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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오페라 2 - 인간의 지혜가 만든 최고의 예술 ㅣ 불멸의 오페라 2
박종호 지음 / 시공사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제나 느끼는 바지만 글쓰기 역시 하나의 자질이고 능력 같다
애를 쓴다고 해서 크게 향상될 것 없는 그런 타고난 능력 말이다
고종석씨가 글을 잘 쓰는 것은, 훈련을 많이 해서라기 보다는 원래 글쓰는 재주를 타고 났기 때문이 것 같고, 김규항씨의 글쓰기는 아무래도 솜씨가 떨어진다, 내용과는 상관없이 말이다
박종호씨는 비교적 글을 잘 쓰는 편이다
의사라는 직업상 글쓰는 훈련을 많이 했을 리 만무한데도 비교적 반듯하게 쓰는 편이다
매우 부럽다
문체가 하나의 성격을 나타낸다면 아마도 이 사람은 단아하고 차분한, 그렇지만 속으로는 열정을 간직한 점잖은 사람 같다
정신과 의사라는 이미지에 잘 어울린다
유명인사가 에세이를 쓰는 것, 좋아하지 않는다
함량미달의 책을 만들어내기 십상이라 신뢰하질 않은 편이다
손미나씨의 스페인 기행기가 십만 부 넘게 팔리면서 방송국을 그만두고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접어들기로 했다는 기사를 보면서 솔직히 그녀의 앞날이 걱정됐다
누군가의 표현처럼 아나운서가 아닌데도 과연 그 책을 사서 볼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그런 면에서 볼 때 박종호씨는 탁월한 편이다
이 사람은 정신과 의사라는 타이틀을 굳이 붙이지 않더라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오페라가 인생의 꿈이고 마약 같다고 했던가?
그렇다면 나는 책이 바로 내 인생의 꿈이고 달콤한 후식이고 아편이라고 하겠다
직장 생활에 지친 몸을 이끌고 도서관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것은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다
삶은 언제나 끔찍하고 직장은 밥벌이를 위해 하는 수 없이 다녀야 하는 그런 곳이지만, 그래도 나는 책을 읽으면서 위안을 얻고 또 기쁨을 찾는다
쓴 약을 먹고 난 후 달콤한 케익 한 조각을 얻어 먹는 것처럼 말이다
오페라에서 꿈을 찾는 저자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
물론 나는 그 사람처럼 이런 엄청난 성과물을 낼 깜냥은 못되지만 말이다
1편은 도서관에 없고 2편만 있어서 이걸 먼저 읽었다
서점에서 볼 때는 대체 언제 읽나 심란했었는데, 막상 열어 보니 상당히 속도감이 붙는 책이다
일단 저자의 문장력이 고른 편이고 오페라 사진이 많아 술술 넘길 수 있었다
조금 더 여력이 된다면 여기 소개된 dvd나 cd를 사서 들어 보고 싶은데 거기까지는 열정이 미치지 않는다
좋은 오페라 소개를 많이 받았다
많이 소개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한 막 한 막 자세히 들어간 점이 책의 완성도를 높혀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