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년의 폭발 - 문명은 어떻게 인류 진화를 가속화시켰는가
그레고리 코크란.헨리 하펜딩 지음, 김명주 옮김 / 글항아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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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책은 제목이 내용을 전부 말해주는 보기 드문 책이다. 제목대로 저자들은 인간의 진화는 조상들이 아프리카를 떠날 때 멈추지 않았고 오히려 문명의 선택압 때문에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말한다.

“인간의 진화가 오래 전에 멈추었다는 것이 지난 세기 사회과학의 일반통념이었다. 최신판은 이 시기를 현대 인류가 아프리카를 빠져나와 지구 곳곳으로 퍼져나갔던 5만년전 이전으로 본다.” 아프리카를 떠났을 때 인간의 생물학은 고정되었고 이후 인간은 문화적 존재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하며 오히려 그 이후 진화는 더 가속되었다는 것이 이책의 주제이다.

“역사학이나 인류학 같은 기존의 사회과학들은 주로 브레인 소프트웨어를 다룬다. 브레인 소프트웨어란 관습, 신화, 사회구조 같은 문화적 발달을 뜻한다.” 그러나 현생인류의 빠른 발전이 소프트웨어의 진화만으로 가능했겠는가? 라고 저자들은 묻는다. 윈도우가 업그레이드될 때마다 하드웨어도 업그레이드되어야 하듯이 문명의 진화 역시 하드웨어의 진화가 없이는 불가능했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하드웨어가 중요하지 않고 소프트웨어의 업그레이드만으로 충분하다면 “’포커 치는 개’가 실제로 가능했을” 것이라 말한다.

현생 인류가 아프리카를 벗어나자 마자 경이로운 도약이 가능했던 것 자체가 하드웨어의 사건이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후기 구석기 즉 구석기 마지막 시기의 고고학 기록-3만년전에서 4만년전에 유럽에서 네안데르탈인을 대체한 형대 인류의 산물-은 그 이전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현대 인류가 유럽에 나타나면서부터 곳곳에서 혁신이 폭발하고 있었다. 이러한 ‘대약진’을 규정하는 새로운 특징들은 다수가 대단히 인상적인 것들이엇다. 동굴 벽화, 조각, 장신구, 엄청나게 개선된 도구와 무기들, 이들 중 일부는 일상의 실용적 문제들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왓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들이 오늘날 우리의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의 창조 능력과 발명 능력의 현저한 증가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 이전에는 몰랐던 예술, 종교, 정교한 테크놀로지, 그리고 아마도 정교한 언어와 사회조직이 등장한 시기이다. 아프리카에 있던 현생 인류의 조상들이나 네안데르탈인들은 종교도 없었고 예술도 없었다.

예를 들어 네안데르탈인들은 죽은 동료를 그냥 버렷다. 죽은 금붕어를 하수구에 버리듯이 말이다. 그러나 현대 인류는 매장 의식을 행한 것으로 보인다. 사후세계에 대한 개념이 있었고 종교가 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저자들은 이런 대약진이 가능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가 묻는다. 해부학적으로 별 다르지 않은 아프리카 직계조상들과 달라진 이유가 무엇인가? 저자들은 그들이 아프리카를 떠난 시점에서 네안데르탈인을 만났기 때문이라고 짐작한다.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를 흡수하면서 하드웨어가 달라졋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와 함께 현대 인류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알 수 없다. 그러나 저자들은 이런 추측을 한다.

“호모 사피엔스와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는 생활방식에 큰 차이가 있었다. 네안데르탈인들은 늑대처럼 큰 위험을 감수하고 매우 협력적인 사냥꾼들이었던 반면, 아프리카에 살았던 해부학적으로 현대적인 인류는 잡식성을 지녓고 현대의 수렵채집인들과 비슷했다. 이러한 차이들은 네안데르탈이느이 큰 뇌가 아프리카의 큰 뇌와는 다른 종류의 문제들을 해결햇음을 의미하는 듯하다. 순전히 가설적인 예를 하나 들면 큰 사냥감을 매복 공격했던 사냥꾼들로서 큰 위험을 감수해야 햇던 네안데르탈인드에게는 먹이의 반응을 상상하고 예상할 수 있는 능력이 도움이 되엇을 것이다. 그것을 ‘동물의 마음 이론’이라 부르자. 네안데르탈인들은 강하고 몸집이 컷지만 사냥의 성공은 사자와 늑대의 경우보다 훨씬 더 지능에 의존햇다. 네안데르탈인들의 지능은 도구와 무기를 쓸 수 잇게 함으로써 그들의 생활방식을 가능하게 만들었지만 그들의 큰 뇌는 그밖에 다른 방식으로도 생존을 도왔을 것이다. 예컨데 다친 아메리카들소가 어떻게 반응할지 더 정확하게 추측할 수 잇는 네안데르탈인은 들소에게 갈비뼈를 걷어 채이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한 종이 마음 이론을 가지고 다른 종을 상대하는 것을 보여주는 전례가 잇다. 늑대들은 눈치가 없지만 개들은 사람의 마음을 읽는 진화한 능력을 갖고 있다.”

흥미로운 추측이다. 타인의 마음을 읽고 감정을 공감하는 마음 이론(Theory of Mind)은 인간의 중요한 특성이다. 그 특성은 사회생활 때문에 진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마음 이론은 마음 읽기와 공감 두가지로 나뉜다. 두가지는 뇌의 같은 회로를 사용하지만 동일하지는 않다. 사이코패스는 마음 읽기는 능란하지만 공감은 제로이다. 그러나 자폐증은 마음 읽기는 거의 제로이지만 공감은 정상이다.

저자들은 마음 읽기가 아마도 현대 인류가 자체적으로 진화시킨 것이 아니라 네안데르탈인에게서 오지 않았을까 추정한다. 어디까지나 가설에 불과하지만

그리고 저자들은 추운 지역에 적응해 있던 네안데르탈인의 능력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열대에 살던 현대 인류가 짧은 시간에 바로 유럽은 물론 극지방까지 퍼져나갈 수 있었을 것이라 추정한다.

“우리는 적응적인 대립유전자들의 이러한 갑작스러운 유입이 ‘인간 혁명’을 만들어낸 능력들의 성장에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그 혁명은 “어느 정도는 그들의 네안데르탈인 사촌에게서 훔친 유전자 덕분이었을 것이다. 문화가 변화하는 속도는 10배쯤 증가했고 빙하가 물러나고 새로운 기회가 열렸을 때 그 속도는 더 가속화되엇다.”

간빙기에 새롭게 열린 기회는 농업이었다. 그리고 농업은 진화의 폭발을 일으켰고 지금도 일으키고 있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그 이유는 농업으로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인구가 많으면 돌연변이의 빈도도 많아진다. 돌연변이의 대부분은 무해하거나 해롭다. 그러나 그중 드물게 유리한 특성이 나타나고 진화가 일어난다. “전에는 10만년에 한번씩 발생했던 유리한 돌연변이가 이제는 400년마다 나타났다. 플라이스토세에 비해 약 100배나 빠른 속도엿다.”

농업은 숫자만 늘린 것이 아니다. 농업 자체가 자연선택을 일으키는 선택압으로 작용했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농업으로 식단이 달라지면서 유전적 변이가 일어났다. 농경사회의 식단은 수렵채집사회보다 질이 형편없다. 단백질이 부족하고 비타민도 부족하다. 식단의 변화로 일어난 유전적 변이의 대표적인 예로 저자들은 피부색이 엷어진 것을 든다. 비타민 D가 부족해지면서 햇빛을 받아 비타민 D를 생성해야만 한 것이 백인종과 황인종이 진화한 이유라 저자들은 말한다.

그보다 더 강력한 선택압은 사회조직의 변화엿다. 농업 덕분에 “인간은 난생처음으로 부를 축적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생산하지 않는 엘리트 집단이 형성될 수 있었다. 엘리트 집단은 필요하기 때문이 아니라 가능하기 때문에 만들어진다. 이런 발전들이 정주 생활과 맞물려 정부를 탄생시켰고 정부는 폭력을 통제햇다.” 정부가 폭력을 독점하면서 인류의 선택압은 수렵채집사회와는 전혀 다르게 되었다. 수렵채집사회의 인구밀도는 집단간의 전쟁으로 통제되었다. 그러나 정부는 구체적으로는 엘리트 집단은 그 폭력을 통제했다. “정부들이 이렇게 한 것은 아마 그럼으로써 피지배자들에게 더 많은 자원을 뜯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가축들끼리 싸우면 주인에겐 손해이다. “개인들 사이의 폭력이 제한되자 이제는 전염병이나 굶주림으로 (그리고 국가간의 전쟁) 죽는 개체군의 비율이 더 높아졌다.”

농업은 더 많은 인구를 부양할 수 있다. 그러나 “크지 않은 인구성장률조차도 식량생산의 모든 가능한 개선을 금방 따라잡을 수 잇다. 그러므로 인구는 주로 맬서스의 한계 근처에 머물고 삶의 척도의 지속적인 향상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만일 인간이 크고 잘 조직된 사회를 만들지 않았다면 전쟁이 극빈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했을 것이다. 실제로 전쟁은 우리 외의 많은 종에서 중요한 제한요인이고 초기 인류에게도 중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협력을 할 수 있다. 특히 훔칠 가치가 있는 뭔가가 있을 때는 국가가 나타나 결국 지역 내 폭력을 제한했다. 그리고 평화는 극빈층을 만들었다.”

인구를 조절한 것은 가난 만이 아니었다. 가난을 만든 인구과잉 자체는 전염병을 불러왔다.인구밀도가 낮았던 시절엔 전염병은 그리 심각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심각한 변수가 되었다. 그렇게 전쟁, 전염병, 기근은 돌아가며 인구를 조절했다.

“농부들은 더 안전해졋다. 그들은 더 이상 습격할 수도 없고 습격을 당하지도 않았으니까. 국가 이전의 전쟁은 현대의 대규모 전쟁 이상으로 개체군의 상당부분을 죽이는 일이 잦았다. 농부들은 여전히 외부 적들과의 전쟁을 경험했지만 폭력으로 죽는 비율은 획기적으로 줄었다. 그래도 출생과 죽음은 여전히 균형을 이루었다. 폭력에 의한 죽음이 감소한 만큼 전염병과 기근으로 죽어나갓다. 정부 특히 좋은 정부는 결과적으로 삶의 질을 줄였다. 적어도 칼로리의 측명에서는 그랫다.”

엘리트 그리고 그들이 만든 국가는 인간의 환경을 바꾸어 진화의 조건을 바꾸었다. 그렇게 달라진 조건은 단지 물리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달라진 선택압에 따라 인간은 조상과는 다른 행동양식을 개발했다.

“농경 이전에는 정부가 존재하지 않았다. 수렵채집인들의 대다수는 평등한 무정부주의자들이었다. 이들에게는 족장도 두목도 없었다. 오늘날 부시먼들은 여전히 ‘두목’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을 비웃는다. 그러나 농부들은 우두머리가 있었다. 땅을 소유한 결과엿다.

수렵채집인들은 멀리 떠날 수 있었지만 토지는 버리고 떠나기에는 너무 귀한 것이었다. 따라서 농부들은 권위에 굴복해야 했다. 옛 스타일의 독립적인 마인드, 즉 평등주의자들인 수렵채집인들 사이에서 잘 통했던 성격(‘결국 사람은 사람이다’)은 씨가 말랐다.

공격적이고 전투적인 사람들 역시 지배 엘리트증이 나타나기 시작하자 적응도에 손해를 입었을 것이다. 강력한 국가가 있을 때 공격적인 개인이 갖는 이익은 더 작아진다. 법과 질서는 자기 방어를 위한 전투적 태도를 덜 필요하게 만들었다. 북적이는 환경 그 자체만으로도 과거에 선호되었던 몇몇 성격형질들이 냉대받게 되었을 것이다. 낯선 사람과 만날 일이 많은 사회에서는 높은 공격성에 대한 선호가 떨어질 것이다. 너무 자주 싸우면 반드시 지기 마련이다.”

공격성과 모험선호성은 감소해야 햇다. 그리고 농경에 필요한 근면함과 인내, 계획성에 어울리는 성격형질이 증가했다. “그러한 형질 중 한 가지는 오랜 시간 동안 보상을 미루는 능력이다. 씨앗으로 쓸 곡식과 씨가축으로 쓸 가축을 남겨둬야 하기 때문이다. 수렵채집인들은 자제하는 전통도 참는 성향도 없었다. 부시먼을 양치기로 가르치는 일은 자주 실패한다. 그들이 양을 모두 먹어치우기 때문이다.”

그리고 농경과 함께 인간은 이기적이 되었고 부지런해졌으며 자제심이 많아져야 했다. 그래야만 농업이 바꾸어놓은 사회환경에 적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적응은 누적된다.

“문명은 선천적 지능의 몇가지 측면을 꾸준하게 촉진하는 듯하다. 예컨데 상업활동은 구세계 문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이고 상인은 군사작전과 마찬가지로 복잡한 마음의 모델을 필요로 한다.

오래된 농경 문명들은 농경과 계층사회를 덜 경험한 집단들에 비해 복잡한 기술과 사회조직 형태들을 비교적 쉽게 받아들인다.”

저자는 제레드 다이아몬드를 인용하면서 그러한 누적적 적응이 문명의 서열을 만든다고 말한다. “오늘날 새로운 권력으로 떠오르고 잇는 국가들은 여전히 수천년 동안 식량 생산을 바탕으로 한 오래된 지배 중심들에 속했던 국가들이다. 혹은 그러한 지배 중심에서 나온 사람들이 거주하는 국가들이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인,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세계를 지배할 전망은 어둡다. 기원전 8000년에 정해진 역사의 진로가 지금의 우리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1만년 동안 누적된 적응은 집단 구성원의 성격형질과 인지적 형질을 바꾸어 놓았고 그렇게 쌓인 세월은 넘볼 수 없는 생물학적 우위를 만들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므로 “인종과 민족의 생물학적 평등’은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것은 한줌의 은화를 땅에 떨어트릴 때 전부 모로 떨어질 확률과 같은 것이다. 인간의 생물학적 불평등을 보여주는 잘 연구되어 있는 중요한 사례들이 존재한다. 어떤 개체군은 (평균적으로) 다른 개체군보다 특정 상황들을 훨씬 더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잇다.”

저자는 생물학적 불평등으로 인도유럽어족이 지배적이 된 이유를 설명한다. 인도유럽어족은 오늘날 인류의 반을 차지한다. 그러나 인구어족의 조상인 아리아인들이 이동을 시작했을 때 그들은 야만인에 불과했다. 내세울 할 문화도 문명도 없었다. 그런 그들이 우위에 설 수 있었던 것은 생물학적 우위 때문이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는 인도유럽계의 팽창을 추동한 이점이 생물학적인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유럽인에게 높은 빈도로 나타나는 락토오스, 내성 돌연변이다. 성인의 대다수가 우유를 마실 수 있게 되었을 때 새로운 종류의 목축이 가능해졌다. 즉 사람들은 소의 살을 위해서가 아니라 소의 젖을 위해 소를 길렀다. 낙농업이 도축을 위해 소를 기르는 것보다 에이커 당 다섯 배 많은 칼로리를 생산한다. 신석기 후기 북유럽에서 낙농업은 곡물 농사보다도 더 생산적이엇다. 같은 양의 땅에서 더 많은 전사를 기르고 먹일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패창의 비결이었다.”

저자는 생물학적 불평등의 최근 사례로 아슈케나지 유대인의 지능을 들고 잇다. “이들의 평균 아이큐는 약 112-115로 유럽인 표준인 100보다 훨씬 높다.” 통계적으로 이는 유의미한 차이이다. 그러나 “고전기에는 그렇지 않았다. 고대 그리스 로마인들이 남긴 글들을 보면 유대인이 특별히 똑똑하게 여겨졌다는 단서가 나타나지 않는다.”

저자들은 유대인 중에서도 아슈케나지 유대인만 지능이 높아진 이유를 상인, 금융업자, 관료 같은 직업에 종사하면서 자연선택이 된 결과이며 그렇게 자연선택된 형질이 다른 민족과 결혼을 금한 족내혼에 의해 희석되지 않았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실제 아쉬케나지 유대인의 신경세포를 보면 다른 민족보다 더 효율적으로 달라져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정보처리의 효율성을 지능이라 부르며 지능은 거의 유전적으로 결정된다는 것을 보면 저자들의 논지는 반박하기 힘들다.

“농경이 발생하면서 문화적 진화와 생물학적 진화가 모두 가속화되었다. 새로운 생활방식이 인간에게 새로운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농경 이전에 인간은 언제나 수렵채집 생활을 했다. 농경으로 인한 커다란 인구 증가는 새로운 아이디어뿐 아니라 유리한 돌연변이를 야기했다. 농경의 확산에 뒤따른 우리 종의 급격한 진화는 실로 ‘1만년의 폭발’이라 할 만한 것이다.

과학 연구자들이 자연선택이 현재진행중이라는 사실을 계속해서 외면한다면 그들은 많은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열쇠를 스스로 집어던집으로써 수수께끼를 미스터리로 바꾸는 것이다. 이제 과학 연구자들이 진화의 정체나 ‘심적 동일성’같은 도그마들을 떨쳐버릴 때가 되었다.”


평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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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경제학자 - 지금 미국은 어떤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가
브루스 바틀릿 지음, 이순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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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대공황 시절부터 아들 부시까지 미국의 재정정책사를 다룬다. 경제사에서 특히 거시경제사에서 정부의 재정정책은 비중이 크다. 그러나 어찌 된 것인지 경제사에서 재정정책은 수박 겉핥기로 다루어질 뿐이다. 경제사에서 정책은 결과만 나올 뿐이다. 경제가 이러해서 이런 정책이 나왔고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다 정도가 전부이다. 그런 정책이 나오게 된 정치지형과 그 지형을 따라 어떤 논쟁과 대결이 있었으며 힘겨루기에서 어떻게 정책이 타협되었고 실제 실행된 정책이 기대와 달랐는지 기대와 달랐다면 이후 정책수립에 어떤 교훈을 주었는지 이런 것은 다루어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레이건 대통령은 작은 정부를 주장했지만 실제 재정정책은 어느 때보다 팽창기조였다. 왜 그랬을까? 경제사에선 그 이유를 다루지 않고 다룬다 해도 추측에 불과하다. 왜 그런 것이 다루어지지 않을까? 경제학자가 쓰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실제 정치판의 거래와 타협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쓰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책의 가치는 돋보인다. 레이거노믹스를 정립하는 데 참여했고 70년대부터 공화당의 경제 브레인으로 활동해온 저자는 실제 의회에서 정책이 어떤 논쟁과 힘겨루기를 거쳤고 백악관과 의회가 어떻게 대결했으며 어떤 타협이 있었는가, 그런 정책의 이념적 이론적 배경이 무엇이었는가를 자세히 다룬다. 보기 드문 책이다.

이책의 포커스는 저자가 속한 공화당의 정책이 어떻게 변해왔는가에 있다. 저자가 정책수립에 관여한 경험이 공화당 내에서 이루어졋으니 당연하다. 이책의 주제는 공화당의 이념이 된 공급중시 경제학이 어떻게 등장했고 어떻게 적용되었으며 어떻게 한계를 드러내며 이제는 효용이 사라졌는가, 그리고 더 이상 효용이 없는데도 정책 마인드를 어떻게 사로잡고 있으며 미래에 맞는 정책을 어떻게 방해하고 있는가 그리고 공급중시 경제학을 넘어 미래의 재정정책은 어떠해야 하는가를 다룬다.

이책의 시작은 평범하게 대공황부터 다루어진다. 대공황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케인즈주의가 등장한 배경을 다루는 부분은 다른 책들과 그리 차이가 없다. 단지 다른 책들보다 케인즈주의의 핵심을 집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루즈벨트의 뉴딜 덕분에 대공황을 잠재울 수 있었다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프리드먼 이후 통화주의와 공급중시 경제학의 시각에서 뉴딜을 재조명한 연구들은 뉴딜이 효과가 없었다고 아니 오히려 대공황을 더 악화시켰다고 말한다. 루즈벨트의 엉터리 정책이 없었으면 회복이 더 빨랐을 것이라 말한다. 대공황을 극복한 것은 뉴딜이 아니라 2차대전의 전쟁지출이었다는 것이 최근의 합의이다.

저자 역시 같은 입장이다. 루즈벨트의 정책은 전임자인 후버와 별 다를 것이 없었다. 둘 다 디플레이션이 문제라는 것은 이해했다. 그러나 디플레이션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해선 ‘무식’했다. 후버도 루즈벨트도 디플레이션을 극복하려면 인플레이션이 있었야 한다는 것은 이해했다. 그들은 명목가격을 끌어올리면 된다고 생각했다. 후버도 루즈벨트도 임금과 상품의 가격이 떨어지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고 가격통제 정책을 강제했다. 그러나 가격통제 덕분에 시장기능이 왜곡되었고 시장기능이 왜곡되면서 시장의 자원분배기능이 마비되었다. 시장이 마비되면서 공황은 장기화되었다.

케인즈는 디플레이션을 극복하려면 명목가격이 아니라 유동성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루즈벨트는 전혀 들으려고도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유동성 팽창을 주장한 것은 케인즈 뿐 아니라 미국의 경제학자들도 마찬가지였는데도 말이다.

루즈벨트는 가격을 통제하고 금가격(당시는 금본위제였다)을 올리면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시중에 도는 돈이 늘지 않는데 어떻게 물가가 오르겠는가? 그의 정책 덕분에 유동성은 오히려 줄어들었고 디플레이션은 더 악화되었다.

30년대 중반이 되면 루즈벨트도 자신의 정책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케인즈의 처방을 따르기는 정치적으로 어려웠다. 대규모 적자재정을 의회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루즈벨트는 재정팽창의 명분으로 다가오는 전쟁을 이용했고 대공황은 그렇게 끝날 수 있었다.

2차대전 이후 케인즈주의는 주류가 된다. “2차대전 이후 케인즈경제학이 매우 빠르고 광범위하게 채택된 결정적인 요인은 대공황은 군비 지출 때문에 일시적으로 중단되었을 뿐이라는 우려 때문이엇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대공황이 끝나면 영구적인 스태그네이션이 시작될 것라고 생각했다. 전쟁이 끝나자마자 성장과 실업이 전쟁 전의 수준으로 복귀하면서 경제가 붕괴할 것이라는 것이 그들의 판단이엇다.”

대책은 냉전이 내놓았다. 영구전쟁이 답이 된 것이다. 냉전은 “총지출의 수준을 유지하는데 기여함으로써 전후에 발생한 경기후퇴의 심각성을 완화햇다. 냉전은 극심한 불황을 막아주는 보증서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전후 케인즈주의의 문제는 케인즈 이론이 디플레이션을 전제로 한 단기대책이라는 것을 무시했다는 것이다. “케인스는 인플레이션을 두둔한 것이 아니라 리플레이션을 두둔했다. 1960년대 케인스 이론의 한 가지 약점은 그 신봉자들이 재정정책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을 망각한 데 있었다.” 원래 케인즈 이론에서 재정정책은 디플레이션으로 감소한 유동성을 채우기 위한 단기 극약처방이었다. 그러나 “케인스가 학설을 내놓은지 30년이 지나자 그 신봉자들은 확대 재정정책만으로도 경기를 부양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엇다. 케인스학설 지지자들은 대부분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본질적 연관성을 무시햇다.” 물가와 실업의 역관계를 말하는 “필립스곡선이 인플레이션을 설명하는 논리로 널리 알려지자 통화정책을 무시하는 케인스학설 지지자들의 태도는 더욱 강화외엇다.”

그러나 필립스곡선을 부정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일어나자 인플레이션을 통화현상일 뿐이라말하는 프리드먼의 통화주의가 등장했고 “1970년대 말에 공화당 정치인들은 통화를 축소하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한 ㄴ 한편으로” 인플레이션의 진짜 원인인 재정팽창을 잡고 인센티브를 강화하기 위해 “세금을 인하하여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실업률을 낮추자는 공급중시경제학의 제안을 지지했다.”

“대공황이 2차대전 중에 막을 내리면서 케인즈경제학이 인정을 받은 것처럼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보수주의 경제학은 그 정당성을 널리 인정받게 되엇다.”

케인즈주의가 주도권을 잡았던 이유와 마찬가지로 통화주의가 도권을 잡은 것은 그 이론이 “지닌 효력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는 심각해지는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었던 케인즈학파의 무능함에서 비롯한 것이었다.”

그러나 “통화주의는 인플레이션을 해명하기는 했지만 성장을 자극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많은 해답을 내놓지 못햇다.” 성장에 대한 답은 공급중시경제학이 내놓았다: “세율인상은 총생산과 과세 기반을 감소시키고 세입 형성에 부정적인 효과를 미친다. 먼델은 ‘세금 때문에 경제가 숨이 막혀 허덕인다’고 주장했다. 세율이 세입을 최대화하는 세울 이하에 있을 경우 완전고용의 상태에서 세금을 인하라면 세입은 줄어들지만 완전고용에 못 미치는 경제 상황에서는 상승효과가 나타난다. 이 경우 세금 인하는 생산과 과세기반을 증대시킬 뿐 아니라 국가 경제의 효율성을 강화한다. 적자가 늘어난다고 해도 충분한 세입이 회복된다.”

공급중시 경제학은 이렇게 안정을 중시하는 공화당의 경제사상을 성장으로 돌려놓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1981년 레이건이 공급중시 정책을 밀어붙인 후 인플레이션은 진정되엇고 경제성장도 회복되었다. 이후 케인즈주의가 한 세대를 지배했던 것처럼 공급중시론도 한 세대를 지배하게 된다.

그러나 “케인스경제학이 잘못된 괘도에 진입하면서 신망을 잃어버린 것처럼 공급중시경제학 역시 유용한 이론으로서의 생명력을 잃어가고 잇다. 유효성을 잃지 않고 잇는 공급중시경제학의 내용들은 주류 경제학 속에 완전히 녹아들었고 남은 것은 ‘대규모의 감세로 해결하지 못할 문제는 없다’라는 표현뿐이다.” 마치 적자재정이 만병통치약이 되면서 케인즈주의가 몰락한 것처럼 아들 부시 행정부에서처럼 감세가 만병통치약이 되면서 공급중시 경제학은 몰락해가고 잇다고 저자는 말한다. “부시 대통력의 정책들이 실패하자 공급중시경제학에 대한 신뢰도 사라졌다.” 레이건 시절과 달리 문제는 공급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수요가 부족한데도 공급부족에 맞게 고안된 방법을 들먹였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책의 논지 중 하나는 널리 합의가 형성된 기존으 방법으로는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케인즈 경제학 공급중시 경제학과 같은 새로운 이론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새ㅔ로운 이론들이 문제 해결에 성공하면 그 이론들은 그 어떤 경제문데도 해결할 수 있는 만능의 해결책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 이론들은 특정의 상황에서만 적용되는 것이다. 따라서 그 이론들이 적합하지 않는 상황에 잘못 적용되어 문제를 해9결하지 못하면 새로운 이론을 개발하거나 폐기되었던 옛 이론을 재발굴하는 작업이 시작된다.” 이번 글로벌 위기로 케인즈가 부활한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공급중시경제학의 운명은 처음부터 잘못되도록 되어 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원래 공화당은 균형예산주의자들이엇다. 그들이 공급중시경제학을 받아들인 이유는 ‘오직 한가지 과세 삭감은 정부의 세수를 줄여서 재정지출을 삭감하게 하는 압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전략은 ‘야수 굶기기’란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이 전략은 인플레이션과 금리를 상승시킨다는 점에서 적자재정이 심각한 경제문제로 여겨지던 시절에는 설득력이 있었다. 재정적자를 축소하지 않을 수 없는 압력이 현실적으로 지출 삭감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가라앉고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자 재정적자 축소를 지지하는 정치적 기반은 사라지고 말앗다. 그러나 공화당은 감세가 마치 균형재정의 최고점이라도 되는 것처럼 감세를 줄기차게 주장했다. 아들 부시 시절 공화당은 세금 인하가 균형재정을 이루기 위해서 할 수 잇는 유일한 활동이라는 착각에 빠졌다. 그 덕분에 공화당은 세금 인하와 재정지출의 대폭 증가를 동시에 진행하는 일을 합리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야수 굶기기는 허황된 공론이라는 것이 드러났을 뿐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뚜렷해지는 공급중시론의 약점은 재정지출 측면에 집중하지 않앗다는 점이다. ‘우리는 야수를 굶기지 않았다. 야수는 여전히 푸짐한 먹이를 먹고 잇다. 그들은 미래 세대를 잡아먹고 잇다.’”

프리드먼의 경고를 듣지 않는 결과이다. 프리드먼은 70년대에 이렇게 경고햇다. “보수적인 재정론자들은 올바른 것 즉 총 정부 지출에는 주목하지 않고 잘못된 것, 즉 적자에 주목함으로써 씀씀이가 헤픈 정부의 어리석은 몸종 노릇을 해왔다. 정부가 지출을 늘리는 법을 제정한다. 적자가 발생한다. 보수적인 재정론자들은 머리를 긁적이며 이렇게 말한다. ‘야단났네, 적자에 대해 무슨 조치를 취해야 겠어.’ 그래서 그들은 헤픈 정부와 손을 잡고 세금을 부과한다. 세로운 세금이 비준되면 씀씀이가 헤픈 정부는 다시 손을 턴다. 결국 정부 지출은 다시 폭발하고 적자가 다시 되풀이된다.” 정부의 진짜 부담은 세금이 아니라 지출에 의해서 측정된다는 말이다.

지출이 세입을 결정하는 것이지 세입이 지출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그러나 아들 부시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에 누적된 흑자예산을 줄이기 위해 세금을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수 굶기기 이론을 되풀이하면서 쌓여 있는 흑자를 날려버리고 감세를 추진해 먹을 것을 치우는데 정신이 팔렸다. 그러나 남은 것은 천문학적인 적자 뿐이다.

“경기후퇴로 인한 출혈적인 재정지출과 베이비붐 세대의 노령화로 인한 세입 감소가 발생하기 이전에도 연방 정부는 이미 오랫동안 기록적인 예산 위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잇었다. 얼마 후면 사회보장연금과 노약자의료보험에 투입되는 정부지출은 폭증하게 될 것이다. 안타깝게도 미국은 사회보장연금제도를 개혁할 수 있는 최상의 기회를 놓치고 말앗다. 미국은 1990년대에 형성된 재정흑자를 세금제도의 개혁이나 후생복지제도의 근본적인 개혁에 투입하지 않은채 고스란히 탕진하고 말았다.”

“앞으로 미국인들은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려야 한다. 소비야말로 성장을 촉진하는 필수 조건이라고 보는 케인즈경제학의 논점은 앞으로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대폭적인 세금 인하고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잇다고 보는 공급중시경제학의 논점 역시 통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세금인하로 우리를 괴롭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잇는 시기는 지났다고 생각한다. 이제까지 정부가 약속했던 정책들을 온전하게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대폭적인 세금인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평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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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 기본 사용법 + 모바일 페이스북 + 비즈니스 활용
밴더 비어 지음, 김태경 옮김 / 한빛미디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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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매뉴얼이다. ‘? 매뉴얼이라고? 그런 게 왜 필요하지? 그냥 페이스북에 들어가서 해보면 다 익히는 것 아닌가? 복잡한 사이트도 아닌데.’ 맞는 말이다. 이책에 실린 내용은 직접 부딪히며 몸으로 해보면 다 알게 되는 내용일 뿐이다.

그러나 그렇게 몸으로 배우기까지 들이는 시간이 얼마인가 계산을 해보자. 아무리 적어도 이책을 읽는 시간보다는 월등히 많이 걸릴 것이다. 거기다 이책의 값보다 우리 일당이 더 적은 것고 아니다. 그렇다면 이래저래 이런 책을 사서 미리 개요를 잡는게 이득이란 계산이 나온다.

페이스북을 할 생각이라면 ‘이책은 그런 안내문으로 적당한가?’ 라는 질문이 필요하냐 아니냐보다 더 적절한 질문일 것이다. 그러면 그 답은? 적당하다.

이책의 내용은 페이스북에 로긴해서 계정을 만드는 것부터 프로필 작성에 대한 팁, 공개범위 설정, 친구만들기, 네트웤 가입, 그룹 가입, 그리고 페이스북을 업무 네트웤으로 활용하는 법, 회사 공식 페이지 만드는 법 등 페이스북에서 하게 될 활동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정리되어 있다. 그러나 깊게는 들어가지 않는다. 대충 2-3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잇는 구성으로 페이스북에서 어떤 활동을 할 수 있고 그 활동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주의사항으로 대체적으로 감을 잡도록 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고 이책에서 기대할 수 있는 전부이다. 그런 목적이라면 이책은 괜찮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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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딕셔니어 미래를 계산하다 - 북핵 문제에서 지구 온난화까지, 게임이론이 보여주는 미래 설계도
브루스 부에노 데 메스키타 지음, 김병화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합종책으로 전국시대를 풍미했던 소진의 유세술은 7단계로 정리된다.

“첫째 단계는 열지이예(悅之以譽)이다. 먼저 상대방을 칭찬하여 기분을 띄워준다. 소진이 유세한 내용을 보면 ‘나라의 강성함과 대왕의 현명함’이라는 말이 자주 반복된다. 어느 나라 어느 왕을 대하든 그 나라를 칭찬하고 그 군주를 높여주는 것으로 말문을 여는 것이다.

둘째 시지이성(示之以誠). 상대방에게 정성을 보여줌으로써 상대의 마음을 여는 책략이다. 소진은 말 하나하나를 섣불리 하지 않고 온갖 정성을 다 기울였다. ‘대왕을 위해 슬퍼하나이다’ ‘대왕을 위해 부끄러워 하나이다’ ‘대왕을 좀더 일찍 만나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습니다’ 이런 식으로 상대를 생각해준다는 인상을 강하게 심는다.

셋째 명지이세(明之以勢). 지세와 군사력의 현황을 구체적으로 분석해 자신의 위치를 객관저긍로 파악하도록 한다. 이 책략은 상대가 자신을 과소평가하여 위축되어 있을 때는 자신감을 불어넣는 효과가 있고 상대방이 자신을 과대평가할 때는 정신을 차리게 하는 효과가 잇다.

‘천하에 진나라에 대하여 초나라만큼 위협적인 나라는 없습니다. 초가 강해지면 진은 약해지고 진이 강해지면 초가 약해집니다. 이 두 세력은 절대 양립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객관적으로 정세분석을 말했을 때 초 위왕은 합종책에 동의하는 결단을 내렸다.

넷째 유지이리(誘之以利). 이익으로 유혹하는 책략이다. 합종에 동의하면 어떤 이익이 있는가를 구체적인 예를 들어 은근히 이 이권에 탐을 내도록 유도하여 동의하게 만들었다. 조나라 군주 숙후가 목욕을 즐기며 휴양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안 소진은 숙후에게 합종에 동의하면 한, 위, 중산 나라들이 휴양지 시설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했다. 그리고 초나라 위왕이 음악과 여자를 좋아한다는 것을 안 소진은 각 나라의 멋있는 음악과 미인들이 후궁에 가득찰 것이라는 말까지 했다.

다섯째 협(脅之以害). 이익으로 유혹한 다음 자기 말을 따르지 않으면 어떤 해가 미칠 것이라는 것을 논리정연하게 밝혀 은근히 협박을 했다.

‘대왕이 진을 섬기면 진은 반드시 의양과 성고를 요구할 것입니다. 금년에 그것을 떼어주먄 내년에 또 다른 땅을 요구할 것입니다. 떼어줄 땅이 더 없는데도 진은 계속 요구할 것입니다. 그러다 줄 것이 없게되면 진은 쳐들어올 것입니다. 진나라를 섬겨 땅을 떼어주어도 기다리는 것은 파멸 밖에 없습니다.’

여섯째 격지이언(激之以言). 자존심을 건드려 격동시키는 책략이다. ‘이제 대왕이 서면하여 진나라를 섬기니 바로 쇠꼬리가 된 것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이렇게 말로 한나라 선혜왕을 분격시키자 왕은 칼을 뽑기까지 하며 진을 더 이상 섬길 수 없다고 고함을 쳤다.

일곱째 역배이의(力排異議). 상대방이 결단을 할까 말까 망설일 때 마지막 힘을 다해 밀어붙이는 책략이다. 일이 잘 마무리되려는 이 지점에서 방심하거나 긴장을 풀어버리면 상대방의 결단을 확고하게 해주지 못해 지금까지의 노력이 허사가 되는 경우가 많다. 소진은 마지막 순간까지 상대의 마음을 읽으며 다른 생각이 스며들어 결단을 망설이는 눈치가 보이면 그 스며든 생각의 정체를 파악하여 힘써 물리쳤다.” (조성기)

‘내 혀가 아직도 붙어 있는가 보시오’
;혀요? 혀야 잘 붙어 있지요.’
‘그러면 충분하오’

종횡가로 불리게 된 소진과 장의는 합종과 연횡으로 세치 혀 위에 천하를 올려놓았다. 그들의 유세술은 상대의 심리를 읽는 것이 핵심이다.

“상대방의 생각과 바라는 바를 자세히 관찰하고 그들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가 중시하는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비(飛: 상대의 명성을 띄워주는 것)의 방법으로 상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내고 겸(箝: 자신의 명성을 이용해 상대를 통제하는 것)의 방법으로 상대를 제어한다.”

소진과 장의의 스승인 귀곡자가 한 말이다(‘귀곡자’ 비겸편) 비겸술은 상대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것이다. 자신의 의도를 숨기고 가려운 곳을 긁어주면 상대는 호의로 받아들여 원하는 대로 끌려오게 된다. 비겸술의 핵심은 상대가 가장 좋아하는 것, 가지고 싶어하는 것, 부족한 것을 정확히 파악해 비위를 맞추어 상대를 제어하는 것이다. 소진의 유세술은 비겸술의 구체적인 절차이다.

비겸술은 인간을 어둡게 본다. 인간은 오직 이익만으로 움직인다고 본다. 마치 경제학의 호모 이코노미쿠스처럼.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계산하는 기계이다. 무엇이 이익인지 손해인지 손익계산에 따라 이익은 늘리고 손해는 줄여 자신의 행동의 결과에 따르는 ‘효용(utility)’을 극대화하는 계산 기계이다. 그 이익이 무엇인지는 기계마다 다르다. 그러나 손익을 계산한다는 점에선 모든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동일하다. 그러므로 호모 이코노미쿠스가 계산에 사용하는 함수(function)를 알 수 있다면 행동은 예측할 수 있다. 이책의 저자가 하는 일이 바로 그런 예측이다.

게임이론은 인간을 경제학의 호모 이코노미쿠스와 같다고 본다. “게임이론은 아주 단순한 생각, 즉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에게 가장 이로운 일을 하게 마련이라는 생각을 말한다.” 경제학의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단순한 거래만 할 뿐이다. 가격이 맞으면 사거나 팔고 아니면 사지 않거나 팔지 않는다. 호모 이코노미쿠스 사이에는 우정도 사랑도 없다. 그저 스쳐지나가며 거래할 뿐이다.

그러나 게임이론에서 인간은 거래 이상의 관계를 맺는다. 상대의 행동에 따라 나의 행동이 달라지며 나의 행동에 따라 상대의 행동은 다시 바뀐다.

호모 이코노미쿠스와 마찬가지로 게임이론의 인간 역시 계산하는 기계이다. 그러므로 그들이 머리 속에 어떤 함수(게임이론에선 전략이라 부른다)를 갖고 있는가를 알면 그들의 행동을 계산할 수 있고 계산할 수 있으면 예측할 수 있다.

“게임이론의 핵심에는 냉혹하고 무자비하고 자기 이익을 중심에 놓는 인간관이 있다. 선한 사람이 들어설 여지는 별로 없다.” 게임이론에서 인간은 “이익이 되지 않으면 서로 협력하지 않는다. 게임이론의 세계에서는 그저 누군가를 돕기 위해 개인적인 손해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사람이 없다.”

그러므로 “게임에서 약속은 반드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거짓말은 전략의 일부다. 약속은 게임 참가자가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고 판단할 때만 지켜진다. 약속과 이익이 일치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배신하고 말을 번복하고 속임수를 쓴다. 그들은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무엇이든 한다. 물론 그들은 엄포와 속임수의 대가가 비싸다는 것은 안다. 따라서 그들은 그로 인한 이익뿐 아니라 비용도 고려한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방법이긴 하지만 비용이 커지게 하는 것이 사람들에게 정직을 권장하는 한가지 길이다.”

게임이론은 인간을 합리적이라 본다. 다시 말하자면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계산하는 함수가 있다는 말이다. “합리성의 기준에서 배제되는 사람은 아주 어린 아이나 정신분열증 환자뿐이다. 수시로 변덕을 부리는 사람과 이치를 따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들은 말이나 행동이나 희망사항에 논리적 일관성을 지키려는 열의가 없다. 게임이론은 논리적 일관성이 결여된 것을 싫어한다. 자연이 진공을 싫어하는 것보다 더 심하게 말이다.”

사람의 심리를 모델링할 논리가 세워졌다. 인간은 변덕스럽고 종잡을 수 없다. 그러나 경제학은 적어도 시장에선 인간의 행동은 뻔하다고 말한다. 시장에서 도대체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동기가 무엇이겠는가? 그렇기에 경제학에선 동기를 인센티브란 말로 재정의한다. 이제 인간의 심리는 뻔해지고 계산할 수 있으며 예측할 수 있다. 적어도 시장에선. 게임이론 역시 마찬가지이다. 적어도 이익이 다른 모든 동기를 압도하는 시장이나 정치에 관한 한 인간은 뻔해진다. 이제 책사의 논리가 세워질 차례이다.

책사는 예측자이다. 그런데 무엇을 예측한다는 말인가? 인간은 홀로 있지 않다.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한다. 그러나 행위자의 동기를 계산할 수 있으면 그들의 상호작용도 계산할 수 있다. 계산할 수 있으면 수리 모델링이 가능하고 컴퓨터로 계산이 가능하다. 저자는 상호작용의 모델링을 다음과 같은 가정 위에 세운다.

“내 경험에 의하면 믿을 만한 예측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

1.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권을 가진 개인이나 집단을 모두 알아내라. 마지막 결정권자에게만 관심을 쏟지 마라.
2. 1번의 경기자들이 서로 사적으로 대화할 때 각각 어떤 정책을 지지하는지 즉 자신이 무엇을 원한다고 말하는지를 최대한 정확하게 평가하라.
3. 경기자들 각자에게 이것이 얼마나 큰 이슈인지 즉 그들에게 이것이 얼마나 군침 도는 이슈인지를 어림잡아 보라. 이 문제가 제기되면 그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달려올 정도로 관심이 많은가? 아니면 다른 긴급한 문제가 생기면 이에 대한 논의는 미루고 싶어 하는가?
4. 경기자들에 대한 상대적 평가로서 각 경기자는 이 이슈에 관해 다른 경기자들의 입장을 바꿀 만한 설득력을 얼마나 지니고 있는가?

이것들만 알면 된다. ‘이것이 전부라고?’ 역사는 어쩌라고? 문화에 대해서는? 성격은 몰라도 되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고 여기는 거의 모든 일에 대해서는?”

저자는 그런 것은 몰라도 방정식을 만들 수 잇다고 말한다. 저자는 오랜 동안 자신의 전공인 남아시아 정치를 떠나 컨설팅을 해왔다. 이책에 소개되는 저자의 컨설팅 사례들만 보면 이란의 정치지형, 이사회 선거, 북핵 해법, PL 소송, 중동평화 프로그램. 기업지배구조 등등

분야가 어떻건 상관이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경기자들이 무엇을 원하는가와 그들 간의 역학관계를 알면 모델링은 가능하다.

“나는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모든 사람이 원하는 것이 두가지라는 가정하에서 작업한다. 한 가지는 그들이 옹호하는 선택에 최대한 가까운 결정이다. 두번째는 명예, 즉 거래를 성사시키는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타인들로부터 인정받는 데서 오는 자아의 만족감이다.”

이제 게임이론과 비겸술이 만났다. 최소한 저자가 컨설팅해온 정치와 경영의 분야에선 경기자가 어떤 이익과 명예를 원하는가를 알면 게임 끝이다. 그러므로 저자에게 인센티브는 알파요 오메가이다.

“경영진에게 잘못된 인센티브를 주면 그들은 사회적으로 나쁜 결과를 가져오는 일을 할 섯이다. 올바른 인센티브가 주어지면 그들은 (시민적 덕성의 화신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렇게 하는 것이 자기들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에 옳은 일은 한다.” 게임이론은 인간을 믿지 않는다. 게임이론에서 본 인간은 인센티브의 꼭두각시일 뿐이다. “(벨기에 왕이었던) 레오폴드를 기억하는가? 그는 벨기에에서는 선한 인센티브를 가졌고 선정을 베풀었다. 콩고에서는 흉악한 인센티브가 있었고 악정을 행했다.”

문제는 선의가 아니라 인센티브다. 그러므로 팔레스타인 분쟁은 끝날 수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인센티브를 잘못 파악했기 때문이다. “평화 대신 땅, 땅 대신 평화란 중동에서든 어디서든 실패하게 되어 있는 공식이다.” 그런 것으로는 폭력을 끝낼 수 없다. 상대가 지킬 약속을 하고 있다는, 그것이 믿을만한 약속이라는 확신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평화 대신 땅이든 땅 대신 평화든 게임이론에서 시간불일치라 불리는 문제에 시달린다. 내일은 상대편이 같은 방식으로 호응할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한쪽이 상대에게 철회불가능한 이익을 준다. 그러나 거의 어김없이 철회불가능한 이익을 얻은 상대는 약속을 지키기 전에 더 많은 이익을 얻으려고 이쪽을 이용한다. 평화를 준다는 약속을 믿고 땅을 포기하면 상대는 평화가 허용되기 전에 더 많은 땅을 달라는 요구를 반드시 할 것이다. 땅을 나중에 준다고 하고 평화를 약속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평화를 약속한 쪽에서 성실성을 보이기 위해 무기를 내려놓으면 땅을 준다던 쪽은 마음 놓고 배신할 수 있다. 아무런 거리낌 없이 상대가 이제는 쥐고 있을 수 없는 땅을 공격하는 것이다.”

물론 꼭 그렇게 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이 그럴 리스크가 있다면 상대를 믿을 수 없다. 상대는 그럴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는 것만으로도 유혹에 저항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북핵문제도 교착상태에 놓여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상대편이 무장을 해제하면 이쪽에서 약속을 뒤엎을 위험이 있기 때문에 김정일에게 핵 시설을 해체하라는 요청은” 소용이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핵 프로그램의 기능을 억지하라는 협상은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고 본다. 북한으로서는 미국이 약속을 지키도록 할 위협수단을 가질 수 잇기 때문이다.

“동기가 무엇이든 선행은 좋은 반응을 불러올 것이라는 믿음에는 인간 본성에 대한 낙관주의가 있다. 그런 낙관주의는 현실과 일치할 때도 있지만 오히려 탐욕과 공격성을 불러올 때도 많다. 게임이론은 인간 본성을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예상대로 샤론의 낙관주의는 실패햇다.” 신뢰를 쌓고 싶으면 신뢰가 필요없는 신뢰관계를 만들어야 햇다고 저자는 본다.

그러므로 게임이론의 입장에서 인간은 모두 같다. 인간은 인센티브의 노예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인간은 컴퓨터로 계산하고 예측할 수 있는 뻔한 존재이다. “사람들의 행동방식을 예상하기 위해 수학처럼 추상적인 것에 의지하는 것은 터무니없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화학자가 산소와 수소가 미국에서 혼합되는 방식이 중국에서 혼합되는 방식과 다르다고 믿는다면 우리는 터무니없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선지 사람들은 사하라의 팀북투나 오스트레일리아(또는 아일랜드)의 티퍼래리에서는 얼마든지 상이한 원리에 입각해 결정을 내려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단순한 입자와 좀 다르기는 하겠지만 공통점이 없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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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해도 잘 풀리는 사람의 금연 기술
구보타 기소 지음, 홍성민 옮김, 서홍관 해제 / 황금부엉이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금연에 대한 책은 많다. 그러나 저자는 제대로 된 금연책은 드물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책들이 인내하라고 말하지만 그런 식으로는 금연에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뇌의 메커니즘을 이용하라고 저자는 말한다. 담배를 피우고 싶은 이유는 뇌가 그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뇌가 원하는 것을 담배가 아니라 다른 것으로 대신해 주면 된다는 것이 이책의 기본 아이디어이다.

“담배를 피우면 체내에 들어간 니코틴이 아세틸콜린 리셉터에 달라붙고 아세틸콜린 리셉터가 전기신호를 일으켜 도파민이 나온다. 그러면 쾌감행동 시스템에 자용하여 쾌감이 생긴다. 니코틴이 뇌에 도달하는 단 7초만에 사람이 담배의 노예가 되는 것이다.”

담배는 마약이나 알코올과 달리 중독성은 없다. 단지 니코틴이 자극하는 쾌감 시스템 때문에 뇌가 니코틴을 원하는 의존증일 뿐이다. 그 의존증은 도박과 마찬가지라고 저자는 말한다.

“경마를 예로 들어보자. 우선 마권을 사고 그 마권이 맞으면 보상이 따라온다. 보상심리가 행동과 이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기회가 생기면 같은 행동을 하려고 한다. 질 때가 많아도 한번 당첨되면 쾌감행동 시스템이 강화되기 때문에 결국 도박을 그만둘 수 없는 상태가 돼버린다.” 도박은 물론 물리적인 중독증상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러나 도박에 중독되는 것은 니코틴과 마찬가지 메커니즘에 따르며 담배와 마찬가지로 뇌가 의존증에 걸린 것이라 말한다.

그러면 어떻게 그 메커니즘을 극복할 것인가? 쉽지 않다. 의지로 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의지력이니 인내니 하는 말로 금연에 성공할 수 없다고 말한다. “흡연은 이처럼 쾌감을 동반한 반복 행동이라 끊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담배를 치우지 않는다’는 새로운 행동의 뇌내 네트웤을 만드는 것이 현명하다. 이미 구축된 행동 네트웤을 파괴하지 말고 새로운 네트웤을 만들어 금연하라.”

그러면 대체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쾌감 시스템을 만들어줄 긍정적인 의존증을 새로 만들라 저자는 말한다. “우선 NOGO 금연법을 시작함녀서 동시에 해야 할 일은 새로운 취미를 갖는 것이다. 지금까지 해봤던 또는 해보고 싶었던 운동이 잇을 것이다. 할 만한 취미가 없다면 우선 달리기라도 하자. 달리기는 단순한 운동처럼 보이지만 하면 할수록 매력적인 운동이다. 습관이 되면 그만둘 수가 없다. 나는 매일 운동화를 신은 채 일한다. 운동화를 신고 있으면 기회가 생길 때마다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20년간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달리기를 했다. 날씨가 나빠 달릴 수 없는 날은 기분이 불쾌해진다. 무사히 달리기를 하고 나면 오늘도 이만큼 달렸구나 싶어 저절로 만족감이 든다. 이것도 쾌감행동 시스템에 따른 일종의 의존증이다.

빨리 달리려면 담배를 끊어 심폐기능을 높여야 한다. 따라서 금연을 지속할 좋은 동기가 생긴다. 뭐든 좋아하는 운동을 하면 금연의 괴로움을 이길 목표가 명확해진다. 그것이 요령이다.” 폐활량을 요구하는 노래부르기도 마찬가지라고 저자는 말한다. “담배를 끊어야 더 잘하게 된다면 담배를 피우고 싶은 갱각이 들지 않을 것이다.”

동기가 충분해지면 이제 금연 자체의 쾌감행동 시스템을 구축하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시스템은 행동에 대한 개념화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금연에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인내를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상태로 생각하기 때문이라 저자는 말한다. 그러나 뇌에게는 무엇을 하지 않는 것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상태가 아니다.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지면 멈추고 파란불이 켜지면 걸어가는 행위가 그렇다. 이때 GO/NOGO의 판단이 뇌안에서 이루어진다. 전화벨이 울렸을 때 받을 것인가 그대로 있을 것인가? 바빠도 점심을 먹으로 갈 것인가 가지 않을 것인가?

뇌 안을 보면 이 GO/NOGO의 행동을 관장하는 부분이 있다. 주목할 점은 이 부분은 행동을 할 때뿐만 아니라 행동하지 않을 때에도 신경세포 네트웤가 강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이다. 대개는 행동할 때만 명령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인간의 뇌는 다르다. 행동할 때나 행동하지 않을 때나 뇌의 사령탑에서 행동 명령을 내린다.”

그렇다면 금연을 ‘담배 피우는 것을 자제하는 것’이 아니라 ‘담배 피우지 않는 행동’으로 정의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아무런 보상없이 하고 싶은 것을 참는다면 그것은 인내가 아니라 오기다. 그런 인내는 이내 하기 싫어지고 억지로 하면 스트레스가 쌓인다. 그러면 소극적인 행동밖에 못한다.”

저자는 인내를 적극적으로 정의해야 한다고 말하면 그렇게 정의하면 금연은 “다른 쾌감을 준비해 NOGO 명령을 강화하는 트레이닝”이라 재정의된다. 이런 전략은 금연 뿐 아니라 금주, 다이어트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한다는 말인가? “’담배 피우지 않는다’는 목표를 제대로 실행했다면 적극적으로 자신에게 보상을 하자. 새로운 취미를 장려핶던 것은 이 보상에 관련짓고 싶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취미에 필요한 도구를 ‘사흘동안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일주일 동안 해내면’ ‘열흘 성공하면’ 하는 식으로 기간을 정해서 적극적으로 자신에게 상으로 주는 것이다. 고령자에게 금연을 권할 경우 ‘담배를 피우면 손자와 놀지 마라’는 말이 효과적이다. 손자와 노는 것이 보상이 돼 금연을 할 수 잇다.” 정년퇴직하신 분이 실제 그렇게 금연에 성공한 경우를 보았다.

“참기만 하는 금연은 누구나 실패한다. 뇌를 트레이닝한다는 생각을 갖고 적극적으로 보상을 준비해”야 극복할 수 잇다고 저자는 말한다. “뇌 안에서 행동하지 않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똑같이 ‘명령’으로 결정된다. GO 명령을 방해할 것이 아니라 적극저긍로 NOGO 명령을 내리자. 소극적인 방어자세가 아니라 앞으로 나가는 공격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그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선 보상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금연에 쉽게 실패했던 이유는 조작적 조건화 팽동으로서 보상과 연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장기적으로 보면 건강에 좋ㅇ른 것이지만 확실한 강화인자가 없다. 그 때문에 담배를 피웠을 때 도파민이 일으키는 쾌감의 강화인자 쪽을 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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