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두 박스만 받자...

겨우 줄였다.


1주1박스였다지...

살림 거덜날 것 같아 줄였다.

책 꽂을 공간 부족이 제일 문제였지만.


아무튼 8월의 두번째 박스가 도착.

박스를 뜯을 땐 뭘 주문했더라...

이미 가물해서 설레는 마음이 되지만,


이번엔 선명하게 기억나는 책이 몇 권 있어서 

기억해서 설렜다.


그 중 하나가 김애란의 신작 산문집.


그랬다고 적었다.


한 페이지 펼쳐보고 심장이 1센티 가라앉게스리....실망.


왤까.

아직 내용은 보지도 못했는데.


짧은 각 글 끝에 (2021) 뭐 이런 연도가 붙었는데,

이건 주로, 어떤 신문 같은 데 발표했던 글이란 소리 아닌지.

그게 아니어도, 최소한 그때 썼다는 글이란 소리 아닌지.


물론, 그런 신문을 다 따라다니면서 읽지 않으니

읽었던 건 아닐 테니 그건 괜찮은데. 


나는 '지금'의 김애란이 궁금했거덩.


<잊기 좋은 이름>이던가...


'이름'이란 테마 아래 연이어 써나간 듯한, 

어떤...너무 길지 않은 시간 속에서

하나의 주제를 이고 그 테두리 안에서만 써나간 듯한 '집중된' 에너지가 느껴졌다.


그 '집중'은 현재성을 느끼게 했더랬다.

과거 언제 썼든, 나하고 같이 '지금 이 순간'에 현재의 숨을 교차하는.


이런 독자의 욕망을 '팬심'이라 하는 거겠지.


'지금'이 아니라 뭐 아주 멀지 않은 몇 년 과거 어느 시간 속에 흩어진들

어떠랴...김애란인데. 


근데 좀체 떨어진 1센티는 회복이 안되는구만 그려.


비닐에 싸인 책이 두 권 있다.



비비언 고닉의 책과

하나는 피아노에 관한 피아니스트의 에세이인데...


피아노를 잘 치지는 못하지만 피아니스트의 책은 나오는 대로 읽는다.

아마 이루지 못하거나 이룰 생각조차 없었으면서도 

내 안에 은거하는 어떤 욕망의 잔재 때문일 것이다.


랑랑의 자서전은 아직 번역이 안 된 것 같아 영어본으로 읽었다.


Journey of a Thousand Miles: My Story


무슨 연관인지는 콕 집을 순 없으나, 이 책 읽고 그의 쇼맨쉽 같은 게 이해되었다.

말한 대로 무슨 연관은 없다.

책에 쇼맨쉽과 피아니스트의 필연 관계를 설파한 부분도 없고.


아마도 이런 거 아닐까 싶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게 되면

잘 알지도 못하는 그 사람을 얼마간은 미리 좋아하게 된다고.


그 사람 편에 한 발짝 다가들게 된다고.


이것도 '팬심'의 일종이라면 그럴 것 같다.


쉽게 말해, 자서전을 읽고 랑랑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소리다.

하긴, 어떤 사람의 것이든 평전이나 자서전을 읽고 안 좋아하게 된 예는 없다.


츠바이크의 발자크평전이 그 극단의 예.


책에 비닐은 왜 씌웠는지 모르겠다.


책의 비닐은 양날의 칼이다.


내용을 비호한다

내용을 폄하한다


스스로 이 둘을 동시에 하는 것 같다.


너무 귀한 내용이니 아직 사지도 않은 상태에서 미리 보기 하지 마세요

너무 쉬운 내용이라 대충 훑어도 다 본 거나 마찬가지니 안 살 거잖아요.


나만 그런가.


독자의 마음 중에 이런 마음도 있으니 출판사 마케터들은 참고했으면 함.


결론은, 비닐 안 씌웠으면 좋겠다, 이다.

비닐로 싸면 코스트도 더 올라가고

아, 환경에도 안 좋잖아요!


아, 더불어 출판사 마케터님들께 참고용으로 말씀드릴 거 또 하나.


책 표지에 저자 얼굴 나오면 무조건 제끼는 독자도 있다는 거.


특히, 현재 살아있는 이.

특히, 웃고 있는 이.

특히, 가슴 위로 팔짱 낀 이.

특히, 턱 괸 이.


톨스토이, 헤밍웨이, 피츠제랄드 처럼 이미 돌아가신 이는 무관함.


왜들 그렇게 저자의 얼굴을 내미는 걸까.

이름만 봐도 아는데.


책은 책이다. 

텍스트로 말하자.

한 장만 들추면 저자 약력 다 나온다.


나 같은 경우는, 진짜 얼굴 아무 상관없고,

오히려 얼굴(인상)이 내 관점에서 별로라 더 안 사는 경우도 있다


어쨌거나 표지에 사진 넣는 건

외모, 외양, 대중인지도로 어필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건데.


적어도 나란 독자에겐

그 소리도 다,


텍스트에 자신 없다는 소리로밖엔 안 들린다.


내가 존 버거의 <글로 쓴 사진>을 특히 좋아하는 이유.

사진에 관한 책인데 사진 안 넣었다.


내가 이상한 독자일 수도 있으나 출판사 마케터님들,

저자 얼굴 좀 표지에 싣지 말고,

특히 팔짱 좀 안 끼게 해 주심 안 될까요.


진짜 내용 좋은 것도 있을 텐데, 

나하고 나랑 비슷하게 이상한 내 친구도 진짜로 그런 책은 단 한 권도 안 샀어요~~~~~~~.


이야기가 옆으로 새다가 아예 바다로 나간 듯.


혹시,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사진이 시커매서 제목이 잘 안 보이면~


-미국의 송어낚시/너무 읽어 다 찢어져서 다시 샀다

-거장의 노트를 훔치다/거장 영화감독들의 비밀수업이라길래

-그 여자의 침대/박현욱은 정말이지 딱 '할 말만' 쓰는 소설가다

-그랬다고 적었다/더 할 말이 아직은 없음

-단절(들)/전작이 좋았고, 최근 읽은 '손절사회'와 연결독서하려고

-모호한 마음에 이름 붙이기/이런 건 다 산다

-언어화를 위한 소설사고/이번 박스에서 제일 기대된다

-연애시대의 종말/제목과 조금 달리, 문학론을 다룬 에세이다

-이름 없는 감정들의 사전/이런 건 다 산다니까는

-하얗고 검은 어둠 속에서/번역자가 미학과 음악학을 공부한 사람이라 더 흥미로움. '고독'이란 소갯말에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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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룩거리며 찾아나선 정화의 순간들
김신록 지음 / 글항아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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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모노드라마를 본 적 있다. 그녀라면 글을 잘 쓸 줄 알았다. 그녀라면 책 낼 때 이 정도 제목은 붙일 줄 알았다. 그녀라면 글항아리 같은 출판사에서 책이 나올 줄 알았다. 그녀라면. 우리는 오늘도 절룩거리며 뭘 찾고 있나 말이다. 어쩐지 내 다리가 짝짝이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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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2026-08-21 09: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배우 김신록의 책이군요. 제목이 독특하네요.

젤소민아 2026-08-21 21:31   좋아요 0 | URL
근자에 이리 멋진 제목을 본 적이...ㅎㅎ 자목련님 방문, 환영합니다!

유유자적 2026-08-24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도 안봤는데 별점 깎는 이유는?
 
서열 사회 - 데이터 경제는 어떻게 우리를 줄 세우는가
마리옹 푸르카드.키런 힐리 지음, 서영찬 옮김 / 동아시아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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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손절사회‘를 읽었다. 이번엔 ‘서열사회‘다. 손절하고 서열 정하고. 손가락은 바깥이 아닌 안쪽을 향한다. 바로 내 이야기. 어제인가, 마음에서 한 명 손절했고, 오늘도 서열 괜찮은 물건을 아마존에서 세 개나 샀다. 별점에 기대고 별점을 기다리고. 아, 다음 책은 ‘별점사회‘? 이미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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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삶 - 여성 작가 아홉 명의 자유롭고 고유한 삶에 관하여
조애너 빅스 지음, 이미애 옮김 / 사람in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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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앞으로 이 책을 읽을 텐데, 읽고 나서 분명히 깊게 공감하고 발견할 텐데, 그럴 수 있다는 데 또 분명 더없이 감사할 텐데. 그럴 수 있게 해준 사실...즉, 내가 같은 ‘여자‘란 사실에 무엇보다 감사할 텐데. 그게 나는 벌써부터 몹시 고맙다. 나는 여자라서 아프고, 슬픈데 또 좋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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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6-08-13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프의 <자기만의 방> 제목이 떠올라 검색해보니 오호 작가들 라인업이 범상치 않군요.^^

젤소민아 2026-08-19 05:49   좋아요 1 | URL
제말이요, 책나무님~같이 읽어요~
 
의미들 - 마음의 고통과 읽기의 날들
수잰 스캔런 지음, 정지인 옮김 / 엘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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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 앞쪽 몇 장 읽다가 엉덩이로 더듬어 의자를 찾아 앉았다. 말 그대로, 나를 붙잡은 문장들. 이런 책을 읽을 때는 주변이 진공상태가 되는 것 같다. 저절로 되는 집중. 누가 날 호명해도 끄떡앉는다. 돌았나...생각하겠지.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 이 책에 써 있는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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