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타프 클림트 (포트폴리오) 마로니에북스 Taschen 포트폴리오 9
마로니에북스 편집부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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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시리즈는 15점의 클림트 그림을 365*284mm 사이즈로 인쇄하여 앞면은 그림 뒷면은 5개국어의 짧막한 해설로 채운 아주 간단한 책이다. 보통 미술서적에 실리는 그림의 사이즈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그림 자체를 즐기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좀 심하게 말하면 변죽만 울릴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에 대해 이미 알고 있고 그 시대나 유파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경우 이책처럼 큰 도판으로 인쇄한 서적들이 판매된다. 개인적으로도 그런 서적을 여러권 가지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런 서적의 경우 가격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한 화가의 그림을 수백페이지에 걸쳐 소개하는 그런 서적의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된다면 혹은 그런  책이 갖고 싶지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경우 이런 책처럼 유명한 대표작 몇점만 골라 큰 사이즈로 실물의 느낌을 아는 것도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인쇄의 질이다. 이 시리즈의 경우 그런 면에선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기획 자체가 유명한 미술전문 출판사인 타셴에서 만든 시리즈를 라이센스해 제작했기 때문에 도판의 질은 보장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한가지 더 보너스는 각 페이지를 뜯어서 정말 액자에 넣을 수 있게 제본이 되어 있다는 점이다. 판형이 크기 때문에 달력보다는 휠씬 큰 사이즈로 나오니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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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을 슬퍼하여 꽃도 눈물 흘리고 - 요시카와 고지로의 두보 강의
요시카와 고지로 지음, 박종우 외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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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개인적으로 읽은 두보에 관한 책 중에서 가장 뛰어난 책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미완의 대작으로 그친 책이기도 하다.

이책은 서론부터가 심상치가 않다. 대개 전통적인 한학에서도 그렇지만 근래 중국학자들의 책에서도 두보는 우국우민의 시인이란 말이면 끝이다. 그러나 일본 중국학의 대가답게 저자는 그런 것은 두보의 표피에 지나지 않는다는 태도로 일관한다.

저자는 이책의 서문이 된 퇴임강의에서 두보를 떠도는 삶 너머의 무언가를 시로 표현하려한 작가라 규정하면서 이책을 시작한다. 저자는 두보 이전과 이후로 중국시사는 양분된다고 하면서 두보의 시학이 그의 후대를 규정한다고 정의한다. 저자의 규정에 따르면 두보 이전에 시는 서정의 역할만 맡았고 서사는 부의 역할이었다. 그러나 두보는 서사와 서정을 결합하는 개혁을 이루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서사와 서정을 묶을 수 있었던 것은 두보의 시학 즉 덧없는 현상을 서사하면서 그 너머를 준비하고 비약하는 서정의 틀로 시를 재정의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두보의 시를 정의하면서 저자는 이책의 나머지 부분에서 두보의 생애를 당시 역사의 맥락에서 심도있게 파고 들어가면서 그의 시들을 배치한다. 그러면서 두보의 시학이 어떻게 발전해나갔고 그의 시에서 어떻게 분명해졌는가를 분석해나간다.

이러한 저자의 작업은 대가의 솜씨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것이다. 두보에 관한 서적에서 이런 깊이를 가지는 책을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아쉽게도 저자의 작업은 두보의 대부분의 시가 쏟아진 숙종이후의 시기를 다루지 않는다. 안록산의 난이 일어나 장안이 함락된 시기까지만 다루고 있다. 저자의 후기에 따르면 그 후의 작업을 어떻게 해야할지 머리 속에서 정리가 되지 않는다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한다. 후편을 기대하는 말들이 많지만 죄송할 따름이다고 말을 한다. 이미 고인이 된지 수십년이 지났으니 이책으로 끝이라 생각하니 더더욱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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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07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과서에 실린 두보의시들도 그에 해당할까요 ? ㅋ좋은정보감사합니다
 
Love 러브 - 사랑하는 영혼만이 행복하다
메이브 빈치 지음, 정현종 옮김, various artists 사진 / 이레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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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집은 우정과 가족을 다룬 다른 2권의 사진집과 함께 기획된 시리즈 중의 하나이다. 사랑을 다룬 이책에 수록된 사진들은 연인과 가족, 부부의 사랑을 다룬다.

사랑에는 두가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빨강의 사랑과 분홍의 사랑. 연인의 사랑은 빨강의 사랑이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책에 등장하는 연인들의 사랑은 아이에 대한 사랑, 부부의 사랑처럼 빨갛게 타오르는 사랑이 아니라 은은하게 마음을 따듯하게 하는 분홍의 사랑이다.

"첫눈에 반하는 사랑은 쉽다. 그러나 두 사람이 오랜 세월을 바라볼 때 그 사랑은 기적이 된다" 이책에 실린 사진 설명의 하나이다. 이말은 이책에 실린 100컷 이상의 사진들을 가장 잘 요약하는 말이다.

책 표지에 실린 가난한 중국인 부부의 사진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이책의 사진들은 기적이 나타나는 순간들을 포착하고 있다. 그렇기에 서문에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이 사진들을 짂은 작가들은 틀림없이 굉장한 연민을 가진 사람들일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아름다운 사진을 찍을 수 없었으리라."

개인적으로 사진집들을 좋아한다. 사진은 덧없이 사라질 순간들을 잡아 영원으로 만드는 기적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정, 사랑, 가족을 다룬 이 사진집 시리즈는 인간의 기적을 보여주면서 "유일한 치유는 사랑"이라는 테레사 수녀의 말을 느끼게 해준다.

평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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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남콩녀 - 홍콩 여자 홍콩 남자의 남 눈치 안 보고 사는 즐거운 인생
경정아 지음 / 에디션더블유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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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홍콩에 대해 접하는 것은 경제나 정치관계의 기사나 피쳐 아티클 같은 것들이고 오래전에 본 홍콩영화들이 거의 홍콩에 대해 아는 전부이다.

개인적으로 아는 홍콩을 정리하면 이 정도가 될 것이다. 영국 식민지에서 약속에 따라 100년이 지난 1997년 중국으로 반환되었고 그후 중국 정부는 영국시절과 같은 방식으로 홍콩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과 중계무역으로 번영하던 홍콩은 중국의 경제력이 커지면서 그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예전만 못하다.

여기에 영화를 통해 기억하는 홍콩에 대한 이미지는 왕가위의 영화가 그린 홍콩이다. 특히 타락천사와 중경삼림에서 그려진 사막같은 도시에서 사는 고립된 개인들.

아마 홍콩에 대한 지식과 이미지는 평균적인 한국인이라면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책은 그런 평균적인 한국인들에게 구체적인 홍콩을 보여주고 있다. 바로 거기서 3년째 살고 잇는 한국인 저자의 눈을 통해.

이책은 서울과 그리 다를 바 없는 국제도시 홍콩에서 외국인으로 살아가는 저자의 시선을 따라간다. 맞벌이가 일반화되어 있기 때문에 홍콩가정에서 가사 도우미로 일하는 동남아 여성들이 휴일을 즐기는 거리들을 묘사한 첫장에서 부터 뾰루지가 나 찾아간 홍콩의 한약상 거리, 그리고 홍콩 사람들이 즐겨먹는 자라 젤리. 결혼하려면 처가에 지참금을 내야하는 홍콩의 특이한 관습. 홍콩에서 처음 알게된 태풍의 위력, 중고전자상가, 마카오 이야기, 살인적인 수준의 임대료 등 이책은 저자가 홍콩에 3년을 살면서 생활 속에서 구체적으로 겪고 들은 이야기들을 저자의 생활이란 구체적 맥락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의 직장과 퇴근후 만남들을 통해 그 구체적 상황을 보여주면서 홍콩에서만 볼 수 있는 홍콩의 생활방식들과 풍물들을 보여주고 잇기 때문에 3시간 정도면 앉아서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술술 쉽고 재미있게 읽히는 책이다.

저자의 홍콩은 그의 직장동료들과 오다가다 인연이 되어 친구가 된 사람들로 이루어진다. 누구나 다 사는 세계가 그렇듯이 저자가 사는 홍콩도 그런 작은 세계이다. 저자는 그 작은 세계 너머의 홍콩을 안다고도 하지 않고 보여주려고도 하지 않는다. 평생을 서울에 살아도 서울에 관한 책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듯이 3년을 살아보고 홍콩을 안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

그러나 저자의 그 작은 홍콩을 넘어 이책이 배경으로 그려지는 홍콩은 왕가위가 그린 홍콩과 그리 다르지 않아 보인다. 책 표지에도 언급하고 있듯이 남 눈치 안보고 남이 뭘하건 상관하지 않는 철저하게 개인주의화된 도시. 서울과 그리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저자가 넌지시 배경으로 그려보는 홍콩은 더 심하게 개인주의화되어 있는 것같다.

서울보다 훨씬 작기에 헤어진 연인을 계속 마주칠 수 밖에 없는 홍콩. 작은 땅에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있기에 임대료는 세계적 수준이고 생활비가 비싸기에 돈에 더욱 매달릴 수 밖에 없고 그렇기에 더욱 경쟁이 치열하다. 거기에 아시아의 금융허브이면서 글로벌기업들의 아시아 본부가 몰려있는 곳이기에 홍콩사람은 물론 외국인들까지 그 경쟁에 끼어든다. 취직하려면 영어와 광동어는 물론 이제는 북경어까지 요구되는 곳.

그러나 홍콩의 개인주의는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만은 아닌 것같다. 영국 식민지를 거치면서 서구화된 문화가 형성되었고 다양한 인종 국적이 모이고 거치는 곳이라는 특성 때문이라고 이책의 배경을 보면서 짐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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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보 평전
한성무 지음, 김의정 옮김 / 호미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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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역자가 후기에서 말하고 있듯이 아마 국내에서 출판된(아니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는 유일한 두보평전이다. 그나마 중국고전문학 중에서도 가장 비중이 큰 이백과 두보인 만큼 다른 작가 들 가령 굴원이나 도연명, 백거이보다는 많은 편이지만 두보나 이백이나 책이 많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이다. 더군다나 600페이지에 육박하는 분량으로 본격적인 평전은 아예 없었다고 봐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책은 그 내용이 어떻건 두보에 관해서 알려면 봐야만 할 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이책의 내용은 어떨까? 우선 두보에 대한 기본적인 전기적 사실들은 물론 두보가 그의 삶을 살면서 어떤 감정을 느꼈고 어떤 생각을 했는가를 충분한 분량으로 포괄하고 있다. 그것이 가능한 것은 저자가 1500수가 넘는 두보의 시를 현대중국어로 완역하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두보는 다른 시인과 달리 자신의 시에서 소소한 사실들을 자세하게 언급했기 때문에 시만으로도 그가 어디를 언제 어떻게(말을 타고 갔는지 걸어갔는지 누구와 갔는지 왜 갔는지 등) 그리고 거기에 가서 어떻게 살았는지(배를 곯았는지 박대를 받았는지 누가 쌀을 얼마나 보내줬는지 등) 등의 전기적 사실을 그의 시를 통해 충분히 재구성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시에서 그때 그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어떤 느낌을 가졌는지 등을 쉽게 추려낼 수 있다.

이책의 구성은 두보의 시를 기초로 그의 행적을 연대기순으로 쫓아 배열하면서 그 시를 통해 두보의 삶을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잇다. 분량이 상당한 만큼 시시콜콜한 사항까지 추적해 들어간다.

이책의 그러한 성격 때문에 두보의 생애를 알기 위해서라면 이책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 그러나 시인으로서 두보를 알려고 한다면 즉 두보의 시세계와 그의 시를 느끼고 싶어서라면 이책은 추천할 만하지는 않다.

시인의 평전이라면 시인의 개인으로서의 삶은 물론 그의 예술까지 포괄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이책의 저자의 스칼라십은 두보의 시세계에 대한 권위있는 평가를 내릴 정도라고 보기는 힘들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학문적 수준은 평범하다고 생각된다. 이런 문제는 중국학자들의 일반적인 문제이기도 한데 어찌 된 것이 자기나라에 대한 것인데도 중국학의 수준이 일본학자들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느낌이다. 구미학자들보다도 못하다. 이책의 저자 역시 예외가 아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이책은 두보의 생애를 알려면 충분한 가치가 있다. 그러나 그 이상을 바란다면 다른 책을 택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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