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왜 다윈이 중요한가 - 진화하는 창조론자들에 맞서는 다윈주의자들의 반격
마이클 셔머 지음, 류운 옮김 / 바다출판사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300 페이지가 채 안 되는 비교적 가벼운 분량.
다윈주의가 옳음을 학술적으로 분석하기 보다는 진화론과 종교 사이에서 고민하는 대중을 위한 책이다.
마이클 셔머의 다른 책들도 재밌게 읽었고 나 역시 회의주의자이기 때문에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제일 인상깊었던 것은, 종교와 진화론으로 대표되는 과학은 서로 다른 분야이기 때문에 진화론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반드시 무신론자가 될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이미 요한 바오로 2세가 지동설처럼 진화론도 과학으로 받아들였고 대부분의 종교인들은 과학과 종교가 상호보완적이라 생각하지만 전혀 다른 개념이라는 점에 마음이 간다.
오늘날 달나라에 사람이 가고 태양계 밖으로도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이 마당에도 여전히 교과서에 창조론을 실어야 한다고 투쟁을 하고 있으니, 17세기에 코페르니쿠스나 갈릴레이의 지동설을 받아들이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을까 싶다.
이른바 지적설계론이라는 기독교적 우주관을 교과서에 싣게 되면 이슬람이나 불교의 우주관은 어떻게 해야 하나?
지적설계론은 대부분 복음주의자들, 성경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근본주의자들이 주장하는 바니, 과연 그것은 셔머의 지적대로 과학이 아니라 종교적 태도에 관한 문제다.
99%가 아니라 하더라도 다수에 의해 결정되는 것도 아닌 것이 바로 과학이고, 자연 현상을 신념이나 교조 등과 상관없이 설명하는 방식이 바로 과학이고 보면 더이상 이런 소모적인 논쟁으로 사회 자원을 낭비해서는 안 될 것이다.
나는 중력을 받아들인다, 받아들이지 않겠다라고 말하지 않듯, 진화론을 받아들인다, 아니다라고 말하지 말라는 문구가 기억에 남는다.
많은 다양한 증거들의 수렴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으니 옳은 이론으로 인정하라고 한다.
결국 셔머도 리처드 도킨스처럼 무신론을 주장하고 싶겠으나 (과학자이자 회의주의자라면 당연히 무신론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논리구조다) 대중의 반발을 의식한 탓인지 과학과 종교가 서로 다른 분야라는 걸 강조한 것은 올바른 방향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