도살된 고깃덩어리와 같은 범주로 본다는 게 너무나 충격적이다.

베이컨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음울한 분위기가 기존 관념의 해체와 변형 탓인가 싶다.

앞서 읽은 <전설의 큐레이터, 예술가를 말하다>에서 나왔던 반 고흐의 조카 이야기가 나와 반가웠다.

유명세를 얻기 전에 요절한 시숙의 작품을 알리기 위해 평생을 바친 두 모자의 사연이 가슴 찡했다.

보통 형을 헌신적으로 뒷바라지 해 준 동생 테오의 노력만 회자되는데 그 역시 몇 달 만에 형을 따라 요절했으니 어떻게 형의 작품을 알릴 수 있었겠는가.

테오의 부인인 요한나가 바로 재혼을 해서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는 미처 몰랐다.

재혼한 남편도 화상이었기 때문에 시숙의 작품을 알리는데 좀더 유리했을 것 같다.

아마도 요한나는 시숙의 작품이 얼마나 훌륭한지 남편을 통해 잘 알고 있었고 그녀 역시 깊이 감동했을 것이다.

한 번도 본 적도 없는 삼촌의 작품을 알리기 위해 평생을 노력하고, 단 한 작품도 팔지 않고 정부에 기증해 반 고흐 미술관을 세운 조카의 노력도 정말 대단하다.

<전설의 큐레이터, 예술가를 말하다>에 이 조카의 열정이 잘 그러져 있다.

정말 고흐는 가족복이 있었나 보다.

고흐가 조카의 탄생을 축하하면서 그린 아몬드 붓꽃 그림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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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건축기행 - 유토피아를 디자인하다 My Little Library 7
강영환 지음 / 한길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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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나 편집이 참 예쁜 책이다.

상대적으로 동남아시아는 관심이 적어 책에 소개된 유적지들이 무척 신선했다.

건축학 교수의 전문적인 식견보다는 여러 유적지를 소개하는 수준이라 너무 평이한 것 같아 기대에 못 미치지만, 그래도 잘 모르는 여러 나라의 문화 유적들을 알게 되어 유익했다.

동남아시아라고 하면 그저 휴양지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많은 문화유산이 있었나 꼭 한번 가보고 싶다.

위대한 문화유산들에 대해 감탄만 하지 않고 사회 하층민들의 어려운 삶에 대한 비판도 같이 하는 점은 공감이 갔으나 그 대안이 결국은 자본주의를 통해 산업을 발전시키는 수밖에 없는데 그것은 또 비판하니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

인도 슬럼가 하층민들 삶에 대해 분노하면서도 정작 강의 범람을 막기 위한 하천 정비 작업들에 대해서는 환경파괴라고 비난하는 점도 매우 모순적으로 느껴졌다.

새마을 운동으로 농촌의 옛 모습이 사라졌다고 비난하는 글을 읽은 적 있는데, 농촌 사람들도 도시 문명의 이기를 누리고 살고 싶다고 반박하더라.

원래 인간이 이렇게 모순적인 존재인가 싶다.



<인상깊은 구절>

52p

무엇보다 견디기 어려운 것은 극단적인 계급차별에 의한 하위계층의 비인간적인 삶과 마주하는 일이다. 이들의 생활환경은 지배자들이 남긴 위대한 유적과 너무나 괴리되어 있다. 타지마할 같은 환상의 걸작이 지닌 아름다움은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슬럼가의 아수라장과 극단적 대비를 이룬다. 그것은 건축유산을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을 요구한다. 과연 좋은 건축이란 무엇인가.

(저자는 책에서 자본주의의 폐해를 계속 비판하는데, 평균적인 국민의 삶이 높은 선진국들은 다 자본주의 사회다. 인도를 영적인 나라,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라라는 식으로 추앙하지 않고 그 실체를 보려한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하위계층의 삶을 더 낫게 만드는 힘은 그래도 자본주의가 아닌가 싶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계속 모순적인 견해를 피력해 저자의 관찰이 오히려 피상적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55p

서구의 유명 광장처럼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공간을 설계해 공공공간의 품격을 높이고 도시경관을 아름답게 만든 사례는 보기 드물다.

(민주주의가 발전하지 않은 나라니 너무 당연하다. 문화는 곧 자본을 소유해야 가능한 일)

99p

영국 식민지 시절 호텔과 상업건물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상업지로서 활기를 지속하고 있다. 사정이야 있겠지만 제 나라의 건축양식보다 식민시대의 건축들이 더 잘 보존되어 있다니 당혹스러운 일이다. 우리도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광화문을 헐 때는 한마디도 못하다가, 해방 이후 조선총독부 건물이 헐릴 때는 적극 반대하며 보존의 당위성을 부르짖지 않았던가. 동남아시아의 식민주의 건축들이 대부분 이렇게 후한 대접을 받고 있다는 점은 씁쓸하기 짝이 없다.

(동남아시아 식민지의 역사는 우리처럼 짧지도 않고, 치욕이라고 해서 이미 존재했던 역사적 흔적들을 전부 파괴하고 없애야 민족의 정기가 살아나는 것인가? 아픈 역사든 영광의 역사든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받아들이고 거기서 의미를 찾는 것이 훨씬 건전한 생각이라 믿는다. 자국도 아닌 남의 나라의 문화유산을 저런 식으로 비하하는 것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 식민지의 문화유산을 파괴한 일제도 어리석고 폭압적인 정책을 편 것이고, 부끄러운 유산이라고 일제 시대 유적을 폭파시켜 버린 것도 썩 현명한 결정은 아니었던 것 같다)

132p

오늘날의 마천루는 경제를 통해 군림하려는 자본주의의 또 다른 표상이다. 자본은 마치 잭이 심은 콩나무처럼 하늘로 솟아오르려는 욕망을 멈추지 않는다. 사유재산권 행사라는 무소불위의 권리를 내세워 도시공간을 독점하려 한다. 도시를 주변 자연과 괴리시키고, 교툥과 에너지를 빨아들이며, 방대한 음지를 만들고, 도시경관을 압도하여 군림하려 한다. 역사학자 전우용은 오늘날 마천루를 "돈이 가장 신성한 시대, 지름신이 최고신인 시대의 표상"이라고 표현했다.

(도시 경관을 위해서 건축적 제한이 필요할 수는 있겠으나, 사유재산권 행사는 무소불위의 권리 정도가 아니라 시민민주주의 시대의 가장 핵심적인 권리라 생각한다. 저런 감상적인 견해에 전혀 공감할 수 없다. 민주주의의 발전은 나의 재산을 지키기 위한 투쟁의 과정이 아니었던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일정 부분 양보하고 타협할 수는 있으나 내 재산을 지키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권리이고 의무라 생각한다)



<오류>

161p

진시황의 진나라는 불과 5년 만에 망하고 말았다.

-> 진나라는 15년 만에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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