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거인이다 - 122센티미터의 엄마보다 커지고 싶지 않은 아홉 살 소녀 시드니의 이야기 책꿈 3
앰버 리 도드 지음, 공민희 옮김 / 가람어린이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여기 키 크고 싶지 않은 소녀가 있습니다. 시드니란 9살 소녀랍니다. 시드니가 키 크고 싶지 않은 이유는 부모님의 영향입니다. 부모님은 모두 왜소증이란 장애를 가졌습니다. 아빠가 살아계실 때, 딸들에게 작아지는 주문과 줄어드는 운동을 가르쳐주곤 했습니다. 아빠가 그립기 때문일까요? 시드니는 수시로 작아지는 주문을 되뇌며, 줄어드는 운동을 하곤 합니다. 결코 엄마보다 더 크게 자라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122센티미터의 엄마, 태어날 때부터 커다랗게 태어나 이미 너무나 커져버린 언니(사춘기 반항이 가득하답니다.), 그리고 시드니, 이렇게 세 모녀가 살아가는데, 그들에게 위기가 찾아옵니다.

 

엄마의 가게(가구를 만들어 파는 가게)의 경영이 악화되어 문을 닫아야만 합니다. 이제 가게와 집을 비워줘야 하고, 시드니 가정은 외할머니가 계신 도시로 이사를 가야만 합니다. 친구가 있는 곳, 무엇보다 자신의 소중한 기억이 가득한 곳을 떠나고 싶지 않지만, 그럼에도 상황은 낯선 곳으로 시드니 가정을 몰아갑니다.

 

과연 시드니의 새로운 생활은 어떨까요?

 

낯선 환경, 친구도 없는 학교(시드니는 이곳에서 바비란 친구를 사귀게 됩니다. 바비 역시 친구가 없는 아이지만, 둘은 우정을 나누게 되죠.), 무엇보다 원치 않는 몸의 성장이 시드니를 힘겹게 합니다. 게다가 반항적으로 변해버린 언니가 문제를 일으키곤 합니다. 급기야 창고에 불을 내 엄마가 그 동안 준비한 가구들을 모두 태워버리고 목숨마저 잃을 위기에 처하기도 합니다.

 

그런 모든 과정에서 가족을 이끌어가는 건 122센티미터 밖에 되지 않는 엄마입니다. 작지만 진정한 거인인 엄마의 진면목을 알게 되는 아이들은 가족이 무엇인지 알아가게 되고, 깨어질 위기에 처한 가족이 새롭게 회복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이 감동과 따스함으로 다가오는 소설입니다.

 

꿈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도 소설을 통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모든 것을 잃고 이사를 해야만 했던 시드니의 가정을 다시 서게 해주는 힘을 얻는 건 꿈을 통해서입니다. 접었던 꿈을 다시 붙잡는 엄마, 엄마의 꿈을 함께 품고 공유하는 딸들. 이렇게 가족이 하나의 꿈을 품고 그 꿈을 향해 함께 행동하며 나아갈 때, 가정의 회복이 일어나고 사랑이 돈독해집니다.

 

또한 소설은 기억, 추억이란 것이 소중하지만, 그 추억이나 기억은 사물에 있는 것이 아닌, 가슴에 있는 것임을 알게 해줍니다. 세상을 떠난 아빠에 대한 소중한 추억은 이사를 간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도, 아빠에 얽힌 물건을 버린다고 해서 버려지는 것도 아님을 말입니다. 결국 가족이란 이런 함께 공유한 기억, 추억의 무게로 인해 허투루 깨어질 수 없는 단단한 것이라는 것도 생각하게 합니다. 위태위태하고 쉬이 깨져버릴 것처럼 보이는 가족이지만, 가족을 향한 사랑은 그런 상황에 결코 쉽게 무릎 꿇을 수 없는 크고 단단한 것임을 말입니다.

 

이런 가족의 사랑을 알고, 붙잡고 함께 손잡는 모두는 결국 거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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