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대 국가, 그 거대한 게임 - 금융산업의 큰 그림이 국가 경쟁력을 살린다
구라쓰 야스유키 지음, 이승녕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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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책은 국제금융의 맥락에서 일본 금융산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저자의 생각들을 모아 놓은 성격을 갖는다.

저자가 이책에서 다루는 주제들은 다양하다. 최근의 서브프라임 금융위기에서부터 국부펀드들, 금융허브로서의 홍콩과 싱가포르, 중국의 금융제도, 일본의 장기침체의 원인 등

이러한 다양한 주제들의 배경이 되는 것은 저자가 본 국제금융의 현재이다. 저자에 따르면 현재 대부분의 자금의 국제흐름은 런던과 뉴욕 사이의 대서양을 중심으로 흐르고 있다. 세계의 나머지 지역들은 두 도시로 자금을 보내고 받는 역할을 할 뿐이다.

두 도시로 세계의 자금이 모였다 흩어지는 이유는 두 도시를 중심으로 세계의 자본시장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일본과 아시아의 신흥경제들은 지금도 그렇고 예전에도 자본시장을 두 도시에 의존했다. 자체적으로 자본시장을 만들 필요를 느끼지도 못했고 그럴 능력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자본시장을 해외에 의존한다는 것 때문에 1997년의 아시아 금융위기가 일어났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 이후 자체적인 자본시장을 만들어야 된다는 생각들을 하게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금융허브론이 있었다.

일본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저자는 금융허브론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전에 금융의 역사부터 즉 왜 두 도시가 세계금융을 지배하게 되었는가부터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지폐는 송나라에서 처음 만들어졌고 선물시장은 에도시대 오사카의 쌀시장에서 만들어졌지만 아시아에서는 금융업이 발달하지 못한 이유를 국가가 필요성을 인식했는가가 문제였다고 저자는 말한다.

유럽에서 금융이 산업으로 형성된 것은 국가의 국채시장으로서 였고 동인도회사나 철도와 같은 대규모 국책사업에 자금을 조달하는 것과 같은 필요성을 국가가 인식햇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금융의 의미를 저자는 자금을 자본으로 만드는 것으로 말한다. 그 자본이 효과적으로 모이고 효율적으로 분배될 수 있도록 자본시장을 형성할 필요성을 국가가 인식했기 때문에 일찍부터 금융산업이 유럽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금융을 지배하면서 영국과 미국이 세계의 패권국으로 군림할 수 있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금융의 역사를 배경으로 세계금융의 역사와 현재를 살펴보고 일본과 세계각지의 금융업의 현재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모은 것이 이책이다. 그러나 이책은 잡다하다. 다루는 주제의 폭에 비해 분량이 적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책은 주제의 폭에 비해 그것을 다루는 깊이는 주마간산격이다.

그러나 그렇게 얕게 스치고 지나가는 저자의 생각들은 상당히 얻을 점들이 많다. 다른 책들에서는 보기 힘든 저자만의 시각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얻을 것을 얻을려면 어느 정도 금융에 대한 사전 지식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고 이책을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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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걷고 싶은 길 1 : 홋카이도.혼슈 - 도보여행가 김남희가 반한 일본의 걷고 싶은 길 1
김남희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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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자연지리로 시작해 자연지리로 끝난다.

일본의 끝인 홋카이도에서도 끝머리인 곳에서 시작해 오키나와에서 끝나는 이책의 특징은 사진이 중심이라는 것이다.

여행 가이드도 그렇지만 여행 에세이인 경우 사진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곳을 다녀본 사람이 아닌 한 말로 아무리 설명해야 그 장소를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중고등학교 때 국어 교과서에 실렸던 기행문들을 떠올려 보자. 장소 이름만 바꾸어도 별 차이가 없는 내용인 것이 사실이다.

그런 기행문이 되지 않으려면 사진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책의 구성은 평소 생각하던 기행문의 모범에 가깝다.

이책의 처음은 홋카이도의 끄트머리에서 시작한다. 홋카이도는 일본이면서 일본답지 않은 곳이다. 일본에서 관광지로 유명한 홋카이도도 그렇고 오키나와도 일본이면서 일본이 아닌 곳이라 할 수 있다. 두 곳 다 본격적으로 일본에 편입된 지 몇세기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인지 두 곳 다 일본 본토와는 분위기도 느낌도 다른 곳이다. 홋카이도의 특징은 흔히 '험준하고 웅대한 자연'이란 말로 요약된다.

눈과 곰, 사슴의 땅인 홋카이도. 홋카이도의 풍광은 아시아라기보다는 록키 산맥을 연상케하는 규모와 험준함이 특징이다. 그런 풍광은 말로 하는 것보다 사진으로 보여주는 것이 100배 낫다.

이책의 구성은 사진을 중심에 놓고 그 사진의 배경설명 정도로 저자의 여정과 저자가 그 장소에서 보고 느낀 것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지는 형식으로 구성된다. 이런 장르의 글에서 주인공은 그 장소가 되어야 하고 그런 원칙이 잘 지켜지고 있다.

그러나 저자의 발걸음이 간토와 간사이로 넘어가면 약간 글의 스타일이 달라진다.

교토와 나라, 가카쿠라 등 일본의 고도가 중심이 되는 1권의 후반 역시 홋카이도를 다룬 앞부분과 마찬가지로 사진을 중심으로 글이 서술되고 있다.

홋카이도를 다룰 때와 마찬가지로 저자는 사진을 통해 그 장소의 느낌을 독자 스스로 느끼도록 최대한 노력한다.

그러나 자연이 중심인 홋카이도에서 역사가 중심인 간토와 간사이로 넘어가면 저자가 사진의 문맥을 까는 스타일이 바뀐다.

역사가 중심이기 때문에 일본의 전통문화가 그대로 느껴지는 사진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어있고 저자의 설명 역시 그 사진들의 문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지만 독자로서 약간 불만인 것은 저자가 일본인 친구들과의 만남에 대한 사설이 좀 길다는 것이다.

물론 과거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일본을 다루는 것이고 그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그 장소의 느낌에 대한 문맥을 제공하는데 중요하다. 그러나 문맥을 제공한다는 목적 이상으로 늘어지는 것이 문제이다.

이상이 이 시리즈의 1권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을 설명해본 것이다. 이책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홋카이도의 자연과 일본의 전통이 살아있는 혼슈를 시각적으로 느끼기에 충분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그리 깊이가 느껴지지는 않는 책이다. 제목에서 언급한 것처럼 도보여행가인 저자의 발걸음에 스치는 일본을 느낄 수 있는 것이지 스치는 그 일본의 깊이를 느낄 수는 없는 책이다. 그런 문맥을 깔기에는 저자의 일본에 대한 내공이 깊지 않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문제를 갖고 있더라도 쏟아지는 일본 여행서적 들 중에서 이책 정도로 일본에 대한 느낌을 일본에 가지 않고도 느끼게 할 수 있는 책은 그리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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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나의 선택 실험실 - 선택에 대한 통념을 뒤엎는 100가지 심리실험
쉬나 아이엔가 지음, 오혜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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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박사과정생이었던 저자는 실험결과 때문에 당황하고 있었다. 저자는 학교 근처 팔로 알토 지역의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선택에 관한 실험을 했다. 이 실험은 더 큰 연구의 한 부분으로 그 연구의 결론을 지지해줄 증거로서 쓰일 것이었다. 그러나 뻔한 결론을 내주어야 할 그 실험의 결과는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저자는 유치원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었다. 장난감을 쌓아놓은 방에 아이를 들여보내면서 한 그룹은 어떤 장난감을 가지고 놀라고 지정해 주었고 다른 그룹은 아이들이 스스로 장난감을 선택하도록 했다.

저자는 장난감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게해줄 때 아이들이 더 오래 놀 것이라고 가정했다. 그러나 결과는 반대로 나왔다. 마음대로 선택하게 한 아이들은 불안해하고 안절부절 못하면서 빨리 방을 나가고 싶어했지만 장난감을 지정해 준 아이들은 잘 놀았고 방을 떠날 때 아쉬워했다. 결과는 그때까지 저자가 알고 있던 심리학 연구전통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전통적으로 심리학은 우리는 선택권이 주어질 때 심리적 안정감(security)을 느낀다고 가정해왔다. 다시 말해 자신의 환경을 자신이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은 심리적인 근거가 있으며 무엇을 할지 선택할 수 있는 자유는 생물학적 조건이다.

저자는 이책의 첫장에서 생쥐와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요약하면서 결과에 차이가 없다는 것을 반복되는 실험에서 알수 있으면서도 피실험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을 더 선호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동물원의 동물들 역시 마찬가지라고 저자는 말한다. 동물원의 동물들은 야생상태에서보다 수명이 짧다. 객관적으로 안전을 보장하고 먹이가 더 풍족한데도 그런 것은 심리적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선택권이 없다는, 자유롭지 못하다는 느낌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수명이 짧아진다는 것이다.

우리가 자유라 부르는 관념은 분명 이렇게 심리적, 생물학적 근거가 있다. 그러나 그 자유라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시크교도인 인도인 부부 사이에서 태어나 부모와 같이 독실한 시크교도로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저자는 자유의 의미가 우리가 적어도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분명한 것이 아니라 말한다.

저자의 부모는 인도에서 중매로 결혼했다. 지금도 인도에선 우리나라의 할아버지 세대들이 그러했듯이 결혼하고 나서야 배우자의 얼굴을 보는 식으로 결혼한다. 미국인 친구들에게 자신의 부모가 그렇게 결혼했다는 말을 하면 모두 놀란다고 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그렇게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가 의문인 것이다. 그러나 저자의 부모는 행복하게 살았다.

연애가 결혼으로 이어지는 것은 최근의 일이다. 연애와 결혼이 연결된 것은 개인주의의 역사와 함께였고 그 이전엔 유럽에서도 그렇지 않았고 최근까지 대부분의 문화에서 그렇지 않았다.

개인의 선택권을 절대시하는, 개인의 자유를 절대시하는 관점은 서구의 그것도 최근의 현상일 뿐이다.

위에서 본 유치원 실험을 확장한 실험에서 저자는 자유의 의미를 결정하는 것은 문화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저자는 캘리포니아 지역의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실험을 한다. 이번에도 장난감을 가지고 놀게 하는 실험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모두 장난감을 지정해준다. 장난감을 정해주면서 실험자는 그 아이의 엄마가 그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를 원했다고 말해준다. 백인 아이들은 그런 상황을 싫어했다. 그러나 아시아계 아이들은 엄마가 원한다는 말에 오히려 좋아했다.

저자는 반응의 차이를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문화의 차이라고 설명한다. 중매로 맺어져도 불만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가족이란 집단의 맥락에서 생각하는 문화에선 그것은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개인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자유의 무게에 짖눌린다고 저자는 생각하는 것같다. 나는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사회에선 나는 어떻게 다른가를 고민해야한다. 서점에 넘쳐나는 자기계발서적들은 ‘너 자신이 되라!’고 명령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라고 명령한다.

그러나 그렇게 되어야 할 ‘자신’은 누구인가?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말 그런가? 저자는 묻는다. 자신은 어떤 사람이다고 말하는 것은 나는 이러 이러할 때 이러 이러하게 행동한다는 말과 같다. 즉 나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겉보기와 달리 그것이 분명하지가 않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우리가 자신에 대해 갖고 있는 정체성은,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정의는 스토리일 뿐이다. 나는 과거에 어떻게 했고 지금 어떻게 하고 있다. 이러 이러한 선택을 해왔다는 스토리이다. 그러나 삶의 과정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우리가 자신에 대해 하는 설명은 대개 지나고 나서 자신을 납득시키기 위한 사후합리화이며 이미지 조작일 경우가 많다.

이책에서도 인용되고 있고 많은 심리학 책에 인용되는 예로 흔들리는 다리에서 본 여성 연구자에게 연애감정을 느끼는 실험이 있다. 유원지에 청룡열차를 같이 타는 것도 이 실험의 응용이다. 뇌는 공포와 연애감정을 같게 느낀다는 것이다. 자신이 느낀 감정을 합리화하면서 연애감정이라고 자신을 설득한다는 것이 그 실험의 요점이다.

자유란 자신의 정체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 나는 이러 이러한 선택을 한다는 것이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그 정체성 자체가 그리 분명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자유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것인가 묻는다. 자유가 심리학적으로 생물학적으로 근거가 있다는 심리학의 전통적 설명은 타당하다. 그러나 그 자유는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것인가 아니면 생존을 위한 진화에서 발전한 뇌의 수단인가?

저자는 우리가 자유에 절대적 가치를 느끼는 것같지는 않다고 본다. 처음에 인용한 실험에서 결과가 그렇게 된 것은 저자가 지나치게 많은 장난감을 가져다 놓았기 때문이다. 100개가 넘어가는 장난감 중에서 선택해야 된다면 중압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저자는 선택권에 대한 실험들은 대개 6개 정도의 선택지를 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자유도 정도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자유를 즐기려면 그만한 능력이 있을 때 즐길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전문가란 남들보다 골라내는 안목이 높은 사람이다. 와인 전문점에 들어간 보통 사람이라면 수천, 수만병의 와인에 앞도당할 수 밖에 없다. 보통 사람에게는 오히려 선별된 소수의 추천상품만 제시하는 가게가 더 편안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와인 전문가에게는 이야기가 다르다. 그들은 수만병의 와인을 분류할 수 있는 기준을 가지고 있고 자신의 선택지를 좁혀나갈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자는 자유가 끔직하고 잔인할 경우도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소피의 선택’을 예로 든다. 나치 수용소로 끌려갔을 때 아들과 딸 중에 누구를 가스실로 보낼 것인지 선택하도록 강요받은 소피는 자신의 선택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이후 망가져 버린다. 저자는 비슷한 예로 더 이상 살 수 없는 신생아에게 무의미한 생명유지장치를 거둘 것인지 선택하도록 질문받는 부모의 경우를 예로 든다. 미국은 그런 선택을 부모가 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프랑스에선 그런 결정을 의사가 한다. 저자는 미국의 경우 부모들이 심리적 상처가 더 깊고 오래갔다고 말한다. 아이를 죽이라는 결정을 스스로 해야했던 심리적 상처 때문이라 저자는 말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는 것이 더 좋았을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상이 이책의 내용을 간추려 본 것이다. 이책은 언뜻 보기에는 산만하게 보일 수 있다. 위에선 일정한 스토리라인이 만들어지도록 요약했지만 실제 이책은 선택에 대해 이러저러한 저자의 사색을 그냥 되는대로 묶어 놓은 것같이 보인다. 그러나 자유란 개념으로 생각할 때 이책의 내용이 위에서 요약한 것같이 묶일 수 있고 (저자는 자유란 추상적 개념에 대해 말하고 잇지는 않다) 저자의 생각을 더 잘 드러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관점에서 요약해본 것이다.

평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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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3.0 시대의 스마트 비즈니스 전략
김영한.류재운 지음 / 살림Biz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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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아이팟에 이어 아이폰으로 세계를 뒤흔들더니 이제 아이패드까지 내놓은 애플의 전략에 관한 책이다.

‘아이’란 말로 시작하는 3가지 제품이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애플 제품들의 매력을 SUCCES란 말로 정리한다. 참고로 SUCCES는 뇌리에 착 달라붙는 메시지는 어떤 특징이 있는 가를 파고 드는 ‘스틱’이란 책의 요점이다.

우선 애플 제품들은 단순하다(Simple) 80-90년대 카테고리의 역사가 길어지다보면 이것도 넣어야지 저것도 넣어야지 하다보니 제품의 기능이 복잡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제품의 복잡화는 공급자 중심의 논리에서 나온다. 소비자는 필요도 없는 기능 이해하기도 벅찬 매뉴얼에 압도된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는 필요한 기능만 갖춘 제품을 내놓았다.

외외성(Unexpectedness). 아이폰에 채택된 기술들은 새로울 것이 전혀 없다. 익숙한 것이다. 그러나 키패드를 없애고 터치스크린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도록 한다는 아이디어는 익숙한 것을 의외의 것으로 만들었다. 후발주자로 시장에 뛰어들 때 의외성은 강력한 무기가 된다.

구체성(Concreteness). 휴대폰은 고가품이다. 그러나 그돈을 낸만큼 무엇을 누린다고 느끼지 못하는 것이 문제였다. 휴대폰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인터넷도 그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아이폰 이전의 휴대폰들은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사실상 하는 것이 의미가 없었다. 다른 기능들도 쓸 수 있더라도 그리 쓰기 편하지 않거나 복잡햇다. 그러나 아이폰은 그런 기능들을 현실적인 조건으로 간단하게 쓸 수 있게 해준다.

신뢰성(Credibility). 지금까지의 휴대폰은 제품이 업그레이드될 때마다 사용법을 다시 익혀야 된다든가 어플을 짜는 SDK가 바뀌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아이폰은 일관된 UI와 SDK를 유지한다.

감성(Emotion). 디자인이 감각적이다.

이야기(Story). 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조금씩 정보를 흘려 루머를 만들어내는 솜씨는 정평이 나있다. 이런 테크닉은 제품에 아우라를 만들어 준다.

물론 3가지 ‘아이’가 성공한 것은 이런 특성때문만은 아니다. 저자는 아이팟도 그랬고 아이폰도 마찬가지로 선발주자가 아닌데도 기술적으로 뛰어난 것도 없는데도 두가지 다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스티브 잡스가 뛰어들면 그 시장의 룰을 바꾸는 괴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SUCCES에 따라 애플의 제품 하나 하나를 분석해봐야 애플의 뒤를 따라가기 바쁠 뿐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애플의 성공을 보면서 배워야 할 것은 스티브 잡스의 전략적 사고방식이라 지적한다. 그리고 그 사고방식에 따라 스티브 잡스처럼 시장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스티브 잡스가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고 물으라는 것이다.

저자는 스티브 잡스의 전략적 사고방식을 DENT라는 말로 요약한다. 첫째 방향감각(sense of Direction). 3가지 아이 제품 모두 새로울 것 없는 기술이다. 그리고 세가지 제품 모두 포화상태인 시장에 뛰어들어 성공했다. 스티브 잡스가 뛰어들 때마다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시장을 주의깊게 관찰하다 앞으로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것을 잡아내는 감각때문이었다.

둘째는 고객기술수용(Enablement of Customer Technology). 앱 스토어를 말한다. 셋째 New Tecnnology. 여기서 신기술이란 혁신적인 새로운 기술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세가지 제품 어느 것도 새로운 것은 없었다. 새로운 것은 기존의 기술을 조합하는, 기술으 연관을 생각해내는 상상력이다. 넷째 팀워크(Team Work). 스티브 잡스는 결함이 많은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리더로서 비전을 제시하고 열정을 끌어낸다는 점에서, 팀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탁월한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이상이 이책에서 볼만한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물론 이책에는 여러가지 내용이 있다. 실제 앱을 만들어 상업적으로 성공시키기도 한 저자는 앱 스토어에 어떻게 등록하는가라는 시시콜콜한 사항부터 그 시장의 생리에 대해서까지 자세하게 다루고 있고 위에서 언급한 DENT 모델에 따라 자신이 어떻게 그 앱들을 구상했는가도 말하고 있다. 그외에도 애플의 주요 리더들에 대해서도 한 챕터를 할애한다.

꽤 유용한 정보가 많고 위에서 처럼 기억하기 쉬운 도식으로 내용을 정리해보여 준다는 장점도 가진 책이다. 그러나 이책은 어딘가 엉성하다는 느낌을 내용에 맥아리가 없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위에서 요약한 내용을 읽어봐도 그점을 알 수 있는데 분석에 깊이가 없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이책 하나로 스티브 잡스의 모든 것을 알겠다는 것이 아니면 부담없이 가볍게 읽기에는 좋다

평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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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매니저의 투자 비밀 - 여의도 황금손 30인의 고수익 투자법
최명수.변관열.김하나 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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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의 내용은 제목에 들어가 있는 '비밀'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이책의 내용은 왠만큼 주식투자서적을 읽었으면 모두 보았을 것들이다. 그러면 이책의 가치는 무엇인가? '실전'이다.

경제지에 연재되었던 기획 시리즈를 확장한 이책은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들 중 시장보다 나은 수익률을 올려온 이들을 인터뷰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그들이 어떤 식으로 주식을 사고 파는지 어떤 투자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등을 적고 있다. 책의 뒤로 가면 펀드매니저가 되려는 이들에게 충고하는 내용이나 펀드를 매입하려는 사람을 위한 펀드매니저들의 충고도 실려 있지만 책의 중심내용은 여의도 증권사의 펀드매니저들이 어떻게 투자를 하는가이다.

그들의 일상은 그리 새로울 것이 없고 그들의 투자관도 새로울 것이 없다.

피터 린치의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책에 등장하는 펀드매니저들이 말하는 그들의 일상에서 기시감을 느낄 것이다. 기업을 발로 뛰며 답사하고 재무재표를 확인해보고 어떻게 하면 싼 주식을 발굴해 낼까 고민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그들의 투자관도 새로울 것이 없다. 가치투자나 종목발견기술은 왠만한 투자서적에 다 나오는 새로울 것이 없는 것들이다.

그러나 이책은 실제 현장에서 뛰는 프로들이 그 많은 이론들중에서 어떤 것을 현실에서 적용하고 실천하는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그리고 이책에선 실제 한국증시에서 어떤 이론들이 적용되고 있는가하는 현장감을 볼 수 있다. 가령 이책에는 모멘텀 투자에 관해서는 거의 언급이 없다. 과거처럼 변동성이 크고 규모가 작을 때는 모르지만 지금처럼 성숙기에 들어간 시장에선 더이상 그런 투자가 가능한 변동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처럼 경제전체의 변동과 산업단위의 변동을 기준으로 종목을 보는 탑다운 접근보다는 개별종목에서 시작하는 바텀업 접근이 대세로 언급된다. 그리고 가치투자론이 강하게 확장세인 것도 확인이 가능하다.

이책은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잇다. 그러나 이책을 재미로 읽는 것이 아니라면 이책에서 볼 내용은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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