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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건축기행 - 유토피아를 디자인하다 ㅣ My Little Library 7
강영환 지음 / 한길사 / 2019년 2월
평점 :
품절
디자인이나 편집이 참 예쁜 책이다.
상대적으로 동남아시아는 관심이 적어 책에 소개된 유적지들이 무척 신선했다.
건축학 교수의 전문적인 식견보다는 여러 유적지를 소개하는 수준이라 너무 평이한 것 같아 기대에 못 미치지만, 그래도 잘 모르는 여러 나라의 문화 유적들을 알게 되어 유익했다.
동남아시아라고 하면 그저 휴양지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많은 문화유산이 있었나 꼭 한번 가보고 싶다.
위대한 문화유산들에 대해 감탄만 하지 않고 사회 하층민들의 어려운 삶에 대한 비판도 같이 하는 점은 공감이 갔으나 그 대안이 결국은 자본주의를 통해 산업을 발전시키는 수밖에 없는데 그것은 또 비판하니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
인도 슬럼가 하층민들 삶에 대해 분노하면서도 정작 강의 범람을 막기 위한 하천 정비 작업들에 대해서는 환경파괴라고 비난하는 점도 매우 모순적으로 느껴졌다.
새마을 운동으로 농촌의 옛 모습이 사라졌다고 비난하는 글을 읽은 적 있는데, 농촌 사람들도 도시 문명의 이기를 누리고 살고 싶다고 반박하더라.
원래 인간이 이렇게 모순적인 존재인가 싶다.
<인상깊은 구절>
52p
무엇보다 견디기 어려운 것은 극단적인 계급차별에 의한 하위계층의 비인간적인 삶과 마주하는 일이다. 이들의 생활환경은 지배자들이 남긴 위대한 유적과 너무나 괴리되어 있다. 타지마할 같은 환상의 걸작이 지닌 아름다움은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슬럼가의 아수라장과 극단적 대비를 이룬다. 그것은 건축유산을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을 요구한다. 과연 좋은 건축이란 무엇인가.
(저자는 책에서 자본주의의 폐해를 계속 비판하는데, 평균적인 국민의 삶이 높은 선진국들은 다 자본주의 사회다. 인도를 영적인 나라,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라라는 식으로 추앙하지 않고 그 실체를 보려한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하위계층의 삶을 더 낫게 만드는 힘은 그래도 자본주의가 아닌가 싶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계속 모순적인 견해를 피력해 저자의 관찰이 오히려 피상적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55p
서구의 유명 광장처럼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공간을 설계해 공공공간의 품격을 높이고 도시경관을 아름답게 만든 사례는 보기 드물다.
(민주주의가 발전하지 않은 나라니 너무 당연하다. 문화는 곧 자본을 소유해야 가능한 일)
99p
영국 식민지 시절 호텔과 상업건물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상업지로서 활기를 지속하고 있다. 사정이야 있겠지만 제 나라의 건축양식보다 식민시대의 건축들이 더 잘 보존되어 있다니 당혹스러운 일이다. 우리도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광화문을 헐 때는 한마디도 못하다가, 해방 이후 조선총독부 건물이 헐릴 때는 적극 반대하며 보존의 당위성을 부르짖지 않았던가. 동남아시아의 식민주의 건축들이 대부분 이렇게 후한 대접을 받고 있다는 점은 씁쓸하기 짝이 없다.
(동남아시아 식민지의 역사는 우리처럼 짧지도 않고, 치욕이라고 해서 이미 존재했던 역사적 흔적들을 전부 파괴하고 없애야 민족의 정기가 살아나는 것인가? 아픈 역사든 영광의 역사든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받아들이고 거기서 의미를 찾는 것이 훨씬 건전한 생각이라 믿는다. 자국도 아닌 남의 나라의 문화유산을 저런 식으로 비하하는 것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 식민지의 문화유산을 파괴한 일제도 어리석고 폭압적인 정책을 편 것이고, 부끄러운 유산이라고 일제 시대 유적을 폭파시켜 버린 것도 썩 현명한 결정은 아니었던 것 같다)
132p
오늘날의 마천루는 경제를 통해 군림하려는 자본주의의 또 다른 표상이다. 자본은 마치 잭이 심은 콩나무처럼 하늘로 솟아오르려는 욕망을 멈추지 않는다. 사유재산권 행사라는 무소불위의 권리를 내세워 도시공간을 독점하려 한다. 도시를 주변 자연과 괴리시키고, 교툥과 에너지를 빨아들이며, 방대한 음지를 만들고, 도시경관을 압도하여 군림하려 한다. 역사학자 전우용은 오늘날 마천루를 "돈이 가장 신성한 시대, 지름신이 최고신인 시대의 표상"이라고 표현했다.
(도시 경관을 위해서 건축적 제한이 필요할 수는 있겠으나, 사유재산권 행사는 무소불위의 권리 정도가 아니라 시민민주주의 시대의 가장 핵심적인 권리라 생각한다. 저런 감상적인 견해에 전혀 공감할 수 없다. 민주주의의 발전은 나의 재산을 지키기 위한 투쟁의 과정이 아니었던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일정 부분 양보하고 타협할 수는 있으나 내 재산을 지키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권리이고 의무라 생각한다)
<오류>
161p
진시황의 진나라는 불과 5년 만에 망하고 말았다.
-> 진나라는 15년 만에 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