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 8 - 제3부 듄의 아이들
프랭크 허버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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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 3권의 두번째 권에 해당하는 8권에선 아트레이드 황조의 2번째 황좌에 오를 폴 무아딥의 아들인 (할아버지의 이름을 딴) 레오가 자신을 찾기 위한 사막으로 간 여행을 다룬다.

7권 리뷰에서 언급했듯이 신생 아트레이드 황조는 초대황제 폴 무아딥이 던져놓은 문제를 처리하지 못해 헤멘다. 그의 누이 엘리아는 그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저주받은 존재'가 되어 그녀의 조상이며 그녀 자신이 죽인 가문의 원수인 하코넨 남작의 자아에 휘둘리면서 제국을 망쳐간다.

그녀가 자신을 망치고 제국을 망치는 것은 셀 수 없는 자아의 기억들에 휘둘리지 않을 강한 (적어도 안정된) 자아가 없기 때문이다.

고모가 무너져가는 것을 보면서 마찬가지로 태어나기 전에 태어난 자로 태어난 폴 무아딥의 쌍둥이 남매는 고모를 경멸하면서도 자신들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연민을 갖는다. 그러나 그녀를 대신할 자신도 없다. 그들 역시 고모처럼 중심이 확립된 처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남매 중 오빠인 레오는 고모를 대신하여 제국을 떠안을 준비를 하기 위해 아무도 찾지 않을 곳을 찾아 사막으로 떠난다. 그리고 사막에서 그의 할머니 제시카가 준비해둔 훈련을 받으면서 제국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자신만의 통치관을 정립한다. 그리고 그 통치관은 고모가 가지고 잇지 않은 중심을 잡는 것과 동시에 오는 것이었다.

고모와 그들 남매에게 부족한 것은 넘치다 못해 주체할 수 없는 기억들과 그 기억들의 주인인 자아들이 아니라 그 그것들 위에서 그것들을 제어할 의지였고 중심이었다. 그리고 레오가 그 중심을 가지면서 8권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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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 7 - 제3부 듄의 아이들
프랭크 허버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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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 3권의 첫권인 7권에는 3권의 주제가 제시된다. 3권의 주제는 인간과 문명의 정체성이다.

폴 무아딥이 사막으로 사라진 후 제국을 책임진 것은 그의 동생 엘리아다.

엘리아는 태어나기 전에 태어난 자이다. 즉 그녀의 어머니 제시카가 대모가 되면서 이전 대모들의 기억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제시카의 태내에 있던 엘리아도 그 의식에 휘말려 대모들의 기억을 물려받는다.

그러나 한 사람의 인격체로서 정체성이 만들어져 있던 어머니와 달리 엘리아는 수많은 자아들과 함께 태어날 수 밖에 없었고 자아가 불안정해질 수 밖에 없었다. 일종의 선천적인 정신분열증의 가능성이란 폭탄을 갖고 태어난 것이다. 그리고 그 폭탄은 제국이란 부담을 떠안으면서 폭발한다. 프레멘의 말로는 귀신들린 자가 된 것이다.

제국의 문제는 무아딥과 함께 시작된 변화였다. 몸을 씼는데 물을 사용하고 집을 짓는데 진흙벽돌을 만들기 위해 엄청난 물을 써야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프레멘들이 물을 물 쓰듯 할 수 있게 된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그들을 누르던 물의 희귀성에서 해방되었고 그들을 누르던 제국정부의 억압에서도 해방된 그들이 휩쓸리는 변화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가 제국의 문제였다.

무아딥 이전의 제국정부는 그러한 변화를 억누르면서 제국을 다스렸다. 지금으로부터 만여년이 흘렀는데도 기본적으로 중세의 문명수준으로 퇴화한 제국의 문명은 그러한 통치법때문이라고 이책은 암시한다.

그 넓게 퍼진 우주에서 오랜 시간을 제국이 하나로 유지될려면 변화를 억압해야 가능했던 것이란 암시이다. 그리고 그 변화를 억누르는 것은 통치와 종교적 도그마로 보인다. 컴퓨터를 거부하느 문명 인공수정과 같은 것을 거부하는 문명, 온갖 기술적 과학적 가능성을 억누르는 종교적 도그마의 효용은 그런 것일 것이다. 지금 이슬람 문화가 서구문명이 시작한 세계화에 거부의 몸짓을 보내는 것도 그들 문명의 근간을 뒤흔든다는 거부감때문일 것이다. 이책에서 던지는 주제는 바로 이슬람 문명에 대한 이해가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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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 6 - 제2부 듄의 메시아
프랭크 허버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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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권에서 시작된 음모는 6권에서 실패로 끝난다. 그리고 그 실패는 황제 폴 무아딥의 해방을 가능하게 했다. 그는 그를 짓누르던 짐을 벗고 죽음이란 해방으로 걸어갔다

폴 무아딥은 인류의 종족의지를 대행하는 에이전트로서 살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좋아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예지력 때문에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문에 그의 삶은 행복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종족의지의 꼭두각시로 의지가 명하는대로 살기보다는 그 의지의 행사를 최대한 자신이 생각하는 방식대로 억누르는 것을 자신의 역할이라 생각하며 살았다.

하나의 개인으로서 폴 무아딥을 짓누르는 종족규모의 짐을 지면서 그가 한 개인으로서 무너지지 않고 개인으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은 그 짐을 지지만 자신은 그 짐을 자신의 의지대로 이끌 것이라는 그의 결단이었다고 할 수 있다.

5권과 6권에서 느껴지는 폴 무아딥이라는 개인은 자신의 역할에 짓눌린 피로감이다. 그 피로감의 무게에 비하면 그 자신의 의지의 무게는 한없이 작아진다. 그러나 그가 살아갈 수 있는 힘은 그 덧없이 작은 무게감의 의지력이었다.

그러나 그를 향한 음모가 끝나고 그를 괴롭히던 그 자신의 능력인 예지력도 같이 사라졌을 때 그는 살아갈 힘을 잃었고 나른한 해방감을 안고 죽으러 사막으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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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 5 - 제2부 듄의 메시아
프랭크 허버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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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권과 6권은 원서의 2권에 해당한다. 2권의 제목은 메시아이다. 2권에서 주인공 폴 무아딥은 황제이면서 종교의 선지자이다. 그를 교주로 받드는 사막의 야만인들은 우주를 휩쓸며 지하드 즉 성전을 벌이며 자신들의 종교를 강요한다.

그러나 폴 무아딥은 결코 행복하지 않다. 그가 황제가 된 것도 종교의 교주가 된 것도 그가 원한 것이 아니다. 단지 그가 그것을 거부한다면 종족의지는 그보다 더 파괴적인 일을 벌일 다른 선택을 할 것이다. 차라리 내가 그 역할을 맡는 것이 최선일 수 있다는 체념에 가까운 마음으로 그 지위를 받아들였다. 그렇기에 주인공은 불행하다.

5권에선 그의 이름으로 600억이 죽어간 지하드에 대한 반대세력이 꾸미는 음모를 배경으로 예지력을 갖춘 능력자의 불행이 그려지고 있다. 저자는 주인공의 입을 빌려 미래를 안다는 것은 우주의 흐름을 거역하는 것이 아니라 그 흐름의 일부라고 말한다. 예감이라는 감각을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근거는 없지만 분명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느낌이다. 그것은 믿음도 아니고 예측도 아니고 그냥 사실로 느껴진다. 이 소설에선 예지력이 무아딥만의 능력이 아니다. 수많은 능력자들이 예지력을 가지고 있다. 이 소설에선 무아딥의 고뇌를 보여주면서 그들이 자신의 능력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느끼는지를 보여준다.

한가지 더 지적할 것은 이 소설을 영화화 것을 본 사람이면 그 배경이 중세 이슬람의 도시와 거의 똑같았던 것을 봤을 것이다. 그런 설정은 5권을 읽어보면 원작자의 설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모하메드가 이슬람을 만들고 일어난 지하드를 통해 사라센 제국이 형성된 과정을 2권은 그대로 빌리고 있다. 주인공의 고통은 바로 그러한 지하드가 불가피한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자신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살육을 막을 수 없고 자신이 그 학살을 명령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의지의 한계를 느낀다. 그가 자살을 바라는 것은 그런 고뇌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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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 램지의 불놀이 - 슈퍼 쉐프 고든 램지의‘핫’한 도전과 성공
고든 램지 지음, 노진선 옮김 / 해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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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류의 성공기를 보다보면 이런 책의 저자는 어떤 사람일까를 먼저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저자가 은퇴하지 않은 상태이고 지금 그일을 하는 중이라면 까다로워진다. 왜냐하면 그런 저자가 쓴 책은 대개 홍보용이기 때문이다. 즉 그 책에 그려진 저자 자신은 화장을 한 상태이다. 저자가 어떤 사람일까, 사적인 자리에서 만났을 때 어떤 사람일까를 글만 가지고 행각에서 읽어내려면 상당한 노력이 들어간다.

그러나 기본적인 인상은 그려질 수 있다. 적어도 그 책이 대필이 아니라 저자가 직접 쓴 책이라면 말이다. 이책은 최소한 저자가 쓴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축구선수로 짧은 기간을 뛰다 기본교육만 마치고 바로 요리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저자답게 글의 문체는 품위있고 고상한 글쓰기 교육을 받은 사람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원서가 아니라 번역을 통해 보더라도 파악이 된다.
 
이책의 여기저기에는 입이 거친 사람들의 말이 튀어나온다. 영어로 하자면 F 워드, 우리말로 하자면 쌍 ㅅ 이 들어간 말이 많은 것이다. 교육을 많이 받은 고상한 계층이 쓰는 말은 아니다. 특히 책에서는 말이다.

그런 글 너머를 보면서 느껴지는 저자는 욕을 입에 달고 살면서 주방의 열기와 쏟아지는 주문과 싸우면서  군대에서 쫄병을 부리듯 빠릿빠릿 보조들을 뛰어다니게 몰아치는 주방장이다. 그러나 입이 건 사람들이 많은 경우 그렇듯이 뒷끝이 없고 펑펑 기분내키는대로 쓸 줄 아는 호인의 모습도 자주 보인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따른다. 그런 사람이 대개 그렇듯 좋은 차에 돈을 부어대고 허영심도 많다. 그 허영심 때문에 손해도 많이 보고 후회도 많이 하며 배우는 것도 많다. 다음에는 겸손해야지 생각한다. 그러나 역시다.

그런 사람들중에서 실력이 있고 운이 따라 성공한 경우 대개 그렇듯이 이런 사람은 자신감이 넘치고 열정과잉이다. 이책은 그런 사람이 어떻게 사업을 운영해왔는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책의 저자는 요리사이다. 그러나 요리사이면서 경영자이다. 즉 칼을 잡기도 하지만 주판을 잡을 때가 더 많은 사람이다.

저자가 운영하는 식당은 메슐렝 별 3개 이상의 고급 레스토랑이다. 그것도 별 5개짜리 호텔에 자리잡은 고급 레스토랑을 여러개 거느린 지주회사를 운영하는 요식업계에선 거물에 속하는 사람이다. 이책은 그런 식당왕국을 어떻게 만들어왔는가에 대한 기록이다.  이책에선 그가 만지는 칼도 가스렌지도 양고기도 와인도 느껴지지 않는다. 단지 경영자로서 바라본 요식업의 세계가 그려질 뿐이다.

그러나 그 왕국의 시작은 운과 함께였다. 재능은 있지만 돈은 없었던 그에게 적은 투자로 고급 레스토랑 자리를 인수할 수 있는 건이 들어왔고 그는 그 기회를 무리를 잡았으며 이후 줄줄이 식당을 개업해나간다.

이책에서 배울 것은 그 과정에서 저자가 겪은 일화들이며 그 일화들에 얽힌 요식업의 노하우들이다. 그러나 그 노하우들에는 어떤 체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식당의 성공은 입지, 요리사, 분위기, 서비스로 결정된다. 저자는 좋은 입지를 발견해서 식당을 새로 업할 때마다 누구를 주방장으로 투입할 것인지 인테리어를 누구에게 맡길 것인지 그 공사에 얼마나 많은 돈을 투자할 것인지 접대 서비스는 어떻게 교육할 것인지 등을 결정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러나 4가지 갖춰진다고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성공의  조건이 되는 것이지만 성공할지 아닐지는 아무도 모른다. 성공은 평판이 있어야 이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개업식과 같은 오프닝을 담당하고 언론을 상대하는 홍보회사를 고용한다. 그러나 홍보와 광고의 효과는 아무도 모른다.

저자가 식당을 오프닝하면 성공하는 경우도 있고 실패해 철수하는 경우도 있고 간신히 운영하는 곳도 있다. 대부분은 성공이다. 그러나 성공이 어떻게 가능했는지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저자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일이 그렇듯이 실패한 경우엔 이유가 분명하게 설명된다.

이책에서 배울 것은 그런 요식업 경영의 실제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전략적 판단 이외에도 어떤 사람을 쓸 것인지, 어떻게 그들을 판단할 것인지 등 모든 경영자가 부딪힐 수 밖에 없는 사정들도 이야기되고 있으며 호텔경영진과의 협상과 같은 것들도 보여진다. 그리고 세무조사와 같은 흔히 우리가 접하기 힘든 일도 나온다.

이상과 같이 이책는 요식업에서 나름의 자리를 굳힌 저자가 사업을 어떻게 해나가는지가 비교적 솔직하고 자세하게 설명되고 있다. 그러나 앞에서 말한 것처럼 그리 체계적이지는 않다. 그냥 나는 이렇게 사업을 운영해왔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다. 그러나 그것이 이책의 질을 떨어트린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말했듯이 이책에선 실제 요식업의 경영이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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