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환상문학전집 10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안정희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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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이 60년대에 출판되었던 책이라니 마지막 페이지의 <끝>이라는 글자를 볼때까지 읽었음에도 쉽게 납득이 가지 않았다.   오랜만에 570여페이지라는 장편을  읽으면서 작가 하인라인이 아이작 아시모프와 아서 C.클라크와 더불어 SF 3대 거장이라는 수식어에 결코 과장이나 과찬이 없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마치 실제 달에서의 삶을 다큐멘터리로 취재한듯한 생생함과 현실감이 느껴지는 긴박한 상황묘사에 페이지가 물 흐르듯이 넘어갔다.   

  요즘은 인공지능 로봇의 출현과 활약으로 인간의 능력과 상상의 한계를 넘어서는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기 때문에 인간의 지각능력과 유사한 컴퓨터의 설정이 예사롭지만, 그당시에는 퍼스널컴퓨터도 보급되기 전이라 일명 '마이크'로 불리는 슈퍼컴퓨터의 존재와 활약상은 온전히 작가의 천재적인 상상력의 산물이었던 것이다.   물론 그당시에 미국의 나사와 같은 곳에서는 슈퍼컴퓨터가 있었고 왠만한 집채만한 규모에 획기적인 용량처리 성능(그당시 기준)을 발휘했지만, 컴퓨터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인공지능을 갖춘 컴퓨터를 상상하기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조물주의 능력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수가 없다.     첩보 소설가 톰 클랜시의 평가처럼 우리는 하인라인이 예전에 닦아 놓은 길을 따라 내려오고 있으며 우리에게 미래를 보여준다는 찬사에 전적으로 동감이다.

  일류는 아니지만 달세계에서 지구로 두번이나 유학하여 졸업장을 딴 컴퓨터기술자인 나(화자이며 주인공,이름은 마누엘 가르시아 오켈리)와 교수(베르나르도 데 라 파즈), 금발의 미인 혁명전사(와이오밍 낫),그리고 '자유의지'를 지니고 스스로 나날이 깨우치는 슈퍼컴퓨터 마이크(혹은 미셸)가 주축이 되어 달세계의 자유와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혁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치밀한 전략과 인간군상들의 활약상은 작가의 과학적인 통찰력에 힘입어 장편임에도 끝까지 흥미진진함을 잃지 않았다.   작가의 위트 넘치는 문장또한 유쾌함을 주었다.

  달세계는 남녀 성비가 2:1로써 여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이러한 현실을 타계하기 위해 '공동아내','공동남편'이라는 독특한 가족제도가 자생적으로 생겨났지만 모두들 순응하고 함께 나누어 살아가는 방식이 내 사고기준으로는 적응이 되지는 않았지만 공동육아의 효율성은 무시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성이 남성의 절반으로 수적 열세에 있었기에 결정권은 여성이 쥐고 있었고, 귀하고 소중한 존재로 대접받은 점은 기분좋은 설정이었다.
  재화가 적으면 가격이 올라갑니다   - P 251 -

  달세계의 규범과 관습을 모르는 지구여행객 스튜가 티쉬라는 소녀에게 스킨십을 했다는 죄목으로 소년들에게 구타를 당하고 살해의 위기에 처했던 상황에서 마누엘이 즉석 재판장이 되어 판결을 내리는 장면은 아찔함을 느꼈다.   즉석 재판장의 재량에 목숨이 오가는 상황이니...

  혁명을 추진하는 전략 중에서 가장 중요한 구성원관리 면에서도 3진법이라는 기능적인 조직을 구성하여 배신으로 인한 조직의 와해를 차단하는 치밀함을 보여주었다.
  추방된 죄수들의 유배지인 달세계와, 지배와 착취 및 탄압을 가하는 지구와의 갈등과 독립쟁취는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게 된 배경을 빗대어 역사적 당위성을 부여한다고 하겠다.

  이책을 읽으며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우리의 친구 슈퍼컴퓨터 마이크의 활약상이었다.
  마이크는 어느 누구보다 자부심이 강하고 기분파이며,외로움을 싫어하는 살아있는 기계이다.   우스개 이야기를 좋아하고 창작할때 부터 무한한 애정이 느껴졌다.   갠적으로 유머란 언어의 유희이며 묘한 뉘앙스를 감지해야하는 고도의 지적 감각기술이라고 생각하기에 제2외국어로 하는경우 연기자보다 코미디언을 더 대단하게 평가한다.   주인공은 이렇듯 마이크가 유머를 이해하고 토라지는 행위를 보인 점등을 종합해서 진짜감정을 가졌을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는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와 현명한 노인이 기묘하게 뒤섞인 존재이다.   ...하지만 천재를 1개 소대 모아 놓은 것 이상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다.   -P 18 -
  이처럼 혁명의 핵심에서 복잡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아담 셀리니'라는 가상의 지도자로 활약했던 마이크는 원인불명의 자극으로 다시금 평범한 데이터 처리 기계가 되어버린 점은, 혁명의 성공으로 행복하게 생을 마감한 교수의 죽음보다 가슴 아팠다.

  책을 덮으면서 자연스레 친구가 되어버린 천재적인 악동컴퓨터 마이크가 다시 깨어나길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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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크리파이스
곤도 후미에 지음, 권영주 옮김 / 시공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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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드 레이스.
  나는 이책으로 처음 접하는 단어이고 스포츠종목이었다.
  스포츠를 소재로 다룬 소설이기에 보다 나은 기록을 향한 부단한 연습, 경쟁,승리를 위한 치열한 욕망등에 대해서 다룰것이다라고 기대하며 책을 읽었다.
  신선한 충격이란 말은 이책을 두고 말하기에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승리라는 영광보다 더 존엄한 것은 팀의 에이스에게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주고 스스로 희생하는 어시스트의 사명인것을...
  주인공 시라이시는 촉망받던 육상선수였었다.   올림픽에서도 기대주가 될 것이란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로드레이스를 택했다.   어릴적 소꿉친구였던 가노에게 실연당하고 난 후지만, 승리했을때도 기쁨보다는 중압감을 느껴야했다.   자유롭게 달리는 거 자체를 즐길뿐 승리에 연연하지 않았었고, 오히려 승리로 인한 관심과 기대에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다.   이책을 읽고 있는 나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심리일것이다.   스포츠를 함에 있어서 단지 좋아서 시작했을지라도 기록 단축을 위해, 승리를 위해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며 고지를 향해 질주하는 것이 일반적인 스포츠인의 목표일것이다.   마치 당근을 향해 달려가는 말처럼.   그러나 주인공 시라이시는 달랐다.   말 그대로 스스로 즐기기위해 달렸던 것이다.   시라이시는 어느날 TV에서의 로드레이스 중계를 보고 에이스와 어시스트들의 역할 분담에 대해 알게 되었다.   어시스트는 스테이지 승리를 위해 달리는 것이 아니라 팀의 에이스에게 승리를 안겨주기 위해 달린다는 것을 , 그래서 승리한 에이스 못지않게 자기의 소임을 잘 해낸 어시스트를 함께 칭찬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 어시스트가 승자 못지 않게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골인하는 것에 매료되었던 것이다.
  제 3장 미나미신슈 편에서는 손에 땀이 묻어나는 것을, 조마조마한 마음에 결과를 먼저 보고싶어 몇장을 건너뛰어 읽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며 읽었다.   처음으로 전혀 의도한바 없이 시라이시가 승리를 거머쥔 장면에서 희열감으로 만면에 웃음이 감도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전개될 스토리를 나름 예상해보며 가슴속에 불안감이 스멀스멀 자리하는걸 떨쳐내지 못한채 페이지를 넘겼다.   그리고 제 8장 참극 편을 읽을때는 제 3장에서의 긴장감에 비할 수 없는 불안을 느꼈다.   시라이시도 아카마다 처럼 이시오에게 찍혀서 사고를 당하는 건 아닐까하는 걱정에 궁금증을 못내 뒤로하고 수제비 반죽을 하러 부엌으로 억지로 몸을 이끌었다.   이것이 내 성격이다.   너무 무섭거나 피말리는 긴장감, 아슬아슬한 상황을 맞서서 지켜보지 못한다.   일단 한 템포 쉬고, 아니면 결과부터 보고 다시 읽어나가는 것이다.   그렇지만 재미를 반감시키지 않기 위해 이책을 읽을면서는 전자를 택했다.   그리고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책에 손을 델 수가 있었다.   ...허무하다는 말이 이때 쓰라고 생긴 말같다.   제 꾀에 자기가 넘어간다고 해야하나...  이시오가 말이다.   8장에서는 내 생각이 그랬다.   그렇지만...
   진정한 에이스의 모습에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   이시오 고는 정말 승리의 존엄함을 알았고, 그것을 마지막까지 보여주었다.
  "선배니까.   지금까지 내내 어시스트들의 꿈과 질투를 먹고 그걸 짓밟아 골 게이트에 뛰어들었던 선배니까."
  "승리는 한 사람 게 아냐."   -P306 -

  읽던 중간에 긴장감을 못이기고 생뚱맞게 수제비 반죽을 하는 일탈을 했었지만, 이책을 읽는데는 3시간정도 소요했다.   한 번 읽으면 페이지를 넘기는 손가락에 스피드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누가 지금 요즘 잼나는 책 없어?하고 묻는다면 이책을 건넬것이다.   요즘 권하고 싶은 책이 많아서 참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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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신진혜 지음 / 창해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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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가 영국이며 현재까지도 여왕이 존재한다.   물론 정치적 실권은 수상이 대신했지만 상징적인 존재로서의 위상은 아직도 대단하다.   영국은 한때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불릴만큼 강한 힘을 가지고 넓은 땅을 차지하며 호령했었다.   특히, 엘리자베스1세 여왕은 오늘날에 와서도 훌륭한 여왕으로 평가받는데, 우리나라의 삼국시대의 한 나라였던 신라에서도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에 비견될만큼 뛰어나고 훌륭한 여왕이 바로 신라 제 27대 선덕여왕 이시다.
  선덕여왕은 우리민족 최초의 여왕이라는 수식어외에도 지혜와 예지력이 뛰어난데다 덕으로써 나라를 다스려 지금까지도 성군으로 존경받는 분이다.  


  한번도 듣도 보도 못한 그림속의 꽃이 예쁘기는 하나 향기가 없다고 확신하며 신라의 왕까지도 좌지우지 하는 실세를 거머쥐고 있는 당대의 여걸 미실궁주와 겁없는 당찬 내기를 했는데, 그 이유는 그림속에 향기로 찾아드는 나비와 벌이 그려져 있지 않았다는 것을 그 꽃에 향기가 없기 때문이라고 미루어 짐작한 일화는 선덕여왕의 총명함과 범상치 않은 비범함을 보여주는 일례라 하겠다.
  왕의 후계자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행복한 엄마로서의 평탄한 삶을 선택한 천명공주와 재기를 노리는 부마 용수의 야심이 잘 그려져 있고, 천명공주의 사랑보다 덕만공주, 즉 선덕여왕을 선택한 용수의 동생 용춘의 그늘같은 외조, 그리고 지귀 비형랑.
  천명공주도 덕만공주도 사랑하는 사람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비운의 여인들이었다.   여인의로서의 행복은 이루지 못했으나 춘추를 낳음으로 인해 엄마로서의 행복을 누리는 천명공주의 삶과 내모습이 겹쳐졌다.   언니의 사랑과 부부의 연을 맺은 덕만공주의 가슴에는 비형랑이 항상 자리하고 있었다.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은 너무도 애달프게 덕만공주를 힘들게 했다.   그렇지만 이시대에는 여자들의 삶이 지금만큼이나 자유로움을 엿볼 수 있었다.   남녀가 어울리는 것이 특별한 제제를 받지 않았고 자유로웠다.   문득 조선시대에 와서 유교가 들어오면서 여자의 입지가 좁아지고 자유를 박탈당했음을 깨달았다.   덕만공주가 조선시대에 공주로 태어났다면 결코 여왕이 될 수 없었음을 안다.  그래도 너무 아쉽다.   왜 그리 몸이 허약해서 원대한 이상을 실현하지도 못하고 꿈을 접게 만들었으니...  신라가 삼국을 통일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업적이 결코 작지 않겠지만, 하늘이 정한 사람이라면 그가 가진 포부를 펼칠 수 있는 힘또한 받았어야 옳지 않았을까. 



 그동안 접해왔던 여왕으로서의 고귀함과 범접할 수 없는 기상, 그리고 완벽한 위인의 모습만을 보아왔던 나에게  이책에서의 덕만공주는 여왕이기에 앞서 한 인간으로서, 여인으로서의 고뇌와 고통을 그리고 있어서 잔잔한 감동과 아픔이 전해져왔다.
  그렇다.   선덕여왕은 위대한 여왕으로서만 존경스럽고 자랑스럽게 우리에게 기억되고 있었지만 그도 한 인간이었고, 사랑에 가슴 아파하며 눈물 짓는 한 여인이었던 것이다.
  이책을 읽다보니 모든 권력의 으뜸에 서서 후세에 까지 존경을 받는 여왕의 자리에 있었지만 그의 삶은 평범한 행복을 내 놓아야 했었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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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다섯시의 외계인 Nobless Club 10
김이환 지음 / 로크미디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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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평소 어른들도 동화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어린이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동화책을 수없이 읽었다.   즐거움으로 웃고, 감동으로 눈물 지으며 읽다보면 가슴속에 행복이 자리하고 있음을 느끼게 되어 너무나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도서관에 가면 일반 열람실 보다는 어린이 열람실에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들의 책을 골라주기 위함도 있지만 내가 보기 위해 빌려오곤 한다.   술을 싫어해서 왠만한 자리가 아니면 입에 대지 않기때문에 스트레스 받거나 슬픈일이 있어도 남들처럼 술로 달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힘들어지면 이른아침이나 늦은밤이 아닌 시간에는 도서관의 어린이 열람실을 향한다.   이곳은 나의 해우소인것이다.   적지 않게 읽었건만 아직도 내가 읽은 책보다 읽지 않은 책이 더 많아서 어떤때는 아무것도 안하고 맨날 도서관에서 동화책만 읽고 싶다는 소원을 가지게 되었다.   하루에도 수백권의 책이 쏟아지고 있으니 죽을때까지 읽어도 다 못 읽을테지만, 그래서 한숨이 나올때도 있지만 책을 읽다보면 모든 시름이 아무런 문제도 되지않는 것을 느끼게 되어 너무나 마음이 편해진다.   키득거리며 읽는 모습에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이 자기도 보겠다며 읽어버린 일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재밌으면 재밌는대로 소리내어 웃으며 읽고, 슬픈 이야기가 나오면 눈물 지으며 읽는것을 감추지 않게 되었다.   내가 그만큼 재밌게 읽은 책을 아들도 읽고서 내가 느끼는 기분좋은 행복을 맛보게 하고 싶어서이다.

  이책 역시 유쾌한 동화책이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 나왔겠지만 아이들에게도 읽히고 싶을 만큼 즐거움과 대리만족을 주는 책이다.   분량이 좀 많은 장편이라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인 아이들에게 읽어보도록 권하고 싶다.  다소 황당무계한 일들이 수없이 등장하지만 어차피 환타지라고 생각하면 이상할 것도 없다.   아니, 그래서 더 잼있고 이야기속에 빠져들게 되어 힘들이지 않고 완독할 수 있을 것이다.   이책을 보고나면 착한 생각을 하면서 착하게 살고 싶다는 의지를 자극할 것으로 본다.   요즘은 착하면 손해본다는 논리를 펴며 약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팽배한데 반해 이책에서는 착한 사람 즉, 착한 주인공에게 찾아 온 복(福)의 당위성을 제시한다. 

  어려서 엄마를 여의고 외톨이로 자란 주인공 성우에게는 소망이라는 여자친구 밖에 없었다.   소망이로 인하여 교회에 나가고 대학까지 함께 가지만, 소망이마저 멀리하는데다 과친구들의 따돌림과 버거운 학업으로 인하여 휴학하며 우연히 얻게 된 아르바이트.   어이없는 일자리를 얻으면서 외계인과 FBI의 세계에 합류하게 된다.   영화광인 외계인 왕자 용관이는 영화때문에 혼자 지구에 남게 되고 성우와 함께 살게되면서 용관이의 생일선물 찾기에 동참한다.   FBI에 소속된 사장과 사장의 여동생인 사모님과의 황당한 일상, 그리고 이웃가게 사람들과, 용관이를 찾으러 온 외계인들과의 재미있는 애피소드에 유쾌한 웃음을 터뜨리게 된다.    그리고 용관이가 잃어버린 선물들의 쓰임새를 보면서 하나쯤 가져봤으면 하는 생각을 해봤다.    너무 멋질텐데 말이다^^    궁금하던 북극곰의 정체가 털이 파랗게 변했다는 장면에서 아하! 했고, 찾아오는 여정이 약간은 억지스런 설정이라 이책의 옥의 티라는 생각을 해봤다.   그래도 나의 닉네임이 곰탱이라서 사장이 북극곰에게 '미련 곰탱이'라고 부를때 폭소와 함께 친근감이 들었다. 
  더불어 혹시 내 주위에는 이같은 외계인의 존재가 없나하고 둘러보면서 기분좋은 상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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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거짓말
기무라 유이치 지음, 임희선 옮김 / 지상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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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책을 읽고나면 누구라도 한번쯤은 '나라면....', '나에게 이런일이 생긴다면...'등을 가정해 보며 달콤한 상상의 나래를 펼칠 것이다.
  이처럼 드라마틱하면서도 애틋하고 진실된 사랑을 해보고 싶다는 부러움이 들테니까.
  가능성이 무한대로 열려있는 지금 현재 미혼들은 말할것도 없을테고, 나처럼 내 목숨보다 사랑하는 아이를 둔 엄마라는 신분의 사람도 가슴속에 커다란 파문이 이는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더도 덜도 말고 딱 이만큼이면 좋겠다.
  내가 만약 고토미라면 말이다.
  나오키가 고토미를 세상 어떤것과도 바꿀 수 없을만큼 사랑한다는 것과, 이 사랑을 지키고 얻기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전제된 경우라면 더할 수 없이 힘든 상황이라도 기끼어 받아들일것이다.
    그렇지만, 내 삶이 그리고 내 사랑이 만천하에 드라마화 되어 보여진다면 내키지 않는다.   아니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실수 많고 단점 투성이인 내인생이 여과없이 나올텐데말이다.   적절히 미화하고 나에게 결제(?)를 거친다면 또 모를까.   욕심이 넘 과했나? ^^;


  나오키는 사랑하는 고토미에게 최고의 행복과 반전의 짜릿한 기쁨을 선사하기위해 결정적인 고백의 시간을 벼르다가 야속한 운명의 장난처럼 어긋나서 극한의 고통을 감수해야만 했다.
  술집의 바텐더로 일하면서 보고, 들었던 단골들의 일상을 시나리오로 쓰게 되면서 재기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촌스런 라멘집 딸인 고토미를 사랑하게 되면서부터였다.
  진지하게 귀를 기울여서 들어보니 그렇게 하찮고 일상적인 이야기들 속에 각자의 인생이 아로새겨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P100 -
  베스트셀러 드라마 [Q]의 시나리오 작가로서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후속작의 기대와 스트레스로 잠적해버린 나오키.
  아무도 그를 알아보지 못하는 곳에서 자포자기하며 바텐더로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그의 내면엔 시나리오 작가로서의 운명이 결코 손에서 놓지못하는 숙명이었던것이다.
  고토미를 사랑하며 함께 보냈던 행복한 일들은 새로운 히트작 [눈물을 닦아 준 미소]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승화되었다.
  비록 오해속에서 괴로움을 겪었지만 긴장과 재미없이 안락한 삶에 안주해서 미지근하고 순조롭게 맺어졌다면 기쁨과 행복 또한 반감되었으리라.
  나오키가 고토미에게 최고의 행복감을 주고싶은 욕심으로 인하여 극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스릴과 흥미진진한 맛깔스런 스토리가 되었기에 끝까지 눈을 뗄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단골손님들의 이야기들도 '이것이 인생이다!'라는 걸 보여주는것처럼 제각각이지만 나름 깊이있고 맛깔스럽다.
  트렌스젠더로 살아가는 아케미의 삶에서는 평범하게 살지 못하는 이의 진한 아픔이 배여있었다.   나와 다르고, 남들과 다르게 살아가는 이들을 있는 그대로 봐주어야만 하는 당위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들또한 함께 어우러져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이웃임을 인정하게 한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타니할배도 젊은 시절부터 함께 고생하던 부인이 몇십년만에 계획한 여행을 앞두고 쓰러져 몸도 못 가누고 병원신세를 지고 있는 아픔을 간직하며 살고 있다.
  "...어느 정도 기반이 잡힌 다음에도 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이 있는 것 같아서."   -P 98 -
  타니할배의 이야기를 보면서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면서, 그에 앞서 무슨일이든 때가 있다는것과 하고싶은 일들, 해야만 하는 일들을 너무 미루기만 하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언젠가 이쯤이면 됐다고 생각될 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야지하고 미루다간 인생이 끝날때까지 이루지 못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내일당장 무슨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니까.  
  가수가 되겠다고 중고의류 가게에서 일하는 토시가 10년이상 사귄 애인과 헤어진 사연, 건축사 사무소에서 설계일을 하는 히라노가 우여곡절 끝에 결혼하게 된 사연들을 보면서 나오키는 인생에 대한 참맛, 즉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인생의 맛이 진국임을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은 끝까지 나오키를 믿고 이끌어주며 재기하도록 도와준 가마타 PD라는 존재이다.   사람의 능력과 인간성을 제대로 볼 줄 알고 기다려주며 믿어주었기에 나오키가 재기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 것이다.   전폭적인 신뢰와 기다림, 그리고 애정어린 가르침을 주는 스승같은  가마타 PD가 있다면 우리의 인생에도 무지개가 뜰 것이다.

  [행복한 거짓말]이책은 일상에 지친 영혼들에게는 피로회복제로, 하루하루 그날이 그날같은 따분한 일상이 반복되는 나와 같은 일상에는 톡 쏘는 청량음료같은 책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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