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경이로운 자연.문화 유산 100 - 문명과 자연이 빚은 놀라운 걸작들
앤 벤투스 지음, 박웅희 옮김 / 서강출판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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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재밌게 읽은 책이다.
프레스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문화유산전을 보고 사진과 문화유산에 관심이 생겨 도서관에서 고른 책이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는 제목이 너무 자극적이라 생각하고 외면했던 책인데 관심을 가지고 보니 무척 재밌다.
일단 도판이 커서 보는 즐거움이 크다.
그런데 여기 실린 사진보다 사진전에 출품된 사진이 훨씬 생생하고 아름답게 와 닿는다.
재밌는 것은 유명 건물마다 찍는 포인트가 다들 비슷한 모양인 듯, 사진전에서 봤던 사진과 거의 흡사한 사진이 실렸다.
설마 같은 작가?
따로 사진 작가에 대한 글은 못 읽어 봐서 혹시 같은 사람이 찍은 사진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문득 든다.
하여튼 사진전에서는 사진은 훌륭한데 설명이 부족해서 아쉬웠던 점을, 이 책을 읽으면서 어느 정도 기본적인 지식은 얻을 수 있어서 너무 즐겁다.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 정말 인생은 즐겁고 해야 할 일 봐야 할 것들은 많다는 것이다.
한 500년쯤 살면 지구라는 아름다운 공간에 자연과 인간이 이룩한 위대한 작품들을 전부 감상할 수 있을까?
추천사에도 나온 바지만, 자연만 아름다운 게 아니라, 그것을 이용해 인공적으로 만든 인간의 작품, 건축물들도 정말 놀랍도록 신비롭고 또 아름답다.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스터섬의 거석문화로부터 시작해 20세기의 최첨단을 달리는 파리의 에펠탑이나 뉴욕의 마천루,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에 이르기까지, 경이롭지 않은 것이 없다.
인간이란 존재가 가끔은 너무 하찮고 보잘 것 없다 싶으면서도 이런 문화유산을 접할 때마다 다시 한 번 이 지적인 존재의 창의력에 감탄하곤 한다. 

특별히 마음에 들었던 곳들. 
1. 비스키르헤.
로코코 양식으로 지어진 이 교회는 겉보기에는 수수한 시골 교회 같지만 내부 장식은 정말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답다.
특히 장식미의 극치라고 할 수 있는 이 천정화를 보라. 

 

사실 이건 사진이 별로 좋지 않은데, 책에 제대로 실린 사진은 감탄사가 절로 나올 만큼 화려학 아름답다.
독일의 로맨틱 가도 가는 길에 있다고 하니 기회가 되면 꼭 가 보고 싶다.
문화유산 중에서 나는 이 교회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2. 이스탄불에 있는 하기아 소피아 성당과 블루모스크. 



이슬람에 대한 편견이 있었음을 인정한다.
서구화에 젖어서라기 보다는 여성차별과 그 교조주의적인 억압이 너무 싫어 이슬람 문화 역시 어느 정도는 편견을 가지고 바라봤다.
그러나 적어도 이런 예술적인 면에 있어서는 그 독창성과 미학적 가치를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인물이나 형상 대신 기하학적 도안을 사용해 이렇게 아름다운 장식미를 선보이다니, 서구와는 또다른 건축미의 정점을 보여 준다.
신에 대한 경배는 인간의 창의력을 이렇게도 극대화 시킬 수 있단 말인가.
종교가 혐오스럽다가도 이런 찬양물들을 보면 종교야 말로 인간의 삶에서 뗄 수 없는 가치가 아닐까 싶다.
책을 읽으면서 터키에 정말 가보고 싶어졌다.
비잔틴 문화와 이슬람 문화가 겹쳐 있으며 또 트로이의 역사가 숨쉬는 고대로부터의 위대한 도시가 아닌가. 

3. 이과수 폭포와 나이아가라 폭포.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에 걸쳐 있는 이 어마어마한 폭포는 나이아가라 폭포의 몇 배라고 한다.
정말 장관일 것 같다.
헬리콥터 투어도 있다고 하던데 꼭 가 보고 싶은 곳.
제주도 갔을 때 폭포라고 하기도 민망한 아주 작은 폭포 옆에 섰는데도 그 물살의 힘에 놀라 겁이 났었는데 저런 엄청난 폭포를 보면 자연스레 자연에 대한 경외감이 생길 것 같다. 

내가 잘 몰랐던 곳들이 많이 소개되어 다시 한 번 우물 안 개구리라는 걸 실감했다.
예전에는 그저 서유럽이 최고의 관광지라고만 생각했는데 세상에는 놀라운 자연과 건축물이 참 많다는 걸 깨달았다.
비록 다 가 볼 수는 없겠지만 책이나 사진을 통해 눈으로라도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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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lph 2010-01-31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성차별과 그 교조주의적인 억압이 너무 싫어 이슬람 문화 역시 어느 정도는 편견을 가지고 바라봤다 (?) 그런면도 있겟지만, 기독교에 문명보다 더 심하다고 할 수는 없지요.

marine 2010-02-01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럽 사회에서 현재 기독교가 이슬람 사회처럼 억압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는 건 아니죠. 역사는 과거의 역사일 뿐이고 현재가 중요한 거죠, 바로 지금 현대 이슬람 사회에서 여성들이 어떤 차별과 억압을 받고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