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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혹은 괴물 ㅣ 이마주 창작동화
밥 발라반 지음, 앤디 래쉬 그림, 김자람 옮김 / 이마주 / 2018년 10월
평점 :
스티븐슨 초등학교 5학년인 찰리는 학교 내에서 인기도를 1에서 10까지 점수를 매긴다면, 0점인 아이랍니다. 한 마딜 인기 꽝인 친구죠. 게다가 찰리는 땅꼬마랍니다. 그래서 덩치가 크고 인기가 많은 같은 학년 크레이그 란 녀석에게 놀림거리에 불과한 아이랍니다.
그런 찰리에게도 친구가 있습니다. 완전 천재에 키꺽다리 여자아이 루실과 뚱뚱한 샘이 그들입니다. 절친인 삼총사는 사실 학교 내 괴짜로 유명하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찰리의 몸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갑자기 몸이 커지기 시작했거든요. 사춘기를 맞아 급성장하는 게 아니랍니다. 정말 몸이 괴물처럼 변하며 커지고, 꼬리가 생기고, 얼굴은 티라노사우루스 같아집니다. 알고 보니 찰리네 가족엔 비밀이 있는데, 공룡이 멸종될 때, 살아남은 돌연변이 공룡을 조상으로 두고 있다네요. 사람이지만, 언젠가 공룡으로 변할 수도 있는 혈통이랍니다(참고로 찰리의 형은 공룡으로 변하지 않았답니다. 찰리만 하필이면 변한 거죠.).
이렇게 해서 조그마한 공룡(물론, 사람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덩치를 가진 괴물이랍니다.)이 되어 버린 찰리의 학교생활, 과연 어떤 끔찍한 일들이 벌어질까요?
사춘기가 되면 아이들은 갑자기 달라지는 목소리, 급격한 신체 변화로 인해 혼란을 겪게 마련입니다. 게다가 주변의 관심이나 시선이 싫고, 심지어 짜증스럽게 되곤 합니다. 그런데, 사춘기 정도가 아니라, 정말 괴물로 변신하게 된다면, 그래서 모두가 쳐다보고 속닥거릴 수밖에 없는 관심의 중심이 되어버린다면, 얼마나 끔찍할까요?
그럼에도 동화 속 찰리는 괴물로 변하면서 도리어 많은 면에서 자신감을 갖게 되고, 긍정적인 면으로 바뀌는 점들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물론, 괴물로 변해서 겪게 되는 혼란과 고민이 있지만 말입니다.
이런 찰리의 모습은 이제 곧 얼굴에 여드름도 나게 되고, 목소리도 달라지고, 다양한 신체적 변화를 겪게 될 어린이 독자들에게 뭔가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어요. 자신의 몸에 일어나는 변화가 끔찍한 것 같아도, 도리어 이러한 변화를 통해 더 멋진 인생을 만나게 될 수도 있음을 살며시 알려주는 것 같아요. 물론, 그렇다고 우리 자녀들이 동화 속 찰리처럼 정말 괴물로 변하는 것만은 절대 사절이지만 말입니다. 우리 자녀들이 사춘기의 시간을 통과하여 더욱 멋진 인생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참, 동화 속 찰리의 모습을 보면, 공룡으로 변하면서 문득문득 본능에 이끌려 그전이라면 결코 하지 않을 끔찍한 짓들을 저지르려고 합니다. 결국엔 본능을 참는 법을 배우게 되지만 말입니다. 이런 모습을 보며, 본능을 참는 훈련 역시 사춘기를 통과하여 어른으로 성장을 위해선 꼭 필요한 것임을 알게 됩니다. 우리 자녀들이 참아내야 할 본능을 참을 수 있는 힘과 용기가 있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