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 7 - 제3부 듄의 아이들
프랭크 허버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원서 3권의 첫권인 7권에는 3권의 주제가 제시된다. 3권의 주제는 인간과 문명의 정체성이다.

폴 무아딥이 사막으로 사라진 후 제국을 책임진 것은 그의 동생 엘리아다.

엘리아는 태어나기 전에 태어난 자이다. 즉 그녀의 어머니 제시카가 대모가 되면서 이전 대모들의 기억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제시카의 태내에 있던 엘리아도 그 의식에 휘말려 대모들의 기억을 물려받는다.

그러나 한 사람의 인격체로서 정체성이 만들어져 있던 어머니와 달리 엘리아는 수많은 자아들과 함께 태어날 수 밖에 없었고 자아가 불안정해질 수 밖에 없었다. 일종의 선천적인 정신분열증의 가능성이란 폭탄을 갖고 태어난 것이다. 그리고 그 폭탄은 제국이란 부담을 떠안으면서 폭발한다. 프레멘의 말로는 귀신들린 자가 된 것이다.

제국의 문제는 무아딥과 함께 시작된 변화였다. 몸을 씼는데 물을 사용하고 집을 짓는데 진흙벽돌을 만들기 위해 엄청난 물을 써야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프레멘들이 물을 물 쓰듯 할 수 있게 된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그들을 누르던 물의 희귀성에서 해방되었고 그들을 누르던 제국정부의 억압에서도 해방된 그들이 휩쓸리는 변화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가 제국의 문제였다.

무아딥 이전의 제국정부는 그러한 변화를 억누르면서 제국을 다스렸다. 지금으로부터 만여년이 흘렀는데도 기본적으로 중세의 문명수준으로 퇴화한 제국의 문명은 그러한 통치법때문이라고 이책은 암시한다.

그 넓게 퍼진 우주에서 오랜 시간을 제국이 하나로 유지될려면 변화를 억압해야 가능했던 것이란 암시이다. 그리고 그 변화를 억누르는 것은 통치와 종교적 도그마로 보인다. 컴퓨터를 거부하느 문명 인공수정과 같은 것을 거부하는 문명, 온갖 기술적 과학적 가능성을 억누르는 종교적 도그마의 효용은 그런 것일 것이다. 지금 이슬람 문화가 서구문명이 시작한 세계화에 거부의 몸짓을 보내는 것도 그들 문명의 근간을 뒤흔든다는 거부감때문일 것이다. 이책에서 던지는 주제는 바로 이슬람 문명에 대한 이해가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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