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연표 - 예고된 인구 충격이 던지는 경고
가와이 마사시 지음, 최미숙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출산율 감소, 고령화 사회, 지방 유령도시 등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으면서도 솔직히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출산율이 줄어들어 산부인과가 사라지고, 장차 소아과 숫자가 줄어들 것이라 말하지만,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아이 반 친구들 가운데, 외동은 오히려 드물다. 둘은 기본이고 자녀 셋을 둔 가정도 많다. 그래서 어쩌면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이는 출산율보다는 결혼율 자체가 줄어들기에 출산숫자가 줄어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 내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고, 막연한 숫자가 아닌 이미 고요한 재난은 시작되었음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 바로 미래 연표라는 책이다. 이 책은 일본의 미래지표를 이야기하고 있긴 하지만, 우리 역시 거의 비슷한 모양새로 흘러가고 있기에 우리에게도 지표가 될 수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책을 읽으면 저출산과 고령화 등의 문제가 이미 생각보다도 더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고, 이미 커다란 불이 떨어진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된다.

 

저자는 말한다. 어제와 오늘, 오늘과 내일을 비교할 때 차이는 느껴지지 않는다고. 그러나 고령자가 늘고, 출생아가 감소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한다. 일상생활에서 실감하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대응을 늦어지게 만드는 최대 요인이라 저자는 말한다. 이런 저자의 의도는 완벽하게 통했다.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누구든 엄청난 위기감, 문제의식을 갖게 될 테니 말이다.

 

저자는 1부에서는 2017년부터 시작하여 약 100년 후인 2115년까지 연대순으로 무슨 일들이 일어나게 될지를 제시한다. 이는 장래를 예언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까지 이루어진 통계를 토대로 그 수치를 계산하여 제시하는 근거 있는 내용들이다.

 

이 내용들을 읽다보면, 저출산, 고령화, 대도시밀집 등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를 가져오게 될지를 체감하게 된다. 이는 장차 사회근간을 뒤흔들 위기를 가져오게 될 거라는 점이 피부로 느껴진다. 젊은이들이 점차 사라짐으로 경제활동인구의 감소뿐 아니라, 이것은 혈액공급의 부족으로 이어짐으로 의료붕괴를 낳게 된다는 대목에선 저출산과 고령화가 생각보다 더 많은 부분에서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아울러 고령화가 심화됨으로 비쩍 마른 젊은이가 뚱뚱한 고령자를 짊어지는사회가 된다는 표현에선 한숨이 다 나온다. 이제 곧 우리가 아니, 이 땅의 청년들이 이렇게 목말형 사회속에서 누군가를 짊어지고 허덕이게 되겠구나 싶어 먹먹하다.

 

1부에서 여러 가지 문제들을 지적하고 있지만, 결국 압축시키면, 인구 감소를 초래하는 출생아 수의 감소, 고령자 수의 증가, 사회의 기둥인 근로 세대의 감소 등 세 가지 과제로 압축시킬 수 있다. 이런 과제에 대해 2부에서는 저자가 생각하는 대안을 제시한다. 저자는 말한다. 출생아 수의 감소에 제동을 거는 노력, 여성과 고령자의 활약을 도모, 인공지능 개발에 전력을 기울임,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 등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하며, 다섯 번째 선택지로 전략적인 축소를 제안한다. 이런 전략적인 축소를 위해 10가지 처방전을 제시한다.

 

이런 처방에 우리 모두가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다. 특히, 정치인들과 공무원들이 이 책을 필독하고, 그 대안에 귀를 기울이면 좋겠다. 물론, 이미 이런 내용들을 다들 숙지하고 계시겠지만 말이다. 저자의 대안 가운데 정말 이런 것들은 우리 역시 꼭 시행하면 좋겠다 싶은 것들도 눈에 띤다. 물론, 어떤 것은 비슷하게 이미 시행하고 있는 것들도 있어, 역시 각 지자체들 역시 가만히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에 조금은 안심해보기도 하고.

 

물론, 난 정치인도 공무원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 책을 만난 것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 우리 사회가 흘러갈 모습을 알게 해줬고, 경각심을 갖게 해줄뿐더러, 이런 진단이 또 다른 생각들을 낳게 하니까.

 

책 내용이 다소 겹치는 부분이 제법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 모두가 알고 경계하면 좋을 내용들임에 분명하다. 단지, 저자가 오늘날 배외주의를 내세워서는 안 된다.”고 말함에도, 정작 그의 주장들을 보면, 솔직히 배외주의, 국수주의의 시각이 느껴져서 책에 대한 애정을 떨어뜨리는 바가 없진 않다. 그럼에도 미래를 진단하게 해주는 좋은 책임에 분명하다. 우리나라를 예로 한 진단은 아니지만, 일본과 우리나라는 비슷한 점이 많기에 분명 우리의 미래를 진단하고, 예방하며 대안을 만들어 가는데 좋은 도구가 될 것임에 분명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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