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망가져도 고!
김지룡 지음 / 글로리아출판사 / 200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몇년전까지 김주연 아나운서와 함께 텔레비전 비평을 하는 그를 보았었다. 여러 매체에서 일본문화와 문화비평에 대한 글도 보았다.  

<나는 일본문화가 재미있다> <재미있게 사는 사람이 성공한다> <나는 솔직하게 살고 싶다> 등 김지룡이 책들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 그가 오래전 백수생활 비서를 냈다기에 냉큼 빌려봤다. 지금 보니..교보에도 애석하게 이 책이 절판이라고 나온다..
  
부제가 '누구나 백수가 될 수 있는 시대에 대한 유쾌한 해법'이다. 설전 백수생활 지침서 쯤된다. 진짜 실전해법이다. 무엇보다 책이 무지 재미있다는 사실. 전유성의 <조금만 비겁하면 인생이 즐겁다>나 이규형의 책들과 비슷하다.  

그런데 김지룡은 그 보다 더 백수다. 얽매여 일하는 거 싫어하고 적당히 뭐든지 적당히. 우리는 적당히 하는 걸 아주 안좋게 생각하는데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교육받았는데.. 

하여간 그는 '적당히 인생'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에게는 실패해도 잃을 게 없단다. 그렇기때문에 행복하다는게 그의 지론.  

지극히 평범한 직장생활로는 절대 행복해질 수 없다. 비록 돈이 없지만 그 만큼 자유롭게 살수 있다는 거. 남의 눈치 안보고 스스로 생각해서 개척해 가는 삶. 남이 만들어 준 틀에 안주하지 않는 삶이 백수생활의 최대 장점이라 한다.  

번듯한 직장이 없어 은행대출을 못 받고 의료보험 혜택도 없으며 틈만 나면 친구들한테 밥을 얻어먹어도 발상의 전환만 하면 인생이 즐겁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그가 정말 즐겁게 사는 거 같았다. 그리고 웃기기 까지 하다. 틀에 맞는 생활을 한 사람이면 그는 분명 또라이일 것이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누구나 김지룡처럼 살다간 망한다는 것이다. 김지룡은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이고 나름의 세계를 갖고 있다. 글을 쓸 줄 아는 기교도 있어서 여러권의 책도 냈다. 그는 어떻게 쓰면 책이 많이 팔릴지도 안다. 일본문화와 언어에도 정통하다.  

요컨대 그는 직장생활 안해도 먹고살수 있는 능력이 있다. 굳이 틀에 갖힌 샐러리맨이 될 필요성이 없는 것이다. 자기능력으로 충분히 인생을 즐기면서 살 수 있는 토대가 구축된 사람이다. 그래서 실전백수생활 지침서이지만...솔직히 김지룡은 지금도 백수처럼 살고있다...대부분 능력없는 백수들에게는 강추할 수 없는 삶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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