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의 위대한 선택 - 애플은 10년 후의 미래를 생각한다
하야시 노부유키 지음, 정선우 옮김 / 아이콘북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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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왜 아이폰을 기존 핸드폰 업체가 아니라 애플이 만들 수 있었는가?” 이책의 저자가 던지는 질문이다. 이 물음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전화기를 생각의 모델로 생각하는 핸드폰 업체들은 아이폰과 같은 제품을 생각해낼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컴퓨터를 생각의 모델로 핸드폰 역시 작은 컴퓨터일 뿐이라 생각하는 애플에겐 아이폰과 같은 제품은 당연한 것이라는 것이 저자의 답이다.

물론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다고 저자는 말한다. 사실 아이팟이나 아이폰의 컨셉은 컴퓨터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업체들이라면 낯설지 않은 사고방식이다. 애플은 컴퓨터 시장에서 효과적인 접근법을 가전시장에 적용한 것뿐이다. 애플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것도 아니다. 게임기 시장에 진출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생활 곳곳에 디지털이 심어지는 미래를 연구해왔듯이 IT 기업들도 컴퓨터 시장이 다른 시장과 융합되는 것을 대비해왔다. 그러나 애플처럼 컴퓨터 시장을 넘어 소비재 시장에 자리를 잡은 경우는 드물다.

그 차이를 저자는 비전의 실행력으로 본다. 아이폰이 매력있게 다가간 이유를 저자는 디자인, 터치패드와 인터페이스로 들고 있다. 윈도가 시장을 장악하기 전까지 인터페이스와 디자인으로 시장을 지배했던 애플은 인터페이스의 중요성을 매우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디자인과 인터페이스를 어떻게 만들면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게 할 수 있는지 오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물론 핸드폰 업체들이라고 디자인과 인터페이스의 중요성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통신업계의 권력구조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핸드폰 업체는 소비자를 위해 물건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이동통신사에게 물건을 납품하고 이동통신사가 소비자에게 파는 식으로 유통구조가 짜여져 있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런 구조에서 핸드폰 업체는 을이 되고 통신사는 갑이 된다. 통신사의 비위를 맞추어주느라 바쁘면 애플처럼 자신의 비전을 관철할 힘이 없게 된다. 애플은 처음부터 통신사에 종속적인 위치로 들어갈 생각이 없었고 소비자를 직접 상대해 소비자들의 수요를 무기로 통신사를 압박해 자신의 요구를 들어줄 수 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애플은 아이팟이 인기를 얻고 잇는 지역에만 아이폰을 출시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아이폰의 호소력은 아이팟 사용자들에게 있다고 애플은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통신사와의 관계만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제조업체 내의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도 문제라는 것이다. 애플처럼 제품에 대한 일관된 비전이 없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저자는 말한다. 일본의 핸드폰 업체들은 이미 기능과 설계가 다 정해진 다음 디자이너에게 넘긴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런 식으로는 디자이너의 역할은 장식을 덧붙이는 것에 불과하게 된다는 것이다. 회사내의 모든 부서간의 관계가 이런 식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애플처럼 회사 전체가 공유하는 제품에 대한 비전이 없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분명한 비전과 조직내에서 비전의 공유만 아이폰의 성공에 기여한 것은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애플의 브랜드력도 컸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애플은 유명한 브랜드이다. 그러나 단지 애플이란 이름만으로 성공한 것은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제품 광고와 홍보전략, 마케팅, 애플스토어의 전략적 운영 등 애플은 신중하게 계획된 브랜드 전략으로 애플의 브랜드를 키워왔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이상이 이책의 내용이다. 이책에 소개된 내용은 아이폰을 다루는 다른 책에서 볼 수 없는 것들은 아니다. 그러나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저자는 그 사실들을 다른 책들보다는 더 체계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그러나 이책의 더 큰 매력은 저자가 발로 뛰면서 책을 썼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이책의 내용은 기사 같은 느낌을 준다. 애플은 물론 일본 업체의 관계자들과 인터뷰한 내용이 많이 등장한다. 저자가 다른 책들보다 더 체계적으로 쓸 수 있었던 것은 그렇게 발로 뛰면서 데이터를 수집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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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 - 왜 어떤 기업은 위대한 기업으로 건재한 반면, 다른 기업은 시장에서 사라지거나 몰락하는가
짐 콜린스 지음, 김명철 옮김 / 김영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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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에 대해 처음 들은 것은 미국의 리콜 사태로 몰락의 단계에 들어선 도요타를 구하는 임무를 맡은 신임 CEO의 취임연설에서였다.
 
신임 CEO는 솔직하게 도요타의 현실을 인정하면서 도요타가 이책에서 언급한 몰락의 4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개인적으로는 이대로 무너질 회사라고 보지는 않지만) 도요타가 회생할지 이대로 몰락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도요타의 역사를 보면 신임 CEO의 말이 타당하게 보인다.
 
이책이 말하는 몰락의 단계는 단순하다. 몰락은 오만과 함께 시작된다.
 
저자는 이전 저서인 Built to Last와 Good to Great에서 위대한 기업이 어떻게 태어나는가를 자세하게 분석한다. 저자는 두책에서 위대한 기업들은 겸손하다고 지적한다.
 
노자의 寵辱若驚라는 말처럼 겸손한 사람은 일이 잘 풀릴 때는 자신을 뺀 창문 너머의 다른 사람에게 공을 돌리고 문제가 생겼을 때는 다른 사람을 탓하지 않고 거울 속의 자신을 가리키며 ‘제 책임입니다’라고 말한다.
 
겸손한 사람은 일이 잘 되는 것이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며 운을 잘 만났기 때문이라는 것을 잘 안다. 물론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다.
 
연승팀과 연패팀을 연구한 로자베스 켄터는 ‘자신감’이란 책에서 연승팀의 특징을 다음의 4가지로 요약한다
 
1.     자신에 대한 확신
2.     동료에 대한 믿음
3.     시스템에 대한 신뢰
4.     대외적 자신감
 
이 4가지는 자신감과 신뢰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짐 콜린스가 위대한 기업은 겸손하다는 것은 켄터가 말하는 신뢰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켄터는 연승팀도 어느 순간 연패팀으로 전락한다고 말한다. 그 순간은 자신감이 과신이 되고 오만으로 바뀌었을 때 신뢰가 과신이 될 때라고 말한다. 오만과 과신은 연승의 기초가 되고 신뢰와 자신감의 근거였던 기본을 무너트린다.
 
예를 들어보자. 개인적으로 바하의 무반주 첼로곡 앨범으로 6가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자주 듣는 것은 반세기도 전 LP도 스테레오 녹음도 없던 시절에 녹음된 파블로 카잘스의 앨범이다. 첼로의 대가로 유명했던 카잘스의 앨범이 명반 중의 명반으로 대접받는 것은 단순한 이유때문이다. 그는 죽기 전까지도 아침에 일어나면 무반주 첼로곡을 연습했다. 그런 연습량을 당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연승팀의 연승은 부단한 노력의 결과이다. 연습이 쌓여 자신감이 붙고 동료를 신뢰하게 되고 코치의 운영방식에 신뢰가 쌓이고 그 결과 우승이 이어지면서 연승의 사이클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나 승리가 당연하게 생각될 때 하루 이틀 사흘 연습이 부실해지면 연패의 첫단추가 끼워진다. 오만과 함께 연패의 사이클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책의 저자는 성공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오만이 시작될 때 몰락의 1단계가 시작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가 누군데 하면서 우리가 하면 뭐든 된다 뭐 이까짓 쯤이야 하면서 무원칙하게 확장을 하면서 몸집을 불릴 때 2단계로 들어선다고 말한다. 핵심역량과 맞지 않는 잘 모르는 분야에 들어갔을 때 성공확률은 매우 낮다. 1%가 되지 않는다(이 부분에 대해선 ‘성장과 도박’이란 책을 보면 잘 분석되어 잇다). 결국 회사는 피를 흘리면서 재정적으로 약화되기 시작한다. 3단계로 접어든 것이다.
 
그러나 아직 본업이 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위기를 느끼지 못한다. 위기의 신호가 여기저기서 잡히지만 오만한 자는 현실을 보지 못하게 마련이다. 결국 회사는 재정적으로 엉망이 된다.
 
겉으로 잘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던 현실이 위기가 본격화되면 가파른 추락이 시작된다. 당하는 입장에선 위기가 경고없이 갑자기 시작된 것처럼 보이고 우왕좌왕 혼란이 시작된다. 갖가지 방법을 시도한다. 그래도 안된다. 돈은 자꾸 사라져 간다. 한방의 묘안을 찾게 된다. 방황은 더 이상 흘릴 돈이 없을 때까지 계속된다.
 
저자는 1단계부터 4단계까지 언제든 오만에서 깨어나 위대해질 수 있었던 초심의 원칙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몰락은 멈춘다고 말한다. 부록에서 저자는 루 거스너의 IBM(‘코끼리를 춤추게 하라’에 자세히 서술된다. 추천하는 책), 뉴코, 노드스트럼의 3 기업이 어떻게 몰락에서 탈출하고 다시 위대한 기업이 되었는지를 분석한다. 그러나 저자는 한때 위대했던 기업이 몰락으로 돌아설 때 그렇게 회복된 경우는 극히 소수였다고 말한다.
 
5단계는 죽음의 단계이다. 두가지 밖에없다. 매각되거나 파산해 청산되거나.
 
이상이 이책의 내용이다. 짐 콜린스의 책답게 이해하기 쉬우면서 생각을 완전히 바꾸게 하는 힘이 있는 책이다. 그러나 도요타 사태 기사에서 읽었을 때 기대한 것만큼은, 과거 그의 두 저서만큼의 책이라고는 할 수 없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책을 쓰게 된 이유를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로 거대 금융사들이 무너지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라 말한다. 왜 그 회사들이 무너졌는가 설명하기 위해 다음 책을 위해 준비했던 작업의 일부를 책으로 먼저 낸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책은 분량도 소책자에 불과하고 이전의 저서처럼 다양한 사례를 들며 설득력이 넘치는 책이 되고 있지는 않다. 위에서 다른 책들의 예를 들고 다른 사례를 같이 든 것은 그런 이유에서 이다.
 
그러나 역시 대가는 대가이다. 몰락의 단계를 실증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제시했다는 자체가 대가의 솜씨이다.
 
평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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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노믹스 - 미래 경제는 구글 방식이 지배한다
제프 자비스 지음, 이진원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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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책의 원제는 ‘구글이라면 어떻게 할까?’이다. ‘구글이 당신의 사업을 맡는다면 어떻게 할까’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라는 말이다.

저자가 말하는 구글의 전략은 그 분야의 네트웤을 조직하고 그 네트웤의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전형적인 분산 네트웤인 인터넷은 그 자체로 유용하지 않다. 인터넷이 유용하게 되려면 조직화되어야 한다. 구글은 바로 인터넷을 조직화하는 업체이다. 그러면서 인터넷 자체의 플랫폼이 되었다.

이상하게 구글이 맥을 못추는 한국에서는 이야기가 다르지만 미국만 하더라도 인터넷은 이렇게 굴러간다. 구글에서 검색을 하고 검색결과가 나오면 검색에 나온 링크를 클릭해 해당 사이트로 간다. 인터넷을 사용하려면 구글이란 대문을 거쳐가기 때문에 구글은 인터넷이란 네트웤 전체가 돌아가는 플랫폼이 되었다.

이책의 저자가 말하는 것은 바로 당신의 회사가 구글처럼 당신 업종의 플랫폼이 되라는 것이다. 그런 플랫폼의 예는 많다. 미국의 이베이, 한국의 옥션이 그런 예이다. 개인이나 업체들이 거래를 하기 위해 모일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는 것이 그런 업체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저자는 검색이나 인터넷 상거래에서만 그런 플랫폼이 가능한 것은 아니라 말한다. 예를 들어 저자는 언론사가 뉴스 네트웤의 플랫폼이 되어야만 생존이 가능할 것이라 말한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음반산업이 빈사상태에 빠졌고 이제는 신문사들이 그런 운명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이튠으로 유통모델이 바뀌면서 음반산업이 변신의 기회를 잡았듯이 신문사들 역시 인터넷을 활용해 생존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 저자는 생각한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신문사가 자신의 업종을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 신문사는 정보유통업인가? 구글 뉴스나 네이버가 정보의 유통을 대신하면서 신문사의 손에서 유통은 떠나가고 있다. 그러면 정보제공업인가? 현재로서는 그렇다. 그러나 뉴스가 점점 갈수록 일용품(commodity)이 되어가는 상황에서 자신을 정보제공업으로 정의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러면 대안은 무엇인가? 저자는 자신이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정보만 스스로 만들고 나머지는 링크하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정보에만 특화하고 나머지 정보는 더 잘 할 수 있는 업체나 사람들에게 맡기고 그들이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자신을 제정의하라는 것이다. 지역지의 경우 이런 모델은 쉽게 이해될 수 있다.

저자는 신문 이외에도 출판, 광고, 소매업, 제조업, 서비스업 등에서 어떻게 플랫폼이 가능한지를 이책에서 보여준다.

이상이 이책에서 보아야 할 내용이다. 물론 400 페이지에 가까운 이책에는 이외에도 더 많은 내용이 있다. 가령 플랫폼의 의미를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1부는 통제권을 쥐려 하지 말고 네트웤에 통제권을 넘겨야 한다는 것으로 시작한다. 네트웤이 만들어지고 사람들이 그 네트웤에 모여 무언가 가치를 더하게 하려면 자신은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 이상으로 무엇을 통제하려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네트웤과 그 네트웤에 모이는 사람들을 신뢰하라는 것이다. 그외에도 이책에는 여러가지 내용이 있다. 그러나 이책의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한다면 다시 말해 ‘구글이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플랫폼이라는 한 단어로 요약된다.

그런 책인가? 내용은 알겠다. 그러면 이책의 가치는 무엇인가? 사실 저자가 말하는 플랫폼이라는 개념 자체는 낯선 것이 아니다. 집단지성 또는 웹 2.0에 대한 위키노믹스란 책을 보았다면 그 채에서 이미 제시된 것을 저자는 집단지성이나 웹 2.0이란 말로 정의한 것을 좀더 비즈니스 환경에 맞게 재정의한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책의 가치는 플랫폼이라는 내용에 있다기 보다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저자가 그 개념이 실제 여러 분야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는 데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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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구글노믹스, 과연 미래 경제는 구글 방식이 지배할까?
    from The nGelmaum Notes 2010-08-10 07:10 
    구글(Google, 관련링크)은 세계 최대의 인터넷 기업 중 하나입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NAVER, 관련링크)가 검색엔진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전 세계 검색엔진 시장의 약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상상을 초월하는 결과일 것입니다[1][2]. 구글은 유용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구글이 제공하고 있는 많은 서비스들의 소비자 만족도가 상당히 높습니다[3]. 이는 고객의 요구사항을 서비스에 잘..
 
 
종이달 2021-12-02 0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금융 대 국가, 그 거대한 게임 - 금융산업의 큰 그림이 국가 경쟁력을 살린다
구라쓰 야스유키 지음, 이승녕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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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국제금융의 맥락에서 일본 금융산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저자의 생각들을 모아 놓은 성격을 갖는다.

저자가 이책에서 다루는 주제들은 다양하다. 최근의 서브프라임 금융위기에서부터 국부펀드들, 금융허브로서의 홍콩과 싱가포르, 중국의 금융제도, 일본의 장기침체의 원인 등

이러한 다양한 주제들의 배경이 되는 것은 저자가 본 국제금융의 현재이다. 저자에 따르면 현재 대부분의 자금의 국제흐름은 런던과 뉴욕 사이의 대서양을 중심으로 흐르고 있다. 세계의 나머지 지역들은 두 도시로 자금을 보내고 받는 역할을 할 뿐이다.

두 도시로 세계의 자금이 모였다 흩어지는 이유는 두 도시를 중심으로 세계의 자본시장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일본과 아시아의 신흥경제들은 지금도 그렇고 예전에도 자본시장을 두 도시에 의존했다. 자체적으로 자본시장을 만들 필요를 느끼지도 못했고 그럴 능력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자본시장을 해외에 의존한다는 것 때문에 1997년의 아시아 금융위기가 일어났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 이후 자체적인 자본시장을 만들어야 된다는 생각들을 하게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금융허브론이 있었다.

일본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저자는 금융허브론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전에 금융의 역사부터 즉 왜 두 도시가 세계금융을 지배하게 되었는가부터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지폐는 송나라에서 처음 만들어졌고 선물시장은 에도시대 오사카의 쌀시장에서 만들어졌지만 아시아에서는 금융업이 발달하지 못한 이유를 국가가 필요성을 인식했는가가 문제였다고 저자는 말한다.

유럽에서 금융이 산업으로 형성된 것은 국가의 국채시장으로서 였고 동인도회사나 철도와 같은 대규모 국책사업에 자금을 조달하는 것과 같은 필요성을 국가가 인식햇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금융의 의미를 저자는 자금을 자본으로 만드는 것으로 말한다. 그 자본이 효과적으로 모이고 효율적으로 분배될 수 있도록 자본시장을 형성할 필요성을 국가가 인식했기 때문에 일찍부터 금융산업이 유럽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금융을 지배하면서 영국과 미국이 세계의 패권국으로 군림할 수 있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금융의 역사를 배경으로 세계금융의 역사와 현재를 살펴보고 일본과 세계각지의 금융업의 현재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모은 것이 이책이다. 그러나 이책은 잡다하다. 다루는 주제의 폭에 비해 분량이 적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책은 주제의 폭에 비해 그것을 다루는 깊이는 주마간산격이다.

그러나 그렇게 얕게 스치고 지나가는 저자의 생각들은 상당히 얻을 점들이 많다. 다른 책들에서는 보기 힘든 저자만의 시각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얻을 것을 얻을려면 어느 정도 금융에 대한 사전 지식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고 이책을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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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3.0 시대의 스마트 비즈니스 전략
김영한.류재운 지음 / 살림Biz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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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아이팟에 이어 아이폰으로 세계를 뒤흔들더니 이제 아이패드까지 내놓은 애플의 전략에 관한 책이다.

‘아이’란 말로 시작하는 3가지 제품이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애플 제품들의 매력을 SUCCES란 말로 정리한다. 참고로 SUCCES는 뇌리에 착 달라붙는 메시지는 어떤 특징이 있는 가를 파고 드는 ‘스틱’이란 책의 요점이다.

우선 애플 제품들은 단순하다(Simple) 80-90년대 카테고리의 역사가 길어지다보면 이것도 넣어야지 저것도 넣어야지 하다보니 제품의 기능이 복잡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제품의 복잡화는 공급자 중심의 논리에서 나온다. 소비자는 필요도 없는 기능 이해하기도 벅찬 매뉴얼에 압도된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는 필요한 기능만 갖춘 제품을 내놓았다.

외외성(Unexpectedness). 아이폰에 채택된 기술들은 새로울 것이 전혀 없다. 익숙한 것이다. 그러나 키패드를 없애고 터치스크린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도록 한다는 아이디어는 익숙한 것을 의외의 것으로 만들었다. 후발주자로 시장에 뛰어들 때 의외성은 강력한 무기가 된다.

구체성(Concreteness). 휴대폰은 고가품이다. 그러나 그돈을 낸만큼 무엇을 누린다고 느끼지 못하는 것이 문제였다. 휴대폰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인터넷도 그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아이폰 이전의 휴대폰들은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사실상 하는 것이 의미가 없었다. 다른 기능들도 쓸 수 있더라도 그리 쓰기 편하지 않거나 복잡햇다. 그러나 아이폰은 그런 기능들을 현실적인 조건으로 간단하게 쓸 수 있게 해준다.

신뢰성(Credibility). 지금까지의 휴대폰은 제품이 업그레이드될 때마다 사용법을 다시 익혀야 된다든가 어플을 짜는 SDK가 바뀌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아이폰은 일관된 UI와 SDK를 유지한다.

감성(Emotion). 디자인이 감각적이다.

이야기(Story). 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조금씩 정보를 흘려 루머를 만들어내는 솜씨는 정평이 나있다. 이런 테크닉은 제품에 아우라를 만들어 준다.

물론 3가지 ‘아이’가 성공한 것은 이런 특성때문만은 아니다. 저자는 아이팟도 그랬고 아이폰도 마찬가지로 선발주자가 아닌데도 기술적으로 뛰어난 것도 없는데도 두가지 다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스티브 잡스가 뛰어들면 그 시장의 룰을 바꾸는 괴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SUCCES에 따라 애플의 제품 하나 하나를 분석해봐야 애플의 뒤를 따라가기 바쁠 뿐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애플의 성공을 보면서 배워야 할 것은 스티브 잡스의 전략적 사고방식이라 지적한다. 그리고 그 사고방식에 따라 스티브 잡스처럼 시장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스티브 잡스가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고 물으라는 것이다.

저자는 스티브 잡스의 전략적 사고방식을 DENT라는 말로 요약한다. 첫째 방향감각(sense of Direction). 3가지 아이 제품 모두 새로울 것 없는 기술이다. 그리고 세가지 제품 모두 포화상태인 시장에 뛰어들어 성공했다. 스티브 잡스가 뛰어들 때마다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시장을 주의깊게 관찰하다 앞으로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것을 잡아내는 감각때문이었다.

둘째는 고객기술수용(Enablement of Customer Technology). 앱 스토어를 말한다. 셋째 New Tecnnology. 여기서 신기술이란 혁신적인 새로운 기술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세가지 제품 어느 것도 새로운 것은 없었다. 새로운 것은 기존의 기술을 조합하는, 기술으 연관을 생각해내는 상상력이다. 넷째 팀워크(Team Work). 스티브 잡스는 결함이 많은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리더로서 비전을 제시하고 열정을 끌어낸다는 점에서, 팀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탁월한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이상이 이책에서 볼만한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물론 이책에는 여러가지 내용이 있다. 실제 앱을 만들어 상업적으로 성공시키기도 한 저자는 앱 스토어에 어떻게 등록하는가라는 시시콜콜한 사항부터 그 시장의 생리에 대해서까지 자세하게 다루고 있고 위에서 언급한 DENT 모델에 따라 자신이 어떻게 그 앱들을 구상했는가도 말하고 있다. 그외에도 애플의 주요 리더들에 대해서도 한 챕터를 할애한다.

꽤 유용한 정보가 많고 위에서 처럼 기억하기 쉬운 도식으로 내용을 정리해보여 준다는 장점도 가진 책이다. 그러나 이책은 어딘가 엉성하다는 느낌을 내용에 맥아리가 없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위에서 요약한 내용을 읽어봐도 그점을 알 수 있는데 분석에 깊이가 없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이책 하나로 스티브 잡스의 모든 것을 알겠다는 것이 아니면 부담없이 가볍게 읽기에는 좋다

평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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