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꾼의 화첩 - 열두 가지 이야기로 그려보는 한국풍 메르헨 (컬러링북)
곰곰e 지음 / 더도어즈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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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의 동화, 신화 등을 한국풍으로 재해석해서 그리고 있는 곰곰e(김진영)작가의 화첩이 나왔습니다. 이야기꾼의 화첩이란 제목으로 열두 가지 이야기로 그려보는 한국풍 메르헨이란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화첩이니 마땅히 그림입니다. 하지만, 책을 펼쳐들기 전에는 한국풍 메르헨이란 제목으로 지레짐작 그림과 함께 재해석한 동화의 스토리 즉 약간의 텍스트가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물론 착각은 자유죠.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오롯이 화첩입니다. 책을 시작하며 처음 2페이지에 걸쳐 간략한 해설이 있긴 하지만, 나머지는 모두 오롯이 그림입니다. 해외의 동화 9, 그리고 우리의 고전 동화 3, 이렇게 12편의 이야기 가운데 인상적인 장면을 한국풍의 그림으로 재해석한 작가의 그림들을 모아 놓은 화첩입니다.

   

 

화첩이지만, 색을 입히진 않았습니다. 이는 독자의 몫으로 남겨뒀습니다. 다시 말해 책은 컬러링북입니다. 독자가 함께 참여하며, 그림이 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길 원하는 작가의 의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내 서투른 색보다 작가가 입힌 색을 원하는 마음에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그런 아쉬움은 잠시 후 달래집니다. 책 뒤편에는 몇몇 그림들이 예쁜 색을 입고 실려 있거든요.

  

  

한국풍의 그림이 무엇보다 친근감을 느끼게 합니다. 피터팬이 짚신을 신고 있고 패랭이를 쓴 모습이 색다릅니다. 독이 든 사과를 먹고 죽게 된 백설공주를 상여에 매고 가는 일곱 난장이들의 모습도 옛 풍경을 떠올리게 만들고요.

  

  

이렇게 한국풍의 그림으로 재해석하는 것은 무엇보다 서양의 이야기를 우리 것으로 만들어준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들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로 받아들이고, 들려줄 수 있다는 것, 대단한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 이 책의 또 하나의 매력은 책을 PUR제본 방식(폴리우레탄 접착제 사용)으로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책 뒤편 표지에 그렇기에 180도 펼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PUR제본 책은 처음이어서 조금 망설였습니다. 예전의 본드 제본처럼 펼쳤다가 떨어져 나가는 것은 아닌가 싶어 말입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역시 PUR방식은 완전히 펼쳐도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마음 놓고 완전히 펼쳐서 그림을 온전히 감상하고 색칠하면 됩니다.

 

어쩐지 조선시대의 화첩을 하나 소장한 듯한 뿌듯함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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