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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4 12: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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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4월 3주

눈을 감고 생각해보자. 브래드 피트, 멧 데이먼, 맥컬리 컬킨, 브래드 렌프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라는 이름이 당신에게는 어떤 이미지로 다가오는지? 전혀 모르겠어요, 하면 당신은 9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이 아닐 것이다. 내가 기억하는 우리 반 아이들 농담엔 이런 게 있었다. "애인 갈아 치우는 기간-브래드 피트는 한달에 한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일주일에 한번씩." 사실 진위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 없고 본인들도 들으면 식겁할 소리를 그때 당시만 해도 우리들은 당연한 듯 받아들였었다. 지금은 늙었거나(아이쿠 죄송) 혹은 이미 세상에 없는 이들이지만, 영화를 통해 남아 있는 그들의 시원스런 자태는 지금도 보는 이의 가슴을 뛰게 한다.    

이 영화 찍은 후에 만든 화장품 포스터는 동네 애들이 뺏으러 다닐 정도로 인기 있었다. 가장 왼쪽이 브래드 피트.

 

 

 

 

 

 

 

[굿 윌 헌팅] 로빈 윌리엄스의 사람 좋은 미소와 함께 떠오르는 이 청년의 반항적인 이미지도 꽤나 인상적이었다. 왼쪽이 멧 데이먼, 오른쪽이 로빈 윌리엄스.

 

 

 

 

 

 

 
2008년 약물복용으로 생을 마감한 [굿바이 마이 프렌드]의 브래드 렌프로.
  알라딘 영화 공식 사이트에 남아 있는 토탈 이클립스의 한 장면.  



수많은 여고생들을 숨넘어가게 만든 문제의 이 장면.

네이버에서 찾아본 디카프리오의 예전 얼굴은 어른스런 눈망울을 가진 턱선 날렵한 미소년이다. 나 역시 시(詩)에는 눈꼽만큼의 관심도 없었지만 오로지 디카프리오의 얼굴을 보기 위해 이 영화를 찾아 보았던 기억이 난다. [토탈 이클립스]가 그의 첫영화는 아니다. 오히려 연기 생활 시작하고 시간이 꽤 흐른 다음 찍은 영화 중 하나에 속한다. 그렇지만 핵폭탄급(?!)인 그의 외모는 이 영화에서부터 화제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차기작인 [로미오와 줄리엣]은 그의 출연 소식만으로도 우리 반 여학생들을 기절하게 만들었었다. 그때까지 전혀 관심 없었던 클레어 데인즈라는 배우를 알게 된 것도 [로미오와 줄리엣]이었다. 물론 좋아서 기억하는 건 아니다. 단지 디카프리오의 상대역이라는 것, 그거 하나 때문이다.  

[아바타]의 감독 제임스 카메론의 대작 [타이타닉]이 개봉한 것도 그 즈음이었다고 기억한다. 개봉 전부터 나오기만 하면 보리라고 벼르던 작품이었지만, 시기가 나빴다. 마침 IMF가 막 터지던 때였다. 온 국민이 장롱 속에 들어 있던 금반지까지 모으고 모아서 국가적 위기에 힘을 보태던 때,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타이타닉] 개봉하자마자 "금모으기해서 모은 돈 [타이타닉] 수입비로 다 나간다"는 괴소문이 돌았다. 나름 순진했던 나, 그 소문 때문에 극장에서 디카프리오를 볼 기회를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었다. 셀린 디온이 부른 주제가 "My Heart will go on"은 90년대 팝송 중 내가 유일하게 끝까지 부를 수 있는 곡이다.

  

 

 

 

 

 

 

 

 

명성을 얻는 것도 어렵지만 그 명성을 유지하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니다. 브래드 렌프로나 맥컬리 컬킨 등 이른바 90년대 청춘스타 중에는 재기에 실패하거나 몰락한 예도 많다. [본 아이덴티티] 시리즈의 멧 데이먼도 슬럼프로 인한 고충을 자주 털어놓곤 하던 배우다. 디카프리오도 예외는 아니었다. 내 기억에 그는 기본적으로 노력파 배우에 속했다. 아역 시절부터 충실히 다져 놓은 실력에, 배우로서의 열정도 갖추고 있었건만 그에게 "딱 하나 유일한 단점"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를 스타 반열에 올려 놓은 핵폭탄급 미모였다. 외모 때문에 다양한 배역이 돌아오지 않는다, 언젠가 그의 인터뷰 기사에서 읽었던 말이다. 배우로서 이미지가 고정되는 것을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슬프게도 그의 다음작은 [아이언 마스크], 루이 14세와 철가면의 이야기다. 국왕으로 분한 디카프리오가 파티장에 들어서며 나열해 있는 귀부인과 신하들을 향해 오만하게 외치는 "continue!", 숨 막히게 어울리는데 그럼 어쩌란 말인가. 

   

 

 

 

 

 

 

 

 

[비치]는 유일하게 내가 놓친 그의 작품이다. 일부러 보지 않은 건 아니다. 어쩌다가 시간이 나지 않아 못 보았을 뿐인데, 절묘하게도 [비치]는 말 그대로 "망했다". 물론 그게 내 탓은 아니지만, 지금도 나는 간혹 생각할 때가 있다. 그때 내가 [비치]를 봤더라면 그래도 좀 나았을까? 정작 디카프리오 본인이 듣는다면 웃어 버릴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그때 이후로 한동안 스크린에서 그의 이름은 나오지 않았다. 대신 헐리우드에서는 간간이 "디카프리오의 굴욕" 시리즈가 들려오곤 했다. 비만, 약물 중독, 어느 것 하나 그때까지 알고 있던 그의 이미지와는 전혀 동떨어진 것들이었다.   

 

 

 

 

 

 

 

 

이 영화에서부터 우리에게 익숙한 그의 얼굴이 나오기 시작한다. 예전의 미모는 스러졌지만, 적당히 살집이 붙은 턱선 속에 비로소 배우의 얼굴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죽음 같은 공백 기간을 거쳐 스필버그 감독이 내민 구원의 손을 잡은 디카프리오는 조각 같던 미모를 잃은 대신 연기의 폭을 좀더 넓힐 기회를 얻었다.




 

 

 

 

 

 

 


 

 

 

 

 

 

 

 

 

 

 

 

 

 

 

 

 

 

 

<이상 모든 이미지의 출처는 알라딘 공식 영화 사이트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대박 터진 이 영화 [셔터 아일랜드], 트렌치 코트에 더덕더덕 묻은 콧수염이 완전 러셀 크로삘 인상적인 털털한 페이스로 등장해 주신다. 스포일러가 되니 내용은 언급하지 않겠지만, 이 영화는 그야말로 "디카프리오에 의한, 디카프리오를 위한, 디카프리오의 영화"였다. 나는 [캐치 미 이프 유 캔] 이후의 그를 포착하지 못했다. 최근 본 그의 영화 [바디 오브 라이즈]는 내 인상에 그리 남는 작품은 아니었고 2010년 현재의 그를 보는 것은 이 영화가 처음이다. 광인과 비광인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연기를 펼치는 그의 섬세한 연기력도 감탄스러웠지만, 올드팬의 입장으로서는 청춘스타 시절부터 꾸준히 해온 그의 노력이 이제야 빛을 발하는 것 같아 영화 보는 내내 가슴이 시렸다. 영화는 아직 개봉 중이니 흥행 성적이 얼마나 나올지는 아직 더 봐야 할 일이지만, 나 개인적으로는 기립박수를 치고 싶고 그로서도 만족스러운 작업이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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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3월 4주

얼마나 속쓰리고 답답했으면 제목에다 이런 걸 썼을까.  

지난번에 시험 봤던 곳은 결국 떨어졌다. 나름 잘 봤다고 생각했기에, 들인 노력이 아까워서도 속이 상한다. 취업 어려운 거야 각오했던 바고 이런 것도 예상 못한 건 아니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역시 기분은 가라앉기 마련이다. 지난번에 결혼식 한다는 친구를 만나 슬쩍 떠봤더니 동기들도 대부분 백수 아니면 대학원으로 진학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아아, 바야흐로 청년실업의 시대다. 의욕은 넘쳐 나는데 받아줄 곳이 없는 세상, 성실하게 대학 졸업하고 당당한 사회의 톱니바퀴가 되어 일하고 싶지만 그럴 기회조차도 쉽지 않은 것이 작금의 차가운 현실인 것이다. 그래, 나만 이렇게 지질하게 사는 거 아니야, 하고 수없이 자위를 해봐도 "불합격입니다."라는 상큼쌉싸름한 대답을 듣고 나면 아무래도 의기소침해진다. 전화 받는 분 누군진 몰라도 참 심플하게 대답해 주더라. 마치 이런 영화처럼 말이다.

미국 최고 베테랑 해고 전문가 이야기,[인 디 에어] 

봤냐고? 아니, 못봤다.(...) 그런데 지금 제일 보고 싶은 영화 하면 나는 지금 이걸 고를 것 같다. "그래 나 불합격이야, 그런데 고생고생해서 붙은 사람들 자르면 기분 좋냐, 엉?" 이런 원한 담은 건 절대 아니다(...). 취업을 하고 나서야 잘릴지 말지도 고민할 수 있는 거다.  

대부분의 기업은 합격자에 한해 개별 연락을 하고, 불합격에 대한 이유를 가르쳐 주는 법도 없다. 다만 떨어진 사람 입장에선 "내가 대체 뭐가 부족했기에 떨어졌는지" 무지무지 궁금하기 마련이다. 취업도 안 한 사람 속마음이 이러할진대 하물며 해고되는 사람은 오죽할까. 회사 다니고 있는 남편 얘기 중에는 해고대상자에게 나가라고 대놓고 말하는 대신 책상 및 비품을 몽땅 치워 버린다는 괴담(?)도 있다. 바늘구멍보다 더 좁다는 취업문을 기를 써서 들어가도 잘릴 땐 단칼에 잘리는 세상, 취업도 채 못한 내가 괜히 억울한 심정으로 보고 싶은 영화다. 더 자세한 정보는 여기로 고고씽

올해 초만 해도 나름대로 의욕에 차 있었다. 시작도 좋았다. 기대도 하지 않고 서류 넣은 곳에서 서류전형 합격 소식이 왔다. 들뜬 마음으로 2차 시험장에 갔지만 강당을 꽉 채운 사람수에 좌절했고, 생각보다 어려운 시험문제에 당황도 했다. 아니 내가 고등학교 졸업한 지가 언젠데 수학 문제를 풀라는 거야? 내가 물정을 몰랐던 탓도 있지만, 기껏 기회가 왔다 싶었는데 어느새 닭 쫓던 개 꼴이 되어 있는 것도 한심했다. 그래도 그때가 연초라 큰 실망은 하지 않았지만, 넣고 떨어지고 넣고 떨어지고 하는 일상을 반복하다 보니 처음의 패기가 점점 무뎌진 것도 사실이다. 하아, 집안은 개판이고 달님공주 학원비도 빼먹었고 준비물은 잊어버리기 일쑤다. 이럴 땐 달콤한 게 무지 땡기는데... 제대로 된 케익을 먹어 본 게 대체 언젯적인지 모르겠다.  

꽃미남을 앞세워 비만을 조장(!)하는 영화, [앤티크]  

개봉한 진 좀 됐고 당시부터 말이 많던 영화. 동성애 소재면 어떻고 주연배우가 마약을 했으면 또 어떠냐, 나는 만천하에 추천하고 말거다! (<-) 

"마성의 게이" 오노가 아무리 원작에서 화려하게 채인들, 우리 민선우에게는 한수 접고 들어가야 할 것이다. 차라리 칵 뒈져버리라고 모질게 한 소리 듣고 마는 게 낫지, 좋아하는 사람이 면상에 대고 역겹다며 케이크를 쳐바른다면 누군들 안 죽고 싶을까? 감독의 톡톡 튀는 원작 해석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그야말로 케이크와 설탕의 향연이 메인 코스인 영화다. 지금의 내 기분에는 딱 맞는 영화랄까. 물론 영화가 자극하는 대로 케이크와 과자를 먹어 댄다면 분명히 다음날 후회하게 되겠지만, 달콤한 케이크 속에 숨은 인생의 쓴맛을 느끼고 싶다면 이 영화 강추다. 단, 그 전에 원작부터 보시길 권한 다음에. 

지난번 시험은 나름대로 정말 잘 봤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발표 날 때까지 김칫국도 참 많이 마셨다. 망상은 깊어만 간다. 퇴근하고 들어오면 저녁 준비 해 놓고 남편 퇴근길 마중 나가 줘야지. 여름이 가까워 오는 노을 속에서 버스 정류장에 아빠가 보이면 딸네미 앞장 세워서 맞아 주고, 아빠 목말을 탄 달님공주가 재잘재잘 떠드는 동안 세 식구가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것... 소박하지만 한번도 해보지 못했던 나만의 "스위트홈" 이미지다. 지난 5년간 고시공부 때문에 퇴근은커녕 주말에 얼굴 한번 보기 쉽지 않았던 남편이라 이런 꿈은 내 가슴 속에만 담아 두었었다. 정작 직장을 다니게 되면 남편 퇴근 시간보다 일찍 들어오기는 커녕 땅거미 다 져서야 들어올 때가 더 많겠지만, 언제나 꿈만은 공짜인 법이니까. 어떻게든 취업을 해놓고 경제적 기반이라도 좀 닦아 놓고 싶지만, 막상 현실은 남편한테 용돈 받아 사는 백수 아줌마일 뿐이다. 워낙 마음이 심란하다 보니 이런 영화가 눈에 띄는 게 무리는 아닐지도. 

임상수 감독의 신작 [하녀]

 내가 이 작품 소식을 들은 건 시험 결과를 애타게 기다리던 지난주였다. 마침 달님공주는 유치원에 보내 놓고 나 혼자 하릴없이 인터넷을 하고 있을 때, 누가 벗었네 어쨌네 하는 가십 뉴스가 얼핏 눈에 들어왔다. 클릭해 보니 전도연 씨가 [그때 그 사람들]의 임상수 감독과 찍은 새 작품 이름이었는데, 시놉시스가 묘하게 내 모습과 겹쳐졌다. 내가 이러려고 지금까지 노력한 게 아닌데, 할 수 있는 것이 있는데도 손 놓고 있는다면 나야말로 "하녀'와 다를 게 뭐가 있나, 하는 생각이었다. 물론 영화는 백수 아줌마의 안일한 일상과는 거리가 멀다. 부잣집에 일하러 들어간 "하녀"가 집주인과 금지된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란다. 1960년대엔 집에서 일해주는 소위 "식모"를 어렵잖게 볼 수 있었기에 이런 감성이 통했을진 모르겠지만, 21세기에 리메이크된 주인과 하녀의 사랑이 과연 얼마나 관객에게 설득력을 가질지는 모를 일이다. 아무튼, 난 내 인생의 "하녀"가 되긴 싫으니까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원론적인 이야기. 스틸컷에서 화제가 된 이 대사도 허구헌날 서류 넣었다 떨어지는 일상을 반복하는 구직자에게는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저 이짓 좋아해요..." 이짓이라는 대사 대신 매번 서류 넣고 떨어지는 짓이라는 말을 살포시 넣어 보시길. 야하게 느껴질까, 진저리가 쳐질까?

 아무튼 떨어진 건 떨어진 거고, 3월도 슬슬 마무리를 지어 간다. 죽은 자식 XX 만져봐야 아무 소용 없다던가, 이제는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나설 때다. ...하지만, 말처럼 쉽진 않다. 

이럴 때일수록 초심으로 돌아가라던가... 그러고 보니 이런 영화도 곧 개봉한다고 한다. 교육 인프라가 비교적 잘 갖추어져 있는 것으로 이름난 프랑스, 그 프랑스의 어느 중학교 교실을 배경으로 하는 선생님과 학생들의 이야기다. 요즘 출산율과 교육에 관심이 많아진 것 같으니 이 영화가 무엇을 포인트로 하는 건지는 대강 감이 잡히지만, 처음 이 영화를 접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은 엉뚱하게도 요시나가 후미의 단편 [사랑해야 하는 딸들]의 한 구절이었다. "그 시절 얘기했던 자그마한 꿈을 지켜내 주고 있는 친구가 이렇게 있었던 거다." 누구나 중학교 시절에는 미래에 대한 희망에 부풀어 있기 마련이다. 막상 사회에 나와 보면 생각보다 힘겨운 현실에 부닥쳐 그런 꿈을 꾸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릴 수도 있지만, 그래도 토모에의 말마따나 그 시절의 그 꿈을 이루려고 애쓰는 친구를 혹시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나 역시 울어 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힘내자, 구직자! 기회는 많이 남아 있고 나는 아직 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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夢影 2010-03-29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차가 면접이 아니라 시험이면.. 큰 데구나.. (나는 서류 끝나면 언제나 사장님과 1대1 면접인 작은 회사.. orz) 암튼 화이팅. 꿈이 높은 만큼 시행착오도 많겠지만 그만큼 이뤘을 때 성취감도 크겠지. 지금까지 고생 많이 했으니까 곧 좋은 소식 있을 거야.

달님엄마 2010-03-29 10:16   좋아요 0 | URL
여기저기 막 넣는 중이야ㅠㅠ 내 소원이 한번이라도 좋으니까 면접 한번 보는 거(...) 이번 주말에 또 이력서 마감이라능.

이번 서류 넣고 우리 언제 얼굴 한번 볼래? 주말에 아저씨가 달님공주 봐준대^0^
 
<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3월 1주

작년 2월에 졸업한 후로 모교에 거의 갈 일이 없었는데, 오늘 모종의 일로 학교 사무실에 들르게 되었다. 졸업한 지 얼마나 됐다고 학교가 많이 변했다. 등교가 아니라 등산이라고 불평하던 우리 때와는 달리 입구에서부터 떡하니 에스컬레이터님의 자태가 빛나고 있고 학교 곳곳이 카페다. 아아, 이 눈부신 에스컬레이터님의 위용이라니! 하긴 우리 때도 설치를 하니 마니 떡밥은 많이 뿌렸었다. 어느 핸가는 계획서가 떴길래 이제는 우리도 좀 우아하게 학교를 다녀 보려나 했더니 에스컬레이터는 온데 간데 없고 생뚱맞게 버거X이 입점해 있는 걸 보고 열불을 터뜨린 기억이 난다. 크으, 그 곡절 많은 에스컬레이터를 오르자니 기분이 영 묘하다. 

일을 마치고 보니 시간도 넉넉히 남았길래 오랜만에 학교 앞 극장에 들르기로 했다. 낮이라 그런지 극장 안은 휑하니 비었지만 해가 지고 나면 사람 물결로 바글바글할 터다. 신입생 때부터 해오던 버릇 그대로 코너에 비치된 팜플렛을 종류별로 뽑아들었다. 포스 카인드는 취향이 아니고, 솔로몬 케인은 왠지 돈만 쳐바른 것 같고, 무법자...감우성은 좋아하지만 시놉시스가 어째 별론데? 팜플렛은 최신 영화들이지만 나는 어느새 꽃피는 3월의 앳된 대학 초년생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오늘밤은 개학을 맞아 이 휑뎅그레한 극장도 오랜만에 학생 손님으로 붐빌 거다. 그런데 난 뭘 볼까?  

이것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봐야해-[사랑은 언제나 진행중] 

이런 컨셉 격하게 취향이야! 뉴욕 수퍼 싱글맘과 훈남 내니의 짜릿한 스캔들이란다. 캐서린 제타 존스라면 원래부터 좋아하는 배우지만 연하남 꼬시는 얘기라니 예의로라도 봐줘야 한다. (...무슨 예의?;) 가사일에 애보기, 데이트까지 풀옵션을 갖춘 남주인공이라니! 우리 집 남편하곤 천지차이 물론 현실에서 이런 남자를 찾긴 어렵겠지만, 가끔은 이런 귀여운 판타지에 모른 척 속아주는 것도 즐거울 것 같다.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직장일과 애보기로 현실이 아무리 퍽퍽하더라도 꿈꾸는 건 언제나 공짜니까. 시놉시스는 "잘나가는 커리어우먼이자 두 아이의 엄마 샌디"가 "지나가는 누나들을 뒤돌아 보게 하는 스물다섯 커피보이 애덤"과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란다. 이번 주말은 이거나 볼까나... 남편이 맘에 들어할지 아닐지는 이따 밤에 물어 봐야 알겠지만, 그이가 안 본다면 나 혼자서라도 예매표 끊을 영화다.  

봄과 함께 찾아온 남자-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셔터 아일랜드]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고 했던가. 내 학창시절을 같이 하던 세기의 미남 디카프리오와 지금의 디카프리오는 사뭇 다른 모습을 갖고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깎은 듯한 얼굴 대신 지금의 그는 다소 통통한 체구에 수염이 덕지덕지 자란 동네 아저씨 같은 인상이다. 한때 파파라치의 카메라에 찍힌 디카프리오의 비만 시절 모습은 예전의 그를 알던 팬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지만, 그 고통스러운 시간을 빠져 나온 그의 얼굴은 예전의 미소년과는 달리 일종의 관록이 풍긴다. 어디선가 본 인터뷰에 따르면 그 자신도 예전의 모습보다는 지금의 얼굴이 더 마음에 든다고 한 것 같은데, 사실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던 그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셔터 아일랜드]를 가지고 극장가를 노크한다. 그의 변화를 즐거운 마음으로 기대하고 있는 나에게는 이 영화 역시 놓칠 수 없는 기대작이다. ...그러고 보니 [타이타닉]도 이맘때쯤 개봉했던 것 같은데... 으음, 착각이려나? 

나문희 여사 한분만 믿고 갑니다-[육혈포 강도단]  

팜플렛을 봐도 뭔 내용인지 모르겠고, 김수미 여사 욕 잘 하시는 거야 다들 알고 있는 거고, 빠방한 스타군단이 포진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나문희 여사 네임벨류 하나만 믿고 리스트에 올린 영화다. 드라마 [장밋빛 인생]에서부터 꾸준히 스토킹 해왔던 나문희 여사, 언제나 엄마 같은 수더분하고 맑은 인상도 좋지만 내가 언제나 감탄하는 것은 나문희 씨가 맡는 역에 따라 색깔을 확 바꾼다는 거다. 재벌가 부인에서 길바닥 인생 전전하는 노친네에까지 배역에 따라 분위기가 전혀 달라진다. 김수미 씨의 경우는 [전원일기]에서의 인상이 너무 강해서 그런지 무슨 역을 해도 비슷비슷해 보이는데, 내가 보는 두 분의 차이라면 카멜레온같이 연기의 색을 바꾸는 사람과 오랜 세월에 걸쳐 독자적인 캐릭터를 만들어온 사람의 그것이다. 아무튼 한국에서 내노라 하는 관록의 여배우들이 포진해 있는 영화임에는 틀림 없으니 기대해도 될 듯, 여기다 고인이 되신 여운계 씨가 계셨다면 완벽했을 텐데(눈물). 

봐줄까 말까 그것이 문제로다-유승준 출연으로 화제가 된 [대병소장] 

사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유승준에게 별 감정은 없다. 물론 병역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만 해도 그는 명실공히 대한민국 톱싱어 중 한 사람이었다. 한창 사춘기 나이였으니 내 주위에도 당연히 그의 팬들은 많았지만, 내가 그에게 가진 인상을 말하라면 "물렁해 뵈는 사람"이었다. 그저 끝도 없이 사람 좋을 것 같고 왠지 귀도 좀 얇을 것 같은 근육질 가수라는 게 내 인상이었는데, 내 취향이 특이해서 그런진 몰라도 그가 입국조치를 당했니 어쩌니 해도 내 주위 친구들만큼 애통해하지는 않았었다. 다만 그런 일이 있었지... 정도로 기억하는 수준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그가 한국 땅을 밟...는 게 아니라, 정확히는 스크린을 통해 한국에 선보인다. 흠, 유승준을 용서하니 마니 수준을 떠나서 (애초에 나한테는 용서할 껀덕지가 없다니까?)성룡표 사극이라는 게 좀 걸린다. 내가 아는 성룡은 절대 무거운 주제를 선택하는 법이 없다. 언제나 그가 선택하는 방식은 무겁고 어두운 것이 아닌 밝고 가벼운 소재들이다. 물론 재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러시 아워] 시리즈나 [80일간의 세계일주]의 경우는 정말 즐겁게 봤으니까. 그런데 사극이라? 다양한 소재에 도전하는 것도 좋고 유승준 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으음... 성룡의 역량이 절대적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제발 웃긴답시고 재미 없는 영화는 만들지 말기를!) 

[사랑은 언제나 진행중]의 샌디는 아니더라도 요새 내 일상이 좀 퍽퍽한 건 사실이다. 애는 늦게 잤고 영어공부는 하기 싫고 하루종일 바쁘게 뛰어다니긴 했는데 뭘 하고 다녔는진 모르겠다. 그나마 얘기 상대가 되어 주어야 할 남편이란 작자는 하필 가장 기분 드러운 날 술에 떡이 되어 들어왔다! 성질 같아선 그냥 뽈때기 쥐어잡고 짤짤짤 해줬으면 좋겠지만, .....................훌쩍. 좋아서 마시는 게 아니니 뭐랄 수도 없다. 쳇. 쳇쳇쳇. 

밤늦은 열한시 반, 바가지 긁는 대신 남편에게 이번 주말 통닭이나 한마리 뜯을까? 넌지시 물어 봤더니 좋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래. 이런 세월은 한번씩 쉬어 가며 견디는 게 최고지. 통닭과 맥주도 좋지만 이번 주말이야말로 남편하고 사이 좋게 볼 영화나 한편 골라 봐야겠다. 뭐가 좋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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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2월 2주

요새 들어 새삼 느끼는 거지만, 영화관 가보면 광고들 참 많이 때린다. 전에 불만제로에서 봤는데 어느 영화관은 상영시간을 훨씬 넘겨서까지 광고로 채운 적도 있다고 한다. 영화관에서 보는 광고, 나름대로 재미있고 시간 때우기도 좋지만 그에 따른 불평과 불만도 만만치 않다. 그야말로 영화와 함께 딸려 오는 달갑지 않은 손님이랄까. 

나 같은 경우는 광고 시간과 함께 딸려 오는 영화 예고편을 즐기는 편이다. 대학 다닐 때는 지하철역 바로 앞에 극장이 있어 왠만한 최신 영화는 다 꿰고 있었건만, 졸업을 하고 나니 팜플렛 하나 구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신작은 대부분 영화 전 광고를 통해 접하곤 하는데, 그러다 보니 전혀 관심 없었던 영화도 예고편을 보고 "낚이는" 경우가 없잖아 있다. 쳇, 내가 물고기냐? 퍼덕퍼덕, 퍼덕퍼덕. 내가 아무리 울분을 토해 본들 낚인 건 낚인 거고 영화 제작진은 휘파람을 불며 만선을 몰아 간다. 이번에 나를 낚은 주인공들을 소개한다. 

만선이다! 광고비 팍팍 들여서 사람 낚아 놓고 회심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퍼시 잭슨과 번개 도둑"   

광고를 하도 때려대서 호기심이 생긴 작품인데, 피어스 브로스넌이 주연이란다. ...좀 혹평하자면 피어스 브로스넌은 [레밍턴 스틸]이후로 제대로 된 작품을 찍은 적이 없다. 007 제임스 본드, 확실히 이미지는 나무랄 데 없었고 패션 감각도 좋았지만 배역이 너무 끈적했다. 처음엔 배역이 그렇다 보니 그랬겠지 했다. 그런데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를 보고 난 절망하고 말았다. 끈적한 건 배역이 아니라 성격이었어.  

시놉시스를 보니 감독도 해리 포터 시리즈를 제작한 실력파인 데다 볼거리도 많은 것 같아서 기대는 된다. 그리스 신화의 신들이 현대에 공존하는 가상현실을 그린다고 한다. 하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이템을 영화의 특수효과 기술이 받쳐 주면 근사할 것 같긴 하다. 이 이상의 정보는 일부러 받지 않았다. 왜냐, 난 보러 갈 거거든. 이번엔 피어스 브로스넌이 좀 덜 끈적하기를 바라면서. 

와호장룡처럼 오늘을 기다려 온 중국발 블록버스터 "공자-춘추전국시대"  

생각해 보면 최근 나오는 중국산 블록버스터는 거의 다 봤다. 와호장룡이나 적벽대전은 이미 본 것들이고, 좀 된 황후화나 야연은 케이블 TV에서 틀어 주는 걸 봤다. 물론 개중엔 정말 잘 된 영화도 있고, 돈만 쳐발랐지 볼 건 하나도 없다는 혹평을 들은 영화도 있다. 그렇지만 이런 영화들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중국의 문화적 저력이다. 컨텐츠? 무궁무진하다. 그 많은 중국 성현들, 유구한 역사, 63빌딩 하나쯤은 1층부터 꼭대기까지 통째로 채울 수 있을 수많은 책들, 그 책들 중 하나를 끄집어 내서 이야기 하나 만드는 게 무에 그리 어려울까. 그것도 못한다면 죽은 사람들이 벌떡 일어나 감독 제대로 교육시켜야 한다고 회초리 들고 설칠 판국이다.  

영화에선 공자의 책략가적 면모를 주로 그릴 것 같은데, 우리나라에서는 전쟁을 지휘하는 책략가라기보다는 동양철학의 사상가로 이해하는 경향이 강해서 신선하게 다가올 수도 있겠다. 과연 영화에선 공자님이 살아야 할까, 죽어야 할까? (웃음) 

반지의 제왕 이후로 기대치가 너무 커졌지만 그래도 거장은 거장, 피터 잭슨의 "러블리 본즈"    

여담이지만 피터 잭슨 감독의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내 대학생활을 온전히 함께 했던 추억의 작품이다. 입학 원서 넣으러 간 날 아버지와 함께 조조로 반지 원정대를 보던 날이 기억난다. 내가 레골라스 뷰티짱, 간지할배 넘버원을 외치면서 하악거리는 동안 아버지는 옆에서 밀린 단잠을 주무시고 계셨었다. 마지막의 마지막, 왕의 귀환까지 "무엇을 기대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는 카피가 아깝지 않았던 우리들의 거장이 이제 "러블리 본즈"라는 다소 수수한(?) 작품으로 다시 찾아온다. 여기까지 말하면, 이번에도 낚인 줄 알겠지? 천만의 말씀. 그 감독에 그 제작진 뭉쳤다고 고래고래 입나팔 불어 봤자 반드시 재밌으라는 법은 없다. 피터 잭슨 네임벨류만 믿고 가서 봤던 [킹콩]은 별로 재미 없었고, 반지의 제왕 제작진을 싹 그러 모았던 [나니아 연대기]는 예쁘장하니 생긴 왕자님밖에 기억이 안 난다. 이번엔 재밌어야 할 텐데, 음... 

오늘의 반전/ 그런데 이보셔, 내일 시댁 가야 되는 거 아니었어? ..............응? 

주말은 시댁에 서비스 하고 와야지? .........................응? 응? 헉!!!!!  

그러고 보니 내일부터 설연휴구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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