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어와 참수리
송봉주 지음, 김수연 그림 / 한솔수북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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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 밴드 <자전거 탄 풍경>의 노래(송봉주 작사 작곡), <잉어와 참수리>가 예쁜 그림책으로 나왔습니다. 한솔수복에서 김수연 작가의 그림으로 탄생한 잉어와 참수리가 그것입니다.

 

깊고 투명한 호수에 살던 잉어와 나뭇가지 위에 멋지게 앉아 있는 참수리는 서로를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서로의 마음을 숨기고 그저 힐끗힐끗 바라 볼 뿐이었대요. 아마 서로 너무 다르기에 쉽게 다가서기 어려운 것 아닐까 싶어요. 어쩌면 서로의 삶을 부러워했을지도 모르겠고요.

   

 

그런 그들에게 심각한 위기가 찾아옵니다. 어느 날 어부가 배를 저어 호수에 그물을 내리거든요. 잉어는 그 그물에 잡히고 말았고요. 그때 참수리가 물속으로 뛰어 들어 온 힘을 다해 그물을 끊었답니다. 잉어를 살린 참수리는 그만 온몸이 물에 젖어 물속에 가라앉고 맙니다. 그런 참수리를 잉어는 온힘을 다해 뭍으로 밀어 올렸고요.

   

 

이렇게 둘의 예쁜 사랑은 시작됩니다. 여전히 같은 공간에 있을 수 없는 둘이지만, 언제나 함께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그런데, 또다시 위기가 찾아옵니다. 포수 한 명, 그의 총구가 그림 속에 등장합니다. 총구의 조준 판 안 과녁 한 가운데엔 참수리가 들어 있고요. 그런 모습을 잉어가 보고 있었답니다. 잉어는 온 힘을 다해 땅 위로 솟구쳤습니다. 포수를 놀라게 해 참수리를 살려냅니다. 하지만, 땅 위에 놓인 잉어의 몸은 말라만 가고. 그런 잉어를 위해 참수리를 몸을 적셔 안아주죠. 하지만, 잉어의 몸은 점점 굳어가죠....

  

  

둘의 사랑이 참 예쁘고, 고귀하게 여겨집니다. 물론, 슬픈 결말은 먹먹하고요. 그런데, 결말은 중요한 게 아닌 것 같아요.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온 몸을 던져 사랑할 수 있다는 것, 그건 이미 결말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행위니 말입니다. 어쩌면 이렇게 자신의 온 몸을 던져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것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런 사랑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쩜 이 사랑은 내 가족, 내 동료를 향한 사랑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물속에서 사는 잉어, 하늘을 나는 참수리, 이 둘은 전혀 다른 생활공간에서 살아가는 전혀 다른 존재니까요. 그럼에도 이렇게 사랑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신비로운 일 같아요.

 

아니, 어쩜 사랑이야말로 이런 신비로운 일일지 모르겠고요. 슬픈 결말인데, 어쩐지 가슴은 따스해지는 그런 그림책입니다. 사랑의 신비가 담긴 책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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