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헌책방에서 절판된 책을 데리구 오는 게 일이 됐습니다. 지난 주 부터 오늘까지 하루도 빼지 않고 책을 10권씩 사오고 있습니다...하~ 정말 미쳤죠~ 그래서 오늘은 책을 안샀습니다~

각설하고..

제가 구입하는 건 주로 80년대에서 90년대 초반까지 출간된 책들 중에서 절판됐다 싶은 책을 데려옵니다. 근데, 책값이 이상합니다. 진짜 책가격은 시장의 가격법칙에서 제외되어 있는 듯 합니다..다음을 함 보시길.. (아마도 짜장면 가격에 연동되는 거 같습니다..ㅎㅎ)


칼 만하임의 <이데올로기와 유토피아>. 하드커버로 지학사에서 임석진 교수의 번역으로 1987년도에 출간된 책입니다. 406쪽의 꽤 두꺼운 책이죠. 가로쓰기 완역본 입니다. 근데 가격이 6000원입니다. 6천원! 그당시 짜장면 한 그릇에 500원이었습니다. 12배죠. 지금 짜장면 한그릇에 3천원하죠. 12배하면 36000원인데, 아마도 이 책이 하드커버로 재간행 된다면 그정도 이상 될겁니다. 뻔합니다. 한길그레이트북스 하드커버 양장판 가격이 30000원대이니...충분히 예상해 볼 수 있죠.
 

유명한 예술비평가 허버트 리드의 불세출의 대작 <예술의 의미>는 1979년 정음사에서 하종현님에 의해 최초 완역되었습니다. 이게 2006년 재간되었죠. 근데 문제는 출판사 서평에서 79년판의 존재를 몰랐다는 겁니다. "한국어판은 1985년 문예출판사에서 미술평론가 박용숙 교수 번역으로 처음 출간되었다." 출판사 서평에 이렇게 돼 있는데요...참 어의가 없습니다...제대로 알고 소개나 할 것이지..아, 말할려는게 이게 아니지..

하여간 79년판(297페이지)은 정음신서 시리즈의 한 권으로 간행된 것으로 그 당시 1800원이었습니다. 1980년 짜장면 한 그릇이 200원 정도였음을 가만하면 엄청나게 비싼 거였습니다.9배이니..근데 2006년 재간된 책(302페이지)의 정가는 16500원 입니다. 짜장면 가격비교로만 따진다면 이 책의 가격은 27000원이 되야 합니다. 근데, 어째서 16500원밖에 책정을 안했을까요? 그걸 모르겠습니다..번역한 사람이 고료를 아주 적게 받았나 봅니다...--;;
 

홍성신서 시리즈로 1981년 출간된 앙드레 모로아의 <프랑스사>는 당시 6천원이었습니다. 589페이지의 압도적인 분량이었죠.  81년 짜장면은 200원이었습니다. 상상을 초월한 가격입니다. 30배! 절판된 이 책이 91년 기린원에서 기린원 총서시리즈로 재간되었습니다. 그때 가격이15000원이었습니다. 91년은 짜장면이 1300원이었던 시절이었죠. 그리고는 다시 절판되었습니다. 참 이상도 하지요. 30배에서 10배로 줄었네요..이 책은 아직 재간되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책이 재간 된다면 아마도 짜장면 값의 8배 이상은 될 거 같습니다. 예상가격은 최저 25000원 이상~! 만약 기린원 책이 완역이 아니었다고 한다면 완역된 책값은 상상을 초원하겠네요...고대로 30배를 하면...으아~6만원을 호가할겁니다..81년에 6천원이면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쌌네요!


자네트 월프의 <철학과 예술사회학>이란 책이 있습니다. 지식사회학과 예술사회학의 인식론적 문제에 대한 고찰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책이죠. 문학과 지성사에서 1982년에 출간된 책입니다. 정가 3천원~ 절판된 상태로 아직 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만 이 책이 재 출간 되면 얼마가 될 지 예상할 수 있는 책이 있습니다. 박이문 교수의 <노장사상> 2004년에 문학과 지성사에서 개정판이 나왔는데요, 이 책의 가격은 13000원. 근데 원래 이 책의 초판은 1980년에 간행된 것으로 그 당시 1800원이었습니다. 146페이지이던 것이 248페이지로 늘었죠. (부록 : 도와 이성 - 동서 철학, 사유의 두 양상 - '철학'의 개념과 동서 철학 비교의 가능성 - 동서 철학의 모체 개념 - '도'와 '이성' - '도'와 '이성'의 개념 비교 분석 - 맺음말 ) 분량은 늘리기 쉽습니다. 논문만 편집해서 넣으면 되죠. 그리고 가격은 만원을 가뿐히 넘깁니다. 이 책은 문고판입니다. 세상에 문고판이 만원을 넘습니다. 초판 가격에 6배를 해도 11000원을 넘을 수 없습니다. 해도 넘 합니다~ ㅜㅜ


소흥렬 교수의 <논리와 사고>는 1984년 1판 6쇄의 가격이 4천원이었죠. 이 당시 짜장면은 500원이었습니다. 책 값이 짜장면 가격의 8배였죠. 2003년 증보개정판은 13000원입니다. 현재 짜장면 가격은 2천~2500원. 5배가 채  안됩니다. 요상합니다~~ 왜 그럴까요? 이 책은 절판되지 않고 꾸준히 이대출판부에서 계속 간행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책들은 좀 싼 편이죠. 초판 가격이 너무 강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대중적인 책 한권을 보겠습니다. 파스칼의 팡세는 너무도 유명한 고전이죠. 여러 출판사에서 다투어 출간돼어 있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문예출판사 문예교양선으로 1992년에 출간된 것입니다. 3500원이죠. 초판 7쇄입니다. 초판은 1984년에 찍었죠. 하동훈 숙대교수에 의해 번역되었습니다. 동일한 역자에 의해 똑같은 출판사에서 번역된 책의 가격은 무려 2만원입니다. 402쪽에서 538쪽으로 대폭 늘었습니다만....하여간 10년 사이에 6배가 올랐습니다. 가장 많이 오른 책값 같습니다. 90년 초의 짜장면 가격은 1300원이었습니다. 그 당시 책값은 3배가 좀 안돼는 저렴한 가격이었죠. 지금은 9배가 넘습니다~


80년대 출간된 책 가격과 지금의 책 가격을 비교해 보면 허탈한 웃음만 나옵니다. 이렇게 저렴했던 책값이 지금은 만원미만인 책을 찾기가 힘들게 되었다는 것에...짜장면 값의 두배를 주어도 인기있는 소설을 구할수 없는 슬픈 현실에 직면해 있습니다. 90년대 초반 소설은 비싸봤자 7천원이엇습니다. 평균 5천원이었죠. 90년초 짜장면은 1300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모든 소설이 1만원을 가볍게 넘깁니다. 현재 짜장면은 2천원~2500원 이죠.  책값이 비싼거 같으면서도, 짜장면 가격으로만 보면 비슷하군요~
 

참고로 짜장면 가격의 변천사입니다..

최초의 짜장면 가격은 1960년대 초 15원 이었습니다...단돈 15원!

1960년대 후반 :  20~30원

1974년 : 200원

1984년 : 500원

1988년 : 700원

1990년 초 : 1300원

1990년대말 : 2천원

2003년 : 2500~3000원

2007년 현재: 2000원~2500원

 

짜장면 값 대비 책값 비교를 하면 그래도 출판사가 양심적으로 각겨을 책정하고 있다고 생각이 드네요...아무래도 출판사가 짜장면 환산 가격으로 책가를 결정하는 거 같습니다...대체로 비슷합니다~ 아주 이상한 경우도 있지만요~ 하지만 절대 가격의 차이의 충격은 가시지 않습니다. 약 한세대만에 10배의 책값 상승은...(버스비는 그러고 보면 10배를 훨씬 넘었네요~ 책을 좋아해서 그만큼 가격에 민감한 거 같습니다. 맥주값과 담배값 오르는 거에는 별 신경을 안쓰는데, 책값은 무지 신경쓰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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