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같은 성질, 한 방에 보내기? -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 교수의 성질 개조를 위한 심리 처방전
하지현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이책을 읽기전엔 순전히 독불장군인 남편의 성격만 좀 어떻게 바꿔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했었다.   나 자신은 우유부단하지만 순종적이고 착한편이라 뭐든 잘 미루는 성격만 고치면 된다고 , 남한테 피해 안주는 성격이라 그닥 고칠것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이정도면 굳이 신경쓸거 없다고 치부했던 생각들이 예시에 줄줄 나와있고, 고민하며 상담을 받는 것이었다.   평소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생활습관이 있어서 남의 입장을 고려하며 살고 있는 줄 알았는데 대부분 착각인지도 모르겠다는 혼란이 느껴졌다.   소위 개 같은 성질은 아니라도 꽤 피곤하게 하는 성격이구나 하면서 말이다.   예를 들자면 나는,변화를 두려워하는 현실 안주형이고, 어떤때는 본의 아니게 싫은 내색을 못하고 괜찮은 척하거나, 걸핏하면 나중에라며 미루기만 한다거나, 스스로를 비관하기도 하고, 쿨한척 하기도 하고, 미리 나쁜 결과를 잔뜩 생각해야 수월하게 지나간다는 징크를 신봉하는 등 나 자신부터 고치고 바꾸어야 할 문제투성이가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평소 남편에게 독선적이고 이기적이라 불평불만을 쏘아대도 변하지 않는 남편을 보며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가는게 맞구나 한탄만 했는데, 남편을 개조하기에 앞서 나부터 변해야 겠다는 자성을 하게 되었다.
  그런점에서 이책은 나에게 나를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계기를 준거같다.   그리고 오랫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렇게 쉽게 놓아버리지도 않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결혼후 5년여를 맞벌이를 했었는데, 그당시 IMF라 우리나라 경제가 최악의 상황이었다.   나는 평일에도 늦었지만 주말에도 나와서 일을 해야했는데, 토요일을 격주로 휴무하는데다 일요일까지 집에서 쉬고 있던 남편이 나에게 직장을 그만둘 것을 종용했었다.   설득도 해보고 화도 내는등 나름 버티다가 사직서를 내버렸다.   나는 당시 여직원으로서는 처음으로 대리승진을 한 상태였고 회사에서도 고맙게도 인정을 해주는 터라 두번이나 사직서를 반려했었다.   그렇지만 끝내 남편을 설득하지 못하고 세번째 사직서를 내고 직장을 그만두었었다.   함께 일하던 동료들과 후배들은 대부분 아직도 잘 다니는 걸 보면 솔직히 아깝고 속이 쓰릴 지경이다.   내가 좀더 현명하게 남편을 설득했더라면 하는 후회를 하면서 지금껏 살아왔는데, 이책을 아니 누군가에게 상담이라도 받았더라면 다른 결과를 낳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모든걸 혼자 고민하고 혼자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었나를 절실히 깨달았다.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반드시 답은 있기 마련인데 말이다.   그당시 이책을 읽었더라면 내가 직장을 그만 두었을때 얻을 것과 잃을 것들의 대차대조표를 작성해서 올인할지 손절매를 할지를 조목조목 설득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남 이야기 건성으로 듣다가 인간관계는 빵점이라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아! 나도 그런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평소 전화상으로든 대면해서든 얘기를 잘 나누고 나서는 나중에 생각하면 뭐랬더라?하고 생각이 가물가물할때가 많았다.   그리고 그 사람과 대화한 이야기를 다른사람에게 전할때 질문하면 글쎄...그랬었나? 헷갈리네..아니면 잘 모르겠다는 대답을 하곤 했었던 내모습이 떠올랐다.   나에게 중요한 것에만 관심을 쏟고, 상대방의 말이 나에게 영양가가 있는것에만 귀 기울였던 거라는걸 알았다.   다분히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성향이 아닌가 반성해본다.   이 기회에 고치지 않으면 언젠가는 내 주위엔 진정한 친구가 남아있지 않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 그것도 제대로 들으며 이해해 주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며 살아야겠다.

  이책은 고쳐야할 각종 성격을 가진 사람들의 상담사례를 실어놓고 정신과 전문의인 작가의 처방과 함께 명료한 팁을 제시해 놓았다.   처방이라고 해서 딱딱하게 권위적이지 않고 친근한 선배처럼 다정한 친구처럼 격의없고 유쾌한 조언이라 공감할 수 있었다.

  '나한테는 편한 맞춤복이 타인에게는 송곳일 수 있어'   -P 26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