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일본파산 - 국민의 재산이 사라진다!
아사이 다카시 지음, 김웅철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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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은 ‘나아가면 지옥, 물러서도 지옥’이라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해있다. ‘일본호’라는 비행기를 타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이미 노후화된 일본호는 엔진 출력을 올리기 위해 연료를 더 많이 사용해야 하고 무리를 해가며 비행을 계속하고 있다.

더구나 너덜너덜해진 무거운 기체를 계속 공중에 떠있도록 하려면 엔진출력을 조금이라도 낮춰선 안된다. 연료공급을 줄여(재정을 긴축해) 출력을 떨어뜨리면(세출을 줄이면) 일본호는 추락해 기체는 파괴되고 승객은 전원 즉사하게 된다. 물론 승객들이 갖고 잇는 재산도 함께 사라진다.”

“현재 일본의 GDP 대비 채무비율이 실제 172%라는 터무니 없는 수치이다. 이대로라면 2011년 3월 말에는 180%에 달할 것이”고 200%를 넘는 데 몇 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무엇이 문제인가? 국가파산이 문제이다. “과거 러시아나 아르헨티나가 국가파산했을 당시 채무액이 고작해야 GDP의 60-70% 정도”였다.

저자는 “국가가 감당할 수 있는 빚의 한계는 GDP의 2배”라고 말한다. “일본이 태평양전쟁에서 패한 날, 즉 패전 당일의 국가 빚이 바로 GDP의 2배였다.” 일본정부는 디폴트를 선언하는 것외에 방법이 없엇다. “GDP의 2배에 달하는 부채를 안고도 재정파탄을 피해 나중에 재정을 바로 세우는 나라가 있었다. 미국이다. 미국도 제 2차대전 당시 GDP의 2배에 달하는 부채를 떠안고 있었다. 미국은 전쟁으로 피폐해진 유럽을 대신해 전후복구를 위한 상품을 전 세계에 팔아 경제를 성장시켰고 이를 통해 GDP를 늘려 세수를 증가시켜 빚더미를 해결했다.”

마찬가지로 일본경제가 건실하다면 문제가 없다. 경제가 계속 성장한다면 앞으로 거둘 세금도 늘 것이니 파산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일본은 이미 고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나라이다. 오히려 고령화 저출산으로 경제는 수축할 일만 남았다.

“일본은 해외에서 돈을 빌리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이들이 꽤 있다. 말도 안되는 소리다. 태평양 전쟁 당시도 돈은 거의 대부분 일본 국민의 것이었다. 그런데도 재정은 파산했다.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빚을 내면 국가는 반드시 파산한다. GDP의 2배’라는 것은 광기의 사태라고 할 정도의 엄청난 빚더미였던 것이다.”

일본이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는데 재정이 유지되는 이유는 금리가 낮기 때문이다. “버블붕괴 이후 장기간의 디플레이션으로 최근까지 장기금리는 1%대에 묶여 있다.” 채무의 규모에 비해 이자가 높지 않으니 버틸 수 있는 것이다. 둘째 2000년대 초반 세계경제가 좋았기 때문에 세수가 늘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으로 세수는 급감했고 “세계적으로 경제위기 대책으로 사상유래가 없는 돈이 뿌려졌다. 그 부작용으로 물가가 크게 올라갈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금리도 상승한다. 세계의 금리가 올라가면 일본의 금리도 상승압박이 가해질 것이다.”

국가파산이란 붕괴는 ‘금리의 폭발’과 함께 시작될 것이라 저자는 본다. 지금 같은 세계경제의 상황이 아니라도 지금의 속도로 국채잔고가 계속 증가해 GDP의 200% 1000조엔을 넘어서면 시장에선 “‘정말 일본은 이렇게 많은 빚을 내도 괜찮을까? 빚을 제대로 갚을 수 잇을까’라는 의심이 커지고 금리는 오른다. 금리를 높이지 않으면 국채가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1% 수준인 금리가 3-4%만 되도 세금으로 이자만 지불해야 하는 사태가 일어난다.

수입을 전부 빚 갚는데 쓰는 것이 가능할까? 물론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대안은 디폴트 밖에 없다. 국가 파산이다. “일본 정부가 돈을 빌리고 있는 상대는 누구인가? 물론 우리 국민이다. 그리고 국가 파산했을 때 부채를 떼이는 것도 국민이다. 그것은 우리들의 소중한 자산을 국가가 사정없이 강제적으로 훔쳐가는 것과 같다. 그리고 정말 무서운 것은 빚을 떼어먹는 국가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홀가분해져 좀비처럼 되살아난다는 것이다.”

국가파산의 후폭풍은 다음과 같이 나타날 것이라 저자는 본다. 첫째 하이퍼인플레션이다. “엄청난 기세로 물가가 상승하면서 통화가치가 폭락한다. 제어불능의 엄청난 인플레이션과 함께 엔화가치가 급락하는 사태를 초래한다.”

엔화의 폭락과 함께 국채도 폭락하면서 금리가 급등할 수 밖에 없다. 금리상승과 함게 채무자자의 파산이 이어질 것이고 국채의 대부분을 보유한 금융기관의 재정은 더욱 악화되면서 대출기피와 대출회수의 폭풍이 몰아치고 기업의 목을 조이며 기업들의 도산이 이어질 것이다.

둘째 사태는 ‘예금동결’일 것이라 말한다. 예금인출 동결은 국가파산이 일어났던 패전 직후 일본, 최근의 러시아와 아르헨티나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뱅크런으로부터 은행을 보호하고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한 조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패전 직후 “예금이 봉쇄된 기간 동안 하이퍼인플레이션이 기승을 부렸고 결국 예금은 휴지조각이 돼버렸다.” 전시국채도 종이조각이 돼버린 것은 물론이었다. “그 결과 현금, 예금, 국채 등을 재산으로 갖고 잇던 사람들은 (즉 국가를 너무 신뢰했던 사람들) 한 순간에 전 재산을 잃어버렸다. 전쟁 전 중산층과 재력가들은 한순간에 소멸됐다. 예금 봉쇄는 2년 반이나 계속돼 1948년 7월 2일에야 겨우 해제됐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예금의 가치는 전쟁 중의 50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세번째 사태는 ‘무시무시한 대불황’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국가가 파산하면 인플레이션이 진행되는 한편 심각한 경기불황이 찾아온다. 경기가 좋지 않는데도 물가가 치솟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국가파산으로 인한 불황은 적당한 수준에서 머물지 않는다. 터키의 경우,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국민의 자산이 날아가 버렷을 뿐만 아니라 경제활동 그 자체가 마비되기도 했다. 터키는 국가파산으로 30년이란 긴 시간동안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고생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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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행복할 것 - 1년 열두 달, 내 인생을 긍정하는 48가지 방법
그레첸 루빈 지음, 전행선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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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후반, 40을 바라보는 시기를 제2의 사춘기라 한다. 정신없이 살다 문듯 정신을 차리는 시기란 뜻이다. 그 나이가 되면 그때까지 해온 것이 무엇이었는지, 성공한 인생이었는지 알 수 있는 때이며 남은 생애가 어떠할지 보이는 때이다. 그런 때이기에 흔들리는 사람도 많다. 한 사람 몫을 하기 위해 제 몫을 찾기 위해 아둥바둥해오다 그때까지 해온 것을 돌아보고 지금까지 무엇을 해왔나 자신에게 묻는 때이니 흔들리는 것도 당연하다.

저자가 이책을 쓴 이유도 그렇다. 이책을 쓰기 전까지 저자는 잘 나가는 법조인의 경력을 쌓아가고 잇었다. 그러나 과연 앞으로 남은 시간도 그 일을 하며 살고 있는 자신이 그려지지 않는다. 저자는 남은 삶을 모두 쏟아부을 수 잇는 일로 작가를 선택한다. 이제 인생의 반환점에 이른 나이에 큰 모험이다. 불안할 수 밖에 없다.

이책은 그런 저자가 자신의 삶을 정리하며 그때까지 별 신경을 쓰지 않던 당연한 것들, 습관대로 해오던 것들을 다시 돌아보며 쓴 일기라 보면 된다.

이책의 구성은 잡다하다. 연초면 누구나 해보기 마련인 올해의 결심들을 항목별로 나열한 것이니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 결심을 실천했다는 것이 다르다. 이책은 그 결심들을 어떻게 실천해나갔는가를 저자의 일기 형식으로 써나간 것이라 보면 된다.

잡다하긴 정말 잡다하다. 남편에게 잔소리 하지 않기, 운동하는 습관들이기, 불면증 고치기, 떠넘기기 하지 않기, 사랑한다고 말로 표현하기, 가족에게 노래로 아침을 알리기 등등

어리둥절할지 모르겠다. 그런 사소한 것들이 책으로 낼만한 것인가? 낼만하다. 저자가 그런 연초의 결심을 한 것은 사소한 그런 것들이 행복의 기초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보기에는 사소하지만 사실 실천하기는 힘들다. 행복이란 말은 거창하다. 그러나 그 행복은 사소한 것에서 만들어진다. 행복하기 어려운 이유가 그런 사소한 것들이 지키기 어렵고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책은 그런 사소한 것들을 하기 위해 저자가 어떻게 해나가는지를 가감없이 보여준다. 이책의 매력은 바로 그 구체성이다. 읽다보면 다른 사람도 그런 것이 어렵구나, 이렇게도 사는군, 흠 나라면 어떻게 할까, 그런 의미가 있었나 등등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평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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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사라지고 있을까 - 타인과 함께 하는 가장 이기적인 생존 전략, 포용
정현천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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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독후감이다. 저자가 읽어온 책들의 내용을 정리한 노트라 보면 된다. 그러나 특이한 것은 그 정리한 내용이 하나의 주제로 묶인다는 점이다. 이책은 관용 또는 포용에 대해 말한다.

요 몇 년동안 포용에 관한 책이 많이 나왔다. 이유는 혁신에 대한 책이 많이 나오는 것과 같다. 환경변화가 심해지면서 변화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에 대한 답이 혁신이라 보기 때문이다. 그럼 혁신은 어떻게 가능한가? 혁신에 대한 답은 혁신에 대한 책만큼이나 많을 수 있다. 혁신이란 개념 자체가 실체가 있는 어떤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직 내에 다양성이 있어야 혁신이 가능하다는데는 모두가 동의한다. 환경이 어떻게 변할지는 알수가 없다. 환경의 방향이 어디로 향할지 모를 때 조직 내에 다양성이 있다면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포용은 다양성에 관한 것이다. 조직 내에 다양성을 갖추려면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책은 다양한 책들을 요약하면서 포용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로마가 제국이 된 것은 적도 시민으로 받아들이는 정책 때문이엇다 (로마인 이야기), 세종대왕의 정치력은 흠보다는 능력을 우선하는 인사정책이 핵심이었다, 별볼일 없는 유방이 뛰어난 용장 항우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도 마찬가지다, 그린란드의 바이킹이 멸망한 것은 환경을 받아들여 자신을 변화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총, 균, 쇠), 링컨의 지도력 (권력의 조건) 등등

포용이나 다양성에 관한 책은 많다. 그러나 이책처럼 구성된 경우는 처음이다. 읽으면서 이런 식으로도 책을 만들 수 있구나 란 생각이 든다. 남의 책으로 자기 책을 만든 것이니 말이다. 그러나 많은 이야기들이 소개되니 꽤 재미있다. 저자가 그 두꺼운 책들을 요약해 정리하는 솜씨가 좋기 때문이다. 저자가 인용하는 책들 중 읽지 않은 책이 언급되면 아 그책이 그런 내용이구나란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나름 의미가 있고 읽은 책이 언급되면 기억을 되살리는 시간이 되어 나름 의미가 잇다.

그러나 포용에 관한(혁신도 마찬가지이지만) 책을 읽을 때면 드는 생각은 다양성의 쓸모만 말하지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어려움은 말하지 않는 것이다.

저자가 인용하는 책들의 예를 들어보면 ‘로마인 이야기’나 에이미 추아의 ‘제국의 미래’는 세계제국이 만들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관용 때문이었고 관용이 사라지면서 제국이 무너졋다고 말한다. 반박하기 힘든 말이다.

그러나 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너지기 시작한 것인가 무너지기 시작했기에 포용하지 않은 것인가는 생각을 해봐야 한다.

오늘날 이슬람문명은 불관용의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나 전성기 시절의 이슬람문명은 어느 문명보다 관용이 넘치는 곳이엇다. 이슬람문명이 그렇게 변해간 것은 관용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문명이 쇠퇴하면서 관용할 수 없게 된 것이라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관용은 여유가 있어야 할 수 있다. 다양성은 다른 말로 하면 무질서라 할 수 잇다. 무질서를 용인할 수 잇는 것은 그만큼 시스템에 질서가 잡혀있기 때문이며 무질서를 시스템에 받아들여 소화해낼 여유가 잇기 때문이다. 포용도 실력이 있어야 할 수 잇다.

그러나 관용, 포용, 다양성에 대해 말하는 책들을 보면 그 가치의 좋은 점만 말할 뿐 그 가치를 실천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는 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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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어 산책 - 엉뚱하고 발랄한 미국의 거의 모든 역사
빌 브라이슨 지음, 정경옥 옮김 / 살림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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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의 내용은 재미있기는 하지만 발칙할 것도 엉뚱할 것도 발랄할 것도 없다. 이책의 영어 원제는 Made in America는 번역서의 제목보다 내용을 더 잘 말해준다.

이책의 내용은 원제가 말해주듯이 영어가 미국으로 옮겨와 어떻게 변형되었는가를 다룬다. 작은 섬나라에서 쓰이던 언어가 땅도 더 넓고 자연도 다른 곳에 맞게 달라진 이야기를 다룬다.

언어 역시 도구이다. 환경이 달라지면 그 환경에 맞춰 도구 역시 달라져야 하는 법이다. 처음 신대륙에 발을 디딘 사람들은 전에 살던 곳에선 볼 수 없엇던 것들을 보았고 그것들을 수용하기 위해 언어를 적응시킬 수 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달라진 자연에 맞춰야 했지만 이후에는 영국과는 달라져 버린 사회, 정치, 경제에 따라 언어도 달라져야 했다.

이책은 어떻게 영어가 미국이란 토양에서 달라져갔는지를 주제로 삼는다. 그러나 그렇게 언어의 역사를 다룬다는 것은 미국의 역사를 다룬다는 말이 된다. 이책의 재미는 바로 여기에 잇다.

새롭게 추가된 단어들과 기존의 단어에 새로운 의미가 추가될 수 밖에 없었던 상황들을 설명한다는 것은 그런 상황에 부딫힌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정치사나 경제사 또는 사회사를 중심으로 쓰여진 다른 미국사와는 달리 새로운 현상을 당시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했는가를 더 생생하게 엿볼 수 잇다.

저자가 원래 의도한 것은 언어의 역사가 아니라 바로 그 언어사라는 프리즘을 통해 미국사를 당시 사람들의 생각을 통해 더 생생하게 엿보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책에서 저자의 의도는 성공하고 있다.

그러나 한가지 문제라면 이책은 미국인을 대상으로 쓰여진 책이라는 점이다. 영어도 친숙하고 미국사도 학교에서 배워 잘 알고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는 말이다. 그런 배경지식이 잇는 사람에게 이책은 아주 재미있다. 아 내가 알고 잇던 것이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구나 그게 원래 그런 것이었구나 하는 새롭게 알아가는 재미가 이책의 장점이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 미국식 영어에 익숙하더라도 미국사에 대해 알고 잇더라도 외국인이 이 두꺼운 책을 따라가기는 쉽지 않다. 이게 왜 재미있는거지? 하고 어리둥절해지는 순간이 여러 번이었다. 그러나 외국인에게도 어느 정도 상식선의 지식만 있다면 이책은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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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쇼크 - 당신이 가진 모든 자산의 가치가 사라진다, 2011년 개정증보판
데이비드 위더머 외 지음, 한수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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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들은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를 이렇게 정의한다: “먼저 미국의 부동산 버블이 터지면서 주식시장 버블과 민간부채 버블, 재량지출 버블이 충격을 받았다. 우리는 이를 ‘버블퀘이크’라 부른다.”

그리 새삼스러울 것없는 정의이다. 단지 다른 것은 용어일 뿐이다. 그러나 저자들의 다음 주장은 이번 위기를 새롭게 정의한다: “이제는 애프터쇼크가 다가오고 있다. 애프터쇼크에서는 달러버블과 정부부채 버블이 터질 것이다. 이는 결국 미국 내의 모든 버블이 터질 것임을 의미하며 더불어 세계 버블경제의 붕괴를 뜻한다.”

저자들의 용어에 따르면 이번 위기는 4개의 버블이 연쇄반응을 일으킨 결과이다. 4개의 버블이 터진 결과는 끔찍했다. 그러나 저자들은 아직 진짜 위기는 오지 않았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비유를 든다. “집값 하락을 ‘연필과 풍선’으로 보자. 연필은 파락하는 집값을 풍선은 경제를 의미한다. 집값이 떨어질수록 연필은 풍선을 조금씩 찌르게 된다. 지값이 하락해 연필이 풍선을 깊숙이 찌르는 순간. 높은 등급의 모기지까지 타격을 입고 결국 전반적인 경제는 붕괴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4중 버블붕괴의 후폭풍(애프터쇼크)로 경제가 무너지면 더 큰 버블인 달러 버블과 정부부채 버블이 터지면서 대공황과 맞먹는 사태가 일어난다고 저자들은 본다.

“버블경제 이전까지 달러의 수요가 증가한 것은 미국의 경제성장과 생산성 향상 덕분이었다. 주식, 채권, 부동산을 비롯한 달러 자산이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수익을 안겨주자, 전 세계 투자자들은 달러 자산으로 눈을 돌렸다.”

달러 자산을 사기 위해 달러를 구입했기 때문에 장기간의 쌍둥이 적자에도 불구하고 달러 가치는 유지되었다. “미국의 부동산과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타고 신용흐름이 원만할 때만 해도 미국을 대상으로 하는 투자는 뭐든 좋아 보엿다. 미국에 투자하면 안 되는 이유를 찾기 힘들 정도엿다. 투자하기 쉽고 한전한데다 수익성까지 높으니 그보다 좋은 투자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들은 달러 가치를 유지해주엇던 4개의 버블이 터진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1980년대 이후부터 외국인 투자에 대한 버블경제의 자금 의존도가 눈에 띄게 높아졋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수익률이 저조해지거나 손실 가능성이 보이면 곧장 투자금을 회수한다.” 그러므로 4개의 버블이 터져 수익성이 나빠질 수 밖에 없을 때 더 이상 달러 가치가 유지될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는 달러 버블이 터질 차례라 말한다.

“달러가 너무 많이 혹은 급격히 팽창했기 때문에 버블이라 부르는 것이 아니라 가치 하락에 너무 취약하기 때문에 버블”이라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당장 손을 털고 나가지는 않고 사태가 어떻게 되는지 관망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도 치명적이라 저자들은 말한다. 버블을 키우던 외국인의 돈이 더 이상 들어오지 않을 때 버블은 수축하는 것 이외에는 길이 없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꼭 미국에서 투자금을 회수해야만 달러 버블이 붕괴하는 것은 아니다. 쏟아 붓는 액수가 줄어들기만 해도 달러 버블은 터진다.”

외국인들의 돈이 마르면서 수익성의 악화를 더 이상 기다릴 수 없게 된 “극소수의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을 매각할 것이다. 아마 연금 펀드 업체나 보험사가 신탁자와 은퇴자들의 자산을 보호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초기 매각이 도화선이 되어 더 많은 투자자가 달아날 것이다. 뒤를 이어 다수의 투자자자들이 미국 자산을 매각하면 미국 경제는 아수라장이 될 것이”다. 저자들은 “2010년에서 2011년 사이에 미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는 급격히 하락할 것이고 2012년에서 2014년까지 어마어마한 돈을 찾아갈 것으로 예상”한다.

달러 버블 붕괴는 아시아 외환위기가 그랬던 것처럼 “순식간에 극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저자들은 본다. 달러 버블이 터지면 저자들은 “2011년 미국은 트리플디짓 경제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두자리 수 실업률, 두라지 수 인플레이션, 두자리 수 금리.”

“달러 버블이 무너지면 거대한 정부부채 버블도 함께 붕괴할 것이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외국인들은 자신들이 투자한 달러 자산의 가치를 먼저 염려할 테고 미국 정부의 채권을 기존 가격에 매입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가용자본이 바닥나면 정부와 연준은 돈을 찍어대 위기를 모면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돈을찍어대면서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저자들은 두자릿 수 중반까지 오를 것으로 본다)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면 물가와 금리의 차이인 실질금리가 오를 수 밖에 없다. 돈이 마르고 금리가 오르면 정부부채 버블이 터질 차례이다.

“최근 미국 정부가 발행한 채권 중 40% 이상을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입했다.’ 그러나 미국국채가 악성부실자산으로 돌변하면 미국 정부는 적자를 메우기 위해 연준의 인쇄기를 열심히 돌릴 것이다. 그 돈은 “인플레이션을 초래해 골칫거리를 늘릴 뿐이다.” 결국 미국정부는 하기 싫은 일을 할 수 밖에 없다.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인상해야 한다.

“달러버블과 정부부채 버블이 완전히 터지면 금리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을 것이고 인플레이션 실업률의 폭등과 함께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은 붕괴할 것이다. 더불어 소비자 재량지출 또한 고갈될 것이고 은행의 수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포스트 달러 버블세계는 지금과는 상당히 다를 것이다. 그러나 그나마 미국은 다른 나라보다 상황이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

저자들은 포스트 버블 시대에 미국의 GDP는 50%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문제는 다른 나라들은 미국경제보다 더 허약하다는 것이다. “미국경제는 세계에서 가장 유연하고 다양하며 안정적이다. 또한 세계 최대, 최강의 경제력을 자랑하며 수출 의존도가 비교적 낮은 국가다. 그러므로 미국은 현재 겪고 잇는 버블퀘이크와 다가올 애프터쇼크에서도 다른 마라보다 비교적 적은 고통을 겪을 것이다. 다른 국가의 경제는 버블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조차 미국만큼 탄탄하지 않았으므로 멀티 버블이 붕괴하는 순간 미국보다 훨씬 큰 타격이 예상된다.”

미국이란 시장이 멀티버블의 붕괴로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해외시장에 의존했던 정도에 따라 “미국 다음으로는 서유럽 국가들이 고통을 적게 받을 것이고 일본과 동유럽이 그 뒤를 이을 것이다. 그리고 인도, 중국, 브라질과 같은 신흥경제국들은 더 심한 고통을 격을 것이며 아프리카 국가들과 같은 개발도상국들은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잇다.,”

신흥경제들이 “성장할 수 있던 주요 원인은 수출 관련 일자리로 인한 승수효과 덕분이다. 미국에 수출되는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 일자리 하나가 생기면 그 일자리를 지원하는 일자리 2개가 생겨난다.”

저부가가치 생산국이 어려움을 겪으면 그 국가들에 자본재를 수출하던 일본과 독일 같은 고부가가치 생산자들도 치명상을 입는다. 더군다나 이들 “국가에서 수입하는 미국의 수입품목이 생필품이 아니다 보니 하락 속도는 엄청날 것이다.”

미국의 수요가 사라진데 더해 충격이 더 남아잇다고 저자들은 지적한다. “버블이 터지고 자산가치가 하락하자 그동안 누리던 수익은 순식간에 증발했고 결국 외국인 투자자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부가 고갈되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그러면 이 모든 재앙의 원인은 무엇인가? 저자들은 ‘생산성 성장의 둔화’가 문제엿다고 말한다. “경제학자들은 전반적인 생산성이 향상된 것은 사실이지만 197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생산성 향상이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20세기 전반에 나타난 극적인 생산성 향상은 1970년대 이후부터 희미해지고 있다.

생산성 향상을 비행기에 비유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1900년부터 1957년까지 우리는 하늘을 날지 못햇다. 그러다 1957년 보잉 707이라는 최초의 제트 여객기가 등장했다. 그 후 반세기 동안 우리가 이룬 성과는 707을 777로 향상시키는 수준에 그쳤다.

1980년대와 1990년대 모두가 개인 컴퓨터와 인터넷을 일컬어 ‘넥스트 빅 씽’이라고 떠들어댓다. 그러나 증기기관이나 전기, 전화가 가져온 규모의 경제에 비하면 생산성 향상은 새발의 피 수준이다.”

포스트 버블 시대에서 탈출은 생산성 향상 이외에는 없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우리는 결국 진정한 생산성 향상으로 경제 변화에 성공할 것이다. 생산성 ㅅ향상은 서비스 부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는 서비스 부문이 경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잇기 때문이다. 생산성 향상을 논할 때 사람들이 흔히 중점을 두는 제조부문은 전체 경제에서 10-15%의 비중에 불과하다. 상황이 나아진다 하더라도 그 영향은 미미할 것이기에 다음에 보건, 교육, 공공 서비스와 같은 서비스 영역을 중심으로 생산성 향상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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