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거짓말
기무라 유이치 지음, 임희선 옮김 / 지상사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이책을 읽고나면 누구라도 한번쯤은 '나라면....', '나에게 이런일이 생긴다면...'등을 가정해 보며 달콤한 상상의 나래를 펼칠 것이다.
  이처럼 드라마틱하면서도 애틋하고 진실된 사랑을 해보고 싶다는 부러움이 들테니까.
  가능성이 무한대로 열려있는 지금 현재 미혼들은 말할것도 없을테고, 나처럼 내 목숨보다 사랑하는 아이를 둔 엄마라는 신분의 사람도 가슴속에 커다란 파문이 이는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더도 덜도 말고 딱 이만큼이면 좋겠다.
  내가 만약 고토미라면 말이다.
  나오키가 고토미를 세상 어떤것과도 바꿀 수 없을만큼 사랑한다는 것과, 이 사랑을 지키고 얻기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전제된 경우라면 더할 수 없이 힘든 상황이라도 기끼어 받아들일것이다.
    그렇지만, 내 삶이 그리고 내 사랑이 만천하에 드라마화 되어 보여진다면 내키지 않는다.   아니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실수 많고 단점 투성이인 내인생이 여과없이 나올텐데말이다.   적절히 미화하고 나에게 결제(?)를 거친다면 또 모를까.   욕심이 넘 과했나? ^^;


  나오키는 사랑하는 고토미에게 최고의 행복과 반전의 짜릿한 기쁨을 선사하기위해 결정적인 고백의 시간을 벼르다가 야속한 운명의 장난처럼 어긋나서 극한의 고통을 감수해야만 했다.
  술집의 바텐더로 일하면서 보고, 들었던 단골들의 일상을 시나리오로 쓰게 되면서 재기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촌스런 라멘집 딸인 고토미를 사랑하게 되면서부터였다.
  진지하게 귀를 기울여서 들어보니 그렇게 하찮고 일상적인 이야기들 속에 각자의 인생이 아로새겨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P100 -
  베스트셀러 드라마 [Q]의 시나리오 작가로서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후속작의 기대와 스트레스로 잠적해버린 나오키.
  아무도 그를 알아보지 못하는 곳에서 자포자기하며 바텐더로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그의 내면엔 시나리오 작가로서의 운명이 결코 손에서 놓지못하는 숙명이었던것이다.
  고토미를 사랑하며 함께 보냈던 행복한 일들은 새로운 히트작 [눈물을 닦아 준 미소]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승화되었다.
  비록 오해속에서 괴로움을 겪었지만 긴장과 재미없이 안락한 삶에 안주해서 미지근하고 순조롭게 맺어졌다면 기쁨과 행복 또한 반감되었으리라.
  나오키가 고토미에게 최고의 행복감을 주고싶은 욕심으로 인하여 극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스릴과 흥미진진한 맛깔스런 스토리가 되었기에 끝까지 눈을 뗄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단골손님들의 이야기들도 '이것이 인생이다!'라는 걸 보여주는것처럼 제각각이지만 나름 깊이있고 맛깔스럽다.
  트렌스젠더로 살아가는 아케미의 삶에서는 평범하게 살지 못하는 이의 진한 아픔이 배여있었다.   나와 다르고, 남들과 다르게 살아가는 이들을 있는 그대로 봐주어야만 하는 당위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들또한 함께 어우러져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이웃임을 인정하게 한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타니할배도 젊은 시절부터 함께 고생하던 부인이 몇십년만에 계획한 여행을 앞두고 쓰러져 몸도 못 가누고 병원신세를 지고 있는 아픔을 간직하며 살고 있다.
  "...어느 정도 기반이 잡힌 다음에도 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이 있는 것 같아서."   -P 98 -
  타니할배의 이야기를 보면서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면서, 그에 앞서 무슨일이든 때가 있다는것과 하고싶은 일들, 해야만 하는 일들을 너무 미루기만 하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언젠가 이쯤이면 됐다고 생각될 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야지하고 미루다간 인생이 끝날때까지 이루지 못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내일당장 무슨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니까.  
  가수가 되겠다고 중고의류 가게에서 일하는 토시가 10년이상 사귄 애인과 헤어진 사연, 건축사 사무소에서 설계일을 하는 히라노가 우여곡절 끝에 결혼하게 된 사연들을 보면서 나오키는 인생에 대한 참맛, 즉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인생의 맛이 진국임을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은 끝까지 나오키를 믿고 이끌어주며 재기하도록 도와준 가마타 PD라는 존재이다.   사람의 능력과 인간성을 제대로 볼 줄 알고 기다려주며 믿어주었기에 나오키가 재기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 것이다.   전폭적인 신뢰와 기다림, 그리고 애정어린 가르침을 주는 스승같은  가마타 PD가 있다면 우리의 인생에도 무지개가 뜰 것이다.

  [행복한 거짓말]이책은 일상에 지친 영혼들에게는 피로회복제로, 하루하루 그날이 그날같은 따분한 일상이 반복되는 나와 같은 일상에는 톡 쏘는 청량음료같은 책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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