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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으로 보는 삼국지
김성남 지음, 이용규 그림 / 수막새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아무래도 삼국지를 다시 한 번 읽어야 하려나 봐.
해설서를 읽는데 보면 볼수록 재밌다.
삼국지가 갖는 소설적 매력이 얼마나 큰지 새삼 느낀다.
진정한 명작이란 바로 이런 걸 말하는 게 아닐까?
시간을 초월해 끊임없이 컨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힘, 그리고 독자를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스토리 텔링!
삼국지는 정말 재밌는 것 같다.
지나치게 촉한 정통론에 입각해 썼다는 점이 다소 문제가 되긴 하지만, 역사서가 아닌 하나의 소설로 읽는다면 오히려 패자에게서 이루지 못한 꿈과 그들의 노력을 찾는다는 점이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소설이 아니었다면 유비와 그 형제들, 제갈공명, 조자룡 등은 영원히 역사 속의 실패자로 머물지 않았겠는가.
소설과 역사는 다르다는 인식이 확실해서인지, 나는 오히려 실패자에 대한 나관중과 민중들의 지극한 애정이 느껴져 애틋한 느낌마저 든다.
삼국지의 진정한 주인공은 인물이 아니라 전쟁이라고 생각하는 저자의 관점이 신선하다.
특히 환관의 아들인 조조가 삼대에 걸쳐 높은 벼슬을 지낸 원소를 이길 수 있었던 원동력이 바로, 청주에서 황건적을 토벌하면서 항복하는 반란군을 기병으로 키운 까닭이라는 해석이 돋보였다.
또 촉한을 정벌한 위나라가 결국 사마의에게 망한 이유도, 위나라 역시 무리해서 서정을 나섰던 까닭에 원정대장이었던 사마의 집안에게 무너질 수 밖에 없었다고 지적한다.
이것은 제갈공명 역시 마찬가지로, 형주와 익주를 방어하고만 있기에는 위의 압박이 너무 컸기 때문에 공격이 최선의 수비라 생각하고 진격했으나 결국은 무리한 정벌로 망하고 만다.
제갈공명이 죽고 나서는 간단하게 소략해서 기억이 가물가물 한데 강유가 마지막까지도 북벌을 위해 온 몸을 던진 점은 감동적이다.
삼국지에서는 제갈공명의 술책에 놀아나는 것으로 나오는 노숙이 사실은 촉오 동맹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고 그 덕분에 그가 살았을 때는 세력이 강한 위나라에 대항해 세력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됐다.
약간 희화화 된 느낌의 주유 역시 매우 영리하고 용맹한 장수로 나온다.
<적벽대전>에서 소교와 사랑을 나누는 점잖은 양조위의 느낌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