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幻魔大戰 神話前夜の章 2 (秋田文庫 5-41) (文庫)
이시노모리 쇼타로 / 秋田書店 / 2009년 7월
평점 :
‘저주 받은 걸작’이라 일컬어지는 <환마대전>을 봤습니다. 결론적으로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아, 감상을 쓰기 전에 의외로 이 작품을 모르시는 분이 많은 거 같아 일단 설명부터 드리겠습니다. 이 요상한(?) 작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 좀 재미있습니다.
아니, 좀 비장하기까지 합니다. 1980년대 초, 일본 메이저 출판사 카도카와와 린타로는 당시 일본 영화 시장을 초토화 하고 있는 할리우드 SF 대작 영화에 맞설 수 있는 일본식 SF 대작 애니메이션을 만들기로 의기투합 합니다.
한 마디로 일본 영화 시장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탄생된 영화가 바로 <환마대전>이죠. 이 영화를 만든 멤버들이 얼마나 화려한지는 그 스탭 구성만 봐도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은하철도 999> 극장판1,2 감독인 린타로, 현 매드하우스 대표 마루야마 마사오, 일본 최고의 미술감독으로 일컬어졌던 무쿠오 타카무라, <에이트 맨>의 히라가 가즈마사와 <가면 라이더>의 이시노모리 쇼타로 공동원작, 그리고 <아키라>의 오토모 가츠히로의 캐릭터 디자인까지.
출판메이저 카도가와 쇼텐의 야욕에 찬 데뷔작답게 정말 가공할만한, 일본 아니메 정예 멤버들이 모여 만든 영화입니다. 정말 그 당시 이런 대작은 없었을 겁니다.
기라성 같은 멤버들과 엄청난 투자 그리고 수장인 린타로의 탁월한 수완(?) 덕택에 <환마대전>은 1983년 일본 개봉 흥행 랭킹 8위에 오릅니다. 그리고 제1회 일본 아니메 대상 작품상과 미술상까지 수상합니다.
외형적으로만 보면 나무랄 데 없는 대작입니다. 이야기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관심을 동하게 하는 작품이죠. 전체적인 기본 설정은 꽤 괜찮습니다.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검은 악의 세력 환마가 지구를 침공합니다. 주인공 루나와 베가는 이에 맞서 세계의 초능력자들을 모아 빛의 세력을 구성합니다. 그리고는 어둠의 세력인 환마와 일대 격전(아마게돈 전쟁)을 치룬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절대 ‘저주 받은 걸작’이 아닙니다. 도저히 봐 줄 수 없는 수준입니다. 정말 이렇게 재미없는 아니메가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까지 했습니다. 일본에서 상을 받고 흥행한 것은 참여 멤버들에 대한 일본 관객들의 무한한 존경과 애정의 표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다가 지루해서 몇 번이고 보기를 중단해야 했습니다. 그 난해하기로 소문난 오시이 마모루의 <천사의 알>보다 더 지루하다면 말 다했지요.
플롯 구조가 얼마나 엉성한지 보고 있으면 짜증이 쓰나미처럼 몰려옵니다. 거기다가 그림. 아, 진짜 이건 아니메라고 할 수 없습니다. 붕붕 뜨는 그림체에, 움직임도 형편없고 설정과 관계없는 내용들이 보는 사람을 미치게 합니다.
린타로가 감독한 다른 작품들, <은철 극장판1,2>, <카무이의 검>, <캡틴 하록>, <메트로폴리스> 등과 비교했을 때 그 보다 훨~~~씬 못 미치는 퀄러티에 실망만 더할 뿐, 뭐하나 건질게 하나도 없는 졸작입니다.
그런데, ‘대작’이라고 열라 긴 러닝타임은 보는 사람의 인내력을 시험하는 것 같아 여간 고약한 것이 아닙니다. 진짜 ‘최악의 영화’란 말 이외에는 그 어떤 표현도 떠오르지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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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 작품은 일본 SF 만화계의 전설이라 불리우는 만화가의 원작을 전면 각색한 것입니다. 1968년 <소년 매거진>에 발표했던 작품을 새롭게 해석한 것인데, 각색과 연출을 하는 과정에서 완전히 망한 케이스라 보여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