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 - 왜 어떤 기업은 위대한 기업으로 건재한 반면, 다른 기업은 시장에서 사라지거나 몰락하는가
짐 콜린스 지음, 김명철 옮김 / 김영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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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에 대해 처음 들은 것은 미국의 리콜 사태로 몰락의 단계에 들어선 도요타를 구하는 임무를 맡은 신임 CEO의 취임연설에서였다.
 
신임 CEO는 솔직하게 도요타의 현실을 인정하면서 도요타가 이책에서 언급한 몰락의 4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개인적으로는 이대로 무너질 회사라고 보지는 않지만) 도요타가 회생할지 이대로 몰락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도요타의 역사를 보면 신임 CEO의 말이 타당하게 보인다.
 
이책이 말하는 몰락의 단계는 단순하다. 몰락은 오만과 함께 시작된다.
 
저자는 이전 저서인 Built to Last와 Good to Great에서 위대한 기업이 어떻게 태어나는가를 자세하게 분석한다. 저자는 두책에서 위대한 기업들은 겸손하다고 지적한다.
 
노자의 寵辱若驚라는 말처럼 겸손한 사람은 일이 잘 풀릴 때는 자신을 뺀 창문 너머의 다른 사람에게 공을 돌리고 문제가 생겼을 때는 다른 사람을 탓하지 않고 거울 속의 자신을 가리키며 ‘제 책임입니다’라고 말한다.
 
겸손한 사람은 일이 잘 되는 것이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며 운을 잘 만났기 때문이라는 것을 잘 안다. 물론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다.
 
연승팀과 연패팀을 연구한 로자베스 켄터는 ‘자신감’이란 책에서 연승팀의 특징을 다음의 4가지로 요약한다
 
1.     자신에 대한 확신
2.     동료에 대한 믿음
3.     시스템에 대한 신뢰
4.     대외적 자신감
 
이 4가지는 자신감과 신뢰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짐 콜린스가 위대한 기업은 겸손하다는 것은 켄터가 말하는 신뢰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켄터는 연승팀도 어느 순간 연패팀으로 전락한다고 말한다. 그 순간은 자신감이 과신이 되고 오만으로 바뀌었을 때 신뢰가 과신이 될 때라고 말한다. 오만과 과신은 연승의 기초가 되고 신뢰와 자신감의 근거였던 기본을 무너트린다.
 
예를 들어보자. 개인적으로 바하의 무반주 첼로곡 앨범으로 6가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자주 듣는 것은 반세기도 전 LP도 스테레오 녹음도 없던 시절에 녹음된 파블로 카잘스의 앨범이다. 첼로의 대가로 유명했던 카잘스의 앨범이 명반 중의 명반으로 대접받는 것은 단순한 이유때문이다. 그는 죽기 전까지도 아침에 일어나면 무반주 첼로곡을 연습했다. 그런 연습량을 당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연승팀의 연승은 부단한 노력의 결과이다. 연습이 쌓여 자신감이 붙고 동료를 신뢰하게 되고 코치의 운영방식에 신뢰가 쌓이고 그 결과 우승이 이어지면서 연승의 사이클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나 승리가 당연하게 생각될 때 하루 이틀 사흘 연습이 부실해지면 연패의 첫단추가 끼워진다. 오만과 함께 연패의 사이클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책의 저자는 성공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오만이 시작될 때 몰락의 1단계가 시작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가 누군데 하면서 우리가 하면 뭐든 된다 뭐 이까짓 쯤이야 하면서 무원칙하게 확장을 하면서 몸집을 불릴 때 2단계로 들어선다고 말한다. 핵심역량과 맞지 않는 잘 모르는 분야에 들어갔을 때 성공확률은 매우 낮다. 1%가 되지 않는다(이 부분에 대해선 ‘성장과 도박’이란 책을 보면 잘 분석되어 잇다). 결국 회사는 피를 흘리면서 재정적으로 약화되기 시작한다. 3단계로 접어든 것이다.
 
그러나 아직 본업이 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위기를 느끼지 못한다. 위기의 신호가 여기저기서 잡히지만 오만한 자는 현실을 보지 못하게 마련이다. 결국 회사는 재정적으로 엉망이 된다.
 
겉으로 잘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던 현실이 위기가 본격화되면 가파른 추락이 시작된다. 당하는 입장에선 위기가 경고없이 갑자기 시작된 것처럼 보이고 우왕좌왕 혼란이 시작된다. 갖가지 방법을 시도한다. 그래도 안된다. 돈은 자꾸 사라져 간다. 한방의 묘안을 찾게 된다. 방황은 더 이상 흘릴 돈이 없을 때까지 계속된다.
 
저자는 1단계부터 4단계까지 언제든 오만에서 깨어나 위대해질 수 있었던 초심의 원칙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몰락은 멈춘다고 말한다. 부록에서 저자는 루 거스너의 IBM(‘코끼리를 춤추게 하라’에 자세히 서술된다. 추천하는 책), 뉴코, 노드스트럼의 3 기업이 어떻게 몰락에서 탈출하고 다시 위대한 기업이 되었는지를 분석한다. 그러나 저자는 한때 위대했던 기업이 몰락으로 돌아설 때 그렇게 회복된 경우는 극히 소수였다고 말한다.
 
5단계는 죽음의 단계이다. 두가지 밖에없다. 매각되거나 파산해 청산되거나.
 
이상이 이책의 내용이다. 짐 콜린스의 책답게 이해하기 쉬우면서 생각을 완전히 바꾸게 하는 힘이 있는 책이다. 그러나 도요타 사태 기사에서 읽었을 때 기대한 것만큼은, 과거 그의 두 저서만큼의 책이라고는 할 수 없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책을 쓰게 된 이유를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로 거대 금융사들이 무너지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라 말한다. 왜 그 회사들이 무너졌는가 설명하기 위해 다음 책을 위해 준비했던 작업의 일부를 책으로 먼저 낸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책은 분량도 소책자에 불과하고 이전의 저서처럼 다양한 사례를 들며 설득력이 넘치는 책이 되고 있지는 않다. 위에서 다른 책들의 예를 들고 다른 사례를 같이 든 것은 그런 이유에서 이다.
 
그러나 역시 대가는 대가이다. 몰락의 단계를 실증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제시했다는 자체가 대가의 솜씨이다.
 
평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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