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기술 - 행복한 인생을 만드는
외르크 W. 크노프라우흐 외 지음, 이민수 옮김 / 들녘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항상 그렇지만 이런 자기계발서는 동어 반복이기 십상이다
그래서 정말 내 삶의 게으름과 진부함을 깨뜨릴 망치와 같은 책을 만난다는 건 참 어렵다
이 책을 선택한 까닭은, 계획을 세울 때 60%만 세우고 나머지 40%는 비워두라는 문구 때문이었다
나는 매우 강박적인 사람으로 한 번 계획을 세우면 매 시간 단위로 빡빡하게 짜기 때문에 60%만 채우라는 문구가 굉장히 신선하게 들렸다

 

과연 이 책은, 현실적인 조언을 한다는 장점이 있다
내 경험으로 이미 알고 있는 바지만, 완벽한 계획은 절대로 실천 불가능 하다
왜냐면 우리가 앞으로의 상황을 전부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완벽하게 계획을 세워도 다음날이 되면 어딘가 한 구석에서는 펑크가 나게 되있다
그래서 여유 시간을 두지 않으면 전체 계획이 흐트러질 염려가 있다
꼭 해야 할 일, 매일 규칙적으로 하는 일 위주로 큰 줄기만 세워 놓고 나머지 시간은 우선 순위 위주로 그 때 그 때 상황을 봐가면서 할당하라는 충고가 가장 와 닿는다

 

목표를 세울 때는 1.3.5 원칙을 이용하라고 한다
하나의 목표를 세우면, 그것을 이루고 싶은 세 가지 이유를 쓴다
그리고 그것을 이루는 방법을 다섯 가지 적는다
목표는 반드시 글로 표현을 해야만 한다
머릿속에서 막연하게 맴도는 소망들은 결코 현실의 성과물로 이뤄질 수 없는 신기루 같은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실제로 연습을 해 봤는데 확실히 막연하게 생각만 하는 것과 하나의 문장으로 쓰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적어도 내가 원하는 것이 뭔지는 정확히 알 수 있다
또 실천방안을 써 보면 목표에 도달하는 길이 조금씩 보이게 된다
그러므로 모든 목표는 측정 가능해야 한다
6하 원칙에 맞춰 왜 그 목표를 이루어야 하는지, 어떻게 이룰 것인지, 기한은 언제까지인지 등등을 구체적으로 기술할 수 있어야 한다

 

또 한 가지 기억에 남는 말은 한계를 분명하게 설정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할 일과 못할 일을 구분하는 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무리 절친한 사이라도, 피를 나눈 부모 형제 사이라도 어디까지 받아들일 것인지 내적 한계도 분명히 지어야 한다는 얘기다
사실 감정적인 측면이야 말로 흔히 놓치는 부분이다
특히 가족의 경우 유대관계가 끈끈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지나치게 서로에게 간섭하고 애정을 쏟아 붓는 나머지 기대치가 너무 높이질 위험이 다분하다
다소 냉정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부모 자식 간 혹은 애인이나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어느 정도 선을 긋고 있어야, 즉 일정 부분은 남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가족관계가 유달리 끈끈한 한국 사회에 특히 적합한 조언이 아닐 수 없다

 

매일, 매주, 매달 할 일을 체크 리스트로 만들어 우선 순위를 정한 후 계획표의 빈 시간에 끼워 넣으라는 문구나, 하루 전날 내일 계획을 세우라는 충고, 또 핵심 20%에 집중하라는 말 등은 너무 많이 들어 이제는 상식처럼 되버렸다
그래서 특별히 새로울 것은 없다
그렇지만 전형적인 자기계발서와는 달리 같은 얘기도 새로운 관점에서 보기 때문에 신선한 맛이 있다
또 연습 문제들을 풀어 보면 나 자신을 돌아 보는 효과가 생긴다
그러므로 이 책은 한 번에 휙 읽어서는 안 된다
꼼꼼한 일독이 필요한 책이다
그러나 너무 많은 기대는 갖지 말자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은, 모든 자기계발서에 해당되는 금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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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아이 2006-10-17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계발서는 정말 읽을 때 그 순간뿐일 때가 많은 거 같아요.
하긴 제가 의지박약이라 그러는 경향이 다분하지만요 ^^;;

marine 2006-10-18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키지 못하니까 끊임없이 팔리는 것 같아요 시킨대로 하면 뭐하러 책이 읽히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